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다시 호텔로 돌아오니 진승연과 이미월은 보이지 않았다.아마 아까 이미월 앞에서 진영그룹에 손을 쓴 일은 그녀에게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깨닫게 했을 것이다.고은영은 조용한 방을 둘러보더니 배준우의 눈치를 살폈다.배준우가 말했다.“뭘 봐? 옷도 샀는데 안 씻을 거야?”배준우는 고은영의 이 문제에 정말 할 말을 잃었다.‘시골에서 온 여자가 뭐 이렇게 까다로운지.’그녀는 잠잘 때도 반드시 순면 재질의 잠옷을 입고 자야 한다.고은영은 백화점에서 이미 쾌속 드라이클리닝 한 잠옷을 집어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다 씻고 나왔을 때, 배준우는 이미 다른 욕실에서 씻고 나왔다.고은영은 오후에 자기가 잠을 잤던 방으로 향했다.이때 등 뒤에서 배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긴 왜 들어가?”고은영이 말했다.“자려고요!”하루 종일 피곤한 일만 겪었더니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불에 들어가고 싶었다.배준우가 말했다.“안방으로 가.”엥?설마.두 사람이 또 한방에서 잔다는 말인가?하지만 그녀는 자기의 고약한 잠버릇에 난처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에요!”그녀는 자기에게 심각한 몽유병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배준우는 어쨌든 혈기 왕성한 남자인데 하루를 참고 이틀을 참는다 해도 조만간 사고를 칠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현재 임신 중이다. 고은영은 아직도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만약 이때 일이라도 생기면 그녀는 끝장이다.배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그게, 저 잠버릇이 심해서 대표님이 불편하실 거에요.”배준우는 할 말을 잃었다.고은영의 잠버릇?그녀의 잠버릇은 마치 그녀의 요리 솜씨처럼 형편없었다. 이를 갈고 침을 흘리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품에 껴안는다.하지만 그 중 어떤 요소도 배준우의 골치를 아프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배준우는 그런척을 했다. “잘 아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할 일도 많으실텐데 저 때문에 피곤해지면 어떡해요.”“네가 아픈데 내가 편히 잘 수
배준우는 몇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가 전화를 다 끊고 나왔을 때는 이미 룸서비스가 도착한 뒤였다.그리고 고은영이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갔는데, 배준우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하지만 고은영은 자신의 몽유병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 같았다.분명 배준우와 방을 따로 쓰고 잤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달랐다. 정말 큰일이 일어났다! 그녀는 또...... 배준우의 침대로 올라간 것이다. 그녀는 불안감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고은영의 시선이 무겁고 예리한 배준우의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그녀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녀는 깊은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대표님, 이거 오해라면 믿으시겠어요?”“네 생각엔?”배준우는 콧방귀를 뀌었다.고은영은 할 말이 없었다.‘내가 여길 어떻게 들어왔지?’하원 별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그녀는 집안 곳곳의 배치에 익숙했고 게다가 배준우와 한방을 썼으니 말이다.하지만 여기에서 어떻게......그녀는 어젯밤에 잠이 든 후에 도대체 어떤 일이 일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배준우의 차가운 목소리에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또 말했다.“진짜 오해에요!”그녀는 혹시라도 배준우가 그녀를 믿지 않을까 봐 진지하게 말했다.“그렇게 생각해.”그 말은 좀 의미심장하게 들려왔고, 고은영은 그 말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아무튼 배준우가 그렇게 생각하라고 한 것만으로도 크나큰 은혜이다.이날 밤, 누군가는 편안한 잠을 잤고, 누군가는 괴로운 밤을 지냈다.다음날 육명호는 배준우가 장서경과 협력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그리고 진영 그룹에서도 계약 해지 통보까지 받았다.육명호는 아침부터 다급하게 그레이스호텔로 왔고 진영 그룹의 회장은 동영 그룹의 계약 해지 통보에 잠시 어리둥절했다.진 회장은 나태웅에게 상황을 물었고 그제야 이 모든 게 진승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진승연은 이미월과 함께 북성으로 왔고 배준우를 화나게 했다.그리고 배준우의 화는 두 기업의 협력에 영향을 주었다.분석을 마친 진
배준우는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은 아니었다.하지만 상대방이 그를 화나게 했을 때, 상대방에게 그를 화나게 만든 후과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다.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진승연이 놀라 말했다."네 말은 네가 다른 사람이랑 다르다는 거야? 자신을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마."배준우를 오랫동안 봐왔지만 진 회장도 그가 누군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보지 못했다.배준우는 자신의 아버지인 배항준에게도 차가웠다.그런데 진승연은 자신이 배준우에게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자신이 배준우의 친구라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건 배준우가 그녀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었다.진승연은 화가 난 얼굴로 말하는 자신의 아버지를 보며 자신이 저지른 멍청한 짓 때문에 회사에 큰일이 났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네 사촌 언니도 간거야?"진승연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 진 회장이 다시 물었다.긍정적인 대답을 내놓는 진승연을 보며 진 회장은 자신의 딸이 어떻게 배준우를 화나게 한 건지 대충 알 수 있게 되었다.그녀는 다른 이를 대신해 억울함을 떠안게 되었던 것이었다.배준우와 고은영이 결혼한 사실은 강성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기에 그는 모를 리 없었다.이미월이 배준우를 떠날 때, 그는 그녀에게 이번에 떠나면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그런데 배준우가 결혼까지 한 마당에 다시 돌아와 이런 짓을 하다니.진 회장이 다시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원하든 말든 지금 당장 배 대표 찾아가서 똑바로 말해. 사과할 거 사과하고!""아빠!""너 어제 배 대표 와이프한테 버릇없게 굴었지?"진 회장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배준우처럼 아량 넓고 드러내기 싫어하는 사람이 어제 그렇게 화를 낸 걸 보면 아마 문제가 그의 아내에게 있을 것이라고 진 회장은 생각했다.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진승연을 보며 진 회장은 더욱 확신했다."얼른 사모님 찾아가서 사과드리고 용서를 빌어.""싫어!"하지만 진승연은 고민도
지금, 진승연은 고은영을 죽여 그 유골을 강에 던지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 있었다. 이미월은 진승연의 목소리를 듣고 얼른 그녀의 방으로 달려왔고 잔뜩 화가 난 진승연을 마주하게 되었다."승연아, 왜 그래?""언니, 나 절대 고은영 가만두지 않을 거야, 두고 봐!"진승연이 악을 쓰며 말했다.자신의 카드가 전부 정지된 것을 본 진승연은 당장이라고 고은영을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영문을 몰랐던 이미월은 진승연의 침대로 가 앉았다."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이미월이 진승연의 손을 잡고 걱정된다는 듯 물었다.진승연은 그제야 자신의 아버지와 통화한 내용을 이미월에게 전부 얘기해줬다.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화가 나 견딜 수 없었다."우리 아빠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내가 친딸이잖아!"이미월도 진 회장이 자신이 아끼는 딸에게 이렇게 대할 줄 몰랐다."이게 다 고은영 때문이야."이미월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그 말을 들은 진승연은 모든 화살을 고은영에게 돌렸다.원래 화가 나 있었는데 이미월의 말을 들으니 고은영이 더욱 증오스러웠다."맞아, 다 그년 때문이야!"고은영이 나타난 뒤로 배준우가 변했고 그녀의 아버지까지도 변했다.이미월은 화가 나 씩씩거리는 진승연을 보더니 다시 한숨을 쉬었다."그래도 찾아가서 사과하는 게 낫지 않겠어? 고은영이 받아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준우가 진영그룹은 놓아줄지도 모르잖아."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몰라 이미월이 그런 말을 하니 진승연은 더욱 짜증이 났다."싫어, 절대 안 가!"모두 고은영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것이 진승연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은영이 누구길래 이렇게 다들 그녀를 감싸고 있는 건지.진승연이 조금 화가 난 얼굴로 이미월을 바라봤다."언니가 준우 오빠한테 말 좀 해주면 안돼?"진승연의 아버지가 화가 난 것에 대해 그녀는 이해할 수 있었다.모든 것은 배준우가 고은영 때문에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그랬기에 배준우가 진영그룹을 놓아주기만 하면 그녀의 아버지는 진승연의 카드 정지를 풀어줄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진승연도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이미월은 그 모습을 보며 한시름 놓았다.그녀는 진 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그가 어젯밤 일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전에 이미월이 진승연을 달래 일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미월의 어머니는 앞으로 친정에 들르기 껄끄러워질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진 회장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준비를 한 뒤, 배준우와 고은영이 있는 스위트 룸으로 향했다.문이 열렸을 때, 두 사람은 아침을 먹고 있었다.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아침을 먹는 두 사람은 사이가 무척 좋아 보였다.고은영은 진승연과 이미월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어젯밤의 기분 나쁜 일이 기억난 것이 분명했다,이미월은 뭉그적거리는 진승연을 데리고 들어오며 배준우를 불렀다."준우야."배준우는 두 사람을 보더니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이미월의 부름에 간단하게 답한 그가 커피를 들이켰다.이미월은 싸늘한 배운주의 태도에 조금 어색해졌다.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무슨 일이야?"배준우가 커피잔을 내려놓고 물었다."승연이가 고은영 씨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왔어."하지만 이미월의 말을 듣고도 진승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제 일 때문에 너무 힘들어 하지마, 응?"그러자 이미월이 배준우를 보며 말했다. 분명 고은영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해놓고 배준우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하는 꼴이라니. 그 말을 들은 배준우는 두 사람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고은영에게 음식을 집어줬다.이미월은 배준우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오히려 고은영을 챙기는 모습을 보곤 진승연의 손을 꽉 잡았다.진승연은 고은영을 보니 더욱 화가 났지만, 그녀에게 차마 화를 내지는 못했다."준우 오빠, 제가 어젯밤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러니까 화 그만 내요, 네?"그 말을 들은 고은영이 이미월과 진승연을 바라봤다.사과를 하겠다고 찾아온 두 사람은 배준우에
배준우는 대충 넘어갈 생각이 없는 듯했다."근데 왜 사과 안 해?""오빠…~!진승연이 애교를 부리며 배준우를 불렀다. 그녀는 방금 전, 자신이 이미 사과를 했다고 생각했기에 억울한 눈빛으로 배준우를 바라봤다. 배준우가 그녀를 봐서 그냥 넘어가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사과 제대로 할 준비 못 했으면 나가."하지만 배준우가 다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이미월과 진승연은 그 말을 듣곤 놀랐다, 그가 고은영 때문에 이렇게 화를 낼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고은영 씨, 죄송합니다."결국 진승연이 이를 꽉 물더니 심호흡을 하곤 고은영에게 사과했다.분명 사과를 하고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있는 것이 원수를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은영은 진승연의 사과를 들으며 배준우가 집어준 음식을 먹었다."지금 사과하고 있는 거 맞아요? 말투만 들으면 저를 잡아먹을 것 같은데."고은영도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마음이 넒은 사람도 아니었다.어젯밤 진승연이 자신의 캐리어를 전부 버리는 일을 했으니 그녀는 이를 참아줄 생각이 없었다."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거에요?"진승연이 화를 참으며 고은영을 바라봤다.고은영도 이렇게 물고 늘어질 줄 몰랐던 것 같았다.진승연은 고은영에게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배준우만 없었다면 고은영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제 짐을 버려놓고도 지금 그딴걸 묻는다고요? 마치 제가 일부러 진승연 씨를 난감하게 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네요."고은영도 말투도 차가워졌다.이미월과 진승연은 그런 고은영을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배준우도 고은영에게 눈길을 돌렸다."진승연씨가 일부러 제 짐을 버렸는데, 성의라곤 찾아볼 수도 없는 얼굴로 사과했잖아요. 그리고 제가 도대체 뭘 바라는지 물었고. 도대체 생각이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이어지는 고은영의 말을 들은 이미월과 진승연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두 사람의 안색은 붉으락푸르락해졌다.진승연은 화가 나 씩씩거리기 시작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
배준우는 금방 달라진 고은영의 모습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지금 설마 나를 무서워하는 거야?"방금 전, 진승연이 너무 화나게 해 참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확실히 눈앞의 배준우가 무서워졌다. 그녀는 뒤늦게 자신이 무서운 호랑이 한 마리를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이미월은 배준우의 첫사랑이었다. 그런데 고은영이 그런 그의 첫사랑을 난감하게 했으니 고은영은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사람은 충동적으로 굴지 말아야 한다. 배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고은영을 보다 다시 물었다."방금 말도 잘했잖아."고은영은 무섭지 않을 때에는 똑똑하게 말을 잘했다."죄.. 죄송합니다."또, 그놈의 사과."왜 사과하는 거야?""방금 그렇게 충동적으로 굴지 말았어야 했는데, 제가 이미월 씨를 너무 난감하게 한 것 같아서요."고은영은 진승연에게 화가 난 것이었지만 배준우가 혹시라도 자신이 이미월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을까 봐 걱정되었다.그 생각을 하던 고은영이 다시 한 마디 덧붙였다."저 방금 이미월씨한테 화난 거 아니에요.""응, 알아."고은영은 누군가를 난감하게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배준우는 잘 알고 있었다.고은영은 배준우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곤 한시름 놓았다."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배준우는 조금 홀가분해진 듯한 고은영을 보며 웃었다."이전에도 지금처럼 자기를 보호했나 봐?""억울한거 안 좋아해서요."자신과 자신에게 속하는 것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잘못이 없었다.고은영을 부동한 사람에게 부동한 방식을 사용할 뿐이었다.자신의 집을 위해 그녀가 배준우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방금 전, 진승연을 마주했을 때에도 고은영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애썼다."그래, 좋은 생각이네. 하지만 다음에는 혼자서 진승연 만나지 마. 만나도, 되도록이면 멀리 떨어져."배준우가 말했다, 오늘 배준우가 없었다면 진승연은 고은영에게 손찌검을 했을 지도 몰랐다.그녀는 유도를 배웠던 사람이었기에 고은영이 진승연
방금 전, 배준우의 태도를 생각하니 이미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감을 느꼈다.그녀는 그저 그를 3년 동안 떠나있었을 뿐인데 그는 왜 그렇게 많이 바뀐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의 배준우만 보면 두 사람은 예전에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던 사람 같았다."언니는 화도 안 나?"진승연은 자신을 위로하는 이미월을 보며 물었다.3년 전의 이미월이었다면 그녀는 지금의 배준우 태도를 보며 화를 냈을 것이다."화내도 아무 소용 없잖아."이미월이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숙였다."준우 지금 나를 완전 낯선 이로 대하고 있어, 나를 신경 쓰는 사람 앞에서 화낼 자격이 있는 거야."지금의 그녀는 화를 낸다고 해도 아무 소용도 없었다.진승연은 무기력한 얼굴로 그런 말을 하는 이미월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배준우에 대한 불만이 늘어났다."준우 오빠는 언니 좋아했었어. 근데 지금은 오빠 옆에 언니가 아닌 고은영이 있어서 그래."진승연이 이를 물고 말했다.그녀는 배준우가 계속 이미월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고은영이 도대체 방법을 써서 배준우와 결혼한 건지 알 길이 없었다.3년 동안 배준우의 옆에 수많은 여자들이 맴돌았지만 그는 그녀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예전에 회사의 한 직원이 배준우의 동정을 받기 위해 사무실에서 운 적이 있었는데 배준우는 그 부서를 모두 해고했었다.그랬기에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배준우를 보며 진승연은 그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고은영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이 변했다."언니, 준우 오빠 그 여자랑 반드시 이혼할 거야, 지금 우리는 오빠가 왜 그렇게 하고 있는 지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어쩌면 지금도 언니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러고 있는 걸 수도 있잖아."진승연이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그녀의 기억속에서는 3년 전, 배준우와 이미월은 사이가 무척 좋았다.그런데 배준우가 갑자기 고은영과 결혼을 한 것도 모자라 이런 태도로 이미월을 대하고 있다니.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