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01 - 챕터 210

1214 챕터

제201화

그녀의 말에 배준우는 커피잔을 들다가 잠시 멈칫했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은영을 쳐다보자,그의 기분을 눈치챈 고은영이 재빨리 이어서 말했다.“저, 이간질하는 거 아니에요.”그녀는 순전히 자신의 안전이 걱정됐다.배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넌 그럴 능력이 없지.”하긴, 가끔 똑똑한 면이 있긴 하지만 이간질할 생각을 할 정도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지금도 진짜로 자기의 안전에 대해서만 걱정하고 있다.“진승연 씨가 진짜로 그렇게 할까요?”고은영이 또 물었다. 확실하게 물어보고 싶었다.이 일에서 그녀가 도화선 작용을 하긴했지 진승연의 태도를 보니 모든 잘못을 그녀의 탓으로 돌릴 게 뻔했다.배준우가 대답했다.“매일 나랑 함께 다니는데, 너한테 나쁜짓을 할 기회가 없어.”“저 혼자 있을 때도 있잖아요.”고은영은 중얼거렸다. 진심으로 걱정됐기 때문이다.자주 배준우와 함께 다니긴 하지만 매일 그런 아니었다.대부분 시간을 그와 함께 보냈지만 혼자 있는 시간도 분명히 있었다.배준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그의 눈빛에 고은영은 움찔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냥 걱정돼서요.”자기의 걱정을 이렇게 솔직하게 숨김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아마 고은영뿐일 것이다.배준우는 피식 웃었다.“그럼, 나랑 붙어 다니든가!”지금 그는 진영그룹을 상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하지만 고은영의 마음속에는 그 잔인했던 모습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아니 그 모습을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그녀가 이어서 말하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문, 제가 열게요!”배준우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고은영은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한편, 진승연은 얼굴이 창백한 채로 방으로 돌아왔다.그녀가 들어오자마자 이미월은 서둘러 물었다.“어떻게 됐어?”진승연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녀는 공허함이 가득 찬 눈으로 이미월을 바라보았다. 진승연의 모습에 이미월은 조금 놀랐다.“준우가 뭐래?”설마?이번에는 진승연이 직접 사과하러 갔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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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준우야!”이미월이 찾아오자, 배준우는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해했다.이미월이 물었다.“내가 올 타이밍이 아니야?”육명호도 이 상황이 난처했기에 이미월을 보고 그도 멍해졌다.그는 아직 배준우와 고은영 사이를 모르고 있다.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미처 알 기회가 없었다.하지만 배준우와 이미월의 사이는 알고 있다.전에 배준우가 이미월을 좋아하고 있을 때 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당시 배준우를 다 완벽하지만, 안목은 별로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지금 이미월이 갑자기 이렇게 들이닥친 모습을 보니 육명호의 생각은 더 확실해졌다.배준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나가!”그는 차갑고 냉담한 말투로 말했다.고은영도 이미월이 갑자기 들이닥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배준우가 지금 바쁘다고 말하고 이미월을 돌려보낼 참이었는데 그럴 겨를도 없이 그녀가 들이닥쳤다.이미월의 이런 태도에 고은영은 어이가 없었고, 배준우의 행동에 이미월은 마음이 아팠다.“한마디만 하고 갈게.”“아니, 당장 나가!”배준우의 언성이 높아졌다.이미월의 선넘는 행동에 배준우의 인내심도 이미 바닥이 났다.배준우의 태도에 고은영이 서둘러 앞으로 나섰다.“이미월씨, 일단 방으로 돌아가세요.”그에게 이미월은 중요한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그를 화나게 하는 사람도 그녀다.“네까짓 게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이미월이 분노했다.“......”이미월의 모습에 세 사람 다 할 말을 잃었다.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봤다.그녀도 스스로에게 놀랐다.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어쩌면 고은영에 대한 위기의식에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도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일 수도.배준우의 어두운 눈빛에 이미월도 이성을 되찾았다.“준우야, 나......”고은영의 표정도 어두워졌다.“이미월씨, 배 대표님은 지금 회의 중이십니다. 그러니 이만 나가주세요.”단호한 말투로 말했다.고은영은 병원에서 이미월을 봤을 때부터 그녀가 가식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배준우 앞에서만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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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이미월은 더는 얘기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고 나갔다.그녀가 드디어 나갔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육명호가 그제서야 웃으며 말했다.“이 문제가 더 배 대표를 짜증 나게 하죠?”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이렇게 행동하니 짜증 나지 않을 남자가 없었다.남자라면 자기 여자가 조금 순종적이길 바라니까.배준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흘겨보았다.“또 무슨 일?”“아니, 배 대표는 왜 갑자기 장서경이랑 손잡기로 한거죠?”육명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쳐다보았다.어젯밤 분명히 얘기가 잘 끝났는데, 갑자기 장서경 쪽으로 돌아섰으니 말이다.장서경은? 북성의 원탑이자 육명호의 천적이다.두 사람은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라이벌 관계이다.그런데 배준우가 강서경을 택했으니, 육명호의 마음에 불을 지핀 셈이였다.배준우가 커피잔을 들며 대답했다.“일 처리가 깔끔하니까요.”그가 차갑게 한마디 던졌다.배준우의 말에 육명호의 얼굴이 굳어졌다.대체 무슨 뜻이지? 그의 일 처리는 깔끔하지 못하다는 뜻인가?그가 뭘 어쨌다고!어제 북성에 도착해서 같이 밥 한 끼 먹은 게 다인데, 어떻게 안다고 이렇게 말하는 거지?아무리 생각해도 배준우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배 대표, 무슨 뜻이에요?”육명호는 혼란스러운 듯 배준우에게 되물었다.오늘 이 얘기를 분명히 끝내 않으면 마음이 찝찝할 것 같았다.배준우가 대답했다.“말한 그대롭니다.”“.......”육명호는 더욱 멍해졌다.말한대로 라고? 그래서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장서경이랑은 밥 한 끼도 같이 먹지 않고 협업해 놓고.그걸 말하는 건가?그걸 원하면 직접말하든가......!육명호는 어리둥절한 듯한 얼굴로 고은영을 쳐다봤다. 고은영이라도 대신 설명해주길 바랐다.하지만 고은영은 얼굴을 한쪽으로 돌리고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육명호는 다급해졌다. 그는 다시 배준우를 쳐다보며 말했다.“내가 아니더라도 장서경을 선택하면 안 되죠. 배 대표는 나랑 장서경이 어떤 사이인지 잘 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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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고은영과 배준우의 차가운 태도에 육명호는 서둘러 말을 고쳤다.“알았어, 고 비서!”지금은 호칭에 연연할때가 아니다.육명호는 생각에 잠긴 듯 고은영에게 물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나한테 말해줘. 배 대표가 왜 갑자기 장서경을 선택했는지.”장서걍을 생각하니 육명호는 화가 치밀었지만 화를 분출할 곳이 없었다.고은영이 대답했다.“일처리가 깔끔해서요.”배준우와 똑같이 대답했다.육명호가 다시 물었다.“내가 뭘 어쨌다고? 무슨 문제가 있는데 도대체?”일처리가 깔끔하다는 건 뭘 말하는 건지.잠깐, 어제 배 대표가 화내고 갔잖아. 혹시 이소원 때문인가?육명호는 요즘 이소원이 말을 듣지 않은 걸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올랐다.하지만 고은영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았다.고은영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육명호는 가방에서 블랙카드를 꺼내 고은영의 손에 쥐어줬다.“고비서가 자세히 알려줘봐.”고은영은 손에 쥐어진 블랙카드를 보았다.육호명 사람을 매수하는 데 쓰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는다.저번에, 회사에 찾아갔을 때도 프론트 데스크 직원들에게 커피를 돌렸다.고은영은 블랙카드를 돌려주며 말했다.“육 대표님께서 저한테 이 카드를 준 걸 배 대표님께서 아시게 되면, 이번뿐만 아니라 영원히 협업할 기회를 잃으실 수도 있습니다.”배준우가 가장 혐오하는 짓이 이 짓이다.고은영이 블랙카드를 다시 돌려주자, 육명호는 깜짝 놀랐다.그러고는 역시 배준우의 사람이라고 감탄했다. 가난하긴 하지만 정의로우니 말이다. “그래. 그럼, 우리 친분을 봐서라도 배 대표한테 내 얘기 좀 잘해줘.”“변하는 건 없어요. 배 대표님은 한번 결정하시면 절대 번복하지 않으세요.”고은영은 더욱 단호하게 말했다.그런 방식은 배준우에게 전혀 통하지 않는다.이미월을 대해는 태도를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다.그런 사람을, 누가 감히 설득하려 들까?완강한 두 사람의 태도에 육명호는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 질렀다.“좋아. 가서 배 대표한테 전해. 반드시 이번 선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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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배준우가 그딴 비서에게 월 400만 원이나 준다고?너무 많은 거 아닌가?하긴 항상 배준우옆에 붙어 있는 걸 보면 평범한 존재가 아닐지도.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럼 우리 회사로 이직하면 1000만 원 줄게!”고은영은 입술이 떨렸다.육명호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제안을 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만약 배준우를 화나게 하려고 이런 제안을 했다는 걸 알면, 분명 그의 얼굴에 커피를 뿌렸을 것이다.고은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육명호가 다시 이를 악물었다.“좋아. 적으면 2000만 원으로 하자!”자기 라이벌과 손을 잡은 배준우에게 복수 할수 있는 방법은 그가 가장 아끼는 비서를 채가는 것이다.육명호는 분노에 이성을 잃었다.고은영은 그에게 맞장구쳐 줄 생각이 없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저는 지금 이직할 생각이 없어요.”육명호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터뜨렸다.비록 그의 제안이 유혹적이긴 했지만, 그를 보면 그다지 믿음이 가는 제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2000만 원을 줘도 이직을 안 한다고?”“저는 이미 강성에 집도 사고 해서, 강성을 떠날 생각이 없어요.”고은영이 단호하게 말했다.하긴 그녀의 말도 사실이었다.그렇게 힘들게 노력해서 겨우 집을 샀는데, 다른 곳에 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게다가 자기 능력이 한정적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으니 지금 회사에서 400만 원이라는 월급을 받는 것도 감지덕지하게 여겼다.배준우와의 협업이 물거품이 된 것도 화가 나 죽겠는데, 2000만 원을 주고도 그의 비서를 채갈 수 없다니 정말 화가나 미칠 지경이었다.고은영은 더는 얘기를 이어가지 않고 서둘러 호텔로 돌아갔다.방에 들어가니, 배준우는 통화 중이었다. 진영그룹의 일인듯 했다.고은영은 이미월이 찾아와서 그 정도 했으면 배준우도 적당히 하고 멈출 줄 알았다.하지만...... 아니었다.오히려 상황이 더 심각해진 것만 같았다.전에는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했던 상황이라면, 지금은 관련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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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고은영에게 사과했다는 사실에 억울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 당시 어떻게 분노를 억누르고 그녀에게 사과할 수 있었는지..분노 가득한 태도로 진심을 다해 사과했는데, 이게 무슨 경우인지 싶었다. 진 회장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사과를 했는데 왜 상황이 더 악화되니?!”“내가 어떻게 알아요?”진승연도 지금 울고 싶은 마음이다.이런 큰 사고를 칠 줄 알았으면 이미월과 함께 북성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냥 아무것도 없는 고은영이 모든 걸 차지하는 게 꼴 보기 싫었던 것 뿐인데.진승연의 태도에 진 회장이 말했다.“이 문제 잘 처리하기 전에 집에 들어올 생각 하지도 마!”모든 카드를 정지시킨 것도 모자라 집에도 들어오지 말라고?“아빠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어떻게 이려나고? 네가 한 짓들을 봐봐. 도대체 무슨 짓거리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진 회장이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배준우 쪽에서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으니 진영그룹의 자금줄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지금 진 회장은 이런 딸을 둔걸 매우 후회했다.어릴 때부터 한 번도 제대로 된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사고뭉치니 말이다.“그럼 저 이제 어떡해요?”진승연은 전화기에 대고 마구 소리 질렀다.이미 사과도 했는데 어떻게 뭘 더 하라는 말인가!이미월도 진 회장의 말에 겁에 질려 있었다.상황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설마 아까 배준우를 찾아가서 그런 걸까?그 계집애....!이미월은 조금 전 고은영에게 소리를 질렀던 일이 떠올랐다.설마 그것 때문에?고작 그런 계집애를 보호하기 위해서 일을 이 지경에 이르게 한다고?이미월은 가슴이 저렸다.왜?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일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사과할게요. 가서 무릎이라고 꿇으면 되잖아요!”진 회장이 뭐라고 했는지 진승연은 이성을 잃고 소리 질렀다.전화를 끊어도 계속 눈물이 흘렀다.그런 진승연의 모습에 이미월은 뭐라고 위로 하고 싶었지만, 지금 자기도 같은 처지니 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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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이미월의 말에 진승연도 얼굴이 창백해졌고, 고개를 애써 끄덕이며 말했다.“언니 말이 맞아. 준우 오빠한테는 특별한 사람일 수도 있어.”어쩌면 고은영이 배준우의 마음속에서 이미월보다 더 중요한 존재일 수도 있다.순간 진승연의 눈빛에 음산한 기운이 돌았다.만약 진짜로 그렇다면 더욱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월의 같은 생각을 하는 듯했다.어떻게?배준우의 마음속에 자기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는지.이미월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언니,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평생 고은영을 보호해 줄까? 언니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그들은 고은영이 왜 배준우에게 그토록 중요한 존재인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이미월이 이번에 돌아온 건 배준우 때문이었다.그러니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 배준우를 차지하는 꼴은 절대 볼 수 없다.이미월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알긴 알지만, 갑자기 알아버린 거라 여전히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배준우에게 자세히 물어봐야 했다.이미월의 단호한 태도를 보니 진승연의 마음이 조금 놓였다.전에는 정말 이대로 배준우를 놓칠까 봐 두려워 울기만 했으니 말이다.하지만 지금 배준우가 진가에게 하는 걸 생각하니진승연의 얼굴은 다시 굳어졌다.“언니, 그렇게 되면.. 나 더 이상 언니를 도와줄 수 없을 것 같아.”전에는 오로지 이미월과 함께 고은영을 몰아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지금 배준우가 하는 걸 보니 도저히 감당해 낼 자신이 없었다.진승연의 말에 이미월도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진승연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일단은 회사 일부터 해결하자.”고은영일은 잠시 미루는 걸로!진승연도 만약 이번 고은영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배준우가 더한 문제를 일으킬거 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지금 그녀에 대한 분노가 어느 정도이든 일단은 참을 수밖에 없다.한편 방에서, 배준우는 고은영 옆으로 다가갔다.고은영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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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배준우는 육명호가 믿음이 안 간다는 고은영의 말이 살짝 놀라웠다.그리고 그녀가 자기를 남편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을 때는 의미 모를 미소가 그의 얼굴에 번졌다.“너가 사람을 볼 줄도 아네?”그는 놀리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진 영그룹에서 고은영이 바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그녀가 무엇을 하든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그런데 육명호가 미덥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내다니......!그녀가 그 정도 판단은 할 수 있는 걸 보니 배준우는 시름이 놓였다. 그리고 자기를 속이지 않은 것에 대해 기분이 좋았다.육명호가 그런 제안을 한 건 배준우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였다.그리고 육명호는 절대 고은영 같은 직원을 회사에 오래 두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첫 달 월급도 못 받고 해고될 수도 있다.“육 대표는 인성이 별로에요!”어제 고은영이 이 말을 했을 때 오히려 배준우에게 혼났었다. 하지만 오늘도 똑같은 말을 했지만, 그는 별로 뭐라 하지 않았다.오히려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래, 사람을 볼 줄만 알면 돼.”사람을 볼 줄 알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게 아닌가.고은영이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룸서비스를 시킨 적이 없는데.육명호도 그렇게 화를 내며 갔으니 다시 돌아올 리가 없고.그렇다면......고은영과 배준우의 눈이 마주쳤다.배준우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이미월아니면 진승연이 찾아온 게 분명했다.“보아하니 내가 손을 쓴 강도가 아직 살아있나 보네.”진영 그룹을 2년 동안 봐주고 있었는데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니 말이다.차가운 그의 말에 고은영은 놀랐다.진영그룹과 얽혀서 좋을 게 없는데, 그들이 지금 배준우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고은영은 심호흡하고는 배준우에게 말했다.“제가 열게요.”배준우는 아무 말 없이 앞에 있는 커피들 한 모금 마셨고, 고은영은 서둘러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역시나 이미월과 진승연이 와 있었다.고은영이 본능적으로 몸을 옆으로 피했지만, 이번에는 멋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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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209화

이미월은 조심스레 방으로 들어갔다.진승연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전에 고은영을 밀치던 오만함은 온데간데없고 공손함만 있었다.고은영도 문을 닫고 뒤따라 갔다.“준우야.”이미월은 배준우 옆으로 다가가 낮고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다.고은영은 한쪽 편에 서 있는 진승연에게 조심스레 물었다.“진승연 씨, 뭐 마실래요?”“아니에요. 고마워요.”진승연은 고개를 저으며 부드러운 태도로 대답했다.이렇게 변할걸 보니 아주 급한 모양이다.그러니 고은영이 어떤 수단으로 배준우를 구워삶았는지 더 의문이었다.이 남자가 화를 내면 그 누구도 말릴 수가 없다.“준우야, 이 일 때문에 삼촌이 힘들어하셔. 어떻게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 알려줘.”“오빠. 제발 부탁이야. 우리한테까지 이러지 마.”진승연도 한 마디 덧붙였다.당연히 아주 공손한 태도로 말이다.이전에 그녀가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던 건 배준우와 그나마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아예 그런 생각 자체가 없었다.어젯밤 자신의 행동이 이렇게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줄 몰랐다.“오빠, 말 만해! 오빠가 하라는거 다 할테니까.”진승연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 상황을 수습하고 싶었다.자존심이고 뭐고 생각할 여우가 없었다.지금 그녀는 배준우가 하라는 건 다 할 생각이었다.배준우가 그녀를 쳐다봤다.“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하지만 날카로운 말투는 여전히 사람을 두렵게 했다.그의 이런 차가움이 이미월과 진승연에겐 익숙지 않았다. 왜냐면 이전의 배준우는 절대 이런 태도로 그들을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진승연은 억울한 기분이 들었지만, 감히 티 내지 못하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말했다.“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지금 진영 그룹이 이런 위기에 처해있는데 손이나 놓고 있으라니! 집에도 못 들어가게 생겼는데 말이다. 배준우가 말했다.“아무것도 안 하면 지금 상태는 계속 유지할 수 있어.”지금 상태?지금 회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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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배준우는 완전히 화가 났기에 눈에는 그 누구보다 살기가 가득했다.“나가!”“오빠.”“배준우,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이미월은 완전히 무너졌다.어젯밤의 실수를 무릎까지 꿇으며 사과했는데 더 이상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배준우가 말했다.“나가.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아니면 지금 당장 거지가 되고 싶은 거야?”배준우의 태도는 완강한 나머지 조금의 여지가 없었다.진승연과 이미월은 일이 이 지경까지 심각해질 거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배준우의 태도는 차가웠다.아니, 차갑다는 말로도 다 표현이 안 될 정도다.이미월과 진승연도 배준우가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승연아......가자.”이미월은 눈빛으로 말했다.하지만 진승연은 이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슬픈 얼굴로 배준우를 바라보고 있었다.배준우가 그렇게까지 잔인하게 할 거라고 믿고 싶지 않았다.“오빠!”배준우의 얼굴에 한기가 가득했다.그의 한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녀들도 잘 알고 있었다.진승연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바닥에서 일어나 이미월의 부축을 받으며 방에서 나갔다.곧, 방에는 배준우과 고은영 두 사람만 남았다. 방안의 모든 건 다 그대로였다. 배준우의 한기 가득한 표정만 빼면 이미월과 진승연이 온 적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였다.“하고 싶은 말 있어?”한참 동안 고요한 공기가 흘렀다.배준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고은영을 흘겨보았다.덩달아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그녀한테 그러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두려운지.배준우는 조금 전 자신의 태도가 얼마나 차가웠는지 모르는 듯했다.고은영이 왜 덩다라 겁에 질렸는지 알지 못했다.배준우의 질문에 고은영은 고민하다 한마디 던졌다.“이렇게 하시면 이미월씨가 대표님을 원망하지 않을까요?”사실 진영그룹에 대한 이런 조치는 일찌감치 결정된 일이었다. 아직 실행하지 않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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