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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윤이서가 떠난 후 병실에는 서나나와 하지환만 남았다.

어색해도 너무 어색했다.

나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지환이 눈을 감고 쉬고 있는 것을 보고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말해서 지환은 정말 잘생겼지만, 나나는 그와 함께 지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의 강렬한 카리스마에 상대는 어쩔 수 없이 항상 긴장해야 했다.

‘이서 언니는 어떻게 견딘 거야?’

그녀는 코를 쓸었다.

눈을 뜬 지환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나는 휴대폰을 꺼내 혼자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

이건 어제 받은 대본이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유명한 작가 하이먼 스웨이의 작품으로, 새 드라마인 ‘바다의 딸’의 여주인공을 찾기 위해 한국에 왔다.

‘바다의 딸’은 한국 소녀가 타국에서 진정한 사랑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 소녀는 무술을 익혀 아름답고 용감해야 했기에 최근 인기를 끌었던 나나가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그녀에게 대본이 전달된 것이었다.

나나는 대본 내용을 읽자마자 반했으며 ‘바다의 딸’의 여주인공은 자신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느껴졌다.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된 것도 똑같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이겨내며 무술을 연마하고, 대도시에서 홀로 힘겹게 싸우는 것도 똑같지만, 타국의 여주인공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났고 나나는 그녀의 귀인, 이서를 만났다.

이러한 공통점으로 나나는 여주인공으로 뽑히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하이먼 스웨이 작품을 놓고 많은 여배우들이 도전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제 막 뜨기 시작한 나나가 그런 대선배들과 경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나는 병문안을 겸해 이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다.

……

이서는 집에 돌아온 뒤 분주하게 요리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음식이 완성되고 포장을 끝내고 나서야 비로소 숨을 돌리며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바로 그때 뜻밖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바로 루나가 보낸 메시지였다.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던 루나의 메시지에 이서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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