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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그동안 윤이서는 고강도의 일을 이용해 하지환이 하은철의 둘째 삼촌이라는 사실을 도피했다.

그런데 지금 심소희가 지환을 언급했을 때 마치 날카로운 칼을 들고 칼자국을 낸 것 같았다. 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고통도 마치 용솟음치는 강처럼, 순간적으로 이서의 사지와 온몸을 적셔서 참지 못하고 경련을 일으켰다.

소희의 안색은 순간 변했다.

“이서 언니, 왜 그래요?”

이서는 책상을 죽도록 누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책상 위의 종이는 진동으로 바닥에 떨어졌다.

소희는 당황하여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문을 열고 사람을 부르려다가 이서한테 불렸다.

“문 열지 마!”

‘최소한의 존엄성은 좀 지켜 줘.’

“이서 언니…….”

소희는 눈시울을 붉혔다.

“도대체 왜 그래요?”

“이리 와서 좀 부축해 줘.”

이서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소희는 하는 수 없이 걸어가 이서를 부축하여 의자에 앉혔다.

이서를 만진 순간, 소희는 이서의 몸이 비정상적으로 차갑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서가 마침내 자리에 앉자 소희는 울먹이며 물었다.

“제…… 제가 의사를 데려올게요, 네?”

이서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천천히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그러고는 몸 안의 경련이 흩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괜찮아, 따뜻한 물 한 잔 따라주면 돼.”

소희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랐다.

이서가 몇 모금 마시자 창백한 입술색이 드디어 회복되었다.

소희는 이서를 보며 함부로 말을 하지 못하고 사과만 했다.

“이서 언니, 죄송해요.”

“너랑 상관없어.”

이서는 피곤한 듯 고개를 저었다.

“나가서 일봐, 나 혼자 좀 진정하게.”

소희는 걱정스럽게 이서를 쳐다보았고 이서의 견지하에 마침내 사무실을 떠났다.

하지만 소희도 감히 멀리 가지 못하고 이서 사무실 밖의 접대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사무실 안.

이서는 한 손을 미간에 대고, 다른 한 손은 심장을 필사적으로 누르고 있었다.

통증이 가시지 않았는데 갑자기 달려드는 통증은 하마터면 이서의 목숨을 반쯤 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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