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391 - 챕터 400

1519 챕터

제391화 계속 지켜봐 주세요

소백중은 약간 의외라는 얼굴로 양다인을 힐끗 쳐다보며 흡족하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소진호도 양다인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따로 고맙다는 인사를 더 전하지 않았다.이번 일은 이렇게 결정되고 부부는 소백중과 몇 마디 더 나눈 뒤 방으로 돌아갔고, 그때 소희원이 방문을 열며 물었다.“아빠, 방금 양다인이 불러서 무슨 얘기 했어요?”소진호는 복도를 한번 살핀 뒤 문을 닫고 대답했다.“양다인이 할아버지한테 나 회사로 복귀시켜달라고 하더구나.”그 말에 소희원은 깜짝 놀랐다.‘양다인의 몇 마디 말에 해결될 문제였다고?’서민희도 의자에 앉으며 약간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여보, 당신은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해요?”“글쎄, 난 여전히 그 애가 내 동생의 딸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아빠, 할아버지도 인정하셨고, 친자확인도 다 했는데 두 분이 아니라고 생각하셔도 소용없잖아요!”서민희는 바보 같은 딸을 보며 입을 열었다.“희원아, 너는 괜히 이번 일에 끼어들지 말고 어서 네 방으로 돌아가.”소희원은 입술을 달싹이며 뭐라고 얘기하려다가, 그저 고개를 끄덕인 뒤 방으로 돌아갔다.문을 닫은 뒤 소진호가 자리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여동생은 생전에 고지식한 성격이라 말을 빙빙 돌려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 게다가 어떤 일로 누구에게 비위를 맞춰주는 법도 없었는데, 양다인 저 아이의 성격은 내 여동생이랑은 완전히 달라!”서민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네, 그래도 이번에 어렵게 회사로 복귀하게 됐으니 반드시 예준이를 도와 회사 일을 잘 처리해 줘요. 어쨌든 우리가 빚진 건 사실이니까요. 우리가 제때 아버님을 말렸으면 아가씨와 서방님도 그렇게 목숨을 잃지 않았을 거예요.”소진호는 서민희의 손등을 다독였다.“양다인이 저렇게까지 호의를 보이는데, 우리도 그럴듯하게 대응해 줘야겠지.”“알았어요. 당신은 안심하고 회사 일에 집중해요. 양다인은 집에서 내가 잘 지켜보고 있을게요. 만약 소씨 집안의 재산을 노릴 것 같으면 바로 당신한테 얘기할게요.”“그
더 보기

제392화 게임의 규칙

전화를 끊은 뒤에도 하영 마음의 의구심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그때 마침 예준이 화장실에서 나왔고, 하영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 사실을 그에게 알렸다.소예준은 자리에 앉으며 웃는 얼굴로 하영을 바라보았다.“네 생각은 어떤데?”“나도 잘 모르겠어. 만약 내가 수진 씨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가 수진 씨를 못 믿는 것처럼 보이잖아.”소예준도 고개를 끄덕였다.“이상한 점을 못 찾겠으면 차라리 호의를 받아들이는 게 어때? 다만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건, 수진 씨는 일 처리에 있어서 늘 신중한 편이잖아. 이번에 너를 도와 찾은 공장엔 문제가 없을 테니까 안심해도 될 것 같아.”강하영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래, 알았어. 일단 그렇게 해야겠어.”예준은 휴지를 뽑아 손을 닦았다.“하영아, 삼촌 만나 보고 싶지 않아?”그 말에 하영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삼촌?”“그래. 삼촌네 부부가 금방 귀국하셨는데 만약 네가 아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 기뻐하실 거야.”예준의 말에 하영은 쓴웃음을 지었다.“오빠, 나 아직은 친척들을 대면할 생각 없어. 오빠만 있으면 충분하거든.”예준은 더 이상 설득하지 않았고, 간병인이 도시락을 챙겨 오자 그제야 병실을 떠났다.다음날.하영이 금방 아침 식사를 마쳤을 때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간병인이 문을 열자, 허시원이 서류를 든 채 서 있었다.“강하영 씨.”허시원이 병실에 들어서며 하영을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하영은 자신의 병실에 나타난 허시원을 보고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허 비서님이 무슨 일이죠?”“이것 때문입니다.”허시원은 손에 든 서류를 하영에게 건넸다.“사실 어제 일 때문에 대표님께서 적당한 의류 공장을 찾으라고 당부하셨거든요. 이건 계약서입니다.”하영은 계약서를 힐끗 쳐다보고 건네받지 않았다.“허 비서님, 공장이라면 이미 찾았으니 도움은 필요 없어요.”하영의 말에 허시원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강하영 씨는 어젯밤…….”하영은 그저 웃었다.“저도 회사
더 보기

제393화 공개 사과

“당신이 이기면 어떤 요구든 들어줄 수 있어요.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너무 무리하지 않다면 말이죠.”존슨이 유준의 말을 끊자 그가 물었다.“그럼 여사님의 요구는 뭡니까?”“저는 별다른 요구 없어요. 그저 당신의 마지막 요구가 궁금할 뿐이죠. 그래서 꼭 이겼으면 좋겠으니 기대하고 있을게요.”말을 마친 존슨은 전화를 끊었다.흔히 자신만만한 사람은 꼭 이긴다는 법은 없다고 생각하며 유준은 피식 웃었다.예전엔 그저 존슨을 통해 캐리를 회사에 데려오려 했지만 지금 존슨의 역할이 캐리보다 더 컸다.캐리가 MK로 넘어온다고 해도 꼭 유준을 위해 열심히 일하리란 보장도 없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는가?같은 시각.존슨은 정유준과의 통화를 끝내고 바로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영은 그때 마침 휴대폰을 보고 있었는데 존슨이 전화를 걸어오자 바로 받았다.“스승님.”존슨은 하품을 하며 입을 열었다.“자기, 나 내일 김제로 갈 거니까 방 잡아줘.”그러자 하영이 웃으며 답했다.“그건…….”“참!”하영의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존슨이 또 말을 이었다.“방금 정말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데. 나한테 전화를 건 발신자 IP주소가 김제인데, 글쎄 감히 내 실력에 도전하겠다지 뭐야?”그러자 하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스승님, 대체 누가…….”“정말 재미있어. 기한은 3일이라고 했거든. 그리고 사이트에 올려서 투표수에 따라 승부를 정하자고 하더라. 나 참, 나한테 하루면 가능한 일인데 말이야.”존슨이 재차 말을 끊자 하영 얼굴의 미소가 사라졌다.“스승님, 저기…….”“안 되겠어. 벌써부터 막 흥분되는 거 있지? 하영아, 너는 우리 둘 중에 누가 이길 것 같아?”하영은 주먹을 꾹 쥐었다.“스승님 일단 제 얘기…….”“맙소사, 반드시 그 건방진 놈을 이길 거야! 대체 어떤 건방진 놈인지 두고 봐야겠어!”“…….”존슨은 한참 혼자서 떠들어 대다가 하영이 아무 말도 없는 것을 눈치채고, 하던 말을 멈춘 뒤 그녀에게 물었다.“왜 그래?
더 보기

제394화 기다리고 있었다

양다인은 화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미친 거 아냐? 주원 씨가 해명하면 오히려 욕만 더 얻어먹게 될 거야!”소희원은 코웃음을 쳤다.“기다려 보면 되잖아.”“너 때문에 주원 씨가 망가지게 되면, 네 아버지도 다음 주부터 회사로 나갈 수 없을 줄 알아!”소희원은 양다인을 힐끗 쳐다보았다.“급해하는 꼴이 말이 아니네.”양다인은 부끄럽고 분한 나머지 벌컥 화를 냈다.“너!”“우리는 한배를 탄 사람이잖아.”소희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귀띔해 줬다.“그러니까 너한테 불리한 일은 하지 않아. 오후 3시 30분에 라방 공유해 줄 테니까,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 봐.”말을 마친 희원이 자리를 뜨자, 양다인은 화가 나면서도 다급한 마음에 희원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노려봤다.‘소희원, 만약 이번 일을 해결하지 못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3시 30분, 병원.정주원이 창가에 앉아 독서를 하고 있을 때, 병실에 간호사 한 명이 들어오더니 주원을 향해 입을 열었다.“정주원 씨, 검사를 위해 혈액을 채취하겠습니다.”책을 든 정주원의 손이 약간 멈칫하더니 천천히 눈을 들어 앞에 서 있는 낯선 간호사를 쳐다보았다.간호사가 주원의 곁으로 다가오자 주원도 아주 협조적으로 팔을 들었다.간호사는 소독된 면봉을 꺼내어 주원의 팔을 문질러 주면서 두 눈은 그의 얼굴을 주시했다.“정주원 씨, 요즘 꽤 인기가 많으시던데요.”뜬금없는 한마디에 정주원의 눈이 가늘어지더니 이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눈치채고 슬며시 웃었다.“네, 꽤 많은 사람이 저를 비난하고 있어서 어쩌다 보니 유명인이 되었네요.”“본인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세요?”간호사의 질문에 주원은 책을 내려놓고 조금 어두워진 목소리로 답했다.“이미 엎질러진 일인데 제가 지금 잘못했다고 얘기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간호사가 바늘을 꽂으며 말을 이었다.“보아하니 조금도 참회하는 것 같지 않군요!”“입으로만 참회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차라리 동생에게 잘못을 만회하는 게 진짜 참회가 아닐까요
더 보기

제395화 그렇게 피곤한가?

병실의 간호사는 전부 아버지가 안배해 준 사람들이라 매일 똑같은 사람들이 병실을 드나든다.그런데 오늘만 유독 낯선 얼굴에 이상한 말까지 하는데, 누군가 의도적으로 탐문하러 왔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정주원은 느릿느릿 휴대폰을 들어 답장을 보냈다.[양다인 씨는 항상 본인만의 생각을 갖고 있군요.]문자를 받은 양다인은 망연자실했다.‘이게 무슨 뜻이지? 대체 지금 어떤 기분으로 답장을 보낸 거야? 기분이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양다인은 슬쩍 확인해 보려 했다.[지금 정주원 씨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만약 제멋대로 결정한 것을 탓하신다고 해도 받아들일게요.]‘정말 조심스러운 아가씨네.’정주원의 눈가에 경멸의 빛이 스치더니 비릿한 미소를 띠고 천천히 답장을 보냈다.[지난번이든 이번이든 한 번도 양다인 씨를 탓한 적 없어요.]주원의 답장에 양다인은 깜짝 놀랐다.‘화난 적 없어? 정주원 씨 성격이 너무 좋은 거 아냐?’만약 정유준이었다면 벌써 싸늘한 표정을 보였을 것이다.양다인이 뭐라고 답장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정주원한테서 또 문자가 왔다.[만약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다면 미리 나와 상의했으면 좋겠어요.]그러자 양다인의 얼굴에 바로 화색이 돌았다.‘그렇다는 건 앞으로 계속 연락해도 된다는 뜻이지?’양다인은 들뜬 마음으로 답장을 보냈다.[고마워요 주원 씨, 입원했다고 들었는데 병문안 가도 돼요?]정주원은 바로 병원과 병실을 양다인에게 보내줬다.양다인은 흥분된 표정으로 휴대폰을 껴안고 침대에서 뒹굴뒹굴 굴렀다.‘내일 예쁘게 준비하고 정주원 씨 만나러 가야지! 어떻게든 좋은 인상을 남겨서 이런 자상하고 대범한 남자를 꼭 손에 넣고 말 거야!’MK.허시원은 문을 두드리고 정유준의 사무실에 들어섰다.유준은 한창 영상 회의 중이었는데 허시원이 들어오자 각 지사 부장들한테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 하죠.”회의를 종료한 뒤 유준은 낮은 소리로 시원에게 물었다.“무슨 일이야?”허시원
더 보기

제396화 나 잊지 않았네

“이모, 얼른 오빠를 혼내 줘요. 이모를 잠들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얼굴을 꼬집은 거예요!”세희가 세준이를 덥석 잡으며 못되게 웃어 보였는데, 드러난 송곳니가 꽤 사랑스러웠다.우인나가 깜짝 놀라 물었다.“내가 잠들었어?”그 말에 세희와 세준은 이상한 눈빛으로 인나를 바라보더니 세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모, 벌써 사흘째 우리한테 동화책 읽어주다가 잠들었어요.”세준도 우아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보통 돼지들이 본인이 잠든 줄도 모르고 있다죠.”인나는 이를 악물고 세준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이게 다 너희 둘 때문이잖아.”말을 마친 인나는 침대에 벌러덩 누워 하품을 했다.“애들을 보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지. 하영이는 그동안 어떻게 버텼는지 참 대단해.”하영의 말이 나오자 두 녀석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엄마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상처는 많이 좋아졌을까요?”세희의 목소리가 침울해 보였다.세준은 세희의 머리에 손을 올려 다독여 줬다.“조급해해도 소용없어. 그저 얌전히 집에서 엄마가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리면 돼.”세희는 고사리 같은 손을 들어 세준의 손을 껴안았다.“오빠, 나 엄마 보고 싶어.”“보고 싶으면 전화하면 되지!”세준이 입을 열기 전에 인나가 미리 허락한 뒤, 침대맡에서 휴대폰을 들어 하영의 연락처를 찾아 음성 버튼을 눌러 세희에게 건네주었다.“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 해서 보내.”세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얼른 휴대폰을 잡고 입을 열었다.“엄마, 자요?”세준도 휴대폰을 가져와 한마디 했다.“엄마, 이모 너무 재미없어요. 우리한테 동화책 읽어준다고 했으면서 혼자서 잠든다니까요.”화장실에서 세수를 마치고 나오던 하영은 문자음이 두 번 울리는 것을 듣고 휴대폰을 확인하니 인나가 음성 메시지를 보내왔다.음성 메시지를 클릭하니 이내 두 아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두 아이의 귀여운 목소리에 하영의 얼굴에 웃음꽃이 번지기 시작하면서 이제 애들한테도 휴대폰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엄마 아직 안
더 보기

제397화 또 만났네요

하영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괜찮으면 됐어. 계약금은 네가 알아서 해. 얼마 안 가 MK에서 위약금을 보내올 거니까.”공장에 관한 일을 이미 인나한테서 전해 들은 캐리는 불만을 토로했다.“네가 찾은 남자들은 하나같이 왜 다 그 모양이야? 며칠 전에 모처럼 정유준 그 자식을 달리 보게 됐는데, 이제 보니 역시 쓰레기잖아…….”캐리의 불평이 시작되기만 하면 끝이 없었다.캐리가 요즘 정신없이 바삐 보냈다는 걸 하영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끊지 않고 실컷 욕하게 내버려뒀다.한참 욕을 퍼붓던 캐리가 지쳐갈 때쯤에야 하영이 입을 열었다.“내일 비서한테 얘기해서 애들한테 휴대폰 좀 가져다주라고 해.”“뭐? 드디어 애들한테 휴대폰 사 주는 거야? 그런 일은 나한테 맡겨! 내가 알아서 할게!”“요즘 바빠서 집에 갈 시간도 없다며?”“맞아! 요즘 이틀 동안 회사에서 잤거든. 마침 내일 나도 옷 갈아입으로 집에 가봐야 하니까 이만 끊을게. 이따가 공장 가서 물건 옮기는 거 지켜봐야 하거든.”“자기 자신과 직원들을 너무 혹사하지 마. 시간이라면 아직 며칠 남았잖아.”“고객들은 기다려 주지 않아! 쉬고 있어, 이만 끊을게! 밖에서 싸돌아다니지 말고 일찍 돌아와!”“알았어.”다음날.아침 일찍 일어난 양다인은 씻고 나서 어젯밤 신중히 고른 옷을 입고, 예쁘게 화장까지 마쳤다.거울 속에 우아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양다인은 만족스럽다는 듯 핸드백을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소백중은 그때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침 일찍 일어난 다인을 보고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다인아, 지금 6시인데 벌써 일어난 거냐?”순간 양다인의 얼굴에 쑥스러운 빛이 스쳤다.“할아버지, 오늘 약속이 있어서 나가봐야 하거든요.”소백중은 양다인을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다인아, 너 설마 정유준 그놈 만나러 가는 건 아니겠지?”그러자 양다인은 얼른 부인하기 시작했다.“절대 아니에요. 친구가 입원했는데 다른 애들이랑 다 같이 병문안 가기로 했어요.”
더 보기

제398화 언제든 찾아와요

하영도 주원을 발견하고 담담하게 웃었다.“이번에도 우연은 아니겠죠?”“그건 확실히 아닌 것 같네요. 하영 씨가 내려온 것을 보고 저도 내려왔어요.”주원이 웃으며 인정하자 하영은 벤치에 몸을 기대며 침착한 표정으로 주원을 주시했다.“혹시 무슨 목적이라도 있나요? 아니면 그저 저랑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주원은 휠체어 방향을 돌려 하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후자라고 해두죠.”하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와 거리를 두었다.“저한테 할 얘기가 있으시면 바로 하시죠.”“하영 씨는 유준이를 많이 미워하죠?”주원이 기회를 찾아 입을 열자 하영은 보온병 뚜껑을 열며 입을 열었다.“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네요.”“그럼 제가 알아맞혀 볼까요? 하영 씨가 이렇게까지 다쳤는데도 유준이가 보러오지 않는 걸 보면 두 사람 사이에 분명 문제가 생겼을 겁니다.”하영은 주원의 분석 따위 듣고 싶지 않았다.“그렇다고 해도 그쪽과는 상관없는 것 같네요.”“이대로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으면 받아들일 수 있어요?”주원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하영에게 물었다.“제가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해서 복수할 방법이나 있겠어요?”“왜 없다고 생각해요?”정주원이 되묻는 물음에 하영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정주원 씨, 어제 방송에서는 지금 이런 태도가 아니라 분명 자책하고 계셨잖아요.”“지금 저의 태도는 어떤데요?”“지금 저더러 정유준 씨한테 복수하라고 부추기고 있잖아요. 아닌가요?”주원의 물음에 하영은 싸늘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어제 방송에서 보인 태도라면 지금쯤 저한테 그만 내려놓으라고 설득해야죠.”주원은 하영이 이 정도로 직접적일 줄은 예상치 못했다.“하영 씨와 저는 입장이 다르죠.”“하지만 정주원 씨 말을 들어보면 제가 당신의 칼잡이가 돼주길 바라는 것 같아서요. 제가 정유준한테 복수를 하면 정주원 씨도 이득을 얻는 것처럼 말이죠.”“강하영 씨는 정말 똑똑한 여성이에요. 강하영 씨 같은 여자는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그래서 정주원 씨
더 보기

제399화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강하영, 또 나랑 같은 남자를 놓고 빼앗을 셈이야? 감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원 씨랑 알고 지냈었다니!’양다인은 방근 정주원이 하영의 손목을 잡은 것을 똑똑히 보았다.‘대체 언제부터 저렇게 친해진 거지? 여자가 지조도 없이! 정유준한테 접근하더니 이제는 정주원과도 만나는 거야? 그딴 짓을 하고도 벼락 맞을까 봐 두렵지도 않은가 봐?’‘안 돼, 절대 이대로 가만있을 수는 없어. 어떻게든 주원 씨의 마음을 완전히 나한테 돌려야 해!’양다인이 한참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정주원의 휠체어가 이쪽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하고는 빠르게 질투심을 감추고, 억지로 환히 웃으며 기둥 뒤에서 걸어 나왔다.“정주원 씨!”양다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주원의 이름을 부르자, 그가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양다인을 발견한 주원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었고, 눈가엔 약간 경멸의 빛이 스쳤다.사실 방금 그가 하영의 손목을 잡을 때부터 이미 양다인이 나타난 것을 발견하고 일부러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다.양다인처럼 욕망이 넘치는 여자라면 그 광경을 보고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주원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양다인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다인 씨가 여긴 어쩐 일이에요?”양다인은 이를 악물었다.‘내가 방금 이 자리에 없었다면 그런 광경도 보지 못했겠지!’양다인은 과일바구니와 품에 안고 있던 꽃다발을 들어 보였다.“어젯밤엔 쉬고 있을 것 같아서 오늘에야 찾아왔어요.”그리고 정주원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다.“정주원 씨, 얼른 쾌차하길 바랄게요.”주원은 웃는 얼굴로 곁에 서 있는 경호원에게 물건을 받으라고 눈치 줬다.경호원이 다가와 선물을 받은 뒤 입을 열었다.“도련님, 병실로 돌아가시겠습니까?”“그래.”그리고 주원은 양다인을 바라보며 물었다.“다인 씨도 나랑 같이 올라가요.”“네.”병실에 도착하자 양다인은 주원을 부축해 소파에 앉았다.경호원이 다인과 주원에게 물을 따라준 뒤 병실을 나가며 문을 닫았다.그때 정주원이 부드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더 보기

제400화 넷째

“왜 자꾸 내 앞에서 얼쩡대는 거야! 네가 원하던 정유준을 돌려줬잖아. 그런데 왜 또 주원 씨한테 집적대는 거야?”양다인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마구 소리 지르기 시작했고, 양다인이 화나서 씩씩대는 모습을 보고 하영은 자신의 짐작에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지영 이모의 신분을 폭로한 사람은 바로 양다인이 틀림없었다.하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양다인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나한테 돌려줘?”하영은 웃음을 터뜨리더니 말을 이었다.“유준 씨가 너한테는 그저 물건이었나 봐?”그 말에 양다인은 멈칫했다.“내가 언제 그렇게 얘기했어?”“아니야?”하영은 양다인을 위아래로 훑어봤다.“너는 이용 가치가 없으면 버리는 사람이잖아. 그래서 이번엔 정주원이랑 어울리는 거야?”“나랑 정유준은 이미 끝난 사이인 거 몰라?”양다인은 앙칼진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이제 솔로니까 나한테도 남자를 선택할 권리는 있어!”강하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정주원에게 잘 보이려고 정유준의 어머니까지 구렁텅이에 밀어 넣은 거야?”충격에 빠진 눈빛으로 하영을 쳐다보던 양다인의 눈빛은 크게 당황하는 것 같았다.“그, 그게 무슨 허튼소리야?”“허튼소리인지 아닌지는 네가 제일 잘 알겠지!”하영은 눈을 가늘게 뜨기 시작했다.“양다인, 그런 무서운 짓을 저지르고 그 사람들이 너 찾아올까 봐 겁나지도 않아? 혹시 꿈속에서 눈을 떴을 때 뒤돌아본 적 있어? 그들은 어쩌면 항상 네 주변에 있다가 네 목숨을 앗아갈 기회만 노리고 있을지도 몰라!”양다인은 하영의 눈빛에 겁을 먹고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양다인의 얼굴은 이미 창백해졌고 호흡마저 거칠어졌다.“괜히 이상한 말로 겁주려 하지 마!”하영은 웃는 얼굴로 시선을 거두었다.“보아하니 정주원이 너한테 꽤 중요한가 봐?”양다인은 주먹을 꽉 쥐고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하영을 째려봤다.“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하영은 다시 침대로 돌아가 앉았다.“네가 내 병실에 찾아온 이유는 두 가지뿐이겠지. 정주원 곁
더 보기
이전
1
...
3839404142
...
152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