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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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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제 발로 죽으러 찾아가다

하영은 이마를 짚었다.“스승님, 제가 실수로…….”“실수로 넷째를 가졌다고?”존슨은 더욱 흥분에 겨워 들떴다.“안 되겠어. 이번에야말로 내가 제대로 돌봐줘야지.”“넘어졌어요! 스승님! 제가 실수로 넘어졌다고요!”하영의 말이 끝나자 존슨은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이내 실망한 듯 한 마디 던졌다.“쳇, 난 또 네가 임신한 줄 알았네. 재미없게.”하영의 눈썹이 꿈틀거렸다.“제가 다친 건 중요하지 않아요?”“그게 뭐가 중요해? 사람이라면 넘어져서 좀 다칠 때도 있잖아. 어느 병원인지 얘기해 봐. 지금 갈게.”하영은 병원 주소와 병실을 알려줬고, 한 시간쯤 지나자 존슨이 도착했다. 병실 문이 열리는 순간 하영은 온몸에 화려한 빨간색을 두른 존슨이 높은 구두를 신고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존슨은 오래 마흔이 되었지만, 철저한 관리를 통해 25세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남자처럼 짧게 자른 머리 스타일은 용감하면서도 자유분방한 매력을 보여줬다.존슨은 장미 꽃다발을 들고 병실에 들어서더니, 하영의 두 팔과 이마에 감은 붕대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맙소사, 한동안 만나지 않았더니 이런 식으로 자해하고 있었던 거야?”‘자……, 자해?’하영은 어이가 없었다.존슨이 소리를 지르며 병실에 들어서더니 발로 문을 걷어차 닫은 뒤 하영의 곁에 앉았다.그리고 꽃다발을 하영의 품에 안겨준 뒤에 그녀의 팔을 잡아 상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존슨의 행동은 다소 거칠었고, 상처를 건드린 탓에 하영은 그만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렸다.“아파요.”존슨은 하영의 팔에 감긴 붕대를 한 번에 찢어버리고 상처를 꿰맨 자국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이거 누가 봉합한 거야?”“의사 선생님이요.”존슨의 질문에 하영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진작에 다쳤다고 얘기했으면 바로 날아와서 내가 직접 봉합해 줬을 텐데. 이건 너무 못생겼잖아. 흉터로 남을 거야.”“괜찮아요. 흉터 제거술을 받으면 돼요.”하영은 팔을 뺐다.비록 스승님의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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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상황에 따른 변화

현욱은 유준의 말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한참만에야 그 말뜻을 알아차리고 눈을 크게 뜨며 입을 열었다.“설마 지금 나더러 댓글 알바를 시켜 투표하게 하란 거야?”‘세상에! 내 친구가 언제부터 이렇게 파렴치한 인간이 됐지?’“우인나가 네 미래의 배우자라며?”유준이 비꼬기 시작했다.“그런데 그정도도 못 해 주겠어?”현욱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게 지금 왜 이렇게 되는 건데? 아무리 봐도 이건 인나 씨랑 전혀 상관없는 일인데, 게다가 지금 나를 끌어들이는 입장이면서 돈까지 내가 대야 한다고?’유준은 미련을 버린듯 뒤로 벌러덩 누웠다.“유준아, 너 비겁하다고 얘기하는 사람 없었어?”유준이 불쾌한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사업가들은 그저 이익만 따질 뿐이거든.”현욱은 이를 악물고 눈을 흘겼다.“좋아. 내가 내 돈으로 댓글 알바를 살게.”“그래, 일이 성사되면 내가 슬쩍 우인나의 신분을 밝힐 거야. 우인나가 얻은 투표수만큼 디자이너로서의 몸값도 오르겠지. 이 일은 우인나한테도 좋은 일이잖아.”현욱은 유준이 거기까지 생각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확실히 유준의 말대로 우인나가 경쟁에서 이겼다는 게 밝혀지고, 상대방 신분까지 알려지면 인나의 가치는 상황에 따라 변하게 되겠지.게다가 강하영 쪽도 상황을 알아봤자 할 말이 없을 것이다.어쨌든 우인나와 관련 된 일이니 양쪽 어느 편에 서서 얘기하기도 난처하게 된다.그 중의 모든 이해관계를 대충 알게 된 현욱은 혀를 내둘렀다.“이건 정말 반칙이잖아.”“반칙?”유준이 피식 웃었다.“존슨은 세계에서 유명한 디자이너야. 내가 이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해?”“하긴 없으니까 존슨을 MK로 영입할 생각을 했겠지.”현욱이 분석하기 시작했다.“그런데 하영 씨한테 그렇게 대해도 정말 괜찮겠어?”유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어머니 때문에라도 강하영과는 이제 가능성이 없어.”현욱은 고개를 돌려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유준을 바라보았다.“유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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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이 사람은 누구야?

양다인은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누군 잡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데?”“나 하나만 더 도와줘.”양다인의 말에 희원은 미간을 찌푸렸다.“또 도와달라고?”그러자 양다인이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아직 한 주가 지나지 않았다는 거 잊지 마. 네 아빠 아직은 집에서 기다리고 계시잖아.”소희원의 안색이 바로 변했다.“그 일로 자꾸 협박할 생각하지 마!”예전에 정주원을 도와준 것도 유준한테 미안해 죽을 것 같은데, 양다인이 만약 이번에도 유준한테 불리한 일을 시킨다면 절대로 들어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내가 내 동생을 협박할 리 없잖아.”양다인은 희원의 어깨를 툭툭 치며 입을 열었다.“나는 그냥 어떻게 하면 정주원을 내 남자로 만들 수 있는지 몰라서, 대신 좋은 방법 좀 생각해 달라고 부탁하려던 거였어.”희원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유준 오빠를 상대하려는 게 아니고?”“지난번에도 유준 씨한테 불리한 일은 안 했잖아. 나는 그저 주원 씨를 돕고 싶을 뿐이야.”양다인의 말에 희원이는 그제야 적개심을 내려놓았다.“정주원한테 뭘 하려고?”“너 어차피 지금 출근하는 것도 아니니까 나 좀 도와서 정주원과 강하영의 관계를 알아봐 줘.”“강하영?”희원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강하영은 이미 죽었잖아?”희원은 분명 사촌오빠한테서 하영이 죽었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안 죽었어. 죽은 척한 거지!”희원은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희원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양다인이 또 말을 이었다.“정주원과 강하영이 지금 엄청 가깝게 지내는 것 같은데, 네가 나 좀 도와서 둘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지켜봐 줘.”양다인이 직접 나서는 건 너무 눈에 띄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게다가 정주원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쩌면 그녀를 싫어하게 될지도 모르니, 지금 가장 적합한 사람은 소희원밖에 없었다.희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유명한 여성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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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생각해 봤어요?

희원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하영을 언급하자니 조금 민망했다.예전에 철이없을 때 강하영을 욕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네.”희원의 자신 없는 목소리에 서주희도 뭔가 눈치챈 듯싶었다.“희원아, 사람이란 성장하기 마련이야. 너도 이젠 예전보다 많이 성숙해진 것 같으니까 엄마가 하나만 부탁할게. 괜찮지?”“말씀하세요.”“엄마 대신 강하영을 좀 지켜봐 줘. 그리고 지금 네 오빠랑 어떤 사이인지도 알아보고.”“알았어요. 마침 양다인도 강하영을 지켜봐 달라고 했거든요.”“왜 너한테 그런 일을 시켜?”서주희가 미간일 찌푸리며 물었다.희원은 양다인이 아빠의 회살일로 자신을 협박했던 사실부터 시작해서 강하영과 정주원 사이에 있었던 일까지 빠짐없이 서주희에게 얘기했다.그러자 서주희는 그저 가볍게 웃었다.“마음이 무겁고, 질투심에 오만하기까지 한 사람은 절대 소주영의 딸일 리가 없어. 다만 증거를 찾기 전까진 좋은 사이를 유지하도록 해.”“엄마, 저는 그 여자가 싫어요. 그냥 이유도 없이 싫다니까요!”“싫은 것도 일종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잖아.”서주희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말을 이었다.“양다인의 약점을 잡기 전까지 참는 것도 중요해.”희원은 꽤 많은 것을 깨달았다.“알았어요, 엄마.”오전 9시.희원은 마스크와 모자를 꾹 눌러쓰고 병원에 나타났다.그리고 양다인이 알려준 대로 하영과 정주원의 병실 앞에서 한 바퀴 돌아보고 양다인에게 문자를 보냈다.“두 사람 아직 만나지 않았어. 마주치면 얘기할게.”그리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뒤 적당한 곳에 앉아 기다려보기로 했다.하영의 병실.존슨은 밤새 디자인을 완성한 뒤 소파에 벌러덩 누웠다.“드디어 끝났어!”그때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던 하영이 존슨의 디자인을 보고,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스승님, 정말 이걸 제출할 생각이에요?”“왜? 내 디자인에 의견 있어? 나는 이대로 내보낼 생각이야!”“…….”디자인이 조금 거칠다고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매우 독특하고 세부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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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최대한 빨리

정주원도 유준이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 곁에 서 있을 때, 질투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통에 일그러진 얼굴과 슬픔에 허우적대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주원은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셋째는 정말이지 흥분을 주체할 수 없게 하는 존재라니까!’하영은 주원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상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머리에 소름이 쫙 끼치는 동시에 바로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사이코…….’‘맞아, 바로 이 단어야.’비록 남자의 얼굴에서 약간의 감정 변화도 느낄 수 없었지만, 그 느낌만은 확실히 전해졌다.하영은 역겨움을 겨우 참으며 대답했다.“좋아요. 그렇게 하죠.”두 사람의 대화는 멀지 않은 곳에 있던 희원이 전부 듣고 있었다.‘지금 유준 오빠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정주원한테는 이유가 있다지만, 강하영은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거지?’‘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에?’희원은 생각을 하며 이 일을 양다인에게 알렸다.소식을 접하게 된 양다인은 미간을 찌푸렸다.‘정주원 씨 혹시 강하영을 이용해 유준 씨를 상대하려는 건가?’양다인은 입술을 깨물었다.‘15년간 해외에서 지내면서 정유준을 원망하게 된 건가?’‘아니! 혹시 정주원이 김형욱일 가능성은?’김형욱은 강하영에게 손을 쓰려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유준을 노린 행동이었다.게다가 정주원도 지금 유준에 대한 진짜 태도를 보여줬으니…….사소한 일들이 떠오를수록 양다인은 점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안 돼, 당장 알아봐야겠어!’양다인은 누군가를 떠올리고 바로 휴대폰을 들어 연락처를 찾기 시작했다.다름 아닌 예전에 양다인을 도와줬던 MK의 기술팀 직원에게 문자를 보냈다.[사람 한 명 알아봐 줘! 알아내면 삼천오백만 원 줄게!]지금 양다인에게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정주원이 바로 김형욱이 옳은지 아닌지에 대한 사실이었다.만약 사실이라면 반드시 빠르게 정주원을 자기 남자로 만들어야 했다.그래야만 상대방 손에 있는 본인의 약점이 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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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아무도 막을 수 없어

겁에 질린 듯 뒤로 한 걸음 물러서던 양다인의 두 눈은 전혀 믿을 수 없다고 얘기하고 있었다.곧이어 양다인은 휴대폰을 꼭 쥐고 싸늘한 눈빛으로 병실 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정주원 씨와 강하영이 함께 있게 해서는 안 돼!’정주원이 강하영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고,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다면 위험한 건 본인밖에 없었다.그때 하영과 간병인이 과일을 사 들고 돌아오는 길에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하고 순간 발길을 멈추고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하다가, 상대방이 고개를 돌리자 깜짝 놀라 두 눈을 크게 떴다.하영은 상대방을 향해 걸어가며 입을 열었다.“진석 씨.”부진석은 발길을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하영을 바라보았다.“하영아.”미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영은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돌아와서 이제 나한테 얘기도 없어?”그러자 진석의 부드러운 미간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 떠올랐다.“화내지 마. 너 깜짝 놀라게 해 주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들켜버렸네.”그 말에 하영은 그제야 감정을 눌렀다.“다음엔 미리 얘기해줘. 그래야 데리러…….”하영은 곧 본인의 상처가 아직 채 낫지 않은 것을 깨낳고 말끝을 흐렸다.부진석도 하영이 환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네가 왜 병원에 있는 거야?”하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얘기하자면 길어. 진석 씨가 없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거든.”진석의 눈가에 걱정으로 한가득 뒤덮이더니 프런트에 있는 간호사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하영을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갔다.사무실.부진석은 문을 닫은 뒤 하영을 자리에 앉히고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대체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단하게 설명해 봐.”하영은 최대한 간단하게 지영 이모와 정창만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진석에게 얘기해줬다.진석의 눈동자는 충격에 뒤덮였고, 한참 뒤에 정신을 차리더니 얼른 하영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그리고 붕대로 칭칭 감긴 팔을 보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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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지금도 아빠를 탓해?

소희원은 사무실 밖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모자 아래로 희원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는데, 강하영이 아무리 이모의 딸을 닮았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아무 남자나 만나고 다니는 여자라면 절대 좋아할 수 없었다.‘유준 오빠는 왜 하필 저런 여자를 좋아하게 된 거야?’희원은 사진첩을 열어 방금 찍어둔 사진을 확인했다.강하영과 정주원, 그리고 부진석이라고 부르는 의사와 있는 사진까지.희원은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결국 이 모든 사진을 유준의 메일로 보냈다.점심, 난원.유준은 현장에서 돌아오자마자 희민이가 소파에 작은 몸을 웅크린 채 잠들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유준은 희민의 곁으로 다가가 몸을 숙여 흔들어 깨우자, 희민은 금방 눈을 떴다.눈앞에 실루엣이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하자, 희민이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아빠, 다녀오셨어요?”희민은 일어나 앉으려고 했지만 손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잠들기 전에 많은 양의 코피를 쏟은 사실을 잊고 있었다.그러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소파에 쓰러지듯 잠들어 버린 것인데, 지금 일어날 수 없는 것도 아마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인 것 같았다.희민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고, 유준은 그런 희민의 얼굴을 응시하며 미간을 좁혔다.“희민아, 너 나한테 숨기는 거 없어?”유준의 눈빛은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했다.희민은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웠지만 입술을 꾹 깨물고 고개를 저었다.“그런 거 없어요. 어젯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래요.”유준이 손을 뻗어 희민의 이마를 짚어보려 했지만, 희민이 그의 손을 피해버렸다.“저 정말 괜찮아요.”희민이 다시 한번 괜찮다는 말을 반복했고, 유준의 손은 그대로 허공에 멈춰버리고 말았다.반쯤 누그러져 있는 희민의 두 눈을 보자 유준의 마음이 이상하게 쓰려오기 시작했다.‘혹시 지금도 내가 강제로 데려왔다고 화난 건가? 그 정도로 강하영 곁에 있는 게 좋아?’유준은 약간 쌀쌀맞은 말투로 물으며 손을 거두었다.“혹시 지금도 아빠를 탓하는 거야?”“아빠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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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싸우러 가요?

유준은 방금 희민의 말투에서 자신에 대한 연민을 느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강하영이 대체 너한테 무슨 짓을 했기에 희민이 네가 이런 식으로 나한테 반항하는 거야?’생각에 잠겨 있을 때 유준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확인해 보니 익명으로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메일을 클릭하자 정주원과 강하영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환히 웃고 있는 두 사람은 사이가 꽤 좋아 보였다.그 사진을 보는 순간 유준은 온몸의 기운이 폭발할 것만 같았고, 검은 눈동자엔 더욱 짙은 분노가 감돌았다.‘강하영이 왜 정주원과 함께 있는 거지? 인터넷 기사도 안 봐? 아니면 정주원이 또 이상한 얘기를 한 거 아냐? 어떻게 이런 비열한 인간한테 접근할 생각을 다 하지?’유준의 머릿속에 갑자기 정주원이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그가 강하영을 건드릴 뿐만 아니라 어머니를 괴롭혔던 것처럼 똑같이 괴롭히면서, 자기 앞에 무릎을 꿇게 하고 자기 노예로 만들어버리겠다고 했었다.유준은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차면서 나머지 사진은 보지도 않고 바로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고 하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유준이 먼저 화난 어조로 물었다.“왜 정주원이랑 같이 있어?”그 말에 하영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지금 갑자기 전화해서 밑도 끝도 없이 이게 무슨 밀이야?’하영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정유준 씨, 내가 누구랑 있던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유준이 크게 분노하며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정주원이 어떤 인간인지 너도 잘 알고 있잖아!”“주제넘다는 생각 안 해요?”하영이 되물었다.“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제가 알아서 판단하니까, 유준 씨가 얘기할 필요는 없어요.”“그렇게도 남자가 부족해?”유준이 이를 악물고 물었다.“맞아요! 남자도 부족하고, 남자가 없으면 죽을 것 같아요. 이제 원하는 대답 들어서 속이 시원해요?”“다른 남자는 만나도 상관없지만 정주원은 절대 안 돼!”“제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하죠?”하영은 피식 웃었다.“제가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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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화 풀렸어요?

현욱은 차에서 먹을것을 잔뜩 들고 내려와 인나에게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사과하러 왔어요.”인나는 주머니를 힐끗 쳐다봤다.“내가 어떻게 감히 받을 수 있겠어? 괜히 받았다가 누가 이용할지 어떻게 알아요?”현욱은 손을 축 늘어뜨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인나 씨, 그동안 귀찮게 하지도 않았잖아요. 너무 감정적으로 그러지 말고 내가 다 설명할게요.”“설명?”인나는 피식 웃었다.“아직도 설명할 게 남았어요? 배현욱 씨, 이제 좀 솔직해지는 게 어때요?”“뭘요?”인나는 싸늘한 눈빛으로 현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정유준을 도우려고 나한테 접근했잖아요!”그때 현욱의 눈빛에 미안함이 스쳤다.“처음엔 그런 생각도 했었지만…….”짜악- 현욱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인나는 그의 뺨을 때렸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두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이, 이모도 참 대단한 걸!”세희가 혀를 내둘렀다.“…….”세준은 나중에 절대 이런 여자친구를 찾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현욱은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답답한 마음에 인나를 쳐다봤다.“왜 나를 때리고 그래요?”인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소리를 질렀다.“배현욱 이 나쁜 자식! 처음부터 나한테서 뭔가 알아내려고 접근했다가, 나중에는 친구를 도와주려고 나 이용했잖아요! 나를 좋아한 적도 없으면서 왜 나한테 접근한 거죠? 당신을 사랑해서 함께 있을 수는 있어요. 그런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불순한 의도를 갖고 나한테 접근했다는 거예요!”인나의 우는 모습에 현욱은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했다.“인나 씨, 내 얘기 좀 들어봐.”현욱은 마음이 다급해졌다.“인나 씨를 책임지려던 것도 사실이고 두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하려고 한 것도 사실이에요. 유준이 그간 얼마나 힘들게 보냈는지 알잖아요. 인나 씨도 친구를 도와주고, 나도 내 친구를 도와주려한 게 큰 잘못은 아니잖아요!”“지금도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해요?”인나는 거칠게 눈물을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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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그럴 자격 없어

인나는 바로 눈물을 닦고 울적한 말투로 물었다.“다 봤어?”세희가 앞으로 나서며 인나의 손을 꼭 잡아줬다.“이모, 울지 마세요.”“울게 놔둬.”세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준이 입을 열었다.“며칠이나 참았을 거야.”인나는 억울하다는 듯 입을 삐죽였다.‘역시 네 놈은 나를 많이 아끼고 있었구나.’막 입을 떼려 할 때 세준이 입꼬리를 올렸다.“마침 나도 울면 못생겨지는 사람을 더 구경하고 싶거든.”그 말에 인나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나를 얘기하는 거야?”세준이 무시하는 눈빛으로 인나를 쳐다봤다.“울던 기억마저 사라졌나 보죠?”인나는 이를 악물었다.“너 이자식이 진짜! 오늘 너 죽고 나 죽자!”“이모, 왜 사람을 때리고 그래요!”세준은 일부러 겁에 질린 척하며 도망가기 시작했다.세준이 약 올리자 인나는 어느새 배현욱은 까맣게 잊어버렸다.세희는 작은 머리를 갸웃거렸다.‘오빠는 지금 이모를 위로하는 거야, 아니면 놀리는 거야?’몇 초간 생각해 보던 세희는 작은 머리를 가로 저었다.‘됐어.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네.’그리서 세희도 인나랑 함께 세준이를 괴롭히기 시작했다.저녁.잠에서 깬 존슨은 대충 세수를 하고 병실을 나섰다.하영은 노트북을 열어 사이트에 접속했다.사이트에 올라온 한 작품은 스승님 작품이고, 다른 디자인은 본 적이 없었고 아래 서명도 없었다.다만 디자인 스타일이 어딘지 아주 익숙해 보였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익숙한지는 떠오르지 않았다.투표가 이미 시작되었고 현재 스승님의 과장된 디자인은 몇십 표밖에 얻지 못햇지만 다른 의상은 반 시간 만에 3천 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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