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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이거 정말 그분이 쓰신 거야?”

이서가 말했다.

“이건 그분의 스타일 같지 않은데.”

하이먼 스웨이의 작품은 날카로운 풍자와 신랄한 비판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따뜻한 정감이 넘쳐흐르고 있어 전혀 그분이 쓰신 것 같지 않았다.

“네, 게다가 그분은 H 국에 오셔서 여주인공을 뽑으려 합니다. 그런데…….”

나나는 애써 숨기려 했지만 이서는 나나의 눈 속에서 깊은 상실감을 보았다.

“아마 선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분이 오시면 결정될 것 같아요.”

이서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하루 종일 밥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머리가 무겁고 발이 가벼웠다. 그리고 지금 막 일을 마쳤기 때문에 정력을 좀 분산시켰고 마음속에 타오르는 분노도 그렇게 왕성하지 않았다.

이서는 자신에게 모든 주의를 나나에게 기울이도록 강요했다.

“왜?”

“왜냐면…… 이미 내정됐기 때문이에요.”

나나는 이서를 보고 일어나 물었다.

“이서 언니, 배고프시죠? 국수 끓여 드릴게요.”

이서는 나나를 눌렀다.

“서두르지 마. 이 배역은 누구한테 주었는데?”

“이서정이요.”

이서의 얼굴은 눈에 보이는 대로 하얗게 질렸다. 나나가 왜 그러냐고 묻자 이서는 직접 나나를 밀치고 욕실로 돌진했다.

욕실에 들어가자 이서는 더 이상 메스꺼움을 참지 못하고 와- 하고 토해냈다. 이서는 거의 하루 종일 밥을 먹지 않아서 아무것도 토하지 않았다. 하지만 속은 계속 울렁거렸다.

한참을 토하고서야 그 메스꺼운 느낌이 마침내 가라앉았다.

이서는 변기를 끌어안고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 나나를 올려다보며 겨우 힘을 내어 달래주었다.

“난 괜찮아.”

나나는 걱정되어 물었다.

“이서 언니, 제가 보기에는…….”

이서는 변기를 받치고 일어나려다가 발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나나는 눈치가 빨라서 이서를 부축했다.

“이서 언니.”

이서는 창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배고파.”

나나는 그제야 마음이 놓여서 이서를 부축하여 침대 옆으로 가서 앉았다.

“제가 국수를 끓여 드릴게요.”

이서는 고개를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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