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501 - Chapter 510

1210 Chapters

제501화

고은영은 핸드폰으로 조희주에게 햄버거를 배달 시켜주었다.어린아이는 줄곧 고은지의 품에 몸을 숨겼다.짧은 시간에 그녀는 부모의 이혼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했다.어린아이에게 이보다 더 잔혹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배달 음식이 도착한 후, 조희주는 먼저 닭다리 하나를 고은지에게 건네주었다. “엄마, 드세요.”고은지가 자신을 버릴까 봐 아이는 불안해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너 많이먹어.”딸의 불안해하는 모습에 고은지는 자신이 죄인처럼 느껴졌다.조영수와 이혼했어도, 만약 조희주가 그의 친딸이었으면, 아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생활했을 것이다.하지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이모, 드세요.”고은지 먹지 않자, 아이는 닭다리를 고은영에게 건네주었다.고은영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얘기했다: “이모 안 먹어도 돼, 희주가 많이 먹어.”다들 먹지 않는 것을 본 조희주는 더욱 소심해졌다.고은지는 아이를 품에 안고 앉으면서 닭고기를 건네주었다.“먹어도 돼, 괜찮아.”고은지의 위로 하에 조희주는 그제서야 먹기 시작했고,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조용하게 먹었다.아이의 변화는 아주 컸다. 전에 병으로 아팠을 때도 아이의 활력을 느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이를 보는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저녁 8시가 되어서 고은영은 그린빌에서 나왔다.고은영이 떠나기 전에 고은지가 그녀에게 얘기했다. “제부에게 5년 전의 일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 좀 해도 될까?”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기에, 그녀는 도무지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어찌 되었든 그녀의 기억에는 그런 일은 없었다.지금 조영수가 조희주의 친부가 아니니, 어떻게든 그때의 일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언니는 희주의 친부를 찾고 싶어?”“적어도 어떤 놈이 그런 짓을 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어……”이 얘기를 하고 고은지는 잠시 하던 얘기를 멈추고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는 조희주를 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

제502화

배준우는 고은영과 함께 식탁으로 가면서 물었다.도우미는 따뜻한 수건을 건네주었고, 배준우는 손을 닦은 후 수거 쟁반에 놓았다.고은지 얘기에 고은영은 눈가에 슬픔이 가득 서린 채 고개를 저었다.“상황이 좋지 않아요…”하루 사이에 두 건의 친자 확인서를 받았으니, 이것은 정말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왜?”“주희가 언니 전남편 딸이 아니래요. 언니도 지금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고. 당신 5년 전에 있던 일을 한번 알아봐 주는 건 어때요? 아니다, 6년 전이네요!”주희가 이젠 다섯 살이 되었으니, 임신은 6년 전에 했을 것이다.배준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처형도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른다고?”“네, 그래서 지금 언니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요.” 고은영은 답답해했다.고은지도 모르는 일을 얘기하자니 그녀도 뭐라고 더 얘기하는 것은 난감했다.그날 밤에 배준우가 그녀를 가진 후, 그 역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지 않았던가?그래서 이런 일은, 가끔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배준우 역시 같은 생각을 했고, 머리를 끄덕였다.“내가 알아봐 줄게.”“그럼 조용히 알아봐 줘요. 다른 사람은 모르게.” 고은영은 한마디 덧붙였다.배준우는 웃었다. “하하. 내가 그 정도 눈치도 없을까 봐 그래?”“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요!”그는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그저 일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혹시 소식이 새어 나갈까 봐 걱정될 뿐이었다.고은지 현재 상황은 아주 엉망이다. 조희주는 학교도 가야 하고, 이런 일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바보야!” 배준우는 그녀에게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가끔은 영리하다가 또 이럴 땐 그 머리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고은영은 불안한 눈빛으로 배준우를 보았다!고은지 얘기를 끝내고, 이젠 자신과 관련된 얘기를 하려고 했지만, 배준우의 야유하는 눈빛을 보니 그녀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진짜로 골치 아픈 일이 많아졌다고 생각이 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

제503화

배준우는 또 4통의 전화를 받았다!하나같이 안지영이 맞선을 보려고 한 일을 얘기했고, 하늘그룹을 건드리지 않으면 바로 시집가겠다고 했다는 얘기도 했다. 바로 시집을 간다고? 이렇게나 호탕하단 말인가!안지영이 안씨 가문을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 알 수 있었다.배준우는 이 얘기를 그대로 나태웅에게 전달했다. 그 시각 나태웅과 나태현은 회사에서 미팅 중이었다.….회의실.배준우의 전화를 받은 후 나태웅의 안색은 급격하게 어두워졌고, 미팅이 끝날 때까지 회의실은 감히 숨도 내쉴 수 없을 만큼 긴장한 기류가 감돌았다.미팅이 끝난 후에 나태현이 나태웅에게 물었다. “동영그룹에서 나왔는데도 배준우가 아직도 너한테 수시로 연락해?” 나태현은 책상 위에 있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다른 일 때문이야!”“몇 년동안 넌 충분히 그를 많이 도와줬어.” 가끔 나태현은 동생에게 뭐라고 하면 좋을지 난감했다.또한 그 일 때문에 형제는 몇 년간 서로 서먹서먹하게 지냈고, 태도 역시 냉랭했다.나태웅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핸드폰을 들고 일어서서 회의실을 나갔다.그의 뒷모습을 보는 나태현의 눈빛에는 냉랭함이 스쳐 지났다.사무실에 돌아온 나태웅은 바로 안지영에게 전화 걸었다.그녀는 아마 계속해서 다른 사람과 맞선을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그녀는 한참 뒤에야 전화를 받았다: “나 대표님.”“어디야?”“지금 맞선보고 있어요.” 안지영은 난감한 듯 얘기했다.그녀의 말투에는 의기소침함이 묻어났다.하루 동안이나 맞선을 보았지만, 그녀는 자신과 결혼하겠다는 상대를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들은 분명 배준우와 친분이 있고 도움 요청할 수 있는 상대이다. 그들 목숨을 내어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녀가 배준우를 두려워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그들은 배준우와 사이가 좋았다. 혹 자신이 그 정도로 예쁘지 않아서 그런 것인가!생각할수록 안지영은 멘붕이 왔다.안지영이 맞선을 본다는 얘기에, 나태웅은 화를 겨우 참으면서 손목시계를 보았다.그 순간 화가 분출했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

제504화

”엉엉…!” 안지영은 바로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한참 울고 나서 눈물을 닦으니 또 다시 의욕이 살아났다!나태웅이 내일은 무조건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고 하니, 오늘밤엔 꼭 적합한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는가?그렇다면 지금의 맞선 상대를 어떻게든 꼭 잘 설득해야 한다.안지영은 속으로 파이팅을 외쳤다!다시 기운을 찾고 레스토랑에 들어와 보니, 자리에는 사람이 가고 없었고, 웨이터가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었다.안지영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뒤로 하고 웨이터에게 물었다. “여기 있던 분은 어디 가셨나요?”안지영을 본 웨이터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아, 조금 전 여기 계시던 분이 계산하시고 먼저 가셨습니다.” “……”설마, 이렇게 그냥 갔다고?다들 배준우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인데, 그가 그렇게 두려운 것인가?배준우의 이름만 듣고 바로 핑계 찾아 떠났고, 이 사람은 아예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그녀가 물, 불 가리지 않고 덥석 매달릴 정도로 귀찮은 여자로만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비록 현재 상황에서 그렇게 하고 싶지만, 결국 안지영은 레스토랑에서 나왔다!핸드백에서 리스트를 꺼냈고, 모두 배준우와 사이가 가까운 사람들이었다.펜으로 체크한 사람은 이미 맞선을 본 상대이고, 배준우와 사이가 제일 좋은 사람들이기에 지금 다른 사람을 찾으려고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안지영은 또 한 번 리스트를 훑어보았고, 육범수와 장선명의 이름을 보게 되었다.육범수는 여자 친구가 있으니 장선명이 그 중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였다.또다시 안지영의 전화를 받은 장선명은 조금 놀란 말투로 물었다. “한번 만나자고?”“네, 꼭 한번 만나 뵙고 싶습니다. 절대로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 안지영은 전화로 얘기했다.한편 장선명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손목시계를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 “배준우가 혹시 당신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었나요?”“그는 나쁜 놈입니다!”안지영은 더 이상 자신의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사람인가? 자기 마누라가 임신했는데 그녀에게 그 책임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

제505화

”이것이 당신이 말한 본론 입니까?” 장선명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사실 안지영은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했지만 애써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참으려고 노력했다.그녀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얘기했다. “장 대표님은 외부를 충분히 놀라게 할만할 물건을 소유하고 계시지요. 만약 당신의 아내가 조금만 행동을 조심하지 않는다면, 장 대표님 역시 목숨이 위태로워지실 수 있습니다.”그 말인즉, 장선명은 여자를 선택함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였다. 이 얘기를 들은 장선명은 눈살을 찌푸리며 안지영을 보았고, 감추고 있었던 흉악한 눈빛이 스쳐지나갔지만 돌아서니 그 눈빛은 사라졌고, 건방지게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래요?”“장씨 어르신께서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늘 장 대표님 혼사에 대하여 걱정하셨죠. 지금은 적합한 상대도 없으신 것 같고.”“그럼, 당신이 그 적합한 상대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장선명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참 재미있는 여자이다. 분명 속으로는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서 겉으론 엄숙한 표정으로 자신과 거래를 하고 있다.그녀는 준비하고 왔지만 등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이는 결코 아무 여자나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어르신에게 예쁨을 받도록 노력할 것이고, 당신이 하는 일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안지영이 말했다.“……”“저와 결혼하시면, 당신을 성가시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성가시게 하지 않는다는 말에 장선명의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그가 몇 년 동안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은, 여자는 귀찮은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어르신이 그의 결혼을 재촉하는 것 역시 사실이였다.그는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나날이 건강이 나빠진다는 소식에 그도 더 이상 적합한 사람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안지영의 말이 맞았다. 아직은 적합한 사람이 없었다.이 여자 오늘 단단히 준비하고 온 것이로군!“그럼, 당신 조건은 무엇인가요?” 잠시 생각하던 장선명은 웃으면서 안지영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

제506화

배준우는 정말이지 도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인간이었기에 장선명이 고개를 끄덕였다.“뭐 이미 그렇게 되기는 했지만, 너네가 걔를 그렇게 속인 건 솔직히 과했다고 생각해.”이렇게 큰일을 그렇게나 오랫동안 속여온데다가 앞으로도 그냥 쭉 그렇게 속일 생각이었다니 말이다. “우리가 잘못한 건 맞지만, 지금은…”거기까지 말한 안지영도 더 이상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뭘 말하든 이미 늦었다는 걸 느껴버린 탓이었다.어쨌든 배준우 본인도 이제 아내도 아이도 있는 몸인데 남에게만 화풀이하는 모양새가 좋지는 않은 게 분명하니까!“어찌 됐든, 배준우가 더 이상 안 씨 집안을 곤란하게 할 일을 없게 만들어준다고 약속만 해준다면 전 당신에게 시집 갈게요.”장선명이 손에 든 와인잔을 만지작거렸다. “그렇게나 쉽게?”“네. 그렇게 쉽게요.”안지영이 곧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막상 그녀가 이렇게 위축된 모습으로 나오니, 장선명도 이 여자가 꽤 재밌다고 느껴지는 것이었다.그리고 솔직히, 그녀가 꽤 걸맞은 상대라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그럼 1년은 어때?”“네?”“맥시멈 3년으로!”장선명이 안지영을 돌아봤다.아주 적절한 기간이었다.평생은 너무 기니, 딱 적당한 시간 말이다. 이 결혼은 어쨌든 기간이 정해진 계약 관계니까.안지영이 채 무슨 뜻인지 모르고 머뭇대는 사이, 장선명이 뒤이어 말을 이었다.“이혼녀가 되는 건 상관없는 거지?”결혼도 아직 안 했는데 이혼 이야기를 해야 된다니!물론 이 결혼이 확실한 목적을 띄고 있는 이상, 안지영도 전혀 그런 것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상관없어요.”“그러면 됐어.”“그러면 선명 씨도 안 씨 집안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하는 거죠?”“당연하지.”마치 약속을 지킬 거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듯, 장선명은 그 자리에서 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어 배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창 자고 있을 시간이기는 해서, 전화는 한참이 지나서 연결되었다.졸음기가 가득 담긴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여보세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

제507화

나태웅이 몇 통의 전화를 걸든 안지영은 받지 않았고,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뻗친 나머지 당장에 사람을 불러 그녀가 어딘지 알아내라고 시켰다.그러나 그가 채 그녀의 행방을 알아 내기도 전에, 어마어마한 뉴스가 터져 강성 시내를 아주 홀라당 뒤집어 놓고 말았다!아직 잠들지 않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뉴스를 확인하고는 놀라서 뒤집어졌다.성적 취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루머가 자자한 장 가의 넷째 도련님 장선명이, 새벽에 갑자기 결혼을 발표한 것이었다.바로 그 배 가의 큰 도련님보다도 조금 더 다가가기 힘든 존재라는 장 가의 넷째 아들 말이다!나태웅이 그 뉴스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댓글 창이 99만 개를 넘어갈 정도로 미어터지는 상태였다. 그것만 봐도 이 뉴스의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대표님.”안지영의 행방을 찾아오라는 불호령에 새벽에 잠자리에서 끌려 나온 비서실장 왕여가 다가와 공손하게 손을 모아 섰다.나태웅이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으며 물었다. “애는 어딨어?”“방금 그랜드 마운틴에서 나와서 안 가 쪽으로 갔다고 합니다.”왕여가 대답했다.그랜드 마운틴? 장선명이 사는 곳 아닌가?지금 떠났다고? 이제서야? 이 미친 여자 같으니라고!안 씨네 집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에 나태웅은 당장 외투를 챙겨들고 날듯이 밖으로 곧 바로 뛰쳐나갔다.그 기세는 당장이라도 안지영을 목 졸라 죽일 듯했다.….한편, 이제서야 배준우와 뭔가 말이 통했다고 느낀 고은영은 조금 마음이 놓여 처음으로 푹 잠을 잤다.아침 식사 자리에서도 그녀는 그전보다 훨씬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조심스럽게 배준우의 눈치를 살피는 기색은 여전했다. 그전에 얼마나 호되게 놀랐는지 여실히 보이는 대목이었다.“뭘 그렇게 봐?”“준우 씨 기분이 어떤지 보고 있었어요!”그녀는 정말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배준우가 뱃속의 아이를 원하는 게 맞는다고 느껴진 지금에서야 간신히 무서운 게 조금은 없어졌고, 그는 그녀가 하는 짓이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

제508화

”…”당연히 더 이상 어쩔 수 없게 되었다!장선명과 배준우, 이 둘이 아주 가까운 건 익히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런 장선명이 나선다면야, 배준우로서도 더 이상 안지영을 어쩌기는 힘들어지는 것이다.고은영이 조심스럽게 그를 바라봤다.“뭘 또 그렇게 쳐다봐?”“이거….. 혹시 지영이가 협박당한 건 아닌가요?”“그건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지. 걘 확실히 너보단 똑똑한 거 같던데?”배준우가 낮게 웃었다.그러나 안지영이 똑똑하다고 하는 그 뒤를 이어 하고 싶던 말은 하지 않았다.안 씨 네 아가씨가 똑똑한 건 확실히 똑똑하긴 하지만 요 몇 년간 고은영에게 영향을 받은 것도 적지는 않기 때문이다.…..한편 고은영은 마냥 마음을 놓지는 않아서, 배준우가 위층으로 서류를 가지러 간 사이에 안지영에게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어젯밤에 하도 일이 많았다 보니 그때 그녀는 한창 잠에 빠져 있었다. 전화기 너머로 혼몽한 목소리가 전해져 온다.“은영아.”“너, 너 결혼해?”"약혼이라고 약혼…. 약혼 몰라?”고은영의 말을 듣자마자 안지영은 그녀가 뉴스를 봤다는 걸 알아 차렸다.전날 장선명과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혹시라도 그가 나중 가서 다른 소리를 할까 봐 바로 기사를 내자고 한 것이었다.우선 약혼부터 하고, 3달 뒤에 결혼하자는 말에도 그가 군말 없이 다 알겠다고 해서 오히려 안지영이 약간은 황당해질 지경이었다. 이렇게 쉽게 말이 통하는 사람인 줄은 몰랐는데!이렇게 되면 확실히 배준우가 끼어들어 안 씨 집안에 뭔 수작질을 하는 일은 더 이상 없게 되는 것이다.아무래도 이제는 그녀를 건드리는 게 곧 제 형제나 다름없는 장선명을 건드리는 일이니, 화풀이 한번 하자고 형제지간의 좋은 감정까지 깨기에는 배준우 입장에서도 별로 가치 있는 일이 아닐 테니까.이게 안지영이 열심히 배준우와 사이좋은 사람들만 찾아다니면서 선을 보던 이유이기도 했다.“약혼이어도…. 너, 혹시 장선명 씨 좋아해?”“그러는 넌. 너는 배 대표님이 좋니?”안지영은 어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

제509화

지금의 안지영으로서는 당연히 나태웅이 그 전날 야밤에 냅다 안 씨네 집으로 가서 밤새 떠나지도 않았다는 사실은 몰랐다. 물론 그 방문 덕에 안진섭 역시 밤새 한숨도 못 잔 것은 당연지사였다.때문에 그의 목소리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분노가 가득했다.“내 차마 사람 불러서 널 끌고 오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 당장 집으로 와라!”“아… 알았어요!”그의 엄한 말투를 들으니 사실 안지영도 겁 없이 큰일을 쳐놓은 것치고는 꽤나 겁이 났다.아빠가 엄하게 굴 때는 반드시 일이 커지고 난 다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예전에 공부를 시킬 때도 그랬고, 아무튼 그가 엄해질 때는 감히 반박할 엄두도 안 나기도 했고, 말을 안 들어서도 안된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안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재빠르게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본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홉시가 조금 넘어가던 시각이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뭔가가 단단히 잘못되었음을 느꼈다.역시나, 나태웅이 거기 있었다!그는 한창 제 아빠인 안진섭과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안진섭의 얼굴은 단단하게 굳어 있기는 했지만 공손하기 그지없어서 그녀는 그만 약간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나태웅 제가 뭐라고? 저 까짓 게 뭐라고 감히 아빠를 저렇게 긴장하게 만들 일이 있단 말인가?안지영이 돌아온 것을 본 안진섭의 얼굴이 더 굳었다.“왜 이제서야 오는 거지?”“아빠 전화 끊자마자 바로 온 거예요."안지영이 우물우물 대답했다."어젯밤부터 전화도 안 받고, 너, 너 어린 여자애가 무슨 야밤에….”거기까지 말한 그의 입이 꾹 다물고 말았다. 외동딸 하나에다가 아내와도 일찍 사별한 탓에 더욱더 애지중지하면서도 엄하게 길러온 딸이었다. 그런 딸이 야밤에 남자를 찾으러 갔다는 둥의 그런 말을 안진섭은 차마 제 입으로는 꺼낼 수 없었던 것이었기에 그녀가 고개를 푹 숙였다.“어쨌든 이제 배 대표님이 저희를 곤란하게 할 일은 더 이상 없을 거예요. 아빠도 마음 놓으세요.”“너…..”배준우가 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2
Read more

제510화

나태웅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안지영도 그녀대로 그의 온몸에서 풍기는 분노가 대체 뭣 때문인지 알 수가 없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아이디어는 본인이 줘 놓고, 내가 하란 대로 잘 해서 해결을 해 냈는데 기뻐하기는커녕 화만 내다니.“그리고, 약혼식은 일주일 뒤에 하니까 와 주세요. 샴페인도 있고…."약혼식에 뭔 놈의 얼어 죽을 샴페인이야!나태웅은 그 순간만큼은 아주 그녀를 잡아먹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옛말에 사람 사귈 때 가려 사귀어야 한다더니 역시 조상님들 말에는 틀린 구석이 하나 없다. 고은영 패거리와 어울려 다니더니 머리까지 완전 고은영처럼 되어 버린 듯했다.그대로 차에 타고 떠나버리는 나태웅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는 영문을 알 수가 없어 턱을 만지작거렸다.“정말이지 남자 마음은 알 길이 없네!”한마디 투덜거림을 마치 듣기라도 한 듯 귀신같이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당장 출근이나 해!]전화도 아니고 문자로 날아온 텍스트 한 줄로도 그의 분노가 느껴졌다.오늘 출근하면 뭔가 나태웅이 사심 가득한 야근을 시킬 것 같다는 아주 불안하고도 그럴싸한 예감이 머리를 스쳤다. 정말이지 남자라는 녀석들은 무시무시했다! 고은영과 배준우의 관계를 옆에서 보면서도 했던 생각이지만, 역시 다시는 남자들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것이였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의 눈에 안진섭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들어왔다.요 몇 년간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버지의 흡연이었다.그의 앞에 놓여있는 재떨이에 어젯밤부터 피워 냈을 수많은 담배꽁초들이 가득해서 그녀는 조금 마음이 먹먹해졌다. “아빠!”“나 대표님이랑은 이야기 잘 했어?”안지영은 그가 무슨 이야기를 ‘잘’ 했느냐고 묻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 그냥 고개를 끄덕이자 안진섭이 “후”하고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그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 장 씨네 넷째 도련님은 꽤 괜찮은 분이세요.”"네가 뭐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봤길래 보자마자 좋은지 나쁜지를 안다는 것이냐!”장선명이 좋은 사람인지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2
Read more
PREV
1
...
4950515253
...
12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