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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209화

이미월은 조심스레 방으로 들어갔다.

진승연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

전에 고은영을 밀치던 오만함은 온데간데없고 공손함만 있었다.

고은영도 문을 닫고 뒤따라 갔다.

“준우야.”

이미월은 배준우 옆으로 다가가 낮고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다.

고은영은 한쪽 편에 서 있는 진승연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진승연 씨, 뭐 마실래요?”

“아니에요. 고마워요.”

진승연은 고개를 저으며 부드러운 태도로 대답했다.

이렇게 변할걸 보니 아주 급한 모양이다.

그러니 고은영이 어떤 수단으로 배준우를 구워삶았는지 더 의문이었다.

이 남자가 화를 내면 그 누구도 말릴 수가 없다.

“준우야, 이 일 때문에 삼촌이 힘들어하셔. 어떻게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 알려줘.”

“오빠. 제발 부탁이야. 우리한테까지 이러지 마.”

진승연도 한 마디 덧붙였다.

당연히 아주 공손한 태도로 말이다.

이전에 그녀가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던 건 배준우와 그나마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그런 생각 자체가 없었다.

어젯밤 자신의 행동이 이렇게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줄 몰랐다.

“오빠, 말 만해! 오빠가 하라는거 다 할테니까.”

진승연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 상황을 수습하고 싶었다.

자존심이고 뭐고 생각할 여우가 없었다.

지금 그녀는 배준우가 하라는 건 다 할 생각이었다.

배준우가 그녀를 쳐다봤다.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날카로운 말투는 여전히 사람을 두렵게 했다.

그의 이런 차가움이 이미월과 진승연에겐 익숙지 않았다. 왜냐면 이전의 배준우는 절대 이런 태도로 그들을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승연은 억울한 기분이 들었지만, 감히 티 내지 못하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지금 진영 그룹이 이런 위기에 처해있는데 손이나 놓고 있으라니! 집에도 못 들어가게 생겼는데 말이다.

배준우가 말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지금 상태는 계속 유지할 수 있어.”

지금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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