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5화

이 예리하고 쌀쌀맞은 반문은 안지영의 멘탈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버티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연히 문제없죠.”

“그래?”

‘문제없다고? 말도 잘하네. 이 여자는 입이 무거운 거야, 아니면 사태의 엄중성을 모르는 거야?’

“다시 한번 말하는데, 그 진단서의 확진자는 고은영 씨야.”

나태웅은 아까보다 더 날카롭게 말했다.

“은영이 맞아요. 근데 제가 잘못 적었어요.”

나태웅은 안지영에게 예리한 눈빛을 보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 눈빛에 안지영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힘들었지만 애써 정신을 부여잡고 말했다.

“우리 아빠가 그렇게 결혼을 강요하세요. 그래서 병원에 전화했는데, 이름을 잘못말했지 뭐예요? 의사 선생님이 아마 그래서 헷갈리셨나 봐요.”

안지영은 진지하게 헛소리를 내뱉었다.

나태웅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물잔을 들어 물을 마셨다.

그의 시큰둥한 태도는 마치 안지영에게 ‘내가 그 개소리를 믿을 것 같아?’라는 말을 전하는 것 같았다.

안지영은 제대로 놀랐다.

아무리 나태웅은 그녀의 직속 상사가 아니니 두려워할 것 없다고 자기를 설득해 보지만 그다지 소용이 없는 것 같다.

나태웅은 너무 철저한 사람이다. 그녀는 나태웅이 계속 이 일을 캐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

“결혼을 강요해서 암 진단을 받으려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그러니까요. 암이라고 하면 결혼할 필요가 없잖아요.”

안지영의 목소리는 점점 더 기어들어 갔다.

거짓말을 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나태웅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도 회사는 계속 나오게 하시네?”

“당연히 그만두라고 하시죠. 그런데 저한테 시간 많이 없으니 우리 아빠도 어쩔 수 없이 제 말 들어주시는 거예요.”

나태웅은 어이가 없었다.

안지영은 빨리 이 화제를 끝맺고 싶었지만 나태웅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차를 부순 건 이 이유 때문이야?”

나태웅이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분명 질문인 것 같지만, 그의 어조는 이미 확신한 어조이다.

그 말에 안지영은 더 놀랐다.

그녀는 숨을 깊게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