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461 - 챕터 470

1361 챕터

제461화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이에요, 행복을 제대로 즐기자고요!”심소희가 야유 섞인 말을 건넸다.다른 직원들도 그 뒤를 따랐다.윤이서는 무기력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맞아요, 이미 지난 일이잖아요. 여러분들을 보니 오늘은 일 할 기분이 아니겠네요, 이렇게 합시다. 소희야, 가서 호텔을 예약해 놔.”“네.”소희는 곧바로 호텔 예약을 마쳤다.많은 사람들은 하하호호 웃으며 호텔로 걸어갔다.1츠에 도착했을 때, 마침 윤수정을 찾아온 양전호와 마주쳤다.전호도 그들을 발견하고 숨고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었다.우기광은 밝은 목소리로 그를 불러 세웠다.“양 대표, 여기서 다 만나네요!”전호가 지금 가장 만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은 바로 이서와 기광이었다.그들의 모습을 보자 그는 후회로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다.그는 정말 보는 눈이 없었다.만약 이 일이 일어날 것이라 미리 알았다면 그도 이서를 따라갔을 것이다.그랬다면 지금처럼 발가벗겨진 기분도 느끼지 않아도 됐었다.“하하, 네, 정말 우연이네요, 우 대표님. 식사하러 가는 길인 것 같은데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아니에요!”기광은 웃으며 전호를 끌어당겼다.“양 대표님, 괜찮으시면 우리랑 같이 식사를 하시지 그래요? 결국 양 대표님도 윤 대표의 전 주주셨잖아요.”기광의 말을 들은 이서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그의 말은 배려가 담긴 말로 들렸지만, 실은 아주 교활한 생각이 가득했다.전호에게 같이 식사를 하자고 말하는 것은 살인 행위가 아닌가?다른 직원들도 합세했다.“맞아요, 같이 드세요.”전호는 끌려가다시피 호텔로 갔다.그리고 이번 식사는 윤씨 그룹이 하윤 회사를 대상으로 승리하고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다.그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한참 동안 기회를 엿보다가 간신히 방에서 빠져나간 전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러나 방 안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그의 마음은 말이 아니었다.‘하…….’‘보는 눈이 없어도 그렇지, 어떻게 윤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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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임현태가 돌아서 윤이서를 깨우려던 순간, 차 문 밖에서 트렌치코트를 입고 다른 코트를 들고 있는 하지환을 보았다.현태는 곧바로 이해하고 조심스레 뒷좌석 문을 열었다.지환은 차 문을 열고 혹여나 빛으로 그녀가 깰까 손에 든 코트를 이서의 얼굴에 부드럽게 덮어주었다.그러고는 몸을 굽혀 이서를 안아 올렸다.이 모든 일을 마친 후, 현태는 차에서 내려 조심스레 문을 닫았다.고개를 들어보니 지환이 이서를 안고 있었고, 현태는 팔짱을 끼고 차 문에 기대어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우리 대표님을 저렇게 좋아하면서, 왜 아직 다투고 있는 거야.’‘얼른 화해를 해야 할 텐데…….’현태는 잠시 지켜보다가 차를 타고 아파트를 떠났다.지환의 품에 안겨 있던 이서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심지어 그녀는 꿈도 꿨다.꿈 속의 이서는 윤씨 그룹의 CEO로 임명되던 날로 다시 돌아갔다.지환은 그녀와 함께 축하 자리에 참석했다.그곳은 정말 활기가 넘쳤다.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임하나와 이상언도 있었다.그러나 꿈속에서는 아무도 그녀를 축하해 주지 않았다.이서는 심한 외로움을 느꼈다.너무나도 쓸쓸했다.꿈속에 빠진 그녀는 몸을 구부렸다.지환이 고개를 숙여 침을 꿀꺽 삼키며 품에 안겨 있는 불안한 모습의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이 꼬일 것처럼 요동쳤다.일이 일어난 이후, 그는 오랫동안 이서를 만질 수 없었다.조금씩 접촉하는 지금은 그에게 죽은 나무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하지만 이서는 아직…….’지환은 이를 악물고 빠르게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그러나 품에 안겨 있는 이서는 점점 더 불안해져 그의 허리를 두 손으로 꼭 껴안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이서의 온도가 옷을 뚫고 그의 살갗에 전해지자 그는 소름이 돋기도 했다.다행히 엘리베이터는 금방 도착했다.지환은 현관문을 열어 이서를 침대에 눕혔다.여전히 꿈속인 이서는 자신이 집에 도착했는지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술에 취해 있는 붉은 입술이 장미에 물든 듯 섬세하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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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많은 시련 끝에 서나나의 웹드라마는 더욱 히트를 쳤을 뿐만 아니라, 현재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배우가 되었다.서나나의 배후의 추동자로 주목된 윤이서는 연예계 거물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인물이 되었다.비록 이서는 정말 그렇진 않았지만 이서는 처음부터 서나나의 숨은 재능을 발견했고, 이렇게 이미지에 심각한 위기가 닥쳐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주장해왔다.심지어 그녀는 이 기회를 통해 서나나의 인기를 더 높이 끌어올렸다.설사 이 일을 연예계 거물들에게 맡긴다고 해도, 그들은 감히 가슴을 두드리며 무명의 18위 스타를 단기간에 지금의 높이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이서라는 새로운 신분이 더욱 주목을 끌게 되었다.이서는 오히려 그녀에 대한 관심에 신경 쓰지 않았다.지난 이틀 동안 그녀는 투자에 대한 이야기만 꺼낼 뿐이었다.12지신을 주제로 한 옷이 시장에서 흥행한 이후 투자자들이 속속 몰려들어 윤씨 그룹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하지만 이서는 그 투자자들을 하나같이 거절했다.이전에 투자 권유를 거절한 이들에게 고의로 복수한 것이 아니었다.이서는 정말 투자가 필요하지 않았다.임현태는 이미 그녀에게 자금 방면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했다.그런 상황에 왜 굳이 다른 사람을 들여보내 이익을 나누겠는가?게다가 이 투자자들은 그녀의 다음 사업에도 충분히 투자할 수 있었다.예를 들어 그녀는 이전에 하지환의 조씨 그룹과 약속했었다.조씨 그룹을 생각하면 이서는 과거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지환에게 조씨 그룹을 주고 싶다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그때는 진심이었지만 지금은…….’이서는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사실…… 조씨 그룹을 지환에게 넘겨주고 싶었다.무슨 약이라도 먹은 걸까?이서는 휴대폰을 꺼내 루나의 채팅창을 열었다.새로 온 메시지는 없었다.조사가 어느정도 진행됐는지조차 그녀는 알 수 없었다.이서가 아는 루나는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이미 문자를 보내고도 남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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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윤이서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전화를 끊은 이서는 촬영장 근처에 있는 샤브샤브집으로 골랐다.오후 4시쯤 이서는 촬영장으로 출발했다.촬영장이었던 스튜디오에 도착한 이서는 먼저 서나나에게 인사를 했고, 서나나는 자신의 매니저인 여은아에게 그녀를 챙겨달라고 부탁했다.두 사람은 촬영장으로 이동했고, 은아는 이서에게 좋은 말을 쏟아부었다.“윤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대표님이 아니었으면 나나는 지금까지도 무명의 18위인 존재감이 없는 배우였을 거예요.”이서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별말씀을요, 저랑 나나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이예요. 게다가 나나의 재능이 아니었다면 전 혼자서 이 자리까지 올라오지 못했을 거예요.”은아는 머리를 긁적였다.“그래도…….”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 사람은 촬영장에서 짝 하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린 이서는 머리가 헝클어지고 볼이 퉁퉁 부어오른 서나나를 발견했다.그녀를 때린 사람은 이서정이었다.뺨을 때린 이서정은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감독님, 죄송해요. 방금 감정이 별로였죠? 다시 해볼게요.”촬영장에 있던 모든 스텝들은 서정이 의도적으로 그런 것을 눈치챘다.그런데 감독이 눈치채지 못했을까?“그래, 하지만 이 배우, 이건 연기야. 개인적인 감정은 나중에 풀어도 괜찮잖아.”하지만 서정은 하은철의 둘째 삼촌의 아내였기에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정말 방금은 별로였던 것 같아서 그래요.”서정은 사람을 때린 뒤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다.“무슨 일이에요?”이서는 미간을 찌푸렸다.은아는 이런 장면을 많이 봐 온 듯 무덤덤했다.“이번 일로 이서정 씨가 나나를 안 좋게 보고 있어요. 괜히 연기를 핑계로 개인 감정을 드러내는 거죠.”이서는 턱을 치켜들고 감독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말리지 않으세요?”“하 도련님의 둘째 숙모인데 제가 감히 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은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이서를 달랬다.“나나는 아직 어떤 경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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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하지만 이서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결국 윤이서는 멋지게 복귀를 이루었다!서정은 한참을 애꿎은 아랫입술만 깨물더니 참지 못하고 많은 스태프들 앞에서 소매를 걷고 씩씩대며 탈의실로 걸어갔다.감독은 이 상황을 보자마자 직감적으로 촬영을 이어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감독은 서나나에게 말했다.“오늘 촬영은 그만두고 내일 다시 촬영하자.”나나는 이서의 응원에 힘입어 감독과 스태프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직원들도 수고했다는 말에 각자 장비를 옮겨 마무리할 준비를 했다.이서는 인기를 얻었지만 여전히 겸손한 나나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서정처럼 대표 작품도 없고 연기력도 부족한 사람이 아직 연예계를 활보하고 있는 건, 서정이 하은철의 둘째 숙모라는 이유 하나뿐이었다.‘그런데 나나의 연기 실력이 출중하다고 백스테이지에서 이런 곤욕을 치르고 있었던 거야?’이서는 알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갑자기 이서가 나나에게 말을 걸었다.“나나야, A급 톱스타가 되고 싶니?”나나는 뜬금없는 이서의 말에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이서 언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에요?”“대답해 봐, A급 톱스타가 되고 싶어?”나나는 이서의 정열적인 눈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열정이 자신에게도 닿는 것 같았다.“당연하죠.”‘연예인이 유명해지고 싶으면 준비한 연기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되는 거 아닐까?’“좋아, 난 반드시 널 A급 톱스타로 만들 거야.”나나는 왠지 모르게 그녀의 말에 큰 신뢰를 느낄 수 있었고, 멈춰 있던 피가 도는 기분이었다.옆에 있던 매니저는 무슨 말을 하려다 꾹 참으며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어 세 사람은 근처 샤브샤브 집으로 향했다.나나는 현재 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기에 외출할 때는 얼굴을 꽁꽁 싸매야 했다.팬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이서와 나나는 서로 시간간격을 두고 샤브샤브 집으로 들어갔다.이서가 먼저 샤브샤브 집에 들어간 후, 매니저인 여은아는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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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서나나는 윤이서의 질문에 어리둥절했다.그녀의 대답은 매니저인 여은아의 대답과 비슷했다.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고, 나는 이미 익숙해졌다고.“사실 예전에는 더 심한 사람도 만났어요.”나나는 담담하게 과거를 회상했다.“그 당시 여주인공이 저를 심하게 괴롭혔던 기억이 나네요. 제작진 중 누군가가 제가 여주인공보다 예쁘다고 몰래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촬영을 하면서 그 여주인공은 절 정말 고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다행히 스태프들이 달려와서 막았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지금 이 얼굴로 못살았을 거예요.”웃으며 담담히 말하는 나나의 모습을 본 이서는 바로 표정을 굳혔다.“넌? 그때도 지금처럼 가만히 당하고만 있었어?”“제, 제가 할 수 있는 건 당하는 것뿐이었어요…….”나나는 고기를 한 점 집어 들고 말했다.“됐어요, 이서 언니, 이미 지난 일이잖아요. 이제 저도 고생을 전부 보상받는 걸요.”이서는 여전히 심각한 얼굴이었다.“나나야, 난 네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꿈을 좇기 위해 어떤 고난도 견딜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이런 고난이면 안 돼, 이건 다른 사람이 고의로 너에게 굴욕을 주는 거라고. 넌 저항하는 법을 배워야 해.”나나는 이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이서는 말을 마친 후에야 이를 깨달았다.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며 물었다.“왜 그래? 내 얼굴에 뭐 묻었어?”“아니요…….”나나는 급히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돌렸다.“그냥……, 제 생각엔…….”“응?”“언니 화 내지 말고 들어요.”긴장한 나나는 불안한 눈으로 이서를 쳐다봤다.“난 그렇게 화가 많은 사람이 아니야.”이서는 웃으며 대답했다.나나는 주먹을 꽉 쥐고 슬그머니 이서를 바라봤다.“전에 언니에 대해 들은 게 있어요…….”이서는 더욱 밝게 미소를 지었다.“예전에 내가 왜 하은철한테 끈질기게 매달렸는지 물어보고 싶은 거지?”나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옆에 있던 매니저는 화가 나 피를 토할 것 같았다.나나를 끌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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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서나나는 윤이서의 기분이 안 좋아졌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머리를 긁적였다.“이서 언니, 제가 실수한 건가요?”이서는 고개를 들어 나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나나를 바라보며 말했다.“나나야, 너도 몇 년 동안 배우 생활을 하면서 별 희한한 대본을 다 봤겠지,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물론이죠, 이서 언니.”나나가 대답했다.“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지만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대본을 읽어 본 적 있어?”놀란 두 얼굴을 마주한 이서는 자신이 마치 병이 난 것처럼 보여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았다.다행히 나나는 대화에만 집중했기에 별 생각 없이 이서의 말을 듣고 머리를 굴려 이런 막장 스토리가 있었는지 생각해 봤다.한참을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이런 부분에 지식이 빠삭했던 여은아는 바로 떠올렸다.“사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드물지만, 과거, 특히 19세기에는 매우 흔한 일이었어요.”은아는 이어 말했다.“당시는 민족주의 시대여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의 자유를 옹호했지만 기성세대는 집안 수준을 따지기에 지금은 비판 받을 수 있어도 당시에는 매우 흔한 일이었어요. 집사람이 있지만 또 장가를 가는 형태는 하나는 조건 결혼이고 다른 하나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대상이었을 거예요.”이서의 눈동자는 보석처럼 반짝거렸다.‘설마…….’‘하지환이랑 그런 상황이었던 거야?’하지만 그런 거였다면, 그녀가 지환의 집에 갔을 때, 그의 아버지가 좋아하면 좋아했지, 불만족스러운 눈으로 이서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이서는 마음이 혼란스러웠고, 머릿속의 모든 안개를 걷어내고 사태의 본질을 분명히 보고 싶어했다.샤브샤브 집에서 나온 이서는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이서가 1층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누군가가 집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았다.가끔 위층을 올려다보기도 했다.이서는 그의 시선을 따라갔고, 그녀의 집에 불이 켜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말할 필요도 없이 집에 있는 사람은 지환이었다.그녀는 정말 지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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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올라가서 얘기해요.”“좋아요, 아, 아니……, 됐어요.”이천은 입을 뻐끔거렸다.“전……, 지금은…… 안 올라 갈 거예요.”이서는 밝은 집의 불빛을 바라보며 깨닫았다.“지환 씨를 만나러 오셨죠?”“네, 아, 아니요.”이천은 정신 나간 미치광이처럼 횡설수설했다.“찾아온 것이 아니에요…….”이서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이천을 바라봤다.“지환 씨가 평소에 어떻게 대했길래지금 이천 씨가 이러시는 거예요?”“아니에요.”이천은 허허 웃었다.그의 뇌는 이미 초토화 상태였다. 이천은 며칠 동안 줄리와 의문의 사람에 대한 정보를 강도 높게 찾아보니, 그의 머릿속은 온통 정보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의 입은 의지와 상관없이 말이 나오곤 했다.“대표님께서 줄리와 의문의 사람에 대해 알아보라고 하셨거든요. 줄리는 배우고 의문의 사람은 사모님이 ML국에 있을 때 연락을 한 적 있습니다.”이서는 이천이 호칭을 바꿨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녀의 신경은 온통 이천이 줄리와 의문의 사람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데에 쏠렸다.이전에 지환이 조사할 거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이서는 그가 얼버무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압박당하는 이천을 보자 그녀는 마음이 복잡했다.그녀는 집을 올려다보았고, 지환이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혼인관계증명서에 기혼이라 적힌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한, 이서는 포기할 수 없었다.설령 서나나의 매니저가 말한 상황처럼 부모의 말에 따라 정략결혼을 한 거라면 이해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서는 정신을 차리고 여전히 비틀거리는 이천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알아낸 게 있나요?”“아니요.”이천이 대답했다.“그래서 저는 대표님을 만나서 북극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어요. 펭귄들에게 먹이를 줘야 하거든요.”이서는 그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지환 씨가 그랬어요? 찾아내지 못하면 펭귄 먹이를 주러 북극으로 보낸다고?”이천은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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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하지환의 눈빛은 다소 차가웠다.다른 이유는 없었다.윤이서를 위해서라면 누구든 지켜주지만,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지켜줄 이유가 없었다.“봐 봐요.”이서는 강아지를 훈육시키 듯, 두 손을 허리춤에 두고 숨을 내쉬고 있었다.“이천 씨가 얼마나 똑똑했는데, 이것 봐요, 정신을 못 차리잖아요. 과도한 업무는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몰라요? 만약 이천 씨 가족이 지환 씨를 직원들의 노동을 착취한다고 고소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1초 전가지만 해도 눈물 날 만큼 감동받았던 이천은 당혹스러웠다.“예?”‘아, 사모님께서 이렇게 걱정하시는 게 내가 대표님을 고소할까 봐 두려운 거였어?’지환은 약간의 미소를 지었다.“웃어요? 웃음이 나와요?”이서는 그의 모습에 더욱 화가 났다.“직원을 협박하고 펭귄에게 먹이를 주라며 북극으로 보낸다는 그런 가스라이팅은 고소감이라고요. 그리고 제발 상식공부 좀 하세요, 북극에는 펭귄이 없어요!”이천은 입을 열어 이서에게 북극에 실제로 펭귄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건 YS그룹에서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었으며 아직 발표되지 않았기에 말을 아꼈다.하지만 그는 지금 이것을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사모님이 눈앞에서 대표님을 손주 혼내듯이 혼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 눈으로 목격했으니, 지환이 이를 빌미로 자신을 북극에 보낼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였다.‘하나님, 혹시 저를 버리시는 건가요?’하지만.“지금 날 걱정하는 거야?”지환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미소를 짓고 물었다.마치 얼음과 눈이 녹고, 이른 봄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 같았다.이천은 깜짝 놀랐다.‘뭐야……, 대표님께서 전혀 화가 나지 않으셨잖아?’‘손자처럼 야단맞고 기뻐하다니?’‘원래 그런 취향이셨나?’이서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지환이 도대체 어디서 이런 결론을 내렸는지 알 수 없었다.그의 눈웃음은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이 있어서 마치 크고 따뜻한 손이 그녀의 뺨을 어루어 만지는 느낌을 주었다. 이에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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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하지환의 말에서 어찌 그토록 소심함을 느낄 수 있었을까?그러나 윤이서는 불합리한 사람이 아니었다.지환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그렇게 작은 정보로는 정말 알아내기가 어려웠다.이서는 그를 쫓아내고 싶었지만, 차마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됐어.’‘내일 다시 이야기하자.’이서는 식탁으로 걸어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려진 식탁을 보고 조용했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식사를 마친 이서는 지환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말하는 걸 완전히 잊었다.그녀가 다음날 일어나서 회사에 도착해서야 생각이 났다.임현태에게 차를 돌려달라고 하기엔 너무 미안했다.이서는 어쩔 수 없이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쉬었다.한편, 도시의 반대편.이서정은 이하영과 함께 집에서 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다.곧 이하영의 55번째 생일인데, 민호일은 이하영의 생일을 빌미로 하은철의 둘째 삼촌과 콜라보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었다.이 일은 외부에도 이미 오랫동안 오르내리고 있었다.하지만 공식 발표를 하느냐 안 하느냐는 천지 차이였다.공식 발표는 마치 혼인신고서처럼 하나의 보증이었다.또한 민호일은 지환을 따라다니면서 실제로 많은 돈을 벌었고, 하루빨리 4대 가문 중 2인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그래서 민호일은 올해 이하영의 생일이 아닌, 큰 행사를 계획하고 있었다.서정과 이하영은 두 시간이 넘게 동행했다.피곤해하는 이하영을 본 서정은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언니, 잠시 앉았다가 가요.”“그러자.”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마자 하인이 과일차를 가져왔다.“오늘은 한가한가 봐? 나랑 같이 옷도 고르고 말이야.”“말도 마요.”서정이 말했다.“지금 모든 제작진들이 여자주인공한테 잘 보이려고 쩔쩔매고 있다니까요?”“여자주인공?”“네, 서나나라는 여자애에요, 아시죠?”“요즘 인기 많던데, 윤이서 사람이라면서?”서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뭐야, 윤이서가 또 널 건드렸어?”이하영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서정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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