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5화

하지만 여전히 오만했고 고은영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이미월은 고은영의 옆을 지나갈 때 그녀를 세게 밀쳐버렸다.

고은영의 등은 어쩔 새도 없이 차가운 벽 쪽에 부딪혔다.

진승연도 눈을 부릅뜨고 고은영을 노려보고는 이미월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준우야, 전화했는데 왜 안 받아?”

이미월은 배준우의 맞은편에 앉으며 다소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

배준우의 얼굴은 어두웠다.

그는 손에 든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는 이미월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진 않고 낮은 소리로 되물었다.

“여기는 왜 왔어?”

이미월이 대답했다.

“너 만나러 왔지.”

조금 화가 난 듯한 말투였다.

배준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진승연은 여전히 문 앞에 서 있는 고은영을 보고 얄미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언니한테 마실 거 한 잔 갖다 줘요. 레몬네이드로요.”

진승연의 말에 고은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레몬네이드?’

방에는 없고 룸서비스를 불러야 했다.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에는 없고 룸서비스 불러 드릴게요.”

“룸서비는 맛없어요. 가서 직접 사와요.”

진승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진승연의 말에 고은영은 곤란한 듯 배준우를 쳐다보았다.

이런 고급 호텔 근처에 레몬네이드를 파는 가게를 찾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저녁 약속 시각이 다가오고 있는데 레몬네이드를 사러 가야 한다.

고은영이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배준우를 쳐다보는 모습에 진승연은 짜증 난 듯한 말투로 말했다.

“얼른 갔다 와요.”

그녀는 배준우가 나서주길 바랐다.

레몬네이드를 사 오라고 한 것뿐인데, 서운했다.

고은영이 배준우를 멍하니 쳐다보는 모습에 진승연은 더 화가 났다.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합의된 관계인 주제에 자신을 진짜 사모님 취급하는 건가?’

진승연의 마음속에서 배씨가문 사모님 자리에 어울리는 건 이미월뿐이었다.

이미월도 고은영이 배준우를 쳐다보는 모습을 보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은영 씨, 가기 싫으면 가지 마요.”

이를 악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고은영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