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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나태웅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안지영도 그녀대로 그의 온몸에서 풍기는 분노가 대체 뭣 때문인지 알 수가 없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아이디어는 본인이 줘 놓고, 내가 하란 대로 잘 해서 해결을 해 냈는데 기뻐하기는커녕 화만 내다니.

“그리고, 약혼식은 일주일 뒤에 하니까 와 주세요. 샴페인도 있고…."

약혼식에 뭔 놈의 얼어 죽을 샴페인이야!

나태웅은 그 순간만큼은 아주 그녀를 잡아먹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옛말에 사람 사귈 때 가려 사귀어야 한다더니 역시 조상님들 말에는 틀린 구석이 하나 없다. 고은영 패거리와 어울려 다니더니 머리까지 완전 고은영처럼 되어 버린 듯했다.

그대로 차에 타고 떠나버리는 나태웅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는 영문을 알 수가 없어 턱을 만지작거렸다.

“정말이지 남자 마음은 알 길이 없네!”

한마디 투덜거림을 마치 듣기라도 한 듯 귀신같이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당장 출근이나 해!]

전화도 아니고 문자로 날아온 텍스트 한 줄로도 그의 분노가 느껴졌다.

오늘 출근하면 뭔가 나태웅이 사심 가득한 야근을 시킬 것 같다는 아주 불안하고도 그럴싸한 예감이 머리를 스쳤다. 정말이지 남자라는 녀석들은 무시무시했다! 고은영과 배준우의 관계를 옆에서 보면서도 했던 생각이지만, 역시 다시는 남자들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것이였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의 눈에 안진섭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들어왔다.

요 몇 년간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버지의 흡연이었다.

그의 앞에 놓여있는 재떨이에 어젯밤부터 피워 냈을 수많은 담배꽁초들이 가득해서 그녀는 조금 마음이 먹먹해졌다.

“아빠!”

“나 대표님이랑은 이야기 잘 했어?”

안지영은 그가 무슨 이야기를 ‘잘’ 했느냐고 묻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 그냥 고개를 끄덕이자 안진섭이 “후”하고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그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 장 씨네 넷째 도련님은 꽤 괜찮은 분이세요.”

"네가 뭐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봤길래 보자마자 좋은지 나쁜지를 안다는 것이냐!”

장선명이 좋은 사람인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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