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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윤이서는 이튿날 아침 일찍 서나나와 함께 캐스팅 현장으로 향했다. 캐스팅 장소는 국제연극센터였다.

나나의 매니저인 여은아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나는 꽤 난감해하며 말했다.

“이서 언니, 은아 언니에게 전화할게요.”

“좋아.”

이서는 은아가 왜 나타나지 않았는지 대충 짐작했다. 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나를 멀리 바라보았다.

이서와 거리가 좀 떨어진 후에야 나나는 은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은아 언니, 왜 아직 안 오셨어요? 캐스팅이 곧 시작될 거예요.”

“내가 가든 안 가든 모두 똑같잖아. 어차피 마지막에 이 배역은 이서정의 것인데.”

잠시 멈추자 은아는 계속 말했다.

“나나야, 날 믿어. 지금 당장 돌아와. 그 드라마 아직 할 수 있어.”

“은아 언니…….”

“자.”

은아는 나나의 말을 끊었다.

“내가 몇 년 동안 너를 데리고 있었으니, 너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 너는 벽에 부딪히지 않고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을 난 알아. 그러니 나도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으니 조금만 말할게.”

“만약 이번에 네가 실패한다면, 앞으로 너의 모든 일은 반드시 나의 말을 들어야 해.”

나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은아 언니…….”

“봐봐, 너 자신조차도 분명히 이 배역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잖아. 나는 네가 왜 이 일로 소란을 피우려 하는건지 정말 모르겠어.”

“아니에요, 은아 언니…….”

“아무 말도 하지 마.”

은아는 나나의 말을 끊었다.

“이미 결정했어. 배역을 얻지 못하면 앞으로 모든 일은 내가 배정할 거야.”

나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아는 한숨을 쉬고 전화를 끊었다.

이서는 나나가 적막하게 핸드폰을 내려놓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

이서는 말없이 시선을 돌리자 들어오는 이서정과 우연히 부딪쳤다.

그 메스꺼움이 또 밀려왔다. 이서는 주먹을 꽉 쥐고서야 토하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서정도 이서를 보았다. 이서가 조금도 손상되지 않은 채 서 있는 것을 보고, 무명의 불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사람들이 잡힌 후에야 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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