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511 - 챕터 520

1210 챕터

제511화

한편 배씨 가문에서 배준우의 부름하에 장선명이 찾아왔다.배준우가 회의하러 간 걸로 알고 있던 고은영은 집 앞 슈퍼에서 밀크티와 간식을 사들고는 조용히 들어오는 길이었는데 뜻밖에도 집에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본 그녀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회… 회의 참석하러 가신거 아니었어요?" 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었고, 엉겁결에 손을 뒤로 숨겨버렸다.배준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뭘 산거야?"고은영이 대답했다. "아, 배고파서 먹을 것 좀 사왔어요."비록 아침 일찍 란완 리조트에서 많이 먹긴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배가 고팠다.배진우는 계속해서 캐물었다. "그래서 뭘 샀다고?""밀크티랑 감자튀김이요!"사실 이 시간대에 맛있는걸 사기가 너무 어렵긴 했지만, 하도 배고팠던 그녀는 어쩔 수가 없었다. 배진우가 그녀를 불렀다."이리 와!"그의 말투는 여전히 단호했다.갑자기 싸늘한 분위기에 장선명도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며느리가 뭐 좀 먹겠다는데 그것까지 간섭하는거야? 고은영은 긴장되는 마음을 안고 배진우에게 다가갔다."왜, 왜 그러세요?""가져와!""네?"배진우가 무서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무언의 압박을 주자 눈치 빠른 고은영은 재빨리 밀크티와 감자튀김을 그의 앞에 놓았다.혼자 몰래 먹으려고 산 간식이 눈 앞에서 뺏기니 그녀는 좀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그때 배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넌 임산부라서 이런 거 먹으면 안돼.""네?"아니, 진짜 못 먹는다고?사실 고은영은 임신에 대해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여태 먹고 싶은건 맘대로 먹었었다.그런데 갑자기 배진우가 단호하게 굴자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전 그럼 뭘 먹을 수 있는데요?""들어가서 쉬기나 해. 진청아가 널 데려다줄거야.""제가 산 밀크티인데...!""뭐라고?"고은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진우가 말을 끊었고, 그녀는 하는 수 없이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알, 알겠어요!"애절한 눈빛으로 자신이 사온 밀크티와 감자튀김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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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성격상 사무실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배진우는 여태 직원들이 자기 몰래 이렇게 먹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밀크티를 내려놓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장선명을 바라보았다."안지영이랑 파혼을 해야 될 것 같아."아무 생각 없이 담배를 피우던 장선명은 갑작스런 그의 말에 영문도 모른 채 물었다."그게 무슨 말이야?"전에 안지영과 있었던 일에 대한 해명도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갑자기 파혼이라니!그러자 배진우가 입을 열었다. "그 여자 지금 천락 그룹에서 일하고 있어.""그거랑 뭔 상관이야? 내가 설득해서 걔만 원한다면 우리 회사에 와도 되잖아."배진우의 말에도 장선명은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여자가 굳이 일자리 걱정을 왜 한단 말이냐. 남자가 알아서 먹여 살리면 되지. 배진우는 영문을 알 리 없는 장선명의 표정을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나태웅이 강제로 그 여자를 자기 회사로 데려왔다고!"장선명은 그만 말을 잇지 못했다.나태웅이 안지영을 협박했다고?!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나태웅이 무슨 이유로 안지영을 천락 그룹으로 데려간거지?"그 사람은 충분히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야. 사람 하나 제대로 파는 놈이야.” 나태웅이 사람을 파내는 거에 대해선 전에 들은 적이 있었다. 진청아도 그가 파낸 사람이었다.근데 전에는 왜 몰랐을까... 나태웅이 사람을 파는 수단에는 이렇게 협박의 방식도 있다는것을. 설마 그동안 이런 식으로 해왔던거야?그럼 정말 무서운 사람이네. 협박을 당해온 사람들은 모두 그 자식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거나 마찬가지잖아.그의 말에 배진우는 멍해졌다. 그가 이렇게까지 충격을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때 장선명이 말했다."이렇게 가만 놔둬서는 안돼. 어찌 됐든 안지경은 배씨 집안 사람인데 이렇게 그냥 지켜보기만 할거야?”배진우는 골치가 아파났다.곧이어 그 또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근데 그 놈이 단지 사람만을 파고 있다고 생각해?""그럼 뭔데?""그만큼 안지영한테 관심이 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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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장선명은 당시 안지영이 직접 자신을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망설이지도 않고 그녀를 거절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금 그를 찾아왔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배진우가 말했다. "이 사실을 알면 나태웅이 가만 있지 않을 거야."여태 안지영을 몰아붙이면서 그녀를 압박해온 나태웅이었기에 어젯밤에 그녀가 이렇게 소란을 피운걸 알게 되면 아마 잔뜩 화가 날게 뻔했다.하지만 장선명은 단호했다. "그 자식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 없어. 안지영은 이미 나의 약혼녀야."장선명은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여자를 만나기 귀찮기도 했다.그리고 이제서야 겨우 자신이 좋다고 나타난 여자가 있는데 어떻게 그 사람을 버릴 수가 있겠는가? 그때 배진우가 말했다."됐어, 그럼 가!""뭐라고?""오늘 일은 없던걸로 해.""너... 아무리 나태웅이 오래동안 너의 오른팔로 지냈다고 해도 고작 그 자식때문에 친구인 나를 버리겠다는거야?”장선명은 어이가 없었다.이런 사소한 일 따위에는 흔들리지도 않던 배진우가 웬 일이야? 그러자 배진우가 말했다. "난 이번 일에 끼어들고 싶지가 않아!""그래, 끼어들기 싫으면 끼어들지 마. 그럼 난 먼저 갈게. 그리고 나태웅한테 제대로 전달해. 안지영은 내 약혼녀니까 더 이상 선 넘지 말라고."장선명은 말을 마치고는 자리를 떠났다.하지만 배진우는 이 얘기를 나태웅에게 전할 생각도 없었고, 오늘 장선명이랑 만난 사실도 말하고 싶지가 않았다. 장선명의 굳건한 태도에 대해서는 더더욱 말하고 싶지가 않았고.한편 진청아는 임산부에게 좋은 과일을 사들고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바로 그때, 마침 집을 떠나는 장선명을 만났다.진청아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임에도 불구하고 장선명은 아무 말 않고 도도하게 그녀의 곁을 지나갔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해본 덕에 진청아는 딱히 신경 쓰지도 않았다."배 대표님, 요구하신 거 사왔습니다.""갖다 줘.""네."진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내심 고은영이 부러웠다. 강성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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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고은영은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요! 제가 얼마를 드리면 될까요?""아니요, 괜찮아요. 모두 대표님께서 계산한겁니다.""대표님이 사라고 했다고요?" 고은영은 그제야 알았다.사실 진청아는 과일을 들고 들어올 때부터 배진우의 지시라고 알렸었다는 것을. 전에는 항상 자신이 대신해서 사온 물건들은 다시 사비로 메꾸어야 한다고 했었기에 고은영은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곧이어 진청아가 방에서 나간 후, 고은영은 베란다에 앉아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그녀는 딱히 편식하는 편이 아니라 엄청 배가 고픈 상황에는 뭘 먹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빼았긴 음식들중에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단연코 밀크티였기에 사비로 4천원이나 주고 산 밀크티를 끝내 뺏겨서 먹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녀는 다시 속상해졌다. 한편 배진우는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이때 진청아가 그에게 보고했다. "대표님, 사모님께 제대로 전달해드렸습니다. 엄청 좋아하세요.""그래, 잘했어. 앞으로는 그녀가 뭘 좋아하는지 꼭 다 기억해.""네, 알겠습니다!" 진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배진우가 고은영에 대한 감정이 꽤나 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을 할때 누구보다도 이성적인 대표가 별 능력 없는 비서를 계속 곁에 두는 것은 감정이 있다는 것 빼고는 설명이 되지가 않았다.바로 이떼, 진청아는 배진우 앞에 놓인 밀크티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그녀 또한 고은영이 방금 사온 밀크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역시 그 어떤 남자도 아내가 생기면 사람이 아예 변하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시각, 천락 그룹으로 돌아온 안지영은 상황이 그렇게 좋지가 않았다.정오가 다 된 시점, 장선명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점심에 나랑 같이 내 친구 만나러 가자.""네?""잊은건 아니지? 넌 내 약혼녀야. 어디를 가든지 같이 가야하지 않겠어?"비록 약혼 소식만을 발표했을 뿐이지만, 현재 강성시 전체는 안지영이 장선명의 약혼녀라는 소식으로 들썩이고 있었다.오전 내내 바빠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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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한창 일해야 할 시간에 몰래 빠져나가서 데이트할 생각을 한다고?나태웅은 매우 언짢아졌다. 그는 곧바로 영업부 매니저한테 전화를 걸었다."안녕하세요, 사장님.""안지영은 어디 있어?""네?" 갑작스러운 질문에 매니저는 어리둥절했다.회사 사장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서는 일반 종업원이 어디에 있는지는 대체 왜 물어보는거지? 심지어 그는 매우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는 말투였다. 나태웅은 그에게 따졌다. "그 여자, 계약서는 다 해결한거야?""아닐걸요? 오늘 오전에만 두 명의 vip 고객이 그 친구를 찾아왔습니다."워낙 vip인 고객들을 상대하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소요될게 뻔했기에 계약서에 관한 업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언짢은 나태웅의 말투가 신경 쓰였던 매니저는 곧바로 사무실을 박차고 안지영이 있는 쪽으로 갔는데, 그의 눈 앞에는 다른 종업원인 다이아가 안지영 대신 고객과 계약을 맺고 있었다. "지영 씨는 일이 있어서 방금 나갔어요. 그래서 지금 저를 포함한 다른 동료들이 같이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요.""고객을 두고 나갔다고?""그게...”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태웅이 화난 이유를 알 리가 없던 매니저는 그제서야 깨달았다.아무리 일이 있다고 해도 이곳까지 찾아온 고객을 두고 나가다니!이미 퇴근 시간이 되긴 했지만 영업부의 출퇴근 시간은 사실 정해져 있지 않았다.매니저가 한창 어떤 "변명"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무렵, 나태웅이 전화를 먼저 끊어버렸다.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뚜뚜 소리에 매니저는 나태웅이 제대로 화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선 당장 안지영한테 연락을 해야 했다.전화를 받자마자 매니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지영 씨, 어디 간거야?"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화를 낼 수는 없었다. 그 이유는 안지영이 영업부에 온 후부터 영업부의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하여 회사에서도 영업부에 대한 기대가 꽤나 컸다.그러자 안지영이 대답했다. "저 지금 일 좀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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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평범한 정장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몸매가 저렇게나 이쁘다니!"너도 잘 아는 내 친구들이야.""설마 전에 저랑 소개팅했던 그 분들은 아니죠?"전에 안지영과 소개팅을 했던 사람들은 모두 배진우의 지인들이었다. 그러므로 장선명도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그는 고개를 끄덕였다."진윤이 있긴 해."안지영은 당황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너무 어리석게만 느껴졌지만 이미 돌이킬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었다."방금 나태웅이 너한테 전화건거야?"안지영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영업부 매니저가요."매니저란 사람이 저렇게 나긋하게 직원이랑 얘기를 한다고? 평소에 일을 잘하나 보구나! 그렇게 어느덧 두 사람은 산장에 도착했다.안지영이 차에서 내리려하자 장선명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일주일 후에 있을 우리의 약혼식을 여기서 할 예정인데, 어때?”이 산장은 전에 안지영도 와본 곳이라 아주 맘에 들어했다.가끔은 주말에 고은영과 함께 오기도 했지만, 고은영과 배진우의 관계가 얽힌 후부터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다.혼자 와서는 별로 재미가 없긴 하니까.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마음에 들어요.""궁금한게 있는데, 폐백 절차에는 주로 뭐가 필요하지? 너가 하나하나 적어봐봐. 우리 집안은 이런거에 대해서 잘 모르거든.” 장씨 집안은 줄곧 이러한 절차들을 중시하지 않았다.장선명의 큰 형이 결혼할때도 결혼 증서만 따고는 따로 결혼식도 하지 않았었다.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결혼식을 차리게 된 것이다."폐백은 필요 없지 않을까요?""왜 필요 없어? 어떤 방식으로 하던지 네가 내 와이프란걸 알려야 돼.” 그렇긴 해!안지영도 그의 말에 찬성했다.제대로 절차대로 하면 앞으로 배진우는 더이상 안씨 집안을 난처하게 하지도 못할거라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좋은 일이기도 했다."그럼 저도 집에 가서 미리 준비해둘게요.""그래." 장선명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안지영의 손을 꼭 잡고 산장의 회소로 들어갔다.갑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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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안지영은 무작정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장선명이 조금 미웠다. 건달 출신인 주제에 이제 와서 한 여자에게 평생을 바칠 것처럼 굴다니!점심은 모두 이곳에서 불고기를 먹기로 했다.식사를 이어가는 도중, 나태웅의 전화가 끊임없이 울리긴 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이미 퇴근 시간은 지났고, 남겨진 업무도 미리 알아서 잘 안배까지 했는데 언제까지 상사한테 시달리면서 살아야 되냐 말이다!그런데 뜻밖에 식사를 마친 장선명과 그의 친구들이 카드 놀이를 하던 도중, 갑자기 그 자리에 나태웅이 나타났다.그는 어두운 표정을 하며 장선명을 노려보았다.크게 당황한 안지영은 급히 장선명에게 말했다."저.. 전 이만 회사로 돌아가볼게요.”당장 돌아가서 일을 하려는건 아니었지만 간만에 좀 쉬려고 나온 상황에 나태웅이 갑자기 나타나서 그녀는 제대로 즐길 수가 없게 되었다. 장선명은 저 멀리서 뚜벅뚜벅 걸어오는 나태웅을 발견하였다."너 설마 저 사람이 무서워서 그래?"안지영은 대답했다."무서운 것보단 제가 엄청 싫어해서요."안지영은 내심 나태웅을 원망하고 있었다.배진우 때문에 둘은 원치도 않은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천락 그룹에서 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안지영은 조금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나태웅은 회사에서 자꾸만 자신을 괴롭히려 하니 더욱더 싫어날 수 밖에 없었다.그 말을 들은 장선명은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를 않았다."그럼 내가 너 바래다줄게.""아니에요.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있으세요. 전 혼자 가도 되요."산장이 위치한 곳은 비록 외각이긴 했지만 전에 와본 경험이 있던 안지영은 돌아가는 길을 잘 알고 있었다. 마침 오후에 진윤과 나눠야 할 얘기가 있었던 장선명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나태웅이 다가오는 순간, 안지영은 몸을 돌려 도망쳤고, 결국 장선명은 나태웅을 마주하고 말았다.심기가 불편한 모습의 나태웅과 눈이 마주친 장선명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자네 최근에 천락 그룹으로 다시 돌아갔다며? 월급 쟁이로 사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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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한편 안지영은 이미 차에 타 회사로 돌아가는 도중, 다이아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왔다.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갑자기 무슨 문제가 생겼다면서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뭐라고? 안하겠다고?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농담이겠지? 간만에 낚은 대어인데 이렇게 놓치는건 말이 안돼지!안지영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한편 다이아도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나한테 팁을 나눠주겠다고 했잖아. 근데 이젠 팁은 커녕 도리어 매니저한테 엄청나게 욕만 먹게 생겼어.”안지영이 여태 잘 이끌어온 계약이었는데 다이아에게로 넘어가면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두 vip 고객이 순식간에 눈 앞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에 안지영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 했다. 다이아뿐만 아니라, 자신도 이젠 도망갈 수가 없다는 상황에 그녀는 좌절감을 느꼈다."그래, 일단 알겠어." 안지영을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머리가 미친듯이 아파지기 시작했다.사실 이번 두 고객은 우연으로 찾아온게 아닌 전에 나태웅과도 연락이 있었던 고객들이었다.즉, 이번 일은 나태웅과도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 계약이 물 건너 간 이상, 나태웅이 분명 자신을 괴롭히고 해고할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안지영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가 않았다. 전에도 이런 방식으로 해왔었는데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 고객들이 요구하는대로 다 해주었는데 대체 뭐가 불만이었던거지?곧이어, 안지영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회사로 돌아가 이연을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그러자 수많은 직원들이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는 사무실의 상황을 살폈다.안지영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부서에는 괜찮은 직원들이 몇 명이나 있었는데, 그녀가 나타난 후 그들은 전부 해고되었기에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안지영의 비웃음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동안 이연이 줄곧 안지영만을 이뻐했기에 직원들은 불만이 가득한 상태였다. 언젠가는 그녀가 나락으로 가길 바랬다. 한편 사무실에서 이연은 매서운 눈빛으로 안지영을 노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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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한편 오후가 된 시각,량일이 갑자기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어 아래층에서 만나 같이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사실 고은영은 그녀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괜히 거절했다가 그 성질머리가 가만 있지 않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 고은영이 방에서 걸어나오는 순간, 마침 회의실에서 나오는 배진우랑 마주쳤다. "량일이 저랑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요. 잠시 나갔다 올게요."그녀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량일이 갑자기 고은영을 찾자 배진우는 기분이 뭔가 찝찝했다."가지 마."배진우는 량일이 고은영을 괴롭히려 한다고 생각했다.지금 천의 쪽에서는 량천옥이 갖은 수단을 써가면서 배진우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배항준의 협박에도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량천옥이었다."알겠어요, 안 갈게요. 그 여자가 이따가 올라와서 소란 피워도 내 탓하지 마요."어차피 만나고 싶지 않던 상황에 더 잘 됐다고 생각했다.새침한 표정을 짓는 고은영의 모습을 본 배진우는 귀엽다는 듯이 가볍게 웃으며 그녀를 안고는 소파에 앉았다.그러고는 고은영을 꽈악 끌어안고는 쉴새없이 뽀뽀를 해댔다. 이젠 이러한 스킨십이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처음만큼의 설레임은 느껴지지 않았다.하지만 배진우는 여전히 그녀의 체온, 그리고 그녀의 향기가 너무나도 좋았다. “무슨 생각해?”배진우는 눈을 낮추고는 아무 말도 않는 고은영을 흘겨보았다.고은영은 갑자기 코를 훌쩍거리며 눈물을 글썽였다.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는 그녀는 평생 그 누구에게도 가족의 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지금, 눈 앞의 배진우가 가족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현실의 차이를 생각하게 되면 그녀는 마음이 쓰라렸다."앞으로 평생 당신 곁에 있어도 될까요?" 고은영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그러자 배진우의 표정이 점점 풀렸다.그러고는 고은영을 자신의 다리에 앉혀놓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평생 같이 하고 싶다고? 왜?"배진우의 역질문에 크게 당황한 고은영은 말을 더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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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갑작스레 발끈 화 내는 량일의 모습에 량천옥을 당황했다."지금 대체 뭐 하는 거야?"이미 배항준한테서도 허락까지 받은 상황이기에 량천옥은 이 기회에 반드시 제대로 해결하고 싶었다.그리고 그들은 이미 배진우가 고은영에 대한 마음이 진지하다는 것 또한 느꼈다.누가 봐도 진심이었다.그러므로 고은영이 없어야만 그들은 번거로움을 좀 덜 수가 있었다."말해봐, 도대체 누구를 죽이려는 거야?" 량일은 그만 흥분을 가라앉히지를 못했고,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태도에 량천옥은 어이가 없었다."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팍!" 순간 량일은 량천옥의 얼굴에 따귀를 내리쳤다. 강한 따귀 소리와 함께 분위기는 싸해져 버렸다. 여태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량일은 량천옥을 혼내긴 했지만 한번도 손을 댄 적은 없었다.그런데 세상에 이럴 수가!량일 또한 저도 모르게 내리친 따귀에 스스로 놀라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량천옥은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엄마... 방금 나 때렸어? 고작 고은영 때문에?"량일은 순간 이성을 잃고 저질러버린 사고가 믿겨지지가 않았다. 내가 대체 왜 이런거지? 왜 이렇게 멍청하게 군거지?"청옥아, 난...!""왜 고은영을 감싸고 있는데? 대체 왜?" 량천옥은 울먹이는 말투로 따졌다.그녀의 머릿속에서는 그동안 량일한테로부터 당했던 수모들이 스쳐 지나갔기에 너무 속상한 나머지 그녀는 눈물을 뚝뚝 훌렸다. 이때 밖에서 엿듣고 있던 누군가의 인기척을 발견한 량일은 량천옥의 손을 덥석 잡았다."일단 방에 가서 마저 얘기해."그렇게 둘은 조용히 방으로 향했다.곧이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방 문이 굳게 닫혔다.량일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진정해."한평생 이렇게 크게 화를 내본 적 없던 량일은 차마 뭐라 변명할지 생각이 나지가 않았다.너무 답답한 나머지 그저 량천옥을 바라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대체 왜 그러는건지 말해보라니까!" 량천옥은 더이상 참기가 싫었다. "그 여자한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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