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의 김향옥은 순식간에 멘탈이 붕괴되어 안으로 팔을 뻗어 손을 흔들며 다급하게 외쳤다. “콩이야, 이리 와. 콩이야...”그순간, 아무리 큰 원한이 있었더라도 모두 눈 녹듯 사라지고 그녀는 단지 황혼의 노인일 뿐이었다. 특히 김향옥은 한평생 진정으로 마음 편히 지낸 적이 없었다. 진짜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다니. 그런데 이런 상황이 생긴 것은 또 누구의 책임인가. 나는 코끝이 찡해서 고개를 돌리고 숨죽여 울음을 삼켰다. 나는 두 눈으로 직접 콩이라 뒤로 피하고 무너져 내린 김향옥이 흐느껴 우는 것을 봤다. “콩이야, 이리 와. 할머니 안보고싶었어? 할머니야...”그녀는 조급함에 두리번거리며 도움을 청하려는 듯 했고 더 안에 들어가고 싶었다. 나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문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나를 본 콩이는 소리쳤다. “엄마!”그러고는 외할머니의 손을 놓았다. 그런데 조급해하는 할머니를 보고 달려오지 않았다. 나는 콩이가 무서워하는 건지 아니면 배척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할머니의 변화가 너무 커 낯설어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김향옥이 곁으로 가서 그녀를 위로했다. “급해하지 마세요. 제가 타일러볼게요.”김향옥은 눈물로 범벅된 얼굴로 나를 바라봤는데 눈에는 간절함으로 가득 찼다. 사실 내 마음속에는 측은함과 조금의 원망이 있었다. 이럴 거면 애초에 그러지 말지, 조금이라고 덜 매정하게, 아이에게 잘 해줬더라면 오늘 콩이가 이런 표정일 리 없다. 엄마는 또 콩이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뭐라고 말했다. 아마 다가오도록 타이르는 것 같았는데 역시 우리 집에는 독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김향옥이 나를 간절히 바라보며 말했다. “지아야, 딱 한 번만 안아볼게. 콩이야, 이리 와. 할머니가 한번 안아보자. 할머니 안보고 싶었어?”나는 들어가 콩이 앞에 무릎 꿇고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콩이야, 가서 할머니 만나봐. 할머니가 콩이가 너무 보고 싶었대. 할머니는 지금 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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