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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고은영은 조보은에 대해 더욱 큰 혐오감을 느꼈다.

아까 오는 길에 경찰서에서 전화 온 것도 조보은의 일일게 뻔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 합의를 해주던 뭐든 간에 고은영은 조보은의 일을 해결해 줄 생각이 없었다. 고은영은 조보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소란을 피우고 고집을 부린다고 해서 절대 원하는 걸 얻을 순 없다는 걸 말이다.

“은영아, 나중에 혹시 결혼하게 되면, 나처럼 이렇게 바보같이는 살지마.”

고은지는 말할수록 서러웠다.

“꼭 나처럼 살지 마!”

고은지는 조보은의 성화를 견디지 못하고 번마다 그의 요구를 다 들어주었다.

그렇다.

그녀조차도 견딜 수 없을 정도인데 다른 사람은 오죽할까?

“그만 울어!”

고은영이 휴지를 건네며 말했다.

고은지가 대답했다.

“너까지 이 구렁텅이로 끌어들여서 미안해. 하지만 네 도움이 없었다면 나도 여기까지 버티지도 못했을 거야.”

지난 2년 동안, 고은영이 서정우의 생활비를 내주고 있었다. 도저히 고은지가 감당할 수 없는 액수였기 때문이다. 만약 그 많은 걸 고은지 혼자서 다 감당했었다면 지금까지 버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혼해.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나아.”

“......”

“그래. 내가 이혼해야 돈 달라고 의지할 사위가 없어지는 거니까.”

고은지는 덤덤하게 말했다.

고은영에게 당부하긴 했지만, 사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고은영은 합당한 이유 없이 조보은의 요구를 다 들어줄 사람이 아니라는 걸.

예를 들어, 이번 일 같은 경우에도, 만약 경찰서 연락을 받은 사람이 고은지 였다면 그녀는 당연히 가서 조보은을 도왔을 것이다.

하지만 고은영은 아니다. 조보은에게 똑똑히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자신이 얼마나 냉정하고 모진 사람인지. 감히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은영아, 난 가끔 네가 할머니랑 같이 사는 게 부러웠어.”

비록 생활은 힘들었지만, 할머니는 고은영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주었다.

그때, 조영수가 돌아왔다. 얼굴을 보니 안색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오는 길에 진여옥을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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