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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설령 그렇다 해도 고은영은 배준우의 침실에서 자고 싶지 않았다.

“저기, 제가 알아서 할게요.”

고은영은 놀라서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배준우의 눈빛이 번쩍였다.

“열이 나면 아무것도 못 하면서 어떻게 알아서 할건데?”

사실이었다!

그녀는 저번에 열이 났을 때도 거의 일어나지 못하고 죽은 듯이 잤다. 그런 상태에서 자기가 알아서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고은영이 말했다.

“이번엔 괜찮을 거에요. 두 번이나 그랬던 경험이 있잖아요.”

저번에 두 번 열이 났을 때 배준우가 자신을 어떻게 보살펴 주었는지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뼛속까지도 불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배준우의 그녀의 우물쭈물하면서도 고집스러운 모습에 더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아 낮은 소리로 물었다.

“요즘 인테리어에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고 있어?”

그의 말에 고은영은 긴장했다.

왜 갑자기 지금 인터리어 얘기를 꺼내는지 의문이었다.

그 집을 어떻게 하려는 건 아니겠지?

전에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만약 그에게 순종적이지 않았다면 그 집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던 말 말이다.

순간 고은영은 목구멍까지 숨이 막혔다.

“저, 안방 침대가 푹신해 보이네요, 갈게요!”

말하고는 배준우가 대답도 하기 전에 그의 방 쪽으로 뛰어갔다.

고은영의 마지못해 순종하는 모습에 배준우는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미소를 지었다.

고은영은 안방 문 앞에 멍하니 서서 침대와 소파를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결심한 듯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

고은영이 소파에 쪼그려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배준우는 차갑게 말했다.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무서워?”

이건 강성 여자라면 누구나 바라는 일 아닌가?

하지만 그녀한테는 아닌듯했다.

고은영은 이불을 움켜쥐고 말했다.

“대표님 같은 분이 저한테 그럴실 리가 없잖아요.”

“글쎄, 너도 내 곁에 있더니 많이 배웠네”

“네? 뭘 배워요?”

고은영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배준우가 왜 갑자기 자기를 칭찬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배준우는 침대에 누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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