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우의 이 행동은 고은영을 더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녀는 배준우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배준우는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너 이제 사람들 앞에서 배 씨 가문 사모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거야. 이미월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어. 그렇다면 넌 이젠 뭘 해야하지?”뭘 해야지?이게......고은영은 곰곰이 생각했다. 만약 두 사람이 정상적인 부부라면......다른 여자에게서 자기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면 와이프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그건 바로 협박?‘설마 나한테 자기 첫사랑한테 협박하라는 거야?!’고은영은 복잡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았으며, 그녀는 이 상황이 전혀 믿어지지 않았다.하지만 배준우는 그녀에게 휴대폰을 강제로 넘겨주었다.고은영은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설마 이미월 씨한테 겁을 주라는 말인가요?”“네 생각엔?”배준우의 더 엄격해진 말투에 고은영은 심장이 철렁하고 내려앉을 것 같았다.‘아무리 이미월이 얄미워도 대표님 옛사랑인데. 근데 대표님 왜 이러시지...... 설마 일부러 그러시는 걸까? 전에 떠난 걸 복수하려고?’여기까지 생각한 고은영은 바로 배준우를 말렸다.“아니요. 그렇게 되면 두 분은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무슨 상황인지 고은영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고은영은......만약 남자가 다른 여자를 이용해 자기에게 겁을 준다면 영원히 상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배준우의 눈빛이 굳어지자 고은영은 심장이 더 조여왔다.“바로 실시할게요!”‘그래 본인이 괜찮다는 데, 뭐.”그녀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휴대폰을 받아 들고 이미월의 번호를 적었다.휴대폰을 돌려줄 때, 고은영은 참다못해 물었다.“그러면, 어느 정도까지 하면 될까요?”“뭐?”“그니까 얼마나 겁주면 될까요?”“네 남편을 귀찮게 구는데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정말 내가 생각하는 그 정도? 근데 정말 그렇게 하면 이미월 씨는......’“정말 괜찮겠어요?”고은영은 노파심에 재차 확인했다.‘아
이미월이 아무 말도 안하자 정원희가 이어서 말했다.“내가 보기엔 준우가 승연이한테 화난 게 아니라 승연이를 이용해 너한테 복수하는 것 같애!”정원희는 말할수록 화가 났다.그녀들의 이번 북성 행이 진 씨 가문에 큰 재난을 가져왔기 때문이다.전에 이미월이 강성을 떠날 때 그녀는 그녀와 배준우는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다.더군다나 지금 그는 이미 결혼까지 한 상탠데, 이렇게 계속 매달리면...여자로서 이런 행동을 하는 건 그다지 보기 좋은 일이 아니다. 정원희의 말에 이미월의 얼굴은 창백해졌다.“제, 제가 미안해요!”배준우가 정말로 복수하기 위해 진승연을 이용하는 걸까?만약 진짜로 그렇다면, 그녀와 배준우 사이는......?아니, 그럴 리가 없어!이미월은 자신과 배준우의 사이가 완전히 끝났다고 믿지 않았다. 예전에 사이가 그렇게 좋았었는데.그와 고은영 관계는 그저 합의된 관계일 뿐이야!이미월은 배준우의 모든 행동이 자신을 화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었다.전에 그녀가 말없이 떠났던 것에 대한 복수.“지금 사과한다고 뭐가 달라져? 배준우를 멈추게 할 방법부터 먼저 찾아야 할거 아니야!”정원희는 흥분해서 말했다.지금 진 씨 가문이 큰 파국을 맞았는데, 사과한다고 뭐가 달라질까?이런 사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정원희의 흥분한 모습에 이미월은 더욱 숨이 막혔다.“큰 엄마.”"네가 어떤 방법을 쓰든 이 일 반드시 잘 처리해 놔. 안 그러면 그땐 내가 뭘 어떻게 하든 날 원망하지 마!”정원희는 하찮은 듯한 눈으로 이미월을 쳐다보며 소리쳤다. 하긴, 이전에 정원희는 이미월의 어머니마저 하찮게 생각했다.예전에 이미월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이혼을 했고, 이미월의 어머니는 외할머니를 따라 외국으로 떠났다.외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 줄 알았는데 두 번째 가정마저 파탄이 났고, 이미월의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그것이 이미월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정원희는 처음에는 이미월을 이뻐하고 가여워했다. 온전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란
고은영이란 소리에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이미월은 순간적으로 이를 악물었다.그동안 참았던 모든 감정들이 지금, 이 순간 완전히 무너진것만 같았다. 전화에 대고 고은영에게 욕설을 퍼부을 수 없는 자신이 한스럽게 느껴졌다.정원희는 그녀의 손등에 손을 얹고는 날카로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정원희의 날카로운 눈빛에 이미월은 순간 정신을 차렸고, 정원희는 그녀를 보며 소리 없이 고개를 흔들었다.이미월에게 지금 고은영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는 신호였다.이미월은 내키진 않았지만 억지로 화를 참으며 말했다.“무슨 일 있어요? 고은영 씨?”“저를 사모님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이미월 씨?”매우 차가운 말투였다.이미월에게 주도권을 자기가 쥐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이미 하얗게 질려있던 이미월의 얼굴이 고은영의 말에 더욱 굳어졌다.숨이 막혔고 눈시울이 빨개졌다.“네, 사모님.”이를 악물며 말했다.사모님?얼마나 가소로운 호칭인가! 만약 그때 그녀가 외국으로 떠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그 자리는 그녀의 것일 것이다. 이미월은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었다. 고은영에게서 배준우를 뺏어오지 못한 게 한스럽게 느껴졌다.전화기 너머의 고은영도 이미월이 이를 악물며 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조금 뭔가 켕기는 느낌이었다...배준우가 이렇게까지 하라곤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고은영은 말을 다 뱉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별일 아니고, 앞으로 내 남편한테 그만 매달렸으면 좋겠어요. 우린 이미 결혼했고, 이미월씨랑 제 남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이젠 다 지난 일이니까, 인제 그만 포기해요.”“그렇게 못 하겠다면요?”이미월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다 지난 일이니 배준우를 그만 포기하라고?!이미월의 살기 가득한 말투에 고은영도 살짝 긴장됐다.“이미월 씨에 대한 제 남편 태도, 잘 봤잖아요. 포기 안 하면 어쩔 건데요?”“......”“아니면, 아직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 때문에
고은영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정중하게 대답했다.“아니에요, 사모님. 이미 다 지나간 일인데요.”“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렇게 말해주시니 안심이 되네요.”“......”“승연의 일 때문에 제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몰라요. 제가 이미 호되게 혼냈어요. 아까 미월이가 한 말도 제가 꼭 책임지게 할게요.”“큰엄마!”수화기 너머로 이미월의 소리가 들렸다.한편,정원희는 고개를 돌려 매서운 눈빛으로 경고하듯 이미월을 쳐다보았다.이미월도 감히 더 이상 뭐라고 말하지 못했다.고은영이 말했다.“네, 감사해요. 그럼 이미월 씨에게도 전해주세요. 가끔은 넘지 말아야 할 선도 있다고요. 배 대표님은 이미 결혼하셨으니 그만하시라고요.”“네, 사모님. 제가 꼭 그렇게 전할게요.”정원희는 아주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 몇 번이나 전화에 대고 꼭 그렇게 전하겠다고 약속했다.두 사람의 통화는 족히 10여 분 동안 이어진 후에야 끊어졌다.고은영은 긴장된 채로 전화를 끊었다.그녀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다.....!그러나 지금 자신이 어떻게 처리하든 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배준우도 그렇게 말한 마당에 이미월에게 한바탕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이건 모두 배준우가 한 말이니 그녀를 탓할 수도 없다.한편, 천가에서.“찰싹~!”낭랑한 따귀 소리가 이미월의 뺨을 빨갛게 달구었다.이미월은 머리가 띵해졌다.뺨을 맞아 소파에 쓰러진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정원희를 쳐다보았다.여태껏 자신을 예뻐해 주던 그 외숙모가...나를?“큰 엄마..!”이미월이 억울하게 소리쳤다.정원희의 분노는 이미 극에 달했다.자기 보다 한 참이나 어린 사람 앞에서 굽신굽신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니, 이 모든 게 이미월 때문이니 말이다.“당장 짐 싸서 나가!”정원희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정말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정원희가 전에 진 회장에게도 말한 적이 있었다. 이미월이 가끔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한다고 말이다.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정원희는 또 집사에게 몸보신할 보약 몇 가지를 같이 보내라고 명령하고는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다.그 순간, 계단 어귀에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이미월을 보며 말했다.“미월아, 내가 네 큰엄마로서 충고하는데, 너랑 배준우는 이제 끝이야!”“아니에요. 준우는 그냥 저한테 성질을 부리는 것 뿐이에요. 준우랑 고은영은 합의된 관계일 뿐이라고요. 위장 결혼이요!”“합의된 관계? 합의된 관계일 뿐인데 그 여자를 그렇게 감싸고 돌아?”“......”이미월은 말문이 막혔다.정원희의 말에 하얗게 질렸던 이미월의 얼굴에 슬픔이 더해졌다.그녀가 울먹이며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나한테 성질부리는 거라고. 나한테 복수하려고 그러는 거라고요.”이미월은 배준우가 고은영을 특별하게 대한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그녀의 이런 고집에 정원희도 어쩔 수 없다는 듯더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그래, 그럼 앞으로 너랑 천가는 이제 아무런 관계가 없겠구나.”“그게 무슨 말이에요, 큰엄마? 저랑 인연을 끊겠다는 뜻이에요?”이미월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정원희를 바라보았다. 그깟 고은영이 뭐라고 그녀마저 이런 잔인한 말을 자기에게 내뱉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정원희는 몇 년 동안 이미월의 어머니 이안을 생각하니(이미월의 부모님이 이혼 후 이미월은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진가에 돈을 요구했던 걸 말고는 집안을 위해 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이런 관계를 끊으면 나쁠 게 뭐가 있겠는가!그동안 진 회장이 차마 못 했던 걸 정원희는 자가기 하기로 생각했다.“너희 어머니께 전해. 앞으로 네 외삼촌을 다시는 찾지 말라고. 우리가 돈 버는 게 뭐 쉬운 일인 줄 알아?!”“’.....”“예전에는 널 혼자 키우는 게 안쓰러웠는데, 이젠 아니야! 우리도 이 몇 년 동안 너희한테 할 만큼 했어.”그동안 이미월의 유학비용을 모두 진가에게 내주고 있었다.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공부시켰는데 이런 결과라니!그리고 그녀가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는, 그
그리고 이번에 진 회장이 그녀를 노가의 그 바보 같은 아들에게 시집을 보내겠다고 했을 때 정원희는 뜻밖에도 반대하지 않았다.아마 진승연이 북성에서 돌아오기전 부터 이미 상의가 끝난 일인 것 같았다.지금 천가는 배준우에게 뭐라고 더 말하지 못하고 있다. 배준우를 더 화나게 하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다.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그 어떤 해결책이라도 찾아야 한다.그리고 그 해결책이......!바로 진승연을 결혼시키는 것이다.진승연은 서럽다는듯이 말했다.“엄마, 나 엄마 딸이야. 근데 어떻게 나한테 이래?!”진승연은 억울한 눈으로 정원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자기 친어머니가 자기를 그런 바보 같은 남자에게 시집보내려 한다는 걸 믿고 싶지 않았다.진승연의 하소연에 정원희도 굳은 표정으로 코웃음 치며 말했다.“그래. 넌 내 딸이야. 근데 왜 이렇게 멍청한거야?!”남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지금 울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진승연이 대답했다.“근데, 언니가......”“앞으로는 아니야!”진승연이 말을 채 다하기도 전에 정원희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미월은 더 이상 그녀의 사촌 언니가 아니라고 말했다.진승연은 믿을 수 없었다.“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앞으로는 아니라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그럼 그녀와 이모의 관계도 이제 끝인 건가?믿을 수 없다는 진승연의 눈빛에 정원희가 말했다.“무슨 뜻이냐고?”“......”“네가 생각이 있는 애라면 이런 질문은 하지 않을 거야!”진승연은 놀란 표정으로 정원희를 쳐다보았다.자신의 예상이 맞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정원희는 이어서 말했다.“걔들이 몇 년 동안 우리 집에서 가져간 돈이 얼마인지는 알아? 그런데 너를 이용해서 우리 집안을 이 꼴로 만들어?”“엄마, 그건 언니가 아니라 나야......”“만약 정말 너라면, 그럼 노빈이와의 결혼 준비나 잘해!”정원희는 지금까지도 이미월을 위해 변명하고 있는 진승연의 모습에 더욱 화가 치밀어
정원희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이따가 웨딩드레스 올 거니까 잘 골라!”“엄마...!”“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난 다 싫어!” 진승연은 소리 지르며 말했다.그런 바보 같은 놈에게 시집가면서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고르라고?이 상황에 뭘 고르겠어!정원희는 더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나가버렸다.이런 엄마의 모습을 진승연도 처음 본다.그녀는 엄마가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걸 믿고 싶지 않았다.전에 노빈에게 시집보낸다고 했을 때, 겁주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그게 아니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아니, 왜 다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내가 잘못했으니깐.. 나 풀어줘요!”밖에서 문을 잠그는 소리에 진승연은 완전히 절망했다.이전에 고은영 일에 대해서 전혀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던 그녀가 이제야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내가 틀렸어. 내가 잘못했어. 엄마......!”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울어도, 그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멀어지는 하이힐 소리뿐이었다.정원희는 전혀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아니, 나한테 이러지 마, 엄마 나한테 이러지 마!” 진승연은 끊임없이 문을 두드렸지만 밖은 몹시 조용했다.........한편 하원에서, 고은영은 안지영을 만나러 가려 했지만, 배준우가 계속 집에 있는 바람에 그녀는 조급해졌다. .“띵동띵동.”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진 씨 아주머니가 문을 열었다.위층에서 물을 마시러 내려온 배준우는 누가 온 걸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고은영은 재빨리 배준우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제가 물 가져다드릴게요. “그녀의 이런 알랑거리는 모습에 배준우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또 무슨 사고 친 거 있어?”배준우는 고은영이 이런 행동을 할 때는 사고 친 일이 있거나 켕기는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냥 물 가져다드리는 건데요.”또 무슨 사고를 쳤다는 말인가.이미 거짓말한 일도 아직 처리가 되지 않았는데, 그녀가 감히 어찌 또 사고를 칠 수 있겠는가!이게 다 조금 전 이미월
배준우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보자, 고은영은 더욱 갈등했다.소파에 앉아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배준우는 고은영에게 다가갔다.그녀에게 가까워질수록 뭔가 억압적인 기운이 느껴졌다.그 모습에 고은영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대표님!”배준우는 몸에 흰색 목욕수건을 둘렀다. 그런데 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고은영은 그의 선명한 복근에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그의 허리에 있는 목욕수건이 떨어질까 봐 걱정됐다.......!배준우는 들고 있던 수건을 고은영의 손에 던지며 말했다.“머리카락 좀 말려줘요!"말하면서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들어 급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그의 업무는 끝이 없다!바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은영은 머뭇거리고 있었다.하지만 배준우의 진지한 얼굴에 자기가 뭔가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정말......!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머리카락 물이 휴대전화 화면에 떨어지자, 배준우는 고은영을 올려다보았다.“왜 가만히 있어?”고은영은 재빨리 움직이며 말했다.“네. 지금 할게요.”바로 일어나 준우에게 다가갔다.그러나 막 발을 떼는 순간, 카펫에 걸려 준우의 품속에 넘어졌다.고은영은 깜짝 놀랐다.그녀가 반응할 새도 없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배준우의 품속에 넘어졌다.순간, 공기마저도 조용하게 느껴졌다.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 남자의 몸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여자보다 더 섬세한 그의 피부를 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고은영 자기가 넘어진 자세를 보고는 서둘러 변명했다.“대표님, 이게 오해라면 믿으시겠어요?”“글쎄, 네가 일을 참 많이 벌리니까 잘 모르겠네.”오해라는 걸 믿지 않는 단 뜻이다.그러자 고은영이 말했다.“카펫에 걸려 넘어진거예요. 정말 맹세해요.....!”고은영은 자기 마음을 꺼내서라도 정말 오해라는 걸 증명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왜 아직도 안 일어나?”“일어나요. 일어날게요!”고은영은 말을 더듬으며 일어났다.그녀는 얼굴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