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조보은은 아직 안에 있고, 고은지 쪽에서도 그러고 있으니, 돈을 달라고 할 수 없었다. 지금 그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건 고은영뿐이었다. 돈을 좀 아껴 써야 해야 했는데, 지금 돈이 하나도 없어서 어떻게 할지 몰랐다. 고은영이 차갑게 말했다.“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네가 어떻게 하는지 나랑 상관있어?”“아니, 누나는 내 친누나잖아. 나한테 이러면 안 돼!”서정우는 더욱 다급해졌다.만약 고은영이 돈을 보내주지 않으면 이 번화한 강성에서 살아남을 길이 없었다.친누나라는 말에 고은영은 더욱더 어이가 없는 듯 말했다.“네가 날 친누나 취급해?”“무슨 말이야, 내 친누나잖아.”서정우는 점점 더 다급했다.고은영이 대답했다.“아쉽네. 난 널 동생으로 생각한 적이 없는데.”“뭐, 야 고은영...”고은영은 전화를 끊어버렸다.어이가 없었다.하긴 고은영은 정말로 조보은과 서정우를 친엄마, 친동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전화를 끊자마자 서정우가 또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고은영은 무시하고 받지 않았다.서정우도 열 몇 번을 걸고서야 포기했다.고은영은 안지영에게 문자를 보냈다. 서정우가 회사에 가서 소란을 피우지 않게 주시하라고 말이다.안지영이 물었다.“감히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운다고? 그럼 그 대가가 뭔지 똑똑히 알려줄 거야.”‘조보은의 그 소란을 피우는 방식을 여기에도 써먹는다고? 후회하게 할 거야!’안지영의 반응에 고은영도 마음이 놓였다.“그래. 그럼, 너한테 맡길게.”“걔한테 차릴 예의 따위 없어.”안지영이 또 한마디 거들었다.고은영이 대답했다.“그래! 절대!”서정우에게 예의 따윈 사치다.안지영이 그를 때려서 병원에 입원시킨다 해도 고은영은 전혀 아무렇지 않았다.고은영의 태도에 안지영은 안심했다. 왜냐면 고은영도 저번 고은지처럼 상황 구분을 제대로 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자신을 갉아먹는 가족에게 매번 타협하며 그들에게 휘둘리는 것이다.지금은 그 가족이 완전히 흩어졌다.세상에서 제일 하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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