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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의 모든 챕터: 챕터 431 - 챕터 440

692 챕터

제431화 불안한 정신상태

나는 위험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았지만, 심장이 여전히 쿵쾅대고 있었다. 아직 어린 콩이는 더 말할 것도 없었고 나 역시도 온밤 내내 악몽에서 깨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했다.언제 습격받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짙은 먹구름처럼 머릿속을 배회하며 좀처럼 흩어지질 않았다.결국, 울산에 가려던 계획은 잠시 무산되었고 대신 장영식이 민여진을 데리고 울산으로 떠났다.떠나기 전 영식은 나를 위로하며 회사의 일은 잠시 내려두고 콩이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당부했다. 그 뒤로 며칠간 나는 콩이의 옆에서 한 시도 떨어지지 않고 아이를 지켰지만 콩이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기만 하면 울며 칭얼대고 배현우가 보이지 않으면 목이 터져라 울어대며 달래기 쉽지 않았다.그 때문에 몇 번이고 배현우가 회사에서 돌아와야만 했다.콩이의 모습에 엄마는 줄곧 자책에 빠졌다. 콩이가 울면 따라서 몰래 눈물을 흘렸고 왠지 모르겠으나 엄마의 정신상태도 갑자기 나빠지기 시작했다.아빠도 엄마의 곁에서 끊임없이 위로를 해줬다. 심지어 배현우도 엄마에게 이 모든 건 의외의 사고였으니 아무리 주의를 했어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위로했다.하지만 엄마는 항상 근심걱정이 가득했고 우울해 보였다. 특히 콩이가 울며 칭얼댈 때마다 머리를 감싸 쥐며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이었다.집안의 분위기는 유달리 우울했고 나도 덩달아 긴장이 되었다. 은연중에 엄마의 정신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배현우는 당장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우리 가족들을 데리고 제주도로 향했다.천혜의 자연환경에 녹음이 우거진 나무와 푸른 바다가 절경을 이뤘고 환경이 바뀌니 콩이의 상태도 조금은 호전됐다.아직도 배현우에게 붙어있었지만 먼저 능동적으로 주변의 색다른 경치를 관찰하는 등 변화가 있었고 배현우의 흠 잡을 곳 없는 노력으로 끊임없이 콩이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며 새로운 사물을 발견하도록 아이를 유도했다.나는 콩이의 예쁜 치마를 잔뜩 챙겨와 아기 천사처럼 콩이를 꾸며주고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녔다. 매일 다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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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호전된 콩이의 상태

웃고 나니 갑자기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은은하게 감돌았다.나는 배현우와 시선을 맞췄고 그도 내 마음속 생각을 알아챘음을 알 수 있었다. 그저 어른들과 아이 앞에서 말하기 불편했을 뿐이었다.사실 이 며칠 배현우의 전화를 받고 김우연이 콩이 납치 사건 뒷일들을 처리하고 있단 걸 알게 됐다. 묻진 않았지만, 그와의 대화 속에서 우연 일행의 최선을 다한 수사에도 그 남자를 찾지는 못했다는 요지를 들어낼 수 있었다.그렇게 높은 다리에서 뛰어내렸으니 정상인이라면 즉사하거나 치명상을 입을만한 일이었고 행운아라 해도 무사하진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며칠이나 지나도 흔적조차 찾지 못했으니 평범하지 않은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경찰이든 배현우의 사람이든 샅샅이 수색을 진행했어도 찾지 못했다면 그가 이미 도망쳤다는 것밖에 답이 없었다.도망쳤다는 것은 언제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며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언제 다시 협박을 가할지 모른다는 뜻이었다.다만 하나 확실한 것은 나는 절대 그와 일면식조차 없었으며 다시 말해 이 모든 일의 화근은 내가 아니라는 말이었다.콩이와 배현우가 사건의 경과를 설명해 줬고 나는 그 속에서 중요한 정보들을 캐치해냈다.콩이를 납치한 남자, 혹은 그에게 납치를 지시한 사람은 나와 배현우 사이의 일을 잘 아는 사람이었고 특히나 콩이와 배현우의 친밀함을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생각할수록 소름이 돋았다.이건 우리 사이의 일일 뿐인데 어떻게 누군가가 잘 알고 있을 수 있었을까, 더군다나 최근 배현우의 교통사고 이후 우리 사이에는 어떠한 밀접한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는데 왜 아이를 납치해 간 걸까?배현우는 콩이 마음속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주려 콩이와 놀이에 집중했고 그 인내심과 사랑이 담긴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마음이 움직였다.그때 그가 손으로 콩이의 코를 살짝 잡더니 물었다.“앞으로 무서워할 거야 안 할 거야?”“안 무서워할 거예요! 아저씨가 있으면 콩이는 무섭지 않아요. 아저씨가 절 구하고 나쁜 사람도 때려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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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

살짝 갈라진 마성의 목소리가 귓가에 낮게 울려 퍼졌다.“언제까지 날 피할 생각이에요?”“그런 적 없어요...”나는 서둘려 변명했지만, 말이 떨어지자마자 자신이 잘못 얘기했음을 깨달았다. 이미 익숙한 우리 둘 사이에 이런 단둘만의 공간은 나에게는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둘 사이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미묘해졌다.“내 딸 콩이를 구해줘서 고마워요!” 나는 진심으로 얘기하며 둘 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기류를 전환하려 했다.“당신 딸 콩이 만이 아니죠!” 말을 하는 그의 눈빛은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콩이는 당신보다는 양심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을 따르니. 당신은 진짜 양심 없는 꼬마 여인이고.”“내가 다섯 살짜리 애도 아니고, 당신 삶을 방해할 수는 없잖아요!”나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 아직도 그와 한소연이 만나고 있다는 껄끄러운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 말이다.“바보 같은 소리!”배현우는 몸을 일으키더니 화난 척하며 나를 옆으로 내려놓았다. 곧이어 나를 품에 껴안더니 비치체어에 반쯤 걸터앉았다.그와 이렇게 친밀하게 몸을 붙이고 있은 지 오래됐기에 나는 불안하기도 하고 두근거리기도 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심장 속에 작은 토끼를 품은 듯 심장이 쿵쾅쿵쾅 요동쳤다.배현우가 진지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지아 씨, 그동안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요.”나는 저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졌다.“특히 콩이 일은, 지아 씨와 콩이에게 소홀했던 내 탓이란 거 잘 알고 있어요.”배현우가 가볍게 내 어깨를 토닥였고 그의 큰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난류마냥 내 몸을 타고 퍼져나갔다.우리 둘 다 말은 않았지만 마음은 통하고 있었다. 콩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콩이가 배현우를 지나치게 따르고 있어 차를 쫓아갔고, 그것 때문에 악당들이 기회를 잡아 집 앞에서 아이를 납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일이 발생한 지 며칠이나 지났지만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가슴이 떨려왔다.“아이의 감정을 간과했어요. 당신들과 거리를 두면 두 모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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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배현우는 내 반응이 이토록 격할 줄 몰랐는지 눈을 내리깔고 나를 쳐다봤다.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대답을 했다.“맞아요, 내 부모님이랑 같이 조난당한 이월구도 같은 뱀 문신이 있어요!”새로운 정보에 나는 등골이 서늘해졌고 중얼거리며 물었다.“그럼, 비행 사고로 죽은 게 이월구가 아니란 말이에요? 그럼 진짜 이월구는요?”나는 왠지 모르게 이월구에 대해 특별한 호기심이 생겼다. 이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왠지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마치 동철이 처음으로 내게 제경선이라는 이름을 들려줬을 때처럼, 그때도 왠지 모르게 깜짝 놀랐었고 어디서 본 적 있는 사람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그게 바로 내가 지금껏 단정 지을 수 없는 점이에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월구 아저씨는 절대로 그런 문신이 없어요!”배현우가 엄숙하게 얘기했다. “나중에 수소문 끝에 찾은 사고 조사 보고서에서 사진을 보게 됐고 그제야 이 증거를 손에 넣은 거죠.”“그럼 그 말은 당신 엄마 아빠의 비행 사고가 절대 단순하지만은 않다고 의심하는 거네요?”나는 배현우를 쳐다봤다. 우리 사이에 흐르던 어색한 기류는 안개가 걷히듯 사라져버렸고 나는 자세를 바로잡은 채 더 큰 관심을 표했다.배현우는 손을 들어 바람에 나부끼는 잔머리를 훑어내더니 깊은 눈망울을 하고는 낮은 소리로 답했다.“자그마치 10년이라는 시간을 드려 증거를 찾았어요. 그래서 더 경거망동하면 안 돼요. 알겠어요?”나는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네 쌍의 눈동자가 서로 얽히고설켰고 그의 따뜻한 눈길에 나는 살짝 멍해졌다. 모든 냉랭함을 벗어던진 온전히 우리 둘만의 표정이었다.“지아 씨, 이곳의 내부 사정은 상상한 것보다 심각해요. 내 의도는 소중한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것이었어요. 전에도 말했었죠, 당신한테는 날 믿어달라는 거, 그 하나의 요구밖에 없다고요. 당연히 돌발 변수들이 생겨 날 오해하는 것도 정상이라고 생각해요.”나는 배현우의 말 속뜻을 알아채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붉혔다. 배현우는 지금 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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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미연이의 실종

요 며칠간 우리는 처음으로 이런 둘만의 시간을 가졌고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얘기를 나눴던지라 잊고 있던 연애의 감정이 다시 되돌아오는 것 같았다.파도가 해안선을 따라 부서지는 소리에 맞춰 그의 뜨거운 키스까지 들어오니 나는 이 분위기에 도취한 채 모든 불쾌함을 잊어버렸다.그때 도혜선의 전화가 걸려왔고, 미연에게 큰일이 생겼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나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다. 일은 항상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했던가, 미연이에게서 가장 걱정하고 있던 일이 결국 터져버렸다.나는 휴대전화를 손에 든 채 허겁지겁 배현우를 찾으러 뛰어갔고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예매해달라고 부탁했다.배현우는 사고에 대해 듣더니 나를 위로하고는 아빠와 의논하러 들어갔다. 결국, 콩이가 납치당한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도록 엄마 아빠는 콩이를 데리고 잠시 제주도에 머물기로 했고 배현우가 사람을 시켜 그들의 생활을 돌보도록 부탁했다.나와 배현우는 그 길로 서울로 돌아가기로 결정 났다.비행기에 오르기 전 나는 동철에게 연락해 미연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조사하도록 부탁했다. 도혜선도 통화에서 그냥 빨리 돌아오라고 재촉했을 뿐 사건의 경과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 나는 사건이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임을 짐작했다.비행기에서도 배현우는 다시 나를 위로해주며 우연에게도 조사를 맡겼다고 알려줬다.서울에 도착하자 이미 밤 7시가 된 시각이었고 나는 서둘러 도혜선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혜선은 경공관에서 우리를 기다리겠다고 했다.배현우의 기사가 우리를 데리러 나왔고 최대한 외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차량은 바로 활주로에 서 있었다. 올 때와 똑같이 모든 것은 비밀리에 진행되었다.차에 오르자 배현우는 우연에게 연락했고 우연은 이미 사람을 시켜 자세한 조사를 진행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소식이 있을 거라고 전해줬다.경공관에 도착하니 도혜선은 일찍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를 보자마자 큰 짐을 내려놓은 듯 내 손을 덥석 잡더니 말했다.“지아야, 드디어 돌아왔구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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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시들어버릴 조짐

나는 배현우더러 이곳에서 우연이나 동철의 전화를 기다리라고 하고는 도혜선과 경공관을 떠나 골드 빌리지로 직행했다.가는 길에 도혜선이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드디어 돌아왔네. 아니면 나 혼자 진짜 방법이 없을뻔했어. 아, 맞다. 콩이는 어때?”“콩이는 이제 괜찮아졌어. 배현우가 콩이의 트라우마가 걱정된다 해서 엄마 아빠랑 그곳에서 좀 더 머물도록 마련해줬어.”“나도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너희들한테 연락한 거야. 괜히 방해받았겠다.”도혜선이 운전하며 나를 힐끔 쳐다봤다.“한번 나가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어휴...”“그렇게 생각하지 마. 미연이가 이렇게 큰 사고가 났는데 내가 어떻게 안 돌아와. 사실 진즉 돌아왔어야 했어. 현우 씨도 바빠죽겠는데 계속 있어 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콩이는 현우 씨를 지나치게 따라서 떠날 때도 언제 돌아오냐고 계속 묻더라.”도혜선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기특하다는 말투로 말을 이었다.“나도 보이더라, 현우 씨가 콩이를 정말 아낀다는 걸. 제 친애비보다 백배는 나아!”“허! 신호연 마음속에서 이미 딸이라는 존재는 잊은 지 오랠걸! 오히려 콩이 할머니가 사고 당일 날 아침에 콩이를 보러 왔었지.”“맞다, 콩이 사건은 도대체 무슨 일이야? 너무 다급하게 떠나버려서 자세히 묻지도 못했잖아! 그렇게 큰일이 있었는데도 뉴스가 싹 다 막혀버렸더라고. 배현우 작품이겠거니 했어.”“짧게 말하긴 힘들어. 하나의 사건만이 아니거든. 미연이부터 찾고 나면 그때 자세히 말해줄게.”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내 머릿속은 남미주의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마음만 불안해졌다.“미연이 남미주 손에 들어간 거라면 쉽지 않을 텐데.”“사실 나도 쭉 그런 예감이 들었었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연락이 안 되자마자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도혜선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덧붙였다.골드 빌리지에 도착하고 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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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남미주의 행적

바로 그때 김우연과 동철이 함께 노크하고 들어왔고 기태희가 준비해준 음식도 서빙됐다.배현우는 입을 열지 않은 채 두 사람을 향해 눈짓했고 우연이 바로 입을 뗐다.“미연 씨는 그제 밤, 천수각에서 회사 동료들과 함께 식사했습니다. 흩어진 시각은 10시 45분쯤으로 CCTV에 미연 씨 차가 천수각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찍힌 시간은 10시 57분이었습니다.”도혜선은 실눈을 뜨더니 한마디 덧붙였다.“맞아요, 내가 전화했을 때가 10시 20분 정도였으니까! 그때 확실히 시끄러웠어요.”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11시 20분쯤, 이촌로를 지날 때 차가 길가에 5분 정도 멈춰있었습니다. 미연 씨의 통화기록을 조회하자 마침 그때 전화 하나가 걸려왔더라고요. 명의 없는 휴대전화였는데 그 뒤로는 꺼져있었습니다. 아마 임시 개통한 전화카드인 것 같습니다.”“다시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는 마침 강남구가 10분 정도 정전됐을 때라 CCTV도 10분 정도 끊겼습니다. 그리고는 더는 미연 씨의 차를 추적하지 못했고요. 현재 사람을 시켜 차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우연이 배현우를 쳐다봤다.“정전의 원인은요?”배현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고 얼굴은 차갑게 굳어있었다.“전력공사에서 내놓은 답변은 단계별 점검 및 테스트 기간이라고 합니다. 이번 달 17일부터 테스트가 시작되어서 한 구 한 구씩 진행했다네요, 그날이 바로 강남구 점검일이었고요.”우연이 배현우의 질문에 대답했다.“이미 조사한 결과 테스트 공지는 사전에 나갔다고 합니다.”“너무 우연의 일치인데요!” 나는 의심이 들었다.동철이도 입을 열었다.“남미주의 출국 기록은 확실히 찾을 수 있었습니다. 3일 전 오후 4시 27분 비행기로 M 국으로 출국했습니다.”“그럼 거꾸로 조사해줘요. 인접국에 입국기록이 있는지. 특히 주변의 작은 나라들은 육지 길로 입국이 가능하니까요.” 배현우의 부탁에 동철이 대답했다. “이미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직 소식은 없지만요.”도혜선은 아까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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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이상한 곳에서 마주친 악연

이미 자정이 다 된 시간이었지만 서울은 여전히 불빛으로 반짝였다. 대도시의 밤은 지금이 가장 화려한 순간이었다.하지만 경공관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초조해졌다.남미주가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는 미연이 아직 안전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매분 매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바로 그때 배현우의 전화가 울렸고 나와 도혜선이 순간 정신을 차리고 그를 쳐다봤다.배현우는 전화를 받더니 미간이 살짝 풀어지며 말했다.“문기태의 사람들밖에 없나요?”추측건대 문기태가 움직인 것 같았다.배현우는 전화를 끊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당신과 혜선 씨는 이곳에 남아있어요, 난 잠시 나갔다 올게요.”“어디 가는데요?” 나는 급박하게 물었다.아무리 봐도 배현우가 확실한 소식을 얻은 것이 분명했다.“확실한 소식이 있나요?”배현우가 나를 바라보더니 인내심 있게 대답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아직 확실한 상황이 아니라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여기서 내 소식만 기다리고 있어요.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가장 먼저 알려줄게요.”“뭐가 또 가장 먼저예요, 지금이 가장 먼저 아닌가요? 난 가장 먼저 미연이 소식을 알고 싶다고요!”나는 고집스럽게 배현우의 얼굴을 쳐다봤고 추호의 물러섬도 없었다.“지아 씨, 말 들어요. 알고 있잖아요, 그 사람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거. 이번엔...”“그래서 나도 꼭 가야겠어요. 지금 가장 위험한 건 미연이에요. 난 내 안위만 생각할 수가 없어요.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미연이는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았다고요!”나는 살짝 분노가 치밀었다.도혜선이 그런 내 상황을 보더니 서둘러 다가와 내 팔을 잡고는 배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배 대표님, 우리도 함께 가게 해주시죠! 미연이는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에요, 특히 지아한테는 더욱 더요.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배현우는 절대 물러섬 없는 내 표정을 보더니 그가 가지 못하게 막아선들 경공관을 나서자마자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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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한 마디 힌트

경공관을 나오자 나는 배현우에게 말했다. “나는 혜선 언니랑 같은 차에 탈게요!”배현우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차에 올라탔고 나도 도혜선의 차로 이동했다.차에 타자 도혜선이 입을 열었다.“이제 보니, 미연이의 일이 이세림과 연관된 게 분명해.”두 대의 차가 줄지어 경공관으로 떠났다.길에서 동철이 전화를 걸어왔다.“대표님, 배 대표님의 차를 따라가지 마세요. 남미주가 미행을 붙였어요.”나는 깜짝 놀라 도혜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언니, 현우 씨 차를 따라가지 마, 남미주가 미행을 붙였대!”나는 이 여자의 신중함과 교활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서둘러 배현우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고 그는 낮은 소리로 주소를 알려줬다. 그리고는 먼저 골드 빌리지로 돌아가 미행을 따돌리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배현우가 말한 주소는 용산구의 낡은 건물일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인수된 후 나이트클럽으로 재탄생했고 10층 위로는 호텔이었다. 이름도 상당히 독특한 것이 소울시티라고 불렸다.나는 어쩔 수 없이 배현우가 시키는 대로 도혜선더러 골드 빌리지로 직행하라고 했다.도혜선이 거칠게 한마디 내뱉었다. “이세림이 이번 일과 연관돼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어.”“혜선 언니, 난 이해가 되지 않아. 이 시각에 남미주가 어떻게 이세림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거지? 둘 사이에 무언가 관계가 있었다 한 들 지금은 경솔하게 나설 때가 아닐 텐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은연중에 좋은 징조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혹시 저들이 문기태의 행동을 모르는 건 아닐까? 아니면...”나는 더는 생각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도혜선 역시 두 눈 가득 두려움에 질려있었다.“헛된 생각 하지 마! 좋은 일일 수도 있잖아!”도혜선이 계속 뒤쪽을 예의주시하며 말했다.우리가 탄 차는 골드 빌리지로 들어갔고 미행하는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도혜선이 차를 어두운 곳에 대고는 대문을 관찰했고 바로 그때, 동철에게서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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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한밤의 옥상 수색

갑자기 한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나와 배현우는 시선을 맞추고는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위로!” 그리고는 동시에 몸을 돌려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홀 안으로 뛰어 들어왔을 때 엘리베이터는 이미 위로 올라가고 있었고 배현우는 다급하게 다른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나와 배현우, 김우연을 포함한 일행이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자 손에 쥔 전화기가 날카롭게 울려댔다. 전화를 받자 반대편에서 동철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남미주가 경공관을 나왔어요, 지금 소울시티 방향으로 운전하고 있어요!”나는 긴장되는 눈빛으로 배현우를 쳐다봤고 그는 내 어깨를 토닥여줬다.“당황하지 말고, 사람부터 찾고 얘기해요!”나는 배현우의 손을 꽉 잡은 채 미연이가 위에 있다면 무조건 그녀를 데리고 나가겠다고 결심했다.엘리베이터가 꼭대기 층에 도착하고 우리는 쏜살같이 뛰쳐나갔다.역시 다른 엘리베이터도 같은 층에 멈춰 섰고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배현우가 방향을 판단하더니 나를 끌고 왼쪽으로 뛰었고 순조롭게 비상 탈출구를 찾아냈다. 우리는 순식간에 뛰어 들어가 옥상으로 올라갔다.옥상은 꽤 큰 규모였고 건물 꼭대기에 걸려 있는 광고판 불빛 아래 대낮처럼 밝은 빛을 뿜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사람의 그림자가 귀신처럼 언뜻거렸다.문기태의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수색을 진행했고 우리도 옥상의 모든 공간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한 바퀴 수색하고 나자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당황해했다. 옥상은 아직 사용 목적 없이 방치되어 있었기에 드넓게 열려있었고 모든 장비가 한눈에 보였다.모두들 한 바퀴 찾아봤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이 실망한 표정으로 문기태에게 다가갔다.문기태도 조급해 보였다. 두 쌍의 눈동자가 흰 불빛의 대비 속에서 유난히 깊고 어두워 보였고 마치 두 개의 블랙홀같이 소름 돋는 한기를 뿜고 있어 저도 모르게 오한이 밀려왔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원래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고 온화하고 점잖은 평소의 문기태와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나는 그의 앞으로 뛰어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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