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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무대 초반의 몇 명은 금방 사라지는 무명 배우였고, 대본도 읽지 않은 건지 극중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한 두 명을 본 이서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하이먼 스웨이도 마찬가지였다.

무대 뒤편에서 보고 있던 이서정은 형편없는 그들의 실력에 안심했다.

서정은 묵묵히 대사를 외우고 있는 서나나를 보고 말했다.

“네가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노력한다 해도 결국 여주인공은 나야. 그러니까…….”

서정은 일어나 나나의 뒤로 가 허리를 굽혀 나나의 귀에 대고 말했다.

“능력은 필요없어. 좋은 후원자가 있어야지.”

나나는 고개를 들어 미간을 찌푸렸다.

“선배님, 방해하지 마세요.”

서정은 나나의 대본을 툭 치며 말했다.

“꼴에 연습은 하겠다? 잘 들어, 네 인기도 한 순간이야. 넌 내 상대가 안 된다고, 알아들어?”

나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서정의 말을 못 들은 척하며 허리를 굽혀 대본을 집어 들었다.

이를 본 서정은 곧바로 대본을 즈려 밟았다.

서정은 나나의 턱을 있는 힘껏 들어 올린 뒤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윤이서만 믿고 깝치지마.”

“전 그런 적 없습니다.”

나나는 서정을 한 대 때리고 싶었지만 현실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하은철의 둘째 숙모였으니 말이다.

나나가 만약 서정에게 미움을 산다면 더 이상 연예계에 발을 붙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적이 없다고?”

서정은 이를 악물었다.

“내가 널 때렸을 때 속으로 욕했지?”

“전 정말 그런 적이 없어요.”

나나는 용서를 빌었지만 눈빛에는 굴복할 기색이 없었다. 그러자 서정은 더욱 화가 났다.

서정이 손을 들어 나나의 뺨을 때리려던 그때, 뒤에서 매니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정아, 네 차례야. 왜 아직 여기 있어?”

매니저는 객석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서정이 올라오지 않자 서둘러 무대 뒤로 달려와 서정을 찾았다.

어쩔 수 없이 서정은 나나를 놓아주었다.

“운 좋은 줄 알아.”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하이힐을 신고 대본을 들고 매니저에게 다가갔다.

“SNS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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