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381 - 챕터 390

1519 챕터

제381화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 봐

희원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이제 무슨 부탁인지 얘기해 봐.”“정주원 씨를 도와서 주원 씨가 유준 씨 어머니를 모욕했다는 누명을 벗겨줘!”“절대 안 돼!”희원은 생각도 안 해보고 바로 거절했다.“유준 오빠가 난처해지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아!”“정유준 씨가 너랑 결혼할 것 같아?”양다인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물었다.“네가 안 한다고 해도, 유준 씨는 너 신경 쓰지 않아! 어차피 할 말은 끝났으니까 돌아가서 잘 생각해 봐. 어차피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을 테니까.”그러자 희원은 벌컥 성질을 냈다.“유준 오빠한테 미움받기를 원하는 거 아냐? 절대 안 해!”“정유준을 아버지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나 봐?”“너!”양다인은 그런 희원을 비꼬자 희원은 양다인을 쏘아보았다.양다인은 얼른 웃는 얼굴로 희원의 곁에 앉아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걱정하지 마. 이번 일만 잘하면 앞으로 소씨 그룹을 통째로 가질 수 있잖아. 절대 소예준한테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야. 물론 나도 회사 일엔 관심 없어.”소희원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양다인을 빤히 쳐다보더니, 한참 뒤에 그녀에게 물었다.“설마 정주원을 마음에 둔 건 아니겠지?”“맞아!”“앞으로 정씨 집안은 정주원의 것이 될 거야! 그러니 내가 정주원 곁에 있고, 네 아버지도 소씨 그룹을 다시 손에 넣게 된다면, 우리 둘은 앞으로 김제에서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위치에 서게 될 거야!”‘미친년!’희원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타협하는 척했다.“좋아. 일단 우리 아버지를 회사에 복귀시켜 주면 나도 네 부탁 들어줄게!”“알았어!”양다인은 소희원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 봐 두렵지 않았다. 그녀의 아버지를 회사로 복귀시킬 수 있다는 건, 똑같이 다시 내쫓을 수 있으니까.그때 희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좋아. 네가 먼저 약속을 지킨 뒤 정주원 씨를 도와줄 방법을 상의해 보자.”소희원은 양다인의 방을 나섰고, 문이 닫히던 순간 그녀의 눈가에 불쾌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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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골칫거리

“나도 모르죠!”현욱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혹시 무슨 일 생긴 건 아닌지 얼른 전화 받아봐요.”현욱은 알았다고 대답한 뒤 스피커 폰으로 전화를 받았다.“하영 씨, 무슨 일이야?”현욱의 물음에 하영은 애써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배 대표님, 공장에서 갑자기 환불해 주겠다면서 비워달라고 하던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주시죠!”그 말에 인나와 현욱 두 사람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환불?’인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현욱을 쳐다봤고, 현욱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얼른 하영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그럴 리가 없어! 나, 나는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 없어!”“배 대표님, 애초에 반년 동안 계약하기로 약속했는데, 신용은 지키셔야죠!”그러자 현욱의 표정이 점점 진지하게 변했다.“자세한 건 내가 회사에 가서 확인해 보고 내일 연락 줄 테니까, 너무 급해하지 마.”“알았어요!”통화가 끝나자 인나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현욱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설마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하지는 않겠죠?”현욱도 이제 슬슬 지쳤다.“나는 정말 모르는 일이에요!”“공장은 현욱 씨가 하영한테 임대해준 것이고, 현욱 씨 공장이라고 얘기했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모른다는 게 말이 돼요?”화를 내는 인나를 보며 현욱은 속으로 정유준의 가족들에게 따지고 싶었다‘두 사람이 싸우는데 왜 애꿎은 나한테까지 불똥이 튀는 거야? 지금 내 신용을 바닥에 짓밟아 버리는 것도 아니고.’헌육은 얼른 인나를 다독이기 시작했다.“일단 침착해요. 지금 바로 처리하러 가면 되잖아요.”“최대한 빨리 해결하세요. 아니면 우리는 끝이니까!”말을 마친 뒤 차에서 내린 인나가 문을 쾅 하고 세게 닫아버리자 현욱의 심장마저 떨려왔다.인나가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현욱은 차에 시동을 걸며 유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지나서야 전화기에서 유준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만약 공장 때문에 전화한 거라면 끊어도 좋아.”“정유준!”현욱은 유준의 이름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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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완공 시간

배현욱이 별장을 뛰쳐나간 뒤 유준의 얼굴에 차가운 조소가 떠올랐다.유준이 증거를 찾아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증거는 일이 터지기 전날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다음날.밤새 증거를 찾은 현욱은 금방 침대에 누웠을 때 인나한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현욱은 현재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잠시 생각해 보고 전화를 받으려고 했는데 그만 손가락이 미끄러지며 통화버튼을 누르고 말았다.“배현욱 씨! 어떻게 됐어요? 어제 밤새 소식이 없더니, 해명 하나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전화기에서 인나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고,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나 앉은 현욱의 미간엔 피곤이 가득 쌓여있었다.“일단 침착하고 내 얘기부터 들어봐요.”현욱의 잠긴 목소리에 인나의 화도 조금은 누그러졌다.“어떻게 된 건지 얘기해 봐요.”현욱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입을 열었다.“인나 씨, 우선 사과할게요. 사실 그건 내 공장이 아니에요.”“뭐라고요?”인나가 새된 소리를 질렀다.“현욱 씨 공장이 아니라니, 처음에 분명 현욱 씨 거라고 했잖아요!”현욱은 더 숨기고 싶지 않았다. 이번 일은 그 기자만 찾으면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기자는 진작에 도망쳤는지 종적을 감췄다.휴대폰 번호도 바꾸고 가족들마저 전부 데리고 떠난 모양이었다.마치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이 일을 조종하고 있는 것처럼 약간의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그건 유준의 공장이에요. 처음부터 정유준이 나한테 그 공장을 하영 씨한테 임대하라고 부탁했거든요.”그러자 인나는 피식 웃었다.“만약 정유준이 환불해 준다고 하지 않았으면, 나한테 이 사실을 평생 숨길 생각이었어요?”“유준의 어머니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정유준이 왜 강제로 공장을 비워달라고 하겠어요?”“그게 하영이와 무슨 상관이죠? 이미 충분히 자책하고 있는 애한테 대체 어떻게 할 생각인데요?”“나도 아무 상관 없다는 거 알고 있어요. 그래서 밤새 단서를 찾아봤어요.”“그래요? 그래서 알아낸 거라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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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실형을 받게 될 겁니다

“임 부장, 왜 대답이 없어요?”“완공되려면 적어도 한 달은 걸릴 거예요.”그러자 캐리는 미간을 찌푸렸다.“한 달이면 많은 건 아니네요. 저쪽 공장 측에서 시간을 일주일 줬는데, 이제 그 나머지 시간이 문제네요!”수진은 침묵을 지켰고, 캐리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무실에 들어간 뒤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하영이 다급한 어조로 물었다.“캐리, 공장에 재고는 확인했어?”“물어봤는데 지금은 재고가 아예 없대! 회사 주문량이 지금 너무 많아!”하영은 머리가 지끈거려 미간을 꾹꾹 눌렀다.주문량이 너무 많이 골치가 아프긴 또 처음이었다.현재 공장 상황에 대해서 현욱한테서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캐리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누웠다.“G, 언제쯤 돌아올 수 있어? 네가 없으니 불안해.”하영은 자기 몸에 난 상처들을 둘러봤다.“일주일은 걸릴 거야…….”“아직도 일주일이나 걸려? 공장 사장과는 연락해 봤어? 뭐라고 얘기해?”“아직 소식이 없어.”“젠장!”캐리는 저도모르게 욕설을 퍼부었다.“지금 우리랑 장난해?”“그런 건 아닐 거야.”하영은 나름 분석하기 시작했다.“계약서에 분명 위약금은 3배라고 적혀 있거든. 우리를 갖고 놀기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팔 수는 없겠지.”“그렇다면 우리랑 해보자는 거네!”캐리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맞아. 공장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일주일만 시간을 줄 수 있다고 했지?”“그래! 그런데 일주일 안에 공장을 찾는 게 그리 쉬운 줄 알아? 지금 우리 원단은 완전히 자급자족 상태인데 공장을 찾으려면 반드시 방직 라인과 의류 생산 라인을 같이 찾아야 하잖아!”하영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입을 열었다.“그래.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알았어.”전화를 끊은 뒤 하영은 또다시 몸에 감겨있는 붕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가, 휴대폰을 꺼내 다른 의류 공장 사장한테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 할 때, 낯선 전화가 걸려왔다.“여보세요.”“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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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찾을 수 없어

비에파 회사의 의류 공장은 김제에서 세 번째로 큰 공장으로, 생산 속도도 빠른 동시에 방직 라인도 갖추고 있었다.그러니 오늘 밤 반드시 구만욱에게 도움을 요청해 이번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오후 4시.하영은 간병인에게 옷장 안에 옷을 전부 꺼내달라고 했고, 간병인은 하영이 옷을 갈아입는 걸 도와주며 물었다.“강하영 씨, 몸이 채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퇴원하시려고요?”“네, 잠시 일 때문에 나가봐야 하거든요. 만약 의사 선생님이 묻는다면 집에 뭐 좀 가지러 갔다고 전해 주세요.”“꼭 가야 해요?”간병인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상처가 벌어지게 되면 다시 꿰매야 할지도 몰라요.”그러자 하영이 가볍게 웃었다.“그냥 접대일 뿐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접대요? 강하영 씨, 술은 절대 마시면 안 돼요!”“네, 안심하세요. 저도 속에 숫자가 있어요.”간병인은 하영이 결심을 굳힌 것을 보고 더 얘기를 하지 않았고, 하영이 옷을 갈아입고 병실을 나선 뒤에야 소예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소예준도 전화를 받지 않으니, 간병인도 더 신경쓰지 않았다.하영이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고, 문이 열리니 똑같이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던 중주원을 마주쳤다.주원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웃으며 물었다.“벌써 퇴원해도 괜찮아요?”하영은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며 무덤덤하게 대답했다.“네.”“보아하니 퇴원 수속도 밟지 않고 몰래 빠져나가는 모양이네요.”하영은 눈은 웃지 않고 입꼬리만 올린 채 주원을 바라보았다.“괜한 오지랖을 부리는 것 같네요.”그러자 주원이 미소를 지어보였다.“같이 입원해 있는 동료 환자지간의 관심이라고 해두죠.”“고맙지만 사양할게요. 그쪽 상처가 저보다 더 심해 보이거든요.”“지금 제 상처를 걱정해 주는 겁니까?”“아뇨. 그냥 얘기해 본 거예요.”“강하영 씨는 정말 직설적이네요.”“모르는 사람에게 관심을 나눠줄 정도로 여유롭지 못 해서요.”하영의 말이 끝나자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주원은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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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이모 주머니 털기

현욱은 사진을 다시 서류 봉투에 넣은 뒤 천천히 손을 내렸다.“미안. 이 일엔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게.”현욱은 유준의 입장에서 고려해 봐야 했다.만약 이 일이 현욱한테 일어났다면, 어쩌면 그도 인나를 의심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기 어머니의 참혹한 모습을 지켜봤을 유준의 심정이 어땠을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자신의 친어머니가 눈앞에서 피투성이 된 채 죽어있다면, 누구라도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유준은 서랍을 잠근 뒤 자리에서 일어나 시계를 확인했다.“또 할 얘기 있어?”“너랑 점심 같이 먹으려고 했지. 어디 나가려고?”“접대가 있으니 그만 돌아가 봐.”“그래, 알았다.”5시 30분.하영은 블랑제리 레스토랑 아래에 도착했다.올라가기 전 하영은 인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라도 접대가 늦어져 애들과 전화통화하기로 약속한 시간에 맞출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인나가 우울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하영아.”하영은 인나의 목소리가 이상한 것을 눈치 채고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목소리가 왜 그래?”인나는 약간 자책하는 하는 것 같았다.“하영아, 무슨 얼굴로 너를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공장에 대한 사실 나도 들었어. 그게 MK의 의류 공장이래.”혹시 인나에게 무슨 일 생긴 건 아닐까 걱정했던 하영은 그제야 안도하며 위로를 건넸다.“걱정할 필요 없어. 위약금 받아내서 다른 공장을 찾으면 한 달은 충분히 버틸 수 있어.”“진짜야?”“그럼. 걱정할 필요 없다니까. 애들은? 곁에 있어?”다급히 묻는 인나의 말에 하영이 웃으며 답해줬다.“금방 유치원에서 돌아왔어. 잠깐 바꿔줄까?”그러자 하영은 시간을 다시 확인했다.“응, 몇 마디만 할게.”인나는 계단 입구에서 위층을 향해 소리쳤다.“세희야, 세준아. 엄마한테서 전화왔어!”곧 전화기 너머로 애들이 급하게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엄마!”울먹이는 세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보고 싶어요.”세준도 곁에서 한 마디 보탰다.“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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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성의를 보이셔야죠

하영이 모르고 있었던 사실은 그 모습을 마침 유준과 허시원이 보게 됐다는 것이다.허시원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대표님, 방금 저 분 강하영 씨 같은데요.”“그래.”유준은 약간 어두운 눈빛으로 대답했다.“강하영 씨 지금 입원 중인 거 아니었어요? 왜 여기로 온 거죠? 지금 몸상태로 술을 드시면 안 될텐데.”허시원이 질문을 늘어놓자 유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한 눈으로 시원을 쳐다봤다.“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가서 물어보지 그래?”시원은 그제야 괜한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얼른 시선을 거두었다.“죄송합니다, 대표님.”유준은 그대로 하영의 건너편 방으로 들어갔다.같은 시각, 303호 룸.하영은 구만욱과 악수를 한 뒤 자리에 앉았다.“구 사장님, 제가 사장님이 좋아할만한 술을 가져왔어요.”하영은 술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웨이터에게 술을 열어달라고 하자, 구만욱은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역시 강 대표는 시원시원하다니까. 이 술은 내가 평소에 아까워서 마시지 못 하던 술이었는데.”그러자 하영은 웃으며 대답했다.“구 사장님은 농담도 잘 하신다니까요. 사모님한테 들었는데 캐비닛에 좋은 술이 참 많다고 하던데요.”‘사모님’이란 단어에 구만욱의 웃는 얼굴이 조금 부자연스러워졌다.“그냥 전업주부가 뭘 알겠어요?”웨이터가 술 두껑을 따주자 하영은 웃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구만욱에게 술을 따랐다.“구 사장님, 간만에 뵙는데 제가 방금 말실수를 한 것 같네요. 부디 기분 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하영은 일부러 그런 말을 했던 것이다. 구만욱은 김제에서도 변태로 명성이 자자했으니까.당신 아내의 연락처도 갖고 있으니 너무 지나치게 굴지 말라고 경고하는 셈이었다.구만욱은 하영이 직접 술까지 따라주며 좋은 태도를 보이자 웃으며 답했다“이런 사소한 일로 내가 강 대표한테 화 낼 것 같습니까?”말을 하며 구만욱은 자기 손을 술잔을 건네던 하영의 손 위에 올려놓았다.“안 그래요?”그러자 하영의 몸이 살짝 굳더니 교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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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남자만 보이면 유혹하는 거야?

그런데 구만욱의 손은 하영의 어깨를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강 대표님, 나는 말이죠 기분 좋게 술을 마신 뒤에 사업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그 뜻을 모를 리 없는 하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녀가 술에 취하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되면 그 어떤 부탁도 다 들어주겠지.하영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구 사장님도 저희 회사 사정을 잘 알고 계실 거예요. 지금 제 사정은 공장이 아직 완공되지 않은 것입니다. 구 사장님도 겪어봐서 아실 테지만 문제에 부딪치게 되면 해결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시잖아요. 이번만 함께 일하게 되면 앞으로 서로 돕고 발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좋은 기회 아닐까요?”구만욱은 하영의 어깨에 걸친 손을 조금씩 움직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강 대표님, 우리 회사는 지금 아주 순조롭게 잘 돌아가고 있어요. 문제에 부딪친 건 내가 아니라 강 대표잖아요.”구만욱이 하영의 곁으로 바짝 붙어 하영의 얼굴에 술냄새를 풍겼다.그는 손을 뻗어 하영의 들어올렸는데, 눈빛에 드리운 욕망의 빛이 서서히 강해지기 시작했다.“부탁을 하려면 그럴 듯하게 해야죠.”하영의 눈빛이 서늘하게 식어갔다.“구 사장님께서 함께 일할 의사가 없으시면…….”쾅!하영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누군가 방 문을 세게 걷어찼다.두 사람이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들자, 유준이 싸늘한 기운을 풍기며 그들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구만욱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손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정, 정 대표님? 대표님께서 왜 여기…….”구만욱의 말이 끝나기 전에 유준은 그의 멱살을 잡고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하영은 깜짝 놀라 토끼 눈이 되었고, 정유준이 대체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유준은 또 발을 들어 구만욱의 배를 세게 걷어찼다.구만욱은 고통스러운지 연신 소리질렀다.“정 대표님! 할 말이 있으면 좋게 얘기로 하시죠. 제발 때리지 마세요!”유준은 곁눈질로 허시원을 향해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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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손을 부러뜨렸습니다

유준의 마음이 어쩐지 조금 풀리기 시작했다.“내 어머니 일에 대해서, 아직 설명하지 않았잖아!”“설명이요?”하영은 피식 웃었다.“좋아요! 해드리죠!”하영은 유준을 향해 턱을 쳐들더니 그의 손바닥을 끌어다 자기 목에 올려놓았다.“설명은 여기 있으니까 원하면 가져가세요!”손끝으로 하영의 뜨거운 체온이 느껴지자 유준의 침울한 눈동자가 가늘어지기 시작했다.“강하영, 나 자극하지 마!”“자극?”하영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그렇게 한 적이 없었던 것도 아니잖아요! 정유준 씨, 그렇게 제가 한 짓이라고 단정한다면 차라리 저를 죽여요! 내 목숨따위 필요없다는 얘기는 그만하고! 몇 번이고 당신한테 의심받을 바에야 차라리 당신 손으로 죽여서 어머니 옆에 보내지 그래요? 제가 당신 어머니를 해쳤다고 직접 인정하길 원하시잖아요. 잘 들어요. 제가 일부러 그랬어요. 됐어요? 제가 일부러 당신한테 복수하려고 당신 어머니를 해친 거라구요. 당신이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요. 이제 만족해요?”하영은 말끝마다 유준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유준이 몇 번이고 그의 어머니를 언급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영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그의 어머니가 돌아간 뒤에도 전혀 나아진 적이 없었다. 그녀도 이제 지쳤으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닥쳐!”유준은 당장이라도 하영의 목을 조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손을 거두어 들이려 했지만, 하영이 그런 그의 손을 꽉 잡았다.어쩌면 취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하영은 이때 거의 이성을 잃은 듯 했다.“정유준 씨, 차라리 절 죽여줘요!”화가 잔뜩 나 있는 유준의 눈은 점점 붉게 충혈되기 시작했다.“닥쳐! 닥치라고 했잖아!”“어차피 저한테 믿음이 없잖아요. 그럼 이렇게 괴롭히지 말고 통쾌하게 죽여주세요!”하영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유준을 향해 실망스럽다는 듯 소리질렀다.이어 유준의 손이 움츠러 들더니 빠르게 하영의 목을 잡아 당긴 뒤,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한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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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사정

소예준은 3층에 도착하자마자 303호로 향하고 있는데, 다른 방에서 책상에 엎드린 채 쓰러져 있는 하영을 발견하고 얼른 겉옷을 벋어 하영의 몸에 덮어주었다.하영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가 소예준을 보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하영은 퉁퉁 부은 눈을 숨기려 했지만 결국 예준의 눈에 띄고 말았다.“하영아, 왜 울었어?”예준이 몸을 숙이고 묻자 하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거짓말을 했다.“상처가 벌어져서 너무 아파서 울었어.”하영은 정유준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예준이 또 당장 유준을 찾아가 싸울지도 모른다.하영의 말에 예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자, 병원에 데려다 줄게. 다음부터 무슨 일이 있든 말도 없이 빠져 나오면 안 돼.”예준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엔 절대 거절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알았어.”하영이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소씨 집안.양다인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소백중을 끌고 함께 바둑을 두자고 했다.그러자 소백중은 껄껄 웃으며 물었다.“오늘따라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랑 바둑을 두려는 게야?”양다인은 소백중에게 차를 따라주며 약간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할아버지, 죄송해요. 그동안 제가 걱정 많이 끼쳐드렸죠? 차라리 할아버지께 폐를 끼쳐드리기 보다 국제 아파트로 돌아가 지내려고요.”소백중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얘가 지금 무슨 소리르 하는 거야? 집에 지낼 곳도 많고 돌봐줄 사람도 있는데 왜 굳이 나가서 살겠다는 거야?”양다인은 차를 따라 소백중 앞으로 내밀었다.“할아버지, 저는 그저 짐덩이잖아요.”“네가 왜 짐덩이라는 거야?”소백중은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설마 또 누가 너 괴롭혔어?”그러자 양다인은 얼른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제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요.”“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소백중이 굳은 표정으로 찻잔을 내려놓자 양다인은 고개를 푹 숙였다.“할아버지, 삼촌네 식구들이 금방 돌아왔는데, 저를 반기지 않는 것 같아서요. 오빠가 지금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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