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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고은영이란 소리에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이미월은 순간적으로 이를 악물었다.

그동안 참았던 모든 감정들이 지금, 이 순간 완전히 무너진것만 같았다. 전화에 대고 고은영에게 욕설을 퍼부을 수 없는 자신이 한스럽게 느껴졌다.

정원희는 그녀의 손등에 손을 얹고는 날카로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원희의 날카로운 눈빛에 이미월은 순간 정신을 차렸고, 정원희는 그녀를 보며 소리 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이미월에게 지금 고은영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는 신호였다.

이미월은 내키진 않았지만 억지로 화를 참으며 말했다.

“무슨 일 있어요? 고은영 씨?”

“저를 사모님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이미월 씨?”

매우 차가운 말투였다.

이미월에게 주도권을 자기가 쥐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이미 하얗게 질려있던 이미월의 얼굴이 고은영의 말에 더욱 굳어졌다.

숨이 막혔고 눈시울이 빨개졌다.

“네, 사모님.”

이를 악물며 말했다.

사모님?

얼마나 가소로운 호칭인가! 만약 그때 그녀가 외국으로 떠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그 자리는 그녀의 것일 것이다.

이미월은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었다. 고은영에게서 배준우를 뺏어오지 못한 게 한스럽게 느껴졌다.

전화기 너머의 고은영도 이미월이 이를 악물며 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조금 뭔가 켕기는 느낌이었다...

배준우가 이렇게까지 하라곤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은영은 말을 다 뱉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

“별일 아니고, 앞으로 내 남편한테 그만 매달렸으면 좋겠어요. 우린 이미 결혼했고, 이미월씨랑 제 남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이젠 다 지난 일이니까, 인제 그만 포기해요.”

“그렇게 못 하겠다면요?”

이미월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다 지난 일이니 배준우를 그만 포기하라고?!

이미월의 살기 가득한 말투에 고은영도 살짝 긴장됐다.

“이미월 씨에 대한 제 남편 태도, 잘 봤잖아요. 포기 안 하면 어쩔 건데요?”

“......”

“아니면, 아직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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