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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그리고 배준우에게 고은영은 술자리에서만 쓸모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술을 대신 마셔줄 수 없으면 아무런 쓸모도 없는 것도 아니었다.

고은영은 고민하는 표정으로 배준우를 쳐다보았다.

배준우는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

“왜?”

“아니에요!”

고은영은 술을 마실 수 없다는 얘기를 감히 말하지 못했다.

만약 그녀의 가치가 그 정도밖에 안 된다면 술을 못 마신다고 말하면 해고당할 수도 있지 않을지 걱정했다.

나름으로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했는데. 성실하고 본분을 잘 지켰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부정당할 순 없었다.

고은영은 억울했지만 뭐라고 말할 용기는 없었다.

두 사람은 함께 비즈니스석에 탔다.

승무원이 작은 간식들을 건넸다.

고은영은 이런 간식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왠지 먹고 싶었다.

배준우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고은영은 간식 봉지를 뜯어 과자 하나를 입속에 넣었다.

“와그작~!”

이 소리에 눈을 감고 있던 배준우가 순간 그녀를 쳐다보았다.

고은영은 그의 눈빛에 침을 삼키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

“제가 대표님을 방해했나요?”

배준우가 대답했다.

“내가 아침에 말하지 않았어? 너 살쪘다고.”

간식을 들고 있던 고은영의 손이 굳어버렸다.

‘이런 심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고은영은 먹고 싶었지만, 그의 말에 더 먹을 수 없었다.

배준우의 말에 삐친 듯 간식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럼 안 먹을게요.”

그의 말이 그녀의 가슴에 꽂혔다.

이 말을 들으면 그 어떤 여자라도 그럴 것이다. 더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배준우의 살쪘다는 말에 고은영은 점심 기내식도 먹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지경이었다.

그녀의 무기력한 모습에 배준우가 물었다.

“너 왜 그래?”

고은영이 대답했다.

“배고파서요.”

배준우는 의아했다.

“근데 아까 왜 밥 안 먹었어?”

고은영은 따지듯 말했다.

“대표님이 저 살쪘다면서요!”

두 사람의 오가는 대화에 호텔 복도의 공기도 조용해졌다.

고은영은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표정으로 배준우를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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