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621 - 챕터 630

1519 챕터

제621화 거의 성공이야

10분 뒤 악단의 연주가 멈추고, 가면을 쓴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 소진 그룹의 눈부신 행적을 얘기했다.“이어서 우리 소진 그룹 회장님의 연설이 있겠습니다!”그러자 무대 아래에서 우렁찬 박수갈채가 이어졌고,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소백중이 웃으며 무대에 올랐다.마이크 앞에 선 소백중은 오늘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오늘은 소진 그룹이 1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렇게 기쁜 날에 저는 중대한 사안을 발표하고자 합니다!”소백중은 무대 아래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이제부터 저의 외손녀를 무대에 모시겠습니다.”그때 하영의 곁에 앉은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회장님께서 설마 지분을 손녀한테 넘기는 건 아니겠지?”“그럴 것 같은데? 소문에 회장님이 외손녀를 끔찍하게 아낀다고 하잖아.”“…….”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하영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니, 주위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하영에게 시선을 던졌다.유준의 시선도 하영을 뚫어져라 응시하더니, 잠시 뒤 스크린 쪽으로 시선을 옮기고 눈을 가늘게 떴다.‘이제 곧 강하영이 찾은 증거들이 화면이 나타나겠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유준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성공의 여부를 떠나서 하영을 위해 마지막 히든카드는 남겨둬야겠다고 생각했다.하영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을 그저 지켜만 볼 수 없었기에, 유준은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빠르게 문자를 보냈다.“저 여자는 누구죠?”“몰리요. 가면을 쓰고 있는데 누가 알아보겠어요?”“뭐 하려는 거죠? 지금 무대로 올라가는 거 아니에요?”“지금 소진 그룹 외손녀가 무대에 오르는 순서인데, 대체 어쩌려고 저러지?”“어디서 온 미친X인지 모르겠지만, 이따가 곧 끌려나갈 거예요.”하지만 아쉽게도 경호원들은 하영을 보고 막아설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다.양다인은 드레스 자락을 들고 천천히 무대로 올라가 곁에 서더니 소백중과 포옹하더니, 이내 몸을 돌려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오늘 소진 그룹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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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이 미친 여자를 끌어내!

무대 아래에서 술렁이는 얘기를 들은 소백중은 하영을 노려봤다.“대체 누구시죠? 왜 저의 연회를 망치려는 겁니까?”하영은 소백중을 향해 다가갔다.“회장님께서 나이가 드셔서 어떤 일은 조작이 가능하다는 걸 모르시는 것 같은데, 양다인은 회장님 외손녀가 아니에요. 그런 정말 모든 주식을 외분인에게 넘길 생각입니까?”“그게 무슨 헛소리야?”양다인은 하영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경호원 어디있어? 당장 이 미친 여자를 끌어내!”경호원이 꼼짝도하지 않는 것을 보자 양다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소예준……, 소예준이 배치한 경호원들이구나! 지금 여기서 내 정체를 밝힐 생각이야?’양다인은 온몸을 덜덜 떨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하영을 응시했다.“안 내려가?”하영은 피식 웃으며 비웃었다.“뭐가 겁나서 그래? 내가 증거라도 내 놓을까 봐?”양다인의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내, 내가 할아버지 손녀가 아니라는 증거 있어? 만약 거짓말이면 소진 그룹을 적으로 돌리자는 거지!”하영은 양다인에게 바싹 다가가 입을 열었다.“어떤게 바로 증거인지 다 같이 한번 볼까?”말을 마친 하영은 CCTV를 쳐다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무대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인 채, 꼼짝도 하지 않고 무대 위 상황을 지켜보았다.시간은 1분 1초가 흘러가고 있지만 뒤에 있는 스크린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그러자 하영의 표정도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캐리와 오빠는 대체 뭐 하는 거야?’“웃겨 죽겠네! 지금 정신병자가 여기서 미친 짓하고 있었던 거네.”갑자기 무대 아래서 누군가 비웃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난 또 무슨 큰 일이라도 난 줄 알았는데, 그냥 소란이였어?”“빨리 꺼져! 쪽팔리지도 않아?”“자기가 뭐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아? 여기가 어딘줄 알고 소란을 피워?”“소진 그룹을 적으로 돌리다니, 이제 넌 죽었어!”무대 아래에서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소리와, 안색이 점점 하얗게 질리는 하영을 보고, 양다인은 순간 불안했던 마음이 싹 가셨다.‘정말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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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살인자 죄명

“안녕하세요, 아아, 마이크 테스트. 제 말 들려요?”그때 갑자기 앳되고 익숙한 목소리가 하영의 귀로 흘러들었다.연회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모두가 일제히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다.눈을 번쩍 뜬 하영이 스크린에 나타난 세준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몸이 굳어져버렸다.‘세준이?’“다들 말씀이 없는 걸 보니 제 말 들리시는 거죠?”세준의 우아한 얼굴엔 미소가 떠올랐다.“저 꼬마는 누구죠?”“외모가 정유준 대표를 닮았네요! 정유준 대표님 아드님 아니에요?”“대표님 아드님 본 적 있는데, 아들이었던 것 같아요.”“그럼 틀림없겠죠. 그런데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죠?”“모르죠. 일단 조용히 있어 봐요!”세준이 목청을 가다듬었다.“일단 제 소개부터 할게요. 저는 강세준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레 발생한 사건 때문에 저도 어쩔 수 없이 여러분 앞에 나타나게 됐네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우리 엄마를 괴롭히는 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에요? 정말 너무 저급하네요!”세준의 비웃음에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그 사이에 앉아 있는 유준은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상류층 사람들에게 시원하게 욕을 해주다니, 역시 내 아들이야! 배짱도 두둑하고, 카리스마 넘치네!’세준이 계속 말을 이었다.“저기 이름이 양 뭐라고 했지? 함부로 우리 엄마 비난하지 마시죠? 그때 당시 엄마가 살인을 저지른 게 확실해요? 그쪽도 현장에 같이 있었잖아요. 만약 반박하고 싶다면 그 전에 이 영상부터 확인해 보시죠!”갑자기 화면이 바뀌면서 하영과 양다인이 카페에 앉아있는 장면이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소리는 없었지만 뒤에 보면 종업원이 건넨 레몬티를 마신 하영이 쓰러졌고, 그때 화면이 다시 바뀌었다.두 경호원이 쓰러진 하영을 한 아파트로 끌고가기 시작했고, 양다인이 그 뒤를 따랐다. 곧 이어 노란 머리 남자도 그 아파트로 들어갔다.“과정이 좀 길어서 여기서부터 제가 빨리 감기로 보여드릴게요.”말을 마친 세준은 영상을 배속으로 보여줬고, 한참 뒤에 피를 뒤집어쓴 양다인이 아파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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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5년 동안 효성을 다 했잖아!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린 양다인은 불안한 눈빛으로 지금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소백중을 쳐다보았다.“할아버지…….”양다인은 얼른 소백중 곁으로 기어갔다.“할아버지,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정말 그런 일은 한 적 없어요!”소백중은 생기 없는 눈빛으로 양다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의 귀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들이 들려왔고, 가슴은 실망감으로 가득 찼다.‘5년이나 내가 아끼던 외손녀가 가짜라니…….’소백중은 비참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셨다.“그만 가거라.”그 말에 양다인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하, 할아버지…….”“나는 네 할아버지 아니다.”소백중은 힘없이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우리 집안 체면이 정말 말이 아니게 됐구나.”“할아버지!”양다인은 소백중을 향해 울부짖었다.“강하영 말을 믿으시면 안 돼요. 거짓말이에요, 분명 거짓말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하영이 앞으로 다가갔지만, 소백중은 차마 고개를 들어 하영의 시선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소백중은 양다인이 억장이 무너진 듯 울어대며 절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더는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잠시 후 소예준이 서둘러 무대 위로 올라왔고, 하영과 시선이 마주치자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양다인 앞으로 다가가 싸늘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이제 진실이 밝혀졌으니, 너도 여기 남아있을 이유 없잖아.”양다인은 양손으로 주먹을 꽉 쥔 채, 매서운 눈빛으로 예준을 노려보았다.“너희 둘이 한통속이 되어 꾸민 짓이지? 할아버지가 나를 내쫓게 하려고 그런 거잖아! 소예준, 나야말로 진짜 너의 동생인데, 대체 왜 남을 돕는 건데?”“드디어 미쳤구나.”예준이 작은 소리로 양다인을 비웃었다.“경호원! 당장 이 여자를 끌어내!”예준의 말에 꼼짝도 안 하던 경호원들이 전부 무대 위로 올라와 양다인을 끌어내기 시작했고, 그녀는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댔다.“너희들 분명 후회할 거야! 후회할 거라고! 나야말로 진짜 소진 그룹 손녀야. 내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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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언제 엄마 만나러 가요?

정원에는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 쌓여 있어,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찌르는 악취가 풍겨왔다.하영은 코를 막고 깨진 창문과 얼굴에 생채기가 난 채로 대문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을 바라보았다.하영은 경호원들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오늘은 돌아가서 씻고 푹 쉬고 있어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강하영 씨, 저희가 청소부한테 연락했으니 곧 도착할 겁니다.”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마워요.”말을 마친 하영은 별장에 들어섰고, 인기척을 느낀 인나와 주희가 얼른 아래층으로 뛰어내려왔다.인나는 하영을 보자마자 순간 뜨거운 눈물이 앞을 가렸다.“하영아…….”인나는 빠르게 앞으로 달려와 하영을 덥석 껴안았다.“뉴스 봤어! 양다인이 드디어 벌을 받게 됐네!”하영은 그런 인나의 등을 토닥이며 작은 소리로 달래줬다.“그동안 많이 무서웠지?”인나는 고개를 저었다.“네가 해결할 줄 알았어! 하영아, 이제 드디어 5년 동안 짊어진 원한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네.”하영은 인나에게 아직 양다인을 돕고 있는 배후가 있다는 얘기를 차마 할 수 없었고,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이제 모든 게 다 끝났어.”인나는 하영을 놓아주고, 들뜬 표정으로 주희를 보며 입을 열었다.“주희 씨, 얼른 그거 줘요!”주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건넸고, 인나는 그걸 다시 하영에게 전해줬다.“하영아, 이거 오늘 별장에서 소동 피우던 사람들 명단이야.”하영은 종이를 받아 힐끔 보더니, 인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이 일은 이제 중요하지 않아.”“뭐?”인나는 눈을 크게 떴다.“내일 아침 일찍 병원에 검사받으러 가자.”“…….”난원. 유준이 별장에 도착했을 때 경호원이 막 두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고, 세준은 턱을 살짝 쳐들고 유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저한테 보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유준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갔다.“결국은 너의 엄마를 위한 일인데, 보상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세준은 유준을 똑바로 직시했다.“엄마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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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만나서 얘기해 볼게

“데리러 오라고 얘기할게.”유준은 우유를 들어 세희에게 건네 주었다.“이거 마시고 씻어야지.”“네!”다음 날.하영은 잠에서 깨자마자 휴대폰을 들어 실검을 확인했고, 하룻밤 사이에 반전된 호평과 사과의 댓긍르 보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그리고 휴대폰을 다시 내려놓으려 할 때 소정에게서 전화가 걸려왔고, 하영은 곁에서 곤히 잠든 인나를 보고 욕실로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소정 씨, 아침 일찍부터 무슨 일이야?”“대표님!”소정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대표님! 회, 회사가……, 콜록, 콜록…….”말을 꺼내기도 전에 소정은 자기 침에 사레가 들렸고, 하영은 웃음을 터뜨렸다.“예매가 다시 급상승 했지?”“네!”소정은 숨을 고르고 다시 말을 이었다.“지난번에 예매 발표 때보다 세 배나 올랐어요! 대표님, 우리가 드디어 해냈어요!”“이게 모두 직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준 결과야.”소정이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대표님, 그래서 송년회는 계획대로 개최할 거예요?”“아니. 이따가 다들 어디 놀러 가고 싶은지 통계 내 봐. 여행 비용은 내가 전부 책임질게.”그 말에 소정은 멍해지고 말았다.“지, 진짜요? 대표님!”하영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오늘까지 통계 내서 나한테 보내줘.”“네, 대표님! 감사합니다, 대표님! 대표님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요!”소정은 감격에 휩싸여 외쳤다.전화를 끊은 뒤 하영은 씻을 준비를 했고, 인나가 문을 열고 들어와 눈을 비비며 물었다.“하영아, 아침부터 누구랑 통화한 거야…….”“비서 전화야.”하영은 휴대폰을 세면대 위에 올려 놓았다.“어서 일어나. 병원에 가서 혈액 검사 받아야 하니까, 아침 먹으면 안 돼.”“그래, 알았어.”오전 8시.하영은 인나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한 후, 여러 검사를 마친 인나가 의사에게 검사 결과를 보여주니, 의사가 몇 번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임신하셨네요.”“그래서 요즘 자꾸 피곤하고, 식욕이 강해졌네요.”인나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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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인나는 입술을 적시고 긴장된 마음을 억눌렀다.“네, 지금 시간 괜찮으면 잠깐 만날 수 있어요?”“물론이죠!”현욱은 1초의 고민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지금 어디에요? 데리러 갈게요!”“집에 있어요.”“10분만 기다려요!”10분 후, 인나는 아파트 아래에서 현욱을 만나 차에 올랐고, 두 사람 사이에 긴장된 기류가 흐르면서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반쯤 운전했을 때, 현욱이 더는 참을 수 없었던지 핸들을 꽉 잡고 먼저 입을 열었다.“나한테 할 얘기 있어서 만나자고 했어요?”인나는 마른침을 삼키고 창밖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커피……, 아니 밀크티 마시러 가요.”그 말에 현욱은 깜짝 놀랐다.‘인나 씨가 밀크티 마시는 건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오늘 왜 갑자기 밀크티를 찾지?’밀크티 가게에 도착하자, 현욱은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밀크티 두 잔을 주문하고 한 잔은 인나에게 건넸다.“고마워요.”인나가 밀크티를 받으며 인사를 전하자, 현욱은 맞은편에 앉아 인나의 안색을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그리고 약간 피곤해 보이는 인나를 보며 물었다.“요즘 제대로 휴식하지 못했어요?”인나는 밀크티 한모금 마시고 대답했다.“네, 하영이한테 일이 좀 생겨서 제대로 쉬지 못했어요.”“고생 많았겠네요.”현욱이 낮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혹시 무슨 어려운 일이라도 생겼어요?”인나는 밀크티를 내려 놓은 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가방에서 초음파 사진을 꺼내 현욱의 앞에 내밀었다.“확인해 봐요.”멍한 눈빛으로 인나를 바라보던 현욱은 앞에 있는 종이를 펼쳤고, 보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이거 인나 씨 거예요?”현욱이 놀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자, 인나는 그런 반응에 화가 났다.“눈이 삐었어요? 거기 분명하게 내 이름이 적혀 있잖아요.”그러자 현욱은 서둘러 설명했다.“아, 아니, 인나 씨가 내 아이를 가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그랬어요.”인나는 화를 내며 초음파 사진을 도로 빼앗았다.“책임지고 싶지 않으면 내일 당장이라도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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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헛걸음하게 할 거야?

차의 흔들림이 멈추자 하영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몸을 일으켜 앉으며 입을 열었다.“나 괜찮아요.”하영은 경호원을 보며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죠?”경호원이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타이어가 터진 것 같은데, 제가 내려가서 살펴보고 오겠습니다.”“네.”하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유준과 통화를 계속했다.“타이어가 터진 것 같은데, 이따가 애들을 데리고 집으로 와줄 수 있어요?”“지금 어딘데?”유준이 말투에는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회사 근처에 있어요.”“알았어.”말을 마친 유준은 전화를 끊었고, 하영은 휴대폰을 넣은 뒤 차에서 내려 타이어 앞에 웅크리고 있는 경호원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타이어가 터졌어요?”하영의 물음에 경호원이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네, 견인차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잠시 차에서 기다리고 계세요.”“경고 표지판 세워두는 거 잊지 마세요.”“네.”다시 차에 오른 하영은 견인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진석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하영이 전화를 받자 진석의 부드러운 어조가 흘러나왔다.“하영아, 축하해.”하영은 웃으며 일부러 농담을 던졌다.“진석 씨한테 소식이 느리게 도착하나 봐.”그러자 진석이 웃으며 대답했다.“미안, 나 실검 잘 확인 안 하는 거 알잖아. 병원에서 복직해도 된다는 전화를 받지 않았으면 몰랐을 거야.”“이제 복귀하는 거야?”하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래. 내가 전화한 건 일단 어려운 일에서 벗어난 거 축하해 주기 위해서고, 두 번째는 나한테 보상할 필요 없다는 걸 얘기해 주기 위해서 전화했어.”하영은 얼굴을 붉히며 약간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진석 씨가 병원에 복직할 수 있는 거랑 보상은 별개의 일이지.”“그래도 네 덕분에 이틀 동안 쉴 수 있었잖아.”진석의 목소리는 홀가분해 보였다.“세준이 영상 봤어. 이번에 크게 도움이 됐네.”하영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맞아. 하지만 이번 일은 정유준이 나서서 도와줬어. 그가 세준한테 얘기하지 않았으면 그렇게 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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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너도 소씨 집안사람이지

유준은 하영을 보며 입을 열었다.“소백중 회장님이 입원하셨다고 들었어.”하영은 입술을 깨물고 대답했다.“자업자득이죠.”“너 그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유준이 떠보듯 묻자 하영은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왜 돌아가요? 그때 하마터면 나 죽일 뻔한 사실 잊은 건 아니죠?”유준의 입꼬리가 약간 올라갔다.“그것도 좋은 생각이지. 소예준도 회사 그만뒀으니까, 앞으로 소진 그룹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하영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회사를 그만 둬요?”“몰랐어?”유준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갔다.“네 오빠가 얘기하지 않은 모양이네.”“그게 무슨 뜻이에요?”하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추궁했다.“소예준이 몰래 중요한 프로젝트만 빼돌렸거든. 그래서 지금 소진 그룹은 그저 빈껍데기에 불과할 거야.”하영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소백중의 성격에 예준 오빠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걸 알면 크게 화내실 텐데. 말로만 꾸짖는다면 괜찮겠지만, 만약 고소한다면 감옥에 갈지도 몰라.’하영은 얼른 휴대폰을 꺼내 예준에게 연락하려고 했고, 유준은 그런 하영을 보며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소예준이 회장님한테 고소당해서 옥살이라고 하게 될까 봐 전화해 보려고?”“네!”하영이 심각한 어조로 대답했다.“쓸데없는 걱정이야.”유준이 낮게 깔린 어조로 얘기했다.“지금 소백중 회장님이 기댈 수 있는 건 소예준밖에 없어. 그런데 그를 감옥에 보내면, 곁에는 소진 그룹을 지탱할 만한 사람이 없거든.”“하지만 오빠는 회사를 그만뒀잖아요!”하영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그런데 어떻게 오빠한테 기댈 수 있죠?”유준이 코웃음쳤다.“소백중 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 만약 이런 일로 혼란이 생긴다면, 어떻게 김제에 3대 기업으로 살아 남았겠어?”“그럼 방금 소진 그룹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는 무슨 뜻이에요?”하영의 물음에 유준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만약 소백중 회장님이 너를 찾아온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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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10억이나 뜯어냈잖아!

난원.하영과 유준이 도착하자마자, 가정부가 두 녀석을 데리고 돌아왔다.차에서 내린 하영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어깨에 붉은 망토까지 걸쳐 있는 세희를 보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세희는 평소에 편안한 옷을 입는 편인데, 며칠 안 본 사이에 갑자기 공주님으로 변했다.시선을 느낀 두 녀석은 고개를 돌려 하영을 발견하고 기쁜 표정으로 뛰어왔다.“엄마!”“엄마, 오셨어요?”세희가 제일 먼저 뛰어가 하영의 품에 안겼다.“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하영은 몸을 숙여 세희를 않으려고 하자, 곁에 있던 유준이 한마디 했다.“아직 쇄골 상처도 다 낫지 않았잖아.”그대로 손은 허공에서 멈춰버렸고, 하영은 미안한 표정으로 세희를 바라보았다.“세희야, 미안해. 아직은 안아줄 수 없을 것 같아.”“괜찮아요, 엄마.”세희는 고개를 쳐들어 하영을 보며 물었다.“엄마, 제가 입은 옷 예쁘지 않아요?”“예뻐…….”“예쁜 척하지 마.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몇 번이나 거울을 확인하는지.”세준이 뒤에서 걸어오며 투덜거렸고, 세희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세준을 노려보며 입을 뗐다.“나는 그냥 예쁜 척하는 것뿐이지만, 오빠는 10억이나 뜯어냈잖아!”“10억?”하영이 세준을 보며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세준아, 어떻게 된 일이야?”세준의 눈꼬리가 움찔했다.‘강세희 이 자식이…….’“엄마.”세준이 하영을 보며 입을 열었다.“제가 10억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기어이 저한테 준 돈이란 말이에요.”세준은 유준을 슬쩍 쳐다보았다. 혼자 물에 빠질 바에는 차라리 둘 다 같이 빠지는 게 좋다고 생각했. 세준의 배신에 유준은 할 말을 잃었다.하영이 고개를 돌려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애한테 10억을 줬어요?”세준이 담담한 어조로 해명하기 시작했다.“맞아. 합리적인 요구였으니까.”“무슨 이유이든지 간에, 애한테 그렇게 많은 돈을 주면 안 되죠.”“아직 자기 아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모양이네.”하영은 순간 멍한 표정으로 세준을 보며 물었다.“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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