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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고은영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물었다.

“제가 이렇게 일도 잘 못하고 하는데 왜 저를 계속 대표님 곁에 남겨두시는 거예요?”

고은영 이전의 비서들은 배준우 곁에 그리 오래 머물지 못했다. 제일 길어봤자 3개월이었다.

배준우에게 어떻게든 수작을 걸어보려고 하는 바람에 다들 잘렸다.

하지만 그들과 비교했을 때 고은영의 업무 능력은 정말 평범했다.

업무를 질서정연하게 처리하긴 하지만 뛰어나게 잘하는 데 속하진 않는다.

심지어 조금 뒤떨어진다.

겉으로는 노련해 보이지만 실수가 잦은 편이라 안심할 수가 없다.

배준우는 그녀의 질문에 생각에 빠졌다.

배준우가 아무 대답이 없자 고은영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제가 술을 잘 마셔서요?”

그녀의 말에 배준우는 잠깐 멈칫하며 고민이 섞인 표정을 한 고은영을 쳐다보았다.

생각해 보면 진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응, 그렇지.”

배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은영은 억울한 마음이 몰아쳤다.

‘걱정했던 일이 진짜 사실이었다니.’

진짜 그녀가 술을 잘 마시기 때문이었다.

배준우가 물었다.

“왜? 뭐 다른 능력이라도 있어?”

“아니요!”

고은영은 더욱더 억울한 말투로 대답했다.

다른 능력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가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자기를 곁에 두고 있다니 고은영은 매우 서운했다.

배준우가 말했다.

“그래, 자기 인식이 정확하네.”

고은영은 할 말이 없었다.

“......”

자기 인식이라고?

사실 그녀는 자기가 동영그룹 보다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이미 동영그룹을 떠나면 어떤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동영그룹을 떠나서는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룸서비스가 도착했다.

배준우는 먹을 생각이 없었고 계속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다이어트를 한다던 고은영은 디저트를 엄청나게 많이 먹었다.

30분 동안 먹는 그녀의 모습에 배준우가 물었다.

“안 느끼해?”

고은영이 대답했다.

“아니요. 너무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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