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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하지환은 맞아서 몸이 휘청거렸지만 곧 소파에 기대어 자리를 잡았다.

지환은 이상언을 보고 있었다.

상언의 말은 안개를 가르는 햇살처럼 귀가 번쩍 뜨였다.

그렇다, 지환도 고통스러운데, 이서는 어찌 또 고통스럽지 않겠는가?

지금 지환이 해야 할 것은 여기서 자포자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서가 이혼하려는 이유를 빨리 찾는 것이다.

지환은 숨을 여러 번 깊게 들이마시고 내선 전화를 걸었다.

“들어와.”

30초 후, 이천은 전전긍긍하며 들어섰고, 지환의 부어오른 얼굴과 코밑의 피를 보고 겁에 질려 상언을 바라보았다.

“이서가 왜 나랑 이혼하려는지 당장 알아봐.”

지환의 목소리는 낮고 무서웠고 손목의 시계를 보며 말했다.

“두 시간 줄게. 두 시간 안에 너의 보고를 반드시 들어야겠어.”

“네?”

“네가 어떤 방법을 쓰든 난 상관 없으니까 무릎을 꿇고 이서한테 빌어서라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 와.”

이천은 상언을 바라보았다.

상언은 지환이 냉정해진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빛도 더 이상 긴장하지 않고, 예전의 우아하고 유순함으로 돌아갔다.

“날 봐서 뭐해, 어서 가지 않고.”

“알…… 알겠습니다.”

이천은 난감해하며 말했다.

사무실을 나서자 이천은 옥상에서 뛰어내리고만 싶어졌다.

대표님은 자신에게 두 시간밖에 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사모님이 대표님과 이혼하려고 하는 이유를 알아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오늘의 상황을 봤을 때 만약 자신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다면, 아마 앞으로의 생활은 모두 지옥 모드가 될 것이다.

요즘 줄곧 전전긍긍하게 지낸 것을 생각을 하니 이천은 부들부들 떨었다.

이천이 망설이며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는 사이 뒤에서 상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날 좀 기다려.”

이천은 고개를 돌려 상언을 보고 우는 것보다 더 못생긴 표정을 지었다.

“이 선생님.”

상언은 내려가는 버튼을 누르고 웃으며 이천을 보았다.

“그러지 마. 마치 장례를 치르려는 것 같아.”

말이 떨어지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상언이 들어갔다. 이천은 자료를 안고 상언을 따라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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