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41 - 챕터 150

1216 챕터

제141화

설령 그렇다 해도 고은영은 배준우의 침실에서 자고 싶지 않았다.“저기, 제가 알아서 할게요.”고은영은 놀라서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배준우의 눈빛이 번쩍였다.“열이 나면 아무것도 못 하면서 어떻게 알아서 할건데?”사실이었다!그녀는 저번에 열이 났을 때도 거의 일어나지 못하고 죽은 듯이 잤다. 그런 상태에서 자기가 알아서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고은영이 말했다.“이번엔 괜찮을 거에요. 두 번이나 그랬던 경험이 있잖아요.”저번에 두 번 열이 났을 때 배준우가 자신을 어떻게 보살펴 주었는지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뼛속까지도 불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배준우의 그녀의 우물쭈물하면서도 고집스러운 모습에 더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아 낮은 소리로 물었다.“요즘 인테리어에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고 있어?”그의 말에 고은영은 긴장했다.왜 갑자기 지금 인터리어 얘기를 꺼내는지 의문이었다.그 집을 어떻게 하려는 건 아니겠지?전에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만약 그에게 순종적이지 않았다면 그 집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던 말 말이다.순간 고은영은 목구멍까지 숨이 막혔다.“저, 안방 침대가 푹신해 보이네요, 갈게요!”말하고는 배준우가 대답도 하기 전에 그의 방 쪽으로 뛰어갔다.고은영의 마지못해 순종하는 모습에 배준우는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미소를 지었다.고은영은 안방 문 앞에 멍하니 서서 침대와 소파를 쳐다보고 있었다.잠시 생각하다가 결심한 듯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고은영이 소파에 쪼그려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배준우는 차갑게 말했다.“내가 너한테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무서워?”이건 강성 여자라면 누구나 바라는 일 아닌가? 하지만 그녀한테는 아닌듯했다.고은영은 이불을 움켜쥐고 말했다.“대표님 같은 분이 저한테 그럴실 리가 없잖아요.”“글쎄, 너도 내 곁에 있더니 많이 배웠네”“네? 뭘 배워요?”고은영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배준우가 왜 갑자기 자기를 칭찬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배준우는 침대에 누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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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고은영은 겁에 질린 눈으로 말했다.”대, 대표님, 제가,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배준우의 눈빛은 날카로웠다.고은영은 두려움에 말을 삼켰다.그녀는 자신이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자기 자신이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진짜..... 미칠 노릇이다.배준우가 말했다.“다리 뺄 거야, 안 뺄 거야?”고은영이 대답했다.“뺄게요, 뺄게요. 당연히 빼야죠!”고은영은 서둘러 자기의 가느다란 다리를 뺐지만, 여전히 불안했다.잠이 든 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그녀는 침대에서 벌떡 뛰어내렸다. 또 무슨 바보짓을 할지 두려웠다.어젯밤 분명히 그와 같은 방에서 잘 수 없다고 말했는데!열은 안 났는데 몽유병이 생겼나!그녀 마음속 그의 이미지는 너무 차갑고, 금욕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이성적인 사람이라, 자기를 침대로 데려간 사람이 배준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죄송해요, 대표님. 진짜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죄송해요.”그렇게 말하고 고은영은 황급히 방을 뛰쳐나갔다.그녀의 허둥지둥한 뒷모습에 배준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뭐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건지. 또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같이 자는 게 그 정도로 소름 끼치는 일인가?고은영에겐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배준우는 저기압 상태로 식탁에 앉았다.진 씨 아주머니는 일찌감치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고, 방에서 나온 배준우를 보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주머니는 배준우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고은영이 죽을 담으러 주방에 들어갈 때 재빨리 따라 들어갔다.“사모님, 제가 할게요.”사모님이라는 호칭이 점점 자연스러워졌다.이것은 배준우와 고은영, 두 사람의 관계가 매우 확실해졌음을 뜻한다.고은영은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고 아주머니의 시선을 피했다. 진 씨 아주머니가 그녀가 배준우의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아주머니는 그녀의 손에서 그릇을 받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도련님 기분은 왜 안 좋으세요?”“저, 저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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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배준우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의아해 했다.고은영이 이어서 말했다.“금방 식으니 얼른 드세요.”배준우가 코웃음을 치고는 앞에 놓인 죽을 한 입 떠먹었다.고은영은 그의 차가운 코웃음에 그의 화가 아직은 덜 풀렸다는 것을 느꼈다.“화 풀어요…”고은영이 또다시 달랬다.그 말에 배준우가 물었다.“내가 왜 화가 났는데?”“제가 대표님 침대에서 자서 그런 거 아니에요? 저 진짜 맹세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됐어!”고은영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배준우가 낮은 소리로 꾸짖었다.그의 차가운 말에 고은영은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 왜 달래면 달랠수록 더 화를 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하지만 뭐라고 더 말할 용기는 없었다.“알겠어요. 말 안 할게요. 그럼 화 푸는거에요?”그녀는 더 이상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몰랐다. 입이 닳도록 달래도 소용이 없는 듯했다.배준우가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발은 안 아파?”“네, 안 아파요.”화상이었지만 즉시 치료했고, 또 배준우가 의사를 불러 가장 좋은 약을 썼기 때문에이젠 아프지 않을 정도로 많이 나았다.하지만 발등의 흉터는 아직 남아 있었다. 아마 새살이 올라와야 나을듯했다.배준우는 고은영을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안 아프면, 월요일부터 다시 출근해.”“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휴가 기간 인사팀에게 연락받진 않았지만, 월급을 생각하면 마음이 저렸다.배준우는 오늘 고은영을 데리고 고객을 만날 계획이었지만 그녀가 언니 걱정에 시름이 놓이지 않아 하자 더 강요하지 않았다.아침 식사 후. 배준우는 그녀를 병원에 데려다준 뒤 곧장 고객을 만나러 갔다. 고은영에게 점심때 약속 장소에 시간 맞춰 도착하라고도 했고, 고은영은 알겠다고 했다. 고은영이 고은지의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 안에서 진여옥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은영은 재빨리 걸음을 멈추고 진여옥이 고은지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은지야, 넌 좋은 애야. 난 널 싫어한 적도 너에게 일부러 못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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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네 엄마 좀 봐. 1년 동안 희주를 보러 온 적도 없잖니. 어쩌다 보러 올 때면 사탕 한 알도 안 사왔어. 가끔은 네 엄마가 친엄마가 맞는지도 의문이야!”친자식이라면 어떻게 자기 딸과 손녀에게 그렇게 냉정할 수 있을까?그 사탕 한 알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인데 조보은은 그럴 생각 자체가 없었다. 그녀는 오로지 자기가 조씨 집안에서 뭘 얻을 수 있는지만 생각했고, 자기는 조금도 베풀려고 하지 않았다.그녀의 이러한 행동이 조 씨가문의 불만으로 이어졌다.고은지는 울며 말했다.“죄송해요.”지금 이순간, 그녀는 사과 외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왜냐면 지난 몇 년 동안 조보은의 존재가 그와 그의 아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으로 다가왔는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하지만 고은지도 조보은의 성화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진여옥이 말했다.“과거가 어떻든 간에 다 지나간 일이니까 괜찮아.”한숨이 섞인 말투였다.전에는 그나마 작은 액수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조보은이 서정우를 장가보낼 돈을 고은지에게 요구하려 하고 있었다. 진여옥은 그런 조보은의 생각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었다. 돈을 줄 때까지 들러붙을 게 뻔했다. 진여옥은 두려웠다.“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고은지는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지의 대답에 진여옥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이어서 말했다.“희주는 우리가 키울게. 희주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보러와.”“안 돼요. 희주는 제가 키워야 해요.”고은지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조희주가 그녀의 마지막 버팀목이었기에 보낼 수 없었다.그러자 진여옥이 말했다.“그럼, 먼저 네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다시 데려가.”조희주의 양육권에 대해선 진여옥도 그녀에게 강요할 생각이 없었다. 그동안 조씨 집안 사람들이 고은지와 조보은에게 인내심이 얼마나 바닥나있었는지 알 수 있다.진여옥이 병실에서 나왔을 때 복도에 서 있는 고은영과 마주쳤다.진여옥은 다소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들어가서 네 언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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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고은영은 조보은에 대해 더욱 큰 혐오감을 느꼈다.아까 오는 길에 경찰서에서 전화 온 것도 조보은의 일일게 뻔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 합의를 해주던 뭐든 간에 고은영은 조보은의 일을 해결해 줄 생각이 없었다. 고은영은 조보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소란을 피우고 고집을 부린다고 해서 절대 원하는 걸 얻을 순 없다는 걸 말이다.“은영아, 나중에 혹시 결혼하게 되면, 나처럼 이렇게 바보같이는 살지마.”고은지는 말할수록 서러웠다.“꼭 나처럼 살지 마!”고은지는 조보은의 성화를 견디지 못하고 번마다 그의 요구를 다 들어주었다.그렇다.그녀조차도 견딜 수 없을 정도인데 다른 사람은 오죽할까?“그만 울어!”고은영이 휴지를 건네며 말했다.고은지가 대답했다.“너까지 이 구렁텅이로 끌어들여서 미안해. 하지만 네 도움이 없었다면 나도 여기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거야.”지난 2년 동안, 고은영이 서정우의 생활비를 내주고 있었다. 도저히 고은지가 감당할 수 없는 액수였기 때문이다. 만약 그 많은 걸 고은지 혼자서 다 감당했었다면 지금까지 버틸 수도 없었을 것이다.“이혼해.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나아.”“......”“그래. 내가 이혼해야 돈 달라고 의지할 사위가 없어지는 거니까.”고은지는 덤덤하게 말했다.고은영에게 당부하긴 했지만, 사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고은영은 합당한 이유 없이 조보은의 요구를 다 들어줄 사람이 아니라는 걸.예를 들어, 이번 일 같은 경우에도, 만약 경찰서 연락을 받은 사람이 고은지 였다면 그녀는 당연히 가서 조보은을 도왔을 것이다.하지만 고은영은 아니다. 조보은에게 똑똑히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자신이 얼마나 냉정하고 모진 사람인지. 감히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은영아, 난 가끔 네가 할머니랑 같이 사는 게 부러웠어.”비록 생활은 힘들었지만, 할머니는 고은영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주었다.그때, 조영수가 돌아왔다. 얼굴을 보니 안색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오는 길에 진여옥을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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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하룻밤 사이에 고은지의 삶이 완전히 변했기에 그녀는 혼자서 조용히 생각하고 싶었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말이다.고은영은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고은지의 쓸쓸한 뒷모습에 입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바로 전화해.”“은영아.”고은영이 일어나려고 한 순간 고은지가 몸을 돌려 그녀를 불러세웠다.고은영이 물었다.“왜?”고은지가 말했다.“우리는 네가 모든 걸 다 줄 만큼 좋은 가족이 아니야. 그러니 네 인생만 열심히 살아. 그러면 돼.”그렇다. 고은영의 가족들은 다른 가족들과는 달리 그녀의 인생에 문제거리만 던져줄 그런 존재들이었다.그녀가 모든 걸 걸 만큼 좋은 가족은 아니었다.하지만 고은지는 다르다. “하지만 언니는 아니야. 언니는 나한테 좋은 가족이야.”고은지는 유일하게 그녀를 아껴주는 가족이다.“아니. 그럴 필요 없어.”고은지는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고은영에게 이렇게까지 단호한 말투로 말한 건 이번이 처음 이었다.예전에 조보은의 일에 있어서 항상 어쩔 수 없는 태도였지만, 자기 엄마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고은영이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은영이 말했다.“알겠어. 알겠으니까 일단 몸조리에만 신경 써.”“응.”고은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더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뭔가 결심한 듯한 확고한 태도였다. 이전처럼 우물쭈물한 태도가 아니었다.고은영은 마음이 아팠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고은영이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전화가 울렸다. 전화기를 꺼내보니 배준우였다.“대표님.”“병원에서 나왔어?”“네. 나왔어요.”“지금 출발해.”배준우가 말했다.“네, 지금 갈게요.”고은영은 전화를 끊고 택시를 불렀다.오늘 점심 약속 장소는 승마장이었다. 전에 고은영도 가본 적이 있었다.택시에 올라타자마자 또 다시 전화가 울렸다.전화를 꺼내보니 모르는 번호였다.“여보세요.”“고은영 너 많이 컸다?”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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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조보은을 데리고 나오라고?뭘 위해서?계속 찾아와서 예물에 대해 말할 게 뻔한데, 고은지를 괴롭힐 게 뻔한데.그녀가 승마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점심 11시 반이었다.고은영이 차에서 내리자, 웨이터 한 명이 마중을 나왔다.“고은영님 맞으세요?”“네. 맞아요.”“배 대표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쪽으로 오시죠”고은영을 공손하게 안내했다.“고마워요.”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여기에 와 본 적은 있었지만 익숙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웨이터의 안내에 따라 웬 유리 건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니 클래식풍의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와 본 곳이었다.웨이터는 그녀를 데리고 VIP룸 앞에 도착했다. 들어가기도 전에 뭔가 안에서 “탁탁”하는 소리가 들렸다.웨이터가 조심스레 노크했다.문이 열리자마자 짙은 담배 연기가 얼굴을 덮쳤고, 고은영은 얼굴을 찡그렸다.안에서는 포커 게임을 하고 있었고, 커다란 방 한가운데 놓인 포커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현장에는 배준우와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들이 있었고, 여자들도 몇 명 있었지만, 다들 고은영과 초면이었다.“들어와!”가장 안쪽 자리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은영이 들어가 보니 배준우가 테이블 한쪽에 앉아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입에 담배를 물고 있는 그의 모습에 고은영은 놀랐다. 배준우의 이런 면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항상 진지하게 일하는 모습만 봐왔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뭔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녀에게 문을 열어준 남자는 고은영을 알아보지 못했다. 지난번 뉴스에는 고은영의 옆모습만 나왔기에 그녀를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배준우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그제야 알아보고 인사했다.“아~ 형수님이시군요! 안녕하세요, 형수님. 저는 육범수라고 합니다.”남자가 고은영에게 악수를 청했다.이런 상황이 처음인지라 고은영은 조금 당황했다.이전에도 배준우와 함께 모임에 나간 적이 있긴 했지만, 그때는 고객을 만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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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고은영은 자기를 보는 그녀의 눈빛이 왜 심상치 않은지 대략 짐작이 갔다.“잠시 앉아 계세요. 아마 두 게임 정도 더 할 것 같아요.”주연은 그녀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주었다.고은영은 웃으며 차를 건네받았다.“고마워요.”주연이 고은영에게 물었다.“준우 오빠랑은 어떻게 만났어요?”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윤설과 진승연은 고은영을 쳐다보며 물었다. 이 갑작스러운 질문에 고은영은 배준우가 자신의 존재를 이미 공개했음을 깨달았다.그녀를 부르는 형수님이라는 호칭이 이미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자기 약혼자도 올 거라고 배준우가 이미 말했었을 것이다. 이 상황에 자기를 그의 비서라고 소개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건 그를 창피하게 하는 행동이다.고은영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주연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말하기 불편하신 건가요? 미안해요!”이 말은 들은 진승연이 하찮은 듯한 말투로 말했다.“준우 오빠가 어디서 주웠는지도 모르지.”“승연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주연이 타이르듯 말했다.하지만 진승연은 여전히 하찮은 듯한 태도로 코웃음 쳤다.진씨 가문의 딸인 그녀의 눈엔 사촌 언니인 이미월과 배준우가 더 어울렸다. 그래서 고은영을 보니 여러모로 거슬렸다. 특히 고은영이 입은 옷이 그녀의 눈에는 형편없어 보였다.“내 비서야. 무슨 문제 있어?”배준우가 낮은 목소리로 고은영을 옹호하며 말했다.고은영은 깜짝 놀랐다.주연과 진승연의 표정도 굳어졌다.진승연은 배준우를 쳐다보며 불만스레 말했다.“오빠!”배준우가 고은영에게 말했다.“내 옆으로 안 올 거야?”배준우가 화난 모습에 진윤과 육범수, 장선명, 모두가 놀랐다.진승연의 한마디에 바로 화가 났다. 고은영을 얼마나 아끼면 이럴까.고은영은 배준우 쪽으로 걸어갔다.그녀가 다가가자마자 배준우는 그녀를 끌어당겨 무릎에 앉혔다.고은영이 소스라치게 놀랐다.“뭐, 뭐 하시는 거예요.”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런 행동을 하다니.고은영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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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고은영은 원래 포커 게임을 할 줄 몰랐다. 하지만 배준우와 함께 자주 모임에 나가야 했기 때문에, 나 실장의 명령하에 포커 게임을 배우게 되었다. 하지만 전에 함께 게임을 했던 상대는 모두 고객이었기 때문에 거의 지는 게임만 했었다.즉, 게임을 배우고 지금까지 쭉 지기만 했다는 뜻이다.“응. 이겨도 돼!”배준우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귀엽다는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녀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모습에, 다들 다시 놀랐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이겨도 된다는 말에 고은영은 금세 흥미를 느꼈다.배준우는 피식 웃고는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고은영은 자기의 패를 살펴보았다.육범수가 고은영에게 물었다.“형수님,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나요?”그녀가 그런 질문을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마치 마음만 먹으면 이길 수 있다는 듯 했다. 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한 번도 이긴 적 없어요.”사실이었다!이 말이 육범수와 장선명 귀에는 그녀가 초보라는 말로 들렸다.하지만 고영은 초보가 아니다! 한 판을 하고 난 후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육범수가 말을 더듬었다.“아니, 이게......”이게 무슨 상황인지. 한 번도 이긴적이 없다고 했는데?고은영은 배준우의 친구들 앞이라 더욱더 조심했다.하지만 배준우가 이겨도 된다고 했으니, 작정하고 해볼 생각이었다.이때 주연이 고은영의 뒤에 서서 말했다.“저 형수님이 이긴다는 것에 제 돈도 걸어요.”말하며 돈을 꺼내 고은영의 앞에 놓았다.고은영이 물었다.“제가 다 잃으면 어떡해요?”“그냥 즐겁게 놀아요. 괜찮아요.”“주연아, 나 아직 돈 다 안 잃었는데 이러기야?”육범수가 주연에게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주연이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지금 상황을 보면 진 거나 다름없잖아.”방금 그 한판의 게임에 다들 더 이상 고은영을 얕보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속수무책으로 고은영에게 당하고 있었다.고은영이 포커를 배운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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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고은영은 배준우가 오늘 왜 자기를 그의 친구들에게 소개했는지 몰랐다. 그 자리는 그냥 단순히 소개만 하는 자리가 아닌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점심 메뉴는 역시나 양고기구이 이다.고은영의 입에도 그럭저럭 잘 맞았다.배준우는 밥 먹는 내내 고은영에게 양갈비를 썰어주면서 그녀를 챙겼다.하지만, 그들이 반쯤 먹었을 때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들어왔다.이미월이다.“언니.”진승연이 이미월에게 손짓했다.이미월은 배준우를 힐끗 쳐다보고는 고은영에게 시선을 멈췄다.순간 고은영은 깨달았다. 진승연의 분노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녀와 진승연이 친한 사이였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다.이미월의 등장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다들 그 들의 사연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이 정도면 돼?”배준우의 시선은 오로지 고은영에게만 머물러 있었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거면 돼요. 대표님도 얼른 드세요.”구운 양고기는 뜨거울 때 바로 먹어야 제맛이다. 고은영도 양갈비 한 조각을 배준우의 그릇에 덜어 주었다.배준우는 미소를 지으며 휴지를 들어 그녀의 입가를 닦아주었다.“이것 봐, 아직도 어린애처럼 입에 묻히면서 먹네.”고은영도 미소를 지었다. 조금 부끄러웠다.이 둘은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이 자리가 매우 불편했지만 고은영은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 돈도 땄고 양고기도 맛있고 하니 말이다.두 사람의 모습에 이미월은 화가 치밀었다.“언니, 이것 좀 먹어봐, 여기는 양고기가 제일 맛있어.”진승연이 양갈비 한 조각을 이미월의 그릇에 덜어주며 말했다.이미월은 마치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듯 계속 배준우만 쳐다보았다.“언니, 언니?”진승연이 이미월을 불렀다.이미월은 잠시 멈칫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이미 어색한 분위기를 더 어색하게 만들었다.“배준우, 나랑 얘기 좀 할 수 있어?”배준우가 시선 한번 주지 않자, 이미월은 견딜수가 없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배준우의 시선이 드디어 이미월에게로 옮겨졌다.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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