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연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이 말을 내뱉었다. 사실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회사에 누가 될까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일어서는 그때, 배준우가 차갑게 말했다.“필요 없어.”“준우야..!“배준우의 필요 없다는 말에 이미월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배준우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배준우가 필요 없다고 말하면 후과는 심각하다.배준우가 쌀쌀하게 계속 말했다.“난 아무에게나 기회를 주지 않아.”이미월과 진승연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두 여자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배준우,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아무나? 우리가 아무나야?’이미월은 멍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았고 눈가에는 고통이 역력했다.“준우야, 너.”진승연은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이게 대체 무슨 뜻이지? 지금 타협하고 고은영 그년의 캐리어를 도로 찾아와도 필요 없다는 뜻인가?’“오빠 정말 너무해!”진승연은 화가 난 듯 고함을 지르며 몸을 일으키더니 밖으로 뛰쳐나갔다.눈물을 머금고 배준우를 바라보자 이미월은 고통을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다.“준우야, 날 봐서라도 나 실장한테 전화 좀 해줘. 우리 외삼촌은 건드리지 말아줘.”이미월은 풀이 죽어 말했다.하지만 배준우는 그저 소파에 앉아 담배만 피울 뿐이다.이 상황을 지켜보는 고은영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정말 난감했다.일이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마침 배준우는 오늘 밤 기분이 나빴고, 진승연은 하필 지금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배준우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이미월은 또 한 번 그를 불렀다.“준우야......”하지만 배준우는 그저 쌀쌀맞게 담배만 피울 뿐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 쌀쌀한 모습에 이미월은 눈물이 차올랐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고은영을 향해 말했다.“고은영 씨, 정말 미안해요. 승연이가 성격이 워낙 날카로우니 마음에 두지 않길 바라요.”아까만 해도 진승연과 입씨름을 벌이던 고은영은 이미월의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에 어이가 없었다
비록 배준우 앞에라서 참고 있지만 그녀도 많이 화가 난 상태였다.그녀는 긴 숨을 내쉬며 물었다.“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만족하시겠어요?”‘어떻게 하면 만족하냐고? 지금 폭탄을 나한테 넘긴 거야? 내가 억지 부리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고은영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이미월씨, 그렇게 말씀하면 안 되죠. 진승연 씨한테 사과받겠다는 데 억지인가요?”‘지금 날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거야, 뭐야? 대표님은 어쩜 안목이 저렇게 없으셨대? 세상에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하필 이런 여자를. 분명 자기들이 잘못해 놓고 내가 억지 부리는 것처럼 구네?’아쉽게도 고은영은 이런 누명을 쓰고도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다.이미월은 전에 병원에서 고은영의 매운맛을 한 번 본 적 있다. 하지만 그녀는 고은영이 배준우 앞에서도 똑같이 행동할 줄 상상도 못했다.이미월은 열불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상황에......하는 수 없이 그녀는 화를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영 씨 말이 맞아요. 승연이가 직접 사과하는 게 좋겠어요.”“됐거든요? 필요 없어요. 저 아주 잡아먹을 기세던데요?”고은영이 핀잔을 주었다.고은영은 이미월의 가식적인 얼굴에 구역질이 나서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갔다.더는 이미월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이미월의 눈에 비친 고은영은 오만하고 거만했다.당장 머리끄덩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아무리 화가 나도 참아야 했다.고은영이 방에 들어가자 이미월은 배준우 맞은편에 앉았다.“준우야!”“나 실장이 문 열어줬어?”배준우는 손님을 쫓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우리 얘기 좀 하자, 응?”“이미월, 나 너랑 할 말 없어.”‘이미월’이라는 호칭은 두 사람 사이를 완전히 갈라놓았다.배준우는 차갑고 낯선 말투로 말했다.그 말투에 이미월의 얼굴도 함께 굳어졌다.이 순간, 방에 들어간 고은영은 여전히 화가 내려가지 않았다.‘너무하네, 진짜! 어떻게 캐리어를 버릴 수 있지?’그녀는 갈아입을 옷도 없었다. 그러니 나가서 잠옷
고은영이 거절하자 배준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춥긴 왜 추워. 씻고 바로 침대로 올라가!”‘아무튼 이 여자. 절대 혼자 내보내면 안돼!’고은영은 서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녀는 정말 면으로 된 잠옷을 입고 편하게 자고 싶었다.하지만 배준우는 전혀 그녀를 내보낼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은영은 배준우를 억울하게 쳐다보았다.이미월은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이 상황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배준우는 손목시계를 힐끔 보더니 짜증 섞인 얼굴로 소파에서 일어서며 말했다.“가자!”고은영은 어리둥절했다.“네?”“잠옷 사겠다며? 더 늦으면 백화점 문 닫아.”“가.. 같이 가시게요?”고은영은 무의식적으로 이미월을 힐끔 쳐다봤다.배준우는 그녀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고은영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그럼 지금 가요..”옷을 사도 된다는 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녀는 배준우와의 이 그림이 이미월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전혀 깨닫지 못했다.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이미월은 급히 몸을 일으켜 배준우를 불러 세우려고 했다.하지만 배준우가 먼저 고개를 돌려 차갑게 말했다.“다시 돌아왔을 땐 널 안 봤으면 좋겠다.”이미월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자기의 안색을 볼 수 없다. 볼 수만 있다면 자기의 안색이 얼마나 어두운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그녀의 눈가에는 온통 슬픔으로 가득 찼다.배준우는 그 한마디만 내뱉고 이내 시선을 거두더니 고은영의 손목을 잡고 스위트룸을 떠났다.이미월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는 도무지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자기가 어떻게 스위트룸에서 나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반나절이나 배준우를 기다렸건만, 결국 이런 결말이라니?어떻게 이럴 수가?3년 전 두 사람은 그렇게 좋았었는데, 배준우가 어떻게......머릿속에는 배준우가 고은영에 대한 다정함이 떠올라 열불이 터질 지경이었다.결국 그녀는 진승연에게 전화를 걸었고 진승연은 나태웅이 잡아 준 방에 있
“뭐라고? 준우 오빠가 그년을 데리고 백화점에 갔다고?”순간 진승연은 머리 뚜껑이 열릴 뻔했다.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지!‘고은영 대체 정체가 뭐야? 종래로 백화점에 안 가는 준우 오빠가 고은영을 데리고 백화점으로 갔다고?’진승연은 화가 났지만, 또 믿을 수 없는 이 광경에 충격 받았다.이미월은 슬픔에 젖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진승연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이미월을 바라보며 말했다.“준우 오빠 일부러 언니 화나게 하려고 그러는 게 틀림없어. 신경 쓰지 마.”진승연은 이미월을 위로할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이 말은 진승연이 이미월을 위로하는 말인지, 아니면 자기를 위로하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진승연은 배준우가 만약 이미월을 화나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정말 고은영을 위해 번했다면 너무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이미월이 말했다.“정말 날 화나게 하려는 거라면, 성공했네.”만약 배준우가 정말 그녀를 화나게 하려는 게 목적이라면, 배준우의 마음속에 아직도 그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그녀는 두려웠다. 배준우가 진지할까 봐.그녀는 분명 배준우가 고은영에게 인내심은 없지만 결국 그녀를 데리고 옷을 사러 가는 모습을 보았다.아무리 생각해도 그녀를 화나게 할 목적은 아닌 것 같았다.오히려 고은영의 멋대로인 성격에 두 손 두 발을 들고 타협한 것으로 보였다.진승연이 말했다.“그렇지 않으면 준우 오빠가 왜 그런 곳에 가겠냐고, 아니야?언니 절대 포기하지 마. 준우 오빠도 화나서 그러는 거야!”“화난 거 맞아?”이미월은 불확실한 표정으로 진승연에게 물었다.진승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확실해!”‘그게 아니라면 준우 오빠가 설마 정말 그 촌년 때문에 변했겠어? 언니한테 화나서 일부러 그러는 게 분명해.’같은 시각, 배준우는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배준우가 차에서 내렸지만 고은영은 아직도 멍해 있었다.배준우가 뒤돌아보았다.“안 내려?”“대표님도 같이 가시게요?”고은영은 그저 배준우가
백화점에서 다시 호텔로 돌아오니 진승연과 이미월은 보이지 않았다.아마 아까 이미월 앞에서 진영그룹에 손을 쓴 일은 그녀에게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깨닫게 했을 것이다.고은영은 조용한 방을 둘러보더니 배준우의 눈치를 살폈다.배준우가 말했다.“뭘 봐? 옷도 샀는데 안 씻을 거야?”배준우는 고은영의 이 문제에 정말 할 말을 잃었다.‘시골에서 온 여자가 뭐 이렇게 까다로운지.’그녀는 잠잘 때도 반드시 순면 재질의 잠옷을 입고 자야 한다.고은영은 백화점에서 이미 쾌속 드라이클리닝 한 잠옷을 집어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다 씻고 나왔을 때, 배준우는 이미 다른 욕실에서 씻고 나왔다.고은영은 오후에 자기가 잠을 잤던 방으로 향했다.이때 등 뒤에서 배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긴 왜 들어가?”고은영이 말했다.“자려고요!”하루 종일 피곤한 일만 겪었더니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불에 들어가고 싶었다.배준우가 말했다.“안방으로 가.”엥?설마.두 사람이 또 한방에서 잔다는 말인가?하지만 그녀는 자기의 고약한 잠버릇에 난처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에요!”그녀는 자기에게 심각한 몽유병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배준우는 어쨌든 혈기 왕성한 남자인데 하루를 참고 이틀을 참는다 해도 조만간 사고를 칠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현재 임신 중이다. 고은영은 아직도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만약 이때 일이라도 생기면 그녀는 끝장이다.배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그게, 저 잠버릇이 심해서 대표님이 불편하실 거에요.”배준우는 할 말을 잃었다.고은영의 잠버릇?그녀의 잠버릇은 마치 그녀의 요리 솜씨처럼 형편없었다. 이를 갈고 침을 흘리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품에 껴안는다.하지만 그 중 어떤 요소도 배준우의 골치를 아프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배준우는 그런척을 했다. “잘 아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할 일도 많으실텐데 저 때문에 피곤해지면 어떡해요.”“네가 아픈데 내가 편히 잘 수
배준우는 몇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가 전화를 다 끊고 나왔을 때는 이미 룸서비스가 도착한 뒤였다.그리고 고은영이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갔는데, 배준우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하지만 고은영은 자신의 몽유병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 같았다.분명 배준우와 방을 따로 쓰고 잤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달랐다. 정말 큰일이 일어났다! 그녀는 또...... 배준우의 침대로 올라간 것이다. 그녀는 불안감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고은영의 시선이 무겁고 예리한 배준우의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그녀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녀는 깊은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대표님, 이거 오해라면 믿으시겠어요?”“네 생각엔?”배준우는 콧방귀를 뀌었다.고은영은 할 말이 없었다.‘내가 여길 어떻게 들어왔지?’하원 별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그녀는 집안 곳곳의 배치에 익숙했고 게다가 배준우와 한방을 썼으니 말이다.하지만 여기에서 어떻게......그녀는 어젯밤에 잠이 든 후에 도대체 어떤 일이 일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배준우의 차가운 목소리에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또 말했다.“진짜 오해에요!”그녀는 혹시라도 배준우가 그녀를 믿지 않을까 봐 진지하게 말했다.“그렇게 생각해.”그 말은 좀 의미심장하게 들려왔고, 고은영은 그 말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아무튼 배준우가 그렇게 생각하라고 한 것만으로도 크나큰 은혜이다.이날 밤, 누군가는 편안한 잠을 잤고, 누군가는 괴로운 밤을 지냈다.다음날 육명호는 배준우가 장서경과 협력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그리고 진영 그룹에서도 계약 해지 통보까지 받았다.육명호는 아침부터 다급하게 그레이스호텔로 왔고 진영 그룹의 회장은 동영 그룹의 계약 해지 통보에 잠시 어리둥절했다.진 회장은 나태웅에게 상황을 물었고 그제야 이 모든 게 진승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진승연은 이미월과 함께 북성으로 왔고 배준우를 화나게 했다.그리고 배준우의 화는 두 기업의 협력에 영향을 주었다.분석을 마친 진
배준우는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은 아니었다.하지만 상대방이 그를 화나게 했을 때, 상대방에게 그를 화나게 만든 후과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다.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진승연이 놀라 말했다."네 말은 네가 다른 사람이랑 다르다는 거야? 자신을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마."배준우를 오랫동안 봐왔지만 진 회장도 그가 누군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보지 못했다.배준우는 자신의 아버지인 배항준에게도 차가웠다.그런데 진승연은 자신이 배준우에게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자신이 배준우의 친구라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건 배준우가 그녀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었다.진승연은 화가 난 얼굴로 말하는 자신의 아버지를 보며 자신이 저지른 멍청한 짓 때문에 회사에 큰일이 났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네 사촌 언니도 간거야?"진승연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 진 회장이 다시 물었다.긍정적인 대답을 내놓는 진승연을 보며 진 회장은 자신의 딸이 어떻게 배준우를 화나게 한 건지 대충 알 수 있게 되었다.그녀는 다른 이를 대신해 억울함을 떠안게 되었던 것이었다.배준우와 고은영이 결혼한 사실은 강성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기에 그는 모를 리 없었다.이미월이 배준우를 떠날 때, 그는 그녀에게 이번에 떠나면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그런데 배준우가 결혼까지 한 마당에 다시 돌아와 이런 짓을 하다니.진 회장이 다시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원하든 말든 지금 당장 배 대표 찾아가서 똑바로 말해. 사과할 거 사과하고!""아빠!""너 어제 배 대표 와이프한테 버릇없게 굴었지?"진 회장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배준우처럼 아량 넓고 드러내기 싫어하는 사람이 어제 그렇게 화를 낸 걸 보면 아마 문제가 그의 아내에게 있을 것이라고 진 회장은 생각했다.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진승연을 보며 진 회장은 더욱 확신했다."얼른 사모님 찾아가서 사과드리고 용서를 빌어.""싫어!"하지만 진승연은 고민도
지금, 진승연은 고은영을 죽여 그 유골을 강에 던지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 있었다. 이미월은 진승연의 목소리를 듣고 얼른 그녀의 방으로 달려왔고 잔뜩 화가 난 진승연을 마주하게 되었다."승연아, 왜 그래?""언니, 나 절대 고은영 가만두지 않을 거야, 두고 봐!"진승연이 악을 쓰며 말했다.자신의 카드가 전부 정지된 것을 본 진승연은 당장이라고 고은영을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영문을 몰랐던 이미월은 진승연의 침대로 가 앉았다."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이미월이 진승연의 손을 잡고 걱정된다는 듯 물었다.진승연은 그제야 자신의 아버지와 통화한 내용을 이미월에게 전부 얘기해줬다.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화가 나 견딜 수 없었다."우리 아빠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내가 친딸이잖아!"이미월도 진 회장이 자신이 아끼는 딸에게 이렇게 대할 줄 몰랐다."이게 다 고은영 때문이야."이미월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그 말을 들은 진승연은 모든 화살을 고은영에게 돌렸다.원래 화가 나 있었는데 이미월의 말을 들으니 고은영이 더욱 증오스러웠다."맞아, 다 그년 때문이야!"고은영이 나타난 뒤로 배준우가 변했고 그녀의 아버지까지도 변했다.이미월은 화가 나 씩씩거리는 진승연을 보더니 다시 한숨을 쉬었다."그래도 찾아가서 사과하는 게 낫지 않겠어? 고은영이 받아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준우가 진영그룹은 놓아줄지도 모르잖아."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몰라 이미월이 그런 말을 하니 진승연은 더욱 짜증이 났다."싫어, 절대 안 가!"모두 고은영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것이 진승연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은영이 누구길래 이렇게 다들 그녀를 감싸고 있는 건지.진승연이 조금 화가 난 얼굴로 이미월을 바라봤다."언니가 준우 오빠한테 말 좀 해주면 안돼?"진승연의 아버지가 화가 난 것에 대해 그녀는 이해할 수 있었다.모든 것은 배준우가 고은영 때문에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그랬기에 배준우가 진영그룹을 놓아주기만 하면 그녀의 아버지는 진승연의 카드 정지를 풀어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