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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이미월은 조심스레 말했다.

배준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이미월은 이토록 차갑고 냉담한 눈빛을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만 그랬던 그의 얼음장 같은 냉정함이 정확히 언제부터 그녀에게도 향하기 시작했는지.

이미월은 서러웠다. 하지만 배준우의 눈빛이 하도 냉담해서 감히 뭐라고 하지 못했다.

“미안해. 얼른 가!”

“나 실장한테 방 예약하라고 할게.”

배준우는 차갑게 한마디만 하고 고은영을 데리고 나가려 했다.

배준우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여기서 기다리면 안 돼?”

이미월은 벌떡 일어서서 배준우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불편해.”

그의 말투는 아무런 온기 없이 냉담했고 그를 따라가던 고은영마저 긴장하게 했다.

이미월도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불편하다고?’

그가 그녀에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도대체 그들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이미월은 가슴이 아팠다.

배준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은영을 데리고 나갔다.

방에는 이미월과 진승연 둘이 남았다. 진승연의 오만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미월은 걱정스럽게 이미월을 쳐다보았다. 눈물을 글썽이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언니, 준우오빠랑 그 여자 진지한 사이가 아닐 거야. 언니 화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야.”

진승연을 쳐다보는 순간 이미월은 눈물이 흘렀다.

그러고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한테 화가 많이 났어. 3년 전에 내가 말도 없이 떠나서 그러는 걸까?”

3년 전 얘기를 꺼내니 이미월은 더 억울했다.

3년 전 량천옥과 배준우의 상속권에 대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사실 일을 이렇게 만든 건 다 량천옥이었다.

이미월도 어쩔 수 없는 입장이었는데 그가 지금 그녀를 원망하고 있다.

생각할수록 이미월은 마음이 아팠다.

“근데 언니 3년 전에 왜 떠났어?”

이미월의 씁쓸한 말투에 진승연이 물었다.

당시 이미월과 배준우가 사귀고 있을 때 다들 그들을 완벽한 한 쌍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둘이 당연히 끝까지 가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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