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1 - 챕터 160

1216 챕터

제151화

배준우는 고은영을 데리고 떠났다.혼자 남은 이미월의 얼굴에는 난처함이 가득했다.진승연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언니, 마음에 두지 마. 저 여자 그냥 촌년이야. 형부와는 그저 연기하는 것뿐이라고!”진승연은 고은영의 뒤를 캔 적 있다. ‘오직 성적으로 시골에서 올라온 여자가 감히 재벌 사모님이 되려고? 꿈도 야무져!’이미월은 눈물을 꾹 참았다.배준우가 갑자기 떠나자 진윤과 육범수 그리고 장선명 등 사람도 난처해졌다.육범수는 주연에게 눈빛을 보냈다.“주연아, 미월 씨 좀 챙겨”“아.”주연은 재빠르게 이미월을 위해 양갈비를 썰었다.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방문한 이미월의 행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두 사람에게 어떤 과거가 있든 지금 배준우는 이미 결혼했다.‘내가 진짜 우리 자기 때문에 봐주는 거야!’“미월 씨, 이것 좀 드세요!”주연은 양갈비를 이미월의 그릇에 담아주었다.하지만 이미월은 움직이지 않았다!그녀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문뜩 입을 열었다.“다들 저 여자 준우 와이프로 인정하는 거예요?”“미월 씨, 그렇게 말씀하면 안 되죠. 이건 우리의 인정이 필요 없어요!”참다못한 주연이 입을 열었다.이 자리에 있는 배준우의 친구들은 전에 배준우가 그녀와 함께 자주 만났던 친구들이다.그런데 오늘 배준우는 고은영과 함께 친구들을 만났고, 이것은 배준우가 고은영을 대하는 태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그리고 배준우는 그녀를 데리고 나갔다.이미월이 이 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 따지려고 들자 주연은 상당히 불쾌했다!!그녀는 스스로 떠났으면서 마치 모두가 그녀에게 미안한 짓을 한 것처럼 굴었다.주연의 거침없는 말에 이미월은 안색이 창백해졌다.진승연이 주연을 힐끔 보며 말했다.“그 입 다물어!”“내가 왜 입 다물어야 해? 입 다물 사람은 따로 있구먼.”주연은 콧방귀를 뀌며 이미월을 힐끔거렸다.주연이 물러서려 하지 않으니 진승연은 버럭 화가 났다.“돈도 이기게 해줬는데 사람이 어쩜 저렇게 지조가 없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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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차가운 두 글자는 배준우가 이미월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고은영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많이 울던데요.”사실 고은영은 어떻게 이미월을 평가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그런 장소에 무턱대고 따라오더니 심지어 눈물까지 흘렸다. 이건......배준우는 그녀를 힐끗 보며 물었다.“그래서 내가 이미월을 위로해 줬으면 좋겠어?”이 말을 내뱉는 배준우의 목소리는 아주 차가웠고 고은영은 한기를 느꼈다.고은영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아니요. 그러니까 두 사람 사이 완전히 끝나건 아니네요? 이 말을 묻고 싶었어요.”“결혼이 그렇게 필요했는데, 왜 그 여자와 결혼하지 않았어요?”이미월의 태도로 보았을 때, 그녀는 전혀 배준우와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래......’“그만해!”배준우의 말투는 더 차가워졌다.고은영은 배준우의 고함에 깜짝 놀랐다.‘사실대로 말했는데 왜 저렇게 화났대?’하지만 집 문제를 생각하니 그녀도 더는 배준우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됐다. 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불쾌한 이 화제를 넘겨버리며 배준우를 위로했다.“그래요, 그만할게요. 화내지 마세요, 네?”배준우의 쌀쌀한 눈빛에 그녀는 움찔했다.‘그래, 굳이 가슴에 묻은 사람을 내가 꺼내서 뭐 하겠어. 괜히 심기나 건드렸지.’집에 돌아가는 길은 거의 저기압이었다.하원 별장에 거의 도착했을 때, 나태웅이 전화를 걸어 왔다. 배준우가 얼른 전화를 받았다.“말해.”“병원 쪽에 상황이 생겼어요!”배준우는 병원이라는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인데?”고은영은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으나, 이내 가슴이 철렁했다.전화기 저편에서 나태웅이 말했다.“오진이 아니라 안지영 씨가 그렇게 요구했다고 합니다!”고은영은 얼핏 나태웅의 말을 들었다.“휴......”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이 순간 등줄기가 굳어지는 것 같았다.‘잠깐, 근데 병원 일은 왜 아직도 끝나지 않은 거지?’백 어르신의 말로는 배준우는 오진을 절대 용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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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이 일은 갑자기 일어났다.백 어르신이 간 뒤로 고은영은 이 일이 이미 일단락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배준우가 진단서를 작성한 의사를 해고하라고 할 줄이야.나태웅이 곧 안지영을 찾을 거라는 생각에 고은영은 당장에라도 그녀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하지만 배준우의 아우라에 눌려 그녀는 찌그러진 깡통처럼 감히 움직일 수도 없었다.고은영이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배준우는 더 차갑게 다그쳤다.“말해!”“모, 몰라요!”고은영은 당장에라도 눈물을 터뜨릴 것 같았다.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말이 뭐 있겠는가? 어떤 말을 해도 잘못이 될 텐데.그렇다면 유일한 방법은 바로...... 도피하는 것!하지만 배준우는 그녀에게 도피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스륵!”성냥이 적린을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배준우는 지금 애써 화를 참고 있었고, 고은영은 당장에라도 차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배준우가 물었다.“모른다고?”이 네 글자에 담긴 기세는 마치 지옥에서 온 사탄과 같아서 그녀는 저도 몰래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다.하지만 배준우의 아우라에 눌린 그녀는 감히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고은영, 너 이렇게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었어?!”‘겁이 많은 데다가 거짓말까지?’배준우의 말투에 제대로 놀란 고은영은 울먹이며 말했다.“나 진짜 몰라요. 나 실장님 시켜서 지영이한테 물어보라고 하세요!”고은영은 머리가 복잡해졌다.하지만 확실한 건, 안지영이 그리 쉽게 인정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하여 그녀는 혹시라도 두 사람의 말이 달라질까 봐 말을 아꼈다. 그렇게 되면 정말 끝장이다.배준우는 예리하게 그녀를 노려봤다.고은영은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을 서로 꼭 잡은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정말 모르는데.”차에는 온통 숨 막히는 압박감뿐이다.고은영은 더는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그녀를 바라보는 배준우의 눈빛은 점점 차가워졌으며, 고은영은 그 싸늘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은영은 배준우가 오늘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로 생각해 어떻게 안지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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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배 안 불렀어요.”고은영은 나지막한 소리로 중얼거렸다.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단연 양고기 통구이였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불청객의 등장에 입맛이 다 떨어지고 말았다.고은영의 말에 진씨 아주머니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럼, 대표님은요?”진씨 아주머니가 물었다.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머리를 쿠션에 박고 말했다.“안 와요.”‘옛사랑 찾으러 갔어요.’배준우의 옛사랑을 생각하면 고은영은 어이가 없었다.‘대표님의 안목으로 어떻게 이미월 같은 여자와 사랑했을까? 너무 질척대잖아!’진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국수 말아 드릴까요?”“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국수를 좋아한다. 게다가 국수도 맛있게 잘 말았다. 하지만 배준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가장 자부했던 요리 솜씨를 배준우는 부인했다.진씨 아주머니는 부엌에 들어갔다.고은영은 얼른 휴대폰을 들어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갑자기 나태웅의 말이 떠올랐다.안지영은 지금 아마 나태웅의 사무실에 있을 것이다.생각하던 그녀는 메시지를 보내보기로 했다.“지영아?”답장은 오지 않았다.안 봐도 훤했다, 지금 그녀는 나태웅의 사무실에 있다.지금 이 순간 동영그룹.안지영은 나태웅을 바라보며 저도 몰래 등을 곧추세웠다.“나 실장님 할 말이 뭐예요? 저 이렇게 나와 있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월급 차감 당해요.”말을 끝낸 안지영이 그제야 반응했다.‘내가 왜 나 실장님을 두려워해야지? 비록 나 실장님은 비서실 실장이지만 난 마케팅 부서잖아. 내 직속 상사도 아닌데.’나태웅은 안지영에게 쌀쌀한 눈빛을 보냈다.그녀는 비록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지만, 나태웅의 쌀쌀한 시선에 저도 몰래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퉁!”나태웅은 휴대폰을 사무용 책상에 던졌다.그러더니 음성 녹음을 들려주었다.“안지영 씨가 시켰습니다!”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자세히 들은 안지영은 등을 곧추세우더니 순간 온몸이 나른해졌다.‘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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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이 예리하고 쌀쌀맞은 반문은 안지영의 멘탈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버티며 평온하게 말했다.“당연히 문제없죠.”“그래?”‘문제없다고? 말도 잘하네. 이 여자는 입이 무거운 거야, 아니면 사태의 엄중성을 모르는 거야?’“다시 한번 말하는데, 그 진단서의 확진자는 고은영 씨야.”나태웅은 아까보다 더 날카롭게 말했다.“은영이 맞아요. 근데 제가 잘못 적었어요.”나태웅은 안지영에게 예리한 눈빛을 보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그 눈빛에 안지영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힘들었지만 애써 정신을 부여잡고 말했다.“우리 아빠가 그렇게 결혼을 강요하세요. 그래서 병원에 전화했는데, 이름을 잘못말했지 뭐예요? 의사 선생님이 아마 그래서 헷갈리셨나 봐요.”안지영은 진지하게 헛소리를 내뱉었다.나태웅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물잔을 들어 물을 마셨다.그의 시큰둥한 태도는 마치 안지영에게 ‘내가 그 개소리를 믿을 것 같아?’라는 말을 전하는 것 같았다.안지영은 제대로 놀랐다.아무리 나태웅은 그녀의 직속 상사가 아니니 두려워할 것 없다고 자기를 설득해 보지만 그다지 소용이 없는 것 같다.나태웅은 너무 철저한 사람이다. 그녀는 나태웅이 계속 이 일을 캐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결혼을 강요해서 암 진단을 받으려 했다가 거절당했다고?”“그러니까요. 암이라고 하면 결혼할 필요가 없잖아요.”안지영의 목소리는 점점 더 기어들어 갔다.거짓말을 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나태웅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런데도 회사는 계속 나오게 하시네?”“당연히 그만두라고 하시죠. 그런데 저한테 시간 많이 없으니 우리 아빠도 어쩔 수 없이 제 말 들어주시는 거예요.”나태웅은 어이가 없었다.안지영은 빨리 이 화제를 끝맺고 싶었지만 나태웅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차를 부순 건 이 이유 때문이야?”나태웅이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분명 질문인 것 같지만, 그의 어조는 이미 확신한 어조이다.그 말에 안지영은 더 놀랐다.그녀는 숨을 깊게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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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당연히 안 된다.입 밖에 내던진 말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그런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하면 이전에 말한 모든 것을 완전히 부인하는 격이 되어버린다.그렇게 되면 더 불필요한 상황을 만들 것이다.곰곰이 생각하던 안지영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해요, 다 사실이에요.”“그러니까, 고은영 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거네? 맞아?”‘맞기는 개뿔.’안지영은 미칠 것 같았다.나태웅의 예리한 눈빛에 그녀는 고개를 저을 수도, 끄덕일 수도 없었다.결국 어금니를 깨물고 이렇게 말했다.“은영이가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한 말은 다 사실이에요.”안지영은 고은영이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모른다. 어쩌면 나태웅이 고은영을 미끼로 안지영에게 덫을 놓은 것일지도.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바로 끝까지 버텨 상대에게 의심의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다.이렇게 안지영은 또 한 번 거짓말이라는 어두운 길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갔다.하원 별장.진씨 아주머니의 요리 솜씨는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은영은 처음으로 누군가 국수를 이렇게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와, 아주 맛있어요!”이제 한 젓가락을 먹었는데 저도 몰래 감탄이 나왔다.‘그래, 대표님과의 결혼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게 바로 이 요리야.’식탁에는 매일 맛있는 음식이 차려졌고, 스스로 움직일 필요도 없다.진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입맛에 맞으시다니 다행이에요.”“정말 너무 맛있어요.”고은영이 또 한번 말했다.두 사람은 오늘 배준우가 집에 들어오지 않을 줄 알았다.하지만 고은영이 국수를 절반 먹었을 즈음, 이미월을 만나러 갔던 배준우가 갑자기 돌아왔다.시간을 계산해 보았지만 이제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데려다 주기만 했다고? 그럴리가! 이 짧은 시간에 어떻게 데려다 줄 수 있어?’고은영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감히 묻지 못했다.국수를 먹고 있는 그녀를 발견한 배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점심 배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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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하지만 생각해 보니 안지영의 멘탈은 누구보다 강하다.그녀는 순식간에 걱정이 사라졌다.오후 세 시가 되어서야 안지영에게서 답장이 왔다.“나 이미 한 번 죽었다.”고은영은 다급히 답장을 보냈다.“나 실장님이 정말 널 찾았어?”“넌 알고 있으면서 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안지영은 이 세상에 더는 미련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은영의 일은 곧 탄로 날 것이다.비록 오늘은 일단 지나갔지만.하지만 나태웅과 배준우는 계속 그녀들을 주시하고 있기에 그들은 반드시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나도 그러고 싶었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었어. 나 실장님이 바로 대표님에게 연락이 왔다니까.”당시 배준우의 억압적인 눈빛에 그녀는 감히 움직일 수도 없었다.그러니 안지영에게 알릴 기회는 더더욱 없었다.안지영이 말했다.“우리 곧 끝장이야!”비록 얼굴을 보며 하는 말은 아니지만, 이 순간 고은영은 그녀의 새파랗게 질린 표정을 상상할 수 있었다.오늘은 정말 너무 놀랐다.모든 것이 갑작스러웠다.고은영은 위층을 힐끗 보았다. 배준우는 서재로 들어간 후 나오지 않았으니 아마도 랜선 미팅 중인 것 같다.그녀는 다급히 휴대폰을 품에 안고 방으로 들어가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안지영은 바로 받았다.“은영아, 우리 그냥 도망가자.”그들이 진실을 완전히 알아버리기 전에 도망가는 것이 어쩌면 최선일지도 모른다.“내가 너랑? 도망을?”고은영은 깜짝 놀랐다.‘어떻게?’“나 알아. 너 집 아까워서 그러지.”집 얘기만 나오면 그녀들은 속상했다.안지영은 독한 아버지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쳐도 고은영은 작은 집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정말 한 푼의 돈은 영웅도 죽게 만든다.고은영은 어쩔 바를 몰랐다.“나 대표님과 아직 부부야. 어떻게 도망가?”안지영은 이걸 잊고 있었다.맞다!지금은 간단한 집 문제가 아니다. 고은영은 결혼에 묶여있다.어딜 가든 배준우가 신고만 하면 전 국민이 함께 그녀를 찾을 것이다.그런데 어떻게 조용한 삶을 살 수 있단 말인가?고은영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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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너 요즘 특히 조심해야 해.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알겠지?”안지영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그녀는 혹시라도 고은영의 언행이 배준우의 의심을 사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그럼 내 배 속의 아이는 어떡하지?”안지영은 침묵했다.아이의 말에 그녀는 죽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맞다, 아이가 있었지.’“너, 대표님 좀 떠보긴 했어?”“아니, 무서워서.”‘...... 무섭다니, 그럼 어떡해야 하지?’‘짧은 시간에 어쩌다 이렇게 많은 번거로운 상황이 생겼을까?’안지영은 답답한 마음에 울고 싶었다.아이를 지우자니 그럴 용기가 없었다.그렇다고 배준우를 떠보자니 그의 예리한 성격에 반드시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그렇게 되면 배준우는 사실을 캐려고 할 것이고, 그녀는 끝장날 것이다.안지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고은영도 울먹였다.“어떡해? 더는 미룰 수 없어!”의사의 말로는 아이를 지우려면 빨리 지워야 한다고 했다.아니면 수술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어떡하지?어떻게 하든 안씨 집안이 화를 입게 된다. 만약 안진섭이 알게 된다면, 안지영은......“너 오늘 대표님 슬쩍 떠봐.”곰곰이 생각하던 안지영이 말했다.배준우는 내일 출장을 가는데 만약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 기회를 타서 지우면 된다.당장은 이것 말고는 더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다.“나 무서워!”“고은영, 너 정신 차려. 너 지금 임신 중이야. 내가 아니라 너라고!”안지영은 미칠 것 같았다.이 일은 안지영과도 얽히고설켜 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그녀는 고은영을 위해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안지영은 원래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지만 안진섭은 그녀를 굶겨 죽이겠다고 협박했다.안지영도 마음이 초조했다.“그래, 그렇게 해볼게.”“반드시 해야 해. 출장 사흘 간다고 했지?”안지영은 고은영에게 이 사흘이 아이를 지울 유일한 기회라는 것을 상기시켰다.이번 출장이 끝나면 배준우는 대략 2개월 정도 출장 스케줄이 없다.그때가 되면 아이를 지우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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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배준우의 가라앉은 안색에 고은영의 심장이 철렁했다.그녀는 사고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배준우의 눈에는 차가운 기운이 역력했다. 그는 긴 다리를 움직여 걸어와 그녀의 턱을 치켜들며 차갑게 물었다.“아이? 무슨 뜻이야?”‘그, 그게...... 대체 뭘 들은 거지?’고은영은 조심스럽게 눈을 들어 배준우의 차가운 눈동자를 바라봤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겁에 질려 두 눈을 질끈 감았다.배준우는 손에 힘을 실으며 말했다.“눈 떠!”고은영은 감히 눈을 뜨지 못했다.하지만 배준우의 손에 힘이 점점 더 실리면서 그녀는 고통에 어쩔 수 없이 눈을 뜨고 가련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대표님.”배준우가 다그쳤다.“아이 얘기는 뭐야? 말해.”예리한 말투에 겨우 재정비를 마친 고은영의 뇌세포들이 줄줄이 무너졌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그저 넋을 잃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볼 뿐이다.“말해!”“네, 네. 지, 지영이가......”고은영은 말을 더듬거렸다.‘잠깐, 지영이!’안지영과 통화할 때, 그녀는 나태웅이 그녀에게 뭘 물었는지 묻지 않았다. 나태웅은 뭘 물었으며 그녀는 또 어떤 대답을 했나?‘어떡하지? 나 실장님이 뭘 물었지? 지영이는 어떻게 말했지?’“안지영 씨 임신했어?”“네, 네, 네.’배준우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나태웅에게 전화를 걸었고 고은영이 반응하기도 전에 상대는 전화를 받았다.“안지영 씨 임신했는지 지금 당장 물어봐.”고은영은 머리가 윙하고 울렸다.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다.그녀는 배준우가 진상을 찾기 위해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네.”나태웅이 대답했다.고은영은 덥석 배준우의 다리를 부둥켜안았다.전화를 끊은 배준우는 눈을 내리깔고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왜 이래? 당황했어?”고은영은 그의 다리를 안은 두 팔에 더 힘을 주며 말했다.“대표님, 오해하셨어요.”‘으앙~’그녀는 당장이라도 울고 싶었지만 감히 그러지 못했다.“어떤 오해?”“지영이가 나한테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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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전에는 비록 다들 한 건물에서 업무를 보았지만 한 달에 한 번도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그렇게 가끔 얼굴을 보아도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인데, 오늘 나태웅의 사무실로 가는 횟수는 안지영의 오금을 저리게 했다.‘이러다가 은영이 그 바보보다 내가 먼저 들키는 거 아니야?’안지영은 조심스럽게 나태웅을 바라보며 물었다.“나 실장님. 또 어쩐 일로?”‘한꺼번에 말하지 진짜!’지금 안지영은 심리적인 고문을 당하고 있다. 그녀는 고은영이 왜 배준우를 그렇게 무서워하는지 이해가 됐다.왜냐하면...... 성격이 너무 옹졸하다.종일 돌발상황이다.하지만 안지영은 갑자기 고은영이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은영은 배준우 옆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일한 비서였다.전에 비서들은 한 달을 초과하지 못했는데 고은영은 해를 넘겼다. 이것은 그녀가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한다.‘그런데 아무리 바보가 아니더라도 놀라서 정신병 걸리겠지?’나태웅은 안지영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물었다.“임신했어?”안지영은 순간 머리가 뻣뻣해졌다.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태웅을 바라봤다.‘미친 거 아니야? 왜 저런 질문을.’“아닌데요.”안지영은 고개를 저었다.나태웅이 다시 물었다.“정말 아니라는 거지?”“왜요? 설마 그 이유로 저 해고하려고요?”안지영은 버럭 화를 냈다.‘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이 남자들은 할 일도 없나? 왜 여자들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거야? 대표님도 그렇고, 왜 아직도 남성의 일에 집착해? 이러다가 은영이와 나 두 사람 모두 정신병이 걸릴 거야!’나태웅은 담배를 한 모금 빨고 말했다.“그건 아니고, 임신 확인차 불렀어.”“아니에요!”안지영은 단호하게 대답했다.“근데 고은영 씨는 안지영 씨가 임신했다고 하던데.”‘뭐지? 무슨 상황이지? 설마 대표님한테 또 고문이라도 당한 거야?’안지영은 고은영이 안쓰러웠지만 왜 그녀가 자기를 임신했다고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럼 했어요!”안지영이 갑자기 말을 바꾸자 나태웅은 쌀쌀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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