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11 - 챕터 220

1214 챕터

제211화

이미월과 진승연은 창백한 얼굴로 방에 들어왔다. 그녀들은 더는 배준우를 찾아갈 마음이 없어졌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 언니,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캐리어 때문에 그녀들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전부를 했었다.하지만 배준우가 이렇게까지 독하게 나오다니!이미월과 진승연은 창백한 안색으로 서로를 바라봤다.강성에 있을 때만 해도 배준우가 홧김에 그러는 줄 알았다.하지만 지금 보니 그건 절대 아니었다. 어쩌면 고은영이 정말 그녀들이 추측했던 것처럼 배준우가 수년간 찾았던 사람일 수도 있다.배준우가 이렇게 큰 대가를 치르면서 그녀를 찾으려는 것은 그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언니, 고은영 그 여자 절대 가만두면 안 돼.”진승연은 이미월의 팔을 당기며 악랄하게 말했다.고은영에게 무릎까지 꿇었건만, 배준우는 전혀 봐 줄 생각이 없었기에 진승연은 크나큰 모욕감을 느꼈다.배준우가 어떻게......고은영의 얼굴을 떠올리니 진승연은 당장이라도 그녀의 얼굴을 망가뜨리고 싶었다.“어쩔 생각인데?”이미월은 진승연의 악랄한 말투에 저도 몰래 소름이 돋았다.한편 진승연이 무서운 일을 저지를까 봐 내심 걱정되기도 했다.진승연은 더 이상 참을 생각이 없었다.“무릎까지 꿇었으면 됐지, 뭘 어떻게 더 하라는 거야?”‘자존심까지 버렸는데 부족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왜 일이 이 지경으로 된 거야?’진승연은 도무지 화를 참을 수 없었다.이미월도 할 말을 잃었다.배준우는 도대체 뭘 원하는 거지?어떤 생각을 하는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을 찾을 수 없었다. 설명도 했고 애원도 했지만 배준우는 놓아 줄 생각이 없었고 진영그룹을 이 지경으로 몰아붙였다.“언니, 나 오빠한테 한 번 더 다녀올게.”“가지 마.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이미월은 진승연을 가로막았다.비록 인정하기 싫지만 지금 찾아가도 아무 소용이 없는건 맞다. 오히려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한 번 찾아갈 때마다 상황은 점점 더 불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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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그래도 된다고?정책이 있으면 대책도 있다고, 안지영은 정말 잔머리 하나는 타고났다.고은영은 긴 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럼 나 실장님은? 4흘 준다고 했다면서?”비록 안지영이 자기를 배신하지 않을 건 알고 있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안지영이 말했다.“사직도 했겠다, 내가 왜 그 사람한테까지 대답해야 해?”안지영은 아주 당당하게 말했지만 사실 그녀도 현재 매우 불안한 상태이다.아무래도 나태웅과 배준우가 조사하는 일은 안지영의 사직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남성에서 CCTV 영상을 훼손한 주모자가 안지영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안씨 가문도 연루될 것이다.하지만 지금 안지영은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계속 동영 그룹에 있다가는 정신 분열이 올 것만 같았다. 하여 그녀는 고민끝에 사직을 결심했다.그녀는 고은영의 건투를 빌었고, 모든 희망을 고은영에게 걸었다.고은영은 안지영의 당당한 말투에 더욱 불안해졌다.“별일 없겠지?”안지영이 말했다.“은영아, 나 완전 미칠 것 같애.”“......”“네가 몰라서 그렇지 나 실장님 완전 악마야. 나한테 협박한 거 알아?”어떤 말은 비록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그 눈빛과 말투는 분명한 엄포이다.안지영은 누군가가 이토록 무서웠던 적이 없었다.하지만 나태웅의 날카로운 눈빛에 저도 몰래 위축되었다.고은영이 말했다.“그럼, 당연히 알지.”나태웅은 그녀에게도 협박한 적 있었다.역시 배준우의 사람이다. 가만히 보면 두 사람 닮은 곳이 한두 개가 아니다.“근데 아저씨는 어떻게 설득한 거야?”고은영은 의아했다.전에 안지영이 뭐라고 하든 안진섭은 절대 그녀의 사직을 허락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대체 무슨일 일까?“죽겠다고 했어!”안지영의 말에 고은영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나태웅은 도대체 안지영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어쩌다 안지영이 죽음으로 몰아붙이는 수법까지 쓰게 되었을까?“은영아, 나 진짜 어쩔 수가 없었어.”안지영이 말했다.고은영이 대답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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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필요 없긴?고은영은 지금 이 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안지영도 혼란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라 고은영에게 물건을 다 가져오지도 못했다.안지영과의 통화를 끝낸 후, 고은영은 전에 지내던 곳에서 일부분의 물건을 하원 별장으로 옮겨왔다.그리고 고은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이미 퇴원했고 두 사람은 회사 근처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고은영이 도착했을 때, 고은지는 창백한 얼굴로 혼자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 고은지는 많이 헬쑥해졌다.그녀는 결혼 뒤에 한 번도 입지 않았던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비록 안색은 창백했지만 전보다 많이 밝아 보였다.“언니.”고은영은 고은지의 맞은편에 앉았다.고은지는 고은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왔어?”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은지를 훑어보았다. 고은지는 오늘 옅은 메이크업을 해서 가정주부의 느낌을 완전히 벗어버렸다.사실 고은지는 얼굴이 예쁜 편인데 메이크업까지 더하니 더 정교해 보였다.갑작스러운 그녀의 변화에 고은영은 참지 못하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몸 상태는 어때?”그래도 과도가 목을 찔렀는데 고은지는 며칠도 안 쉬고 바로 퇴원했다.하여 고은영은 고은지의 건강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을까 봐 많이 걱정되었다.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젠 안 아파. 딱지 앉았어.”그제야 고은영은 시름을 놓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한동안 푹 쉬어야 해.”아무래도 큰 부상을 당했는데 회복을 잘 못하게 되면 몸에도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괜찮아. 내 걱정은 하지 마.”그녀는 더는 이 일을 언급하고 싶지 않아 이내 화제를 돌려 고은영에게 질문했다.“서정우 이젠 너한테 연락 안 하지?”“해. 매일 전화가 와!”서정우의 뻔뻔함에 고은영도 할 말을 잃었다.출장을 떠난 며칠 동안 서정우는 매일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며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나약하게 고은영을 구워삶으려고 했다.하지만 그의 목적은 역시나 돈밖에 없었다.고은영도 더는 그런 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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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그래, 이젠 절대 약해지지 말자.”“......”“그 여자는 우리 행복 파괴범이야!”고은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몇 년 동안 조보은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두 사람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조보은이 교도소에 갇힌 요즘, 그녀들은 너무나 평온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비록 서정우가 귀찮게 군다지만, 조보은과 비교했을 때는 하늘과 땅 차이다.“그럼 형부랑은?”“이혼했지.”고은지는 쌀쌀하게 말했지만, 고은영은 그녀의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고은지의 결혼은 올가미다. 조보은이 그녀를 공제하기 위해 만들어 낸 올가미.이혼했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투는 유난히 가벼워 보였다.마치 조보은의 손바닥에서 이젠 완전히 벗어났다는 듯이.“그럼 희주는?”고은영이 또 물었다.“취직하고, 집 구하고, 어느정도 안정이 되면 그때 바로 데려올 거야.”이런 점에서 고은지는 진여옥이 아주 고마웠다.어쨌든 진여옥과의 갈등도 전부 조보은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지금은 모든 것이 끝났지만 진여옥은 여전히 자신의 손녀딸을 생각하고 있었다.“그래, 우선 안정되고 생각하자. 이력서는 뿌렸어?”“그럼, 근데 내가 아무리 대졸이라도 졸업하고 바로 결혼해가지고, 직장 경험이 하나도 없어.”하여 그녀는 취직이 쉽지 않았다.“천천히 하면 되.”이제부터가 시작이다.다시 시작하려는 용기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고, 충분하다!하지만 장기간 올가미에 묶였던 고은지는 시작할 용기조차 생기지 않았다.그런 고은지를 바라보며 고은영은 마음이 짠해졌다.“살 곳은 구했어? 없으면 동호구 집에서 살아. 비록 가구는 없지만 인테리어 끝난 지도 꽤 되니까 살 수 있어.”고은영은 어떻게든 고은지를 돕고 싶었다. 아무래도 몇 년간 오직 가정주부로 살았던 그녀가 갑자기 사회에 나가자니 아마 보통 사람들보다 어려운 것이 훨씬 많을 것이다.게다가 얼마 없는 그녀의 돈도 조보은이 모두 가져갔다.고은영이 보기에 고은지는 도움이 절실했다. 하지만 고은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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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하원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은영은 교도소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조보은이 그녀와의 만남을 요구했다고 한다.“전 만나고 싶지 않은데요.”“고은영 씨 어머니십니다. 그러니 한 번 만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상대는 아주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고은영은 굳이 상대하기 싫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언제부터인가 그녀는 누군가 조보은을 그녀의 어머니라고 칭하는 것이 소름 끼칠 정도로 싫어졌다.게다가 ‘만나야 할 필요가 있다’ 라는 말은 그녀의 신경을 더욱 자극했다.하여 그녀는 상대가 누구든 가차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서정우도 이젠 고은지를 설득하기 힘들었는지 고은영을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자꾸만 걸려 오는 전화에 고은영은 서정우의 번호를 아예 차단해 버렸지만 그러면 상대는 또 다른 번호로 연락했었다.혹시 배준우 앞에서 서정우에게 연락이 올까 봐 고은영은 하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뭐 하는 짓이야?!”서정우가 말했다.“누나.”전화기 저편의 서정우는 전과 다른 애원하는 말투로 그녀를 불렀다.물론, 고은영이 그의 요구를 거절하면 그는 바로 얼굴을 바꿀 것이다.고은영이 말했다.“만약 조보은 그 여자나 돈 때문이라면 아예 말도 꺼내지 마!”“그게 아니라 누나. 엄마 정말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그런데 보증금을 내야 풀어 준다잖아.”서정우는 조보은을 만났었다.조보은은 당연히 고은지를 다치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하지만 조사를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걸려서 그녀는 하루라도 빨리 나오고 싶었다.고은영이 말했다.“그럼 네가 내면 되잖아.”“내가 돈이 어딨어? 200만 원이래..”“나도 없어.”“강성에 믿을 사람이 누나밖에 없어. 아빠도 왔는데 우리 지금 지하통로에서 지낸단 말이야. 살 곳도 없다고...”서준호가 왔다고?조보은이 서준호와 새로운 가정을 만든 뒤, 서준호는 한 번도 고은지와 고은영을 받아준 적이 없었다.그렇기에 고은지는 그들과 생활하면서 한 번도 서준호의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오히려 학생인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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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엄마는 어쩌다 이런 딸을 둘이나 낳았대?’서정우의 질책에 고은영은 쌀쌀맞게 웃었다.“말 똑바로 해. 네 엄마고 네 아빠야!”“......”“사내자식이 부모가 필요한 돈도 못 내놓는 주제에 얻다 대고 이래라 저래라야? 뻔뻔스럽게.”고은영의 말투에는 온통 서정우에 대한 혐오감으로 가득 찼다.조보은은 고은영와 고은지에게 엄마도 아니다.하지만 조보은과 서준호는 서정우를 극진히 아끼며 부모의 책임을 다했다.“이젠 너 혼자 알아서 해.”고은영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고은영의 말에 전화기 저편의 서정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고은영이 전화를 끊으려는데 서정우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아무리 그래도 나한테 시간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니야?! 나 아직 학생이야.”“나 학생 때도 집에서 한 푼도 받아본 적 없어! 나한테는 시간 줬었어?”시간?서정우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고은영은 화를 내며 말했다.“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된 자식인지, 역겨워 죽겠네 진짜. 너 이제 철 들어야 할 때야. 제발 정신 좀 차려!”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서준호가 내 아빠라고? 이 자식은 어떻게 이토록 뻔뻔스러운 말을 입에 올릴 수가 있지?!’그녀는 고은지도 더는 그들의 일에 손을 떼기로 했으니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아니면 정말 골치 아파질 게 분명했다. 심지어 서준호도 돌아으니!만약 이 시기에 조보은이 보석되어 교도소에서 나온다면 두 자매를 어떻게 해칠지 아무도 모른다.그리고 조보은이 정말 고은지에게 칼을 휘둘렀는지 고은영은 아직도 사실을 알 수 없지만 고은지가 그렇다니 그렇게 믿기로 했다.하원 별장.진씨 아주머니는 이미 점심을 다 차려놓고 그녀를 기다렸다.그녀가 돌아오자 진씨 아주머니는 반갑게 맞이했다.“작은 사모님 오셨어요? 대표님은 서재에 계십니다.”“그러면 제가 불러올게요.”고은영은 슬리퍼를 갈아신고 몸을 소독한 후 손을 씻었다.진씨 아주머니는 두 사람의 사이가 이렇게 좋은 걸 보고 흐뭇하게 웃었다.진씨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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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그의 따뜻한 숨결이 고은영의 차가운 볼에 닿았다. 이 긴장감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웬지 모를 야릿한 기분이 솟아났다.배준우의 품에서 배준우의 예리한 눈빛을 마주 보자니, 고은영은 긴장감에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대, 대표님.”“너 혹시 어렸을 때부터 용산에서 살았어?”“네, 나 용산 사람이잖아요. 왜요?”“안 그래 보여.”배준우는 진지하게 말했다.용산이 얼마나 가난한 곳인지 배준우는 알고 있다. 용산은 황량하기 짝이 없는 산골이었기에 산은 높고 길은 먼데다가 산에는 풀 한 포기도 자라지 않았다.전에 어머니를 보러 한 번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났던 그곳 사람들은 모두 피부색이 어두웠다.그런데 고은영은 왜 이렇게 하얗고 말랑한거지?“......”고은영은 배준우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더군다나 그녀는 배준우가 용산에 가본 적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침을 꼴깍 삼키며 물었다.“다들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배준우는 그제야 그녀를 풀어줬다.고은영은 벌떡 일어나 말했다.“밥.. 밥 드세요.”“많이 배고파?”그 말을 할 때, 배준우는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쳐다보았다.배준우의 다정한 눈빛에 고은영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다급히 몸을 움직이며 말했다.“네, 배고파요..!”말을 끝낸 그녀는 쪼르르 서재 밖으로 달려 나갔다.아래층에서 식사 준비를 하던 진씨 아주머니는 토끼처럼 뛰어다니는 고은영을 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 뒤로는 배준우가 따라 나오며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는 고은영을 향해 말했다.“조심 좀 해!”엄숙한 그의 목소리에 고은영은 즉시 발걸음을 늦추었다.하지만 속도 차이가 갑자기 나다보니 그녀는 하마터면 계단을 구를뻔했다.진씨 아주머니와 배준우는 순간 깜짝 놀랐고 배준우는 더는 함부로 말하지 못했다.식탁에서.입덧이 지났는지 고은영은 식욕이 좋아졌다.게다가 그녀는 고기를 엄청 좋아한다.배준우는 고기를 우걱우걱 먹는 그녀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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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그녀는 아련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향해 물었다.“설마 지금 내가 많이 먹는다고 돈 아까워서 그래요..?”그녀의 물음에 배준우와 진 씨 아주머니는 모두 할 말을 잃었다.이건 대체 무슨 소리?진 씨 아주머니는 어이없다는 듯 고은영을 바라보았다.아무리 봐도 고은영은 먹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어 보였다.배준우의 빛나는 비주얼 앞에서, 음식이 다 뭐란 말인가?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고은영은 냉큼 야채 한 젓가락을 집어 입에 넣으며 구시렁거렸다.“나 이제 야채도 먹어요!”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갑게 그녀를 흘겨보았고 그 눈빛에 고은영은 더는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배준우는 얼마 먹지도 않고 배가 불렀다. 이때 마침 전화가 울렸고, 배준우는 전화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진 씨 아주머니는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이고, 작은 사모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대표님이 설마 돈 아까워서 그러겠어요?”그깟 고깃값이 얼마나 든다고?그녀가 온 며칠 동안 진 씨 아주머니는 매일 장을 보며 고기도 많이 샀긴 했지만, 고작 20만 원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배준우는 20만원 이라는 작은 돈에는 아예 개념이 없을 정도로 부자다. 고은영은 입을 삐죽였다.“고기 먹는다고 뭐라 하잖아요.”그녀는 서러운 듯 말했다.워낙 고기를 좋아하지 않던 그녀는 어렵사리 고기에 맛을 들였는데 배준우에게 핀잔을 듣다니!진 씨 아주머니는 고은영의 말에 머리가 더 아팠다.“대표님은 작은 사모님 건강을 생각해서 그러시는 거에요.”“......”“고기와 야채 골고루 드셔야죠.”“정말 그럴까요?”고은영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진씨 아주머니를 바라보았고, 진 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작은 사모님을 속이기야 하겠어요?”“.. 알겠어요.”“보세요. 그 말에 대표님 화나셨잖아요. 이따가 대표님 좀 달래드리세요.”고은영이 자기의 잘못을 깨닫자 진 씨 아주머니는 얼른 그녀를 부추겼다.하지만 배준우를 달래라는 말에 고은영은 눈앞이 아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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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배준우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이리 와!”차가운 세 글자에 고은영은 감히 대꾸도 못 하고 삐그덕거리며 배준우에게 다가갔다.배준우는 그녀의 팔을 확 당기더니 자기 다리에 앉혔다.깜짝 놀란 고은영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다행히 참았다.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배준우는 점점 그녀에게 이런 행동을 하기 즐겼다.“대표님.”배준우가 말했다.“몸무게가 늘었어.”“......”‘아까 과식 사건 아직도 안 풀린 거야?’하지만 배준우의 이 말은 마치 고은영에게 배 속에 아이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고 있었다.게다가 배준우가 원하지 않는 아이, 만약 한시라도 빨리 처리하지 않는다면..... 배준우는 아마 그녀를 이 세상과 영원히 작별시킬 것이다.고은영은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화제를 돌렸다.“이미월 씨한테 걸려 온 전화에요?”이 질문을 할 때, 고은영의 안색은 굳어졌다.‘젠장, 내가 왜 이런 걸 물었지?’역시나 그녀의 질문이 끝나기 바쁘게 배준우의 눈빛은 바로 차가워졌다.고은영은 당장이라도 자기 뺨을 갈기고 싶은 마음이다.“미안해요, 일부러 그런게 아니에요.”“뭐가 일부러가 아니야?”“그게......”고은영은 두 눈을 질끈 감고 감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하지만 배준우는 전혀 봐 줄 생각이 없다는 듯 더 무거운 말투로 그녀를 다그쳤다.“말해!”“신경 쓰지 말아야 하는데 죄송해요.”아까 말투는 다소 배준우를 신경 쓰는 말투다.그녀는 두 사람의 혼전 계약을 잊지 않았다. 그녀는 배준우를 상관할 자격이 전혀 없다.“지금 나 신경 쓴 거야?”배준우는 그녀의 턱을 덥석 부여잡았다.강제로 머리를 쳐든 그 순간, 고은영은 숨이 멎을 것 같았다.그녀는 입을 삐죽이며 서러운 듯 말했다.“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앞으론 절대 안 그럴게요.”하지만 그녀의 말에 배준우의 눈빛은 더 차갑게 변했다.고은영은 정말 돌을 들어 자기 발을 찍은 격이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었다.“나 신경 쓰고 싶어?”“잘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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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배준우의 이 행동은 고은영을 더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녀는 배준우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배준우는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너 이제 사람들 앞에서 배 씨 가문 사모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거야. 이미월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어. 그렇다면 넌 이젠 뭘 해야하지?”뭘 해야지?이게......고은영은 곰곰이 생각했다. 만약 두 사람이 정상적인 부부라면......다른 여자에게서 자기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면 와이프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그건 바로 협박?‘설마 나한테 자기 첫사랑한테 협박하라는 거야?!’고은영은 복잡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았으며, 그녀는 이 상황이 전혀 믿어지지 않았다.하지만 배준우는 그녀에게 휴대폰을 강제로 넘겨주었다.고은영은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설마 이미월 씨한테 겁을 주라는 말인가요?”“네 생각엔?”배준우의 더 엄격해진 말투에 고은영은 심장이 철렁하고 내려앉을 것 같았다.‘아무리 이미월이 얄미워도 대표님 옛사랑인데. 근데 대표님 왜 이러시지...... 설마 일부러 그러시는 걸까? 전에 떠난 걸 복수하려고?’여기까지 생각한 고은영은 바로 배준우를 말렸다.“아니요. 그렇게 되면 두 분은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무슨 상황인지 고은영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고은영은......만약 남자가 다른 여자를 이용해 자기에게 겁을 준다면 영원히 상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배준우의 눈빛이 굳어지자 고은영은 심장이 더 조여왔다.“바로 실시할게요!”‘그래 본인이 괜찮다는 데, 뭐.”그녀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휴대폰을 받아 들고 이미월의 번호를 적었다.휴대폰을 돌려줄 때, 고은영은 참다못해 물었다.“그러면, 어느 정도까지 하면 될까요?”“뭐?”“그니까 얼마나 겁주면 될까요?”“네 남편을 귀찮게 구는데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정말 내가 생각하는 그 정도? 근데 정말 그렇게 하면 이미월 씨는......’“정말 괜찮겠어요?”고은영은 노파심에 재차 확인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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