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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692 챕터

제401화 어떻게 만난 거야

"그건 그가 너의 진정한 배필이 아니라는 뜻이야! 너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너를 지켜주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 그 사람이 너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으면서, 오히려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게 어떻게 배필이겠어?" 내 말은 꽤 거칠었다.미연은 반박하지 않았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나에게 속삭였다. "사실, 지아야, 나도 고민했어. 하지만 그를 떠나는 고통을 생각하면, 차라리 죽음을 맞이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 어쩌면 많은 수고를 더는 방법이기도 하겠지."나는 어이가 없었지만, 미연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마음속으로는 나도 배현우에 대한 미련을 끊어내지 못했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먼저 등을 돌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마치 그때의 우리처럼 말이다. "너희들은 어떻게 만났어?" 나는 미연에게 물었다.미연은 여전히 소파에 축 늘어져 있었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멀게 들려왔다."우연히 만났어. 내가 관리하는 소속 아티스트 중에 루한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누군가를 따라서 제경에 간 거야. 그때 웬 양아치 눈에 들어버렸지. 하필 루한이는 내가 제일 아끼는 신인이었는데 말이야."나는 잔을 들고 그녀 곁에 앉아 진지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그날 사건이 터졌을 때, 그녀가 내 핸드폰으로 전화했어. 나는 당장 제경으로 달려갔지만 그 양아치 도련님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내 체면을 봐줄 리도 없었지. 나한테까지 손을 쓰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도 망설임 없이 술병을 들고 그놈 머리를 깨버렸어..."나는 무의식적으로 흠칫 놀랐다. 사태가 심각했음을 알 수 있었다."결과적으로 사건은 커졌어. 그 양아치 새끼 배경이 엄청나서, 제경을 도망쳐 나오기도 전에 제경 자체가 포위돼 버린 거야. 그곳에 온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이 상상도 못 할 만큼의 영향력이 있었거든. 나는 굴복하기도 싫었고 화도 났던 터라 부러진 술병을 내 정맥에 대고 그들을 위협했지만, 그들이 이깟 걸로 무서워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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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위험한 남자

우리 둘은 잠깐 침묵했고, 그 후에야 미연이 다시 말을 이었다."자리에 있으면 그 자리에 맞는 일을 해야 해. 내가 책임진 아티스트들이 상처받는 걸 그냥 둘 순 없잖아. 그녀가 전화를 안 했다면 모를까, 전화가 왔으니 무시할 수 없어."나는 미연이 얼마나 의리 있는 사람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확신하는 일에는 무모하게라도 뛰어들었다.그래서 나와 신호연이 이혼하려 했을 때, 그녀와 신호연 사이에 무슨 일이 있다고 의심했던 것은, 항상 내 마음속에 미연에 대한 미안함으로 남아있었다.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지만, 나는 계속 마음에 담아두었다.미연은 내 생각을 알지 못하고 계속 말했다. "그 당시 상황에서는 루한이를 데리고 나가고 싶었어. 그 아이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됐고, 앞날이 창창한 데다 부지런하고 허영심도 없는 아이였어. 솔직히 말해, 한소연보다 훨씬 가치가 있었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었겠어? 그녀가 해를 입고 앞날을 망치는 걸 그냥 지켜볼 순 없었겠지?"나는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미연은 갑자기 매우 진지하게 나에게 말했다."그리고 그거 알아? 루한이를 제경에 데려간 건 임가연이 소개한 사람이야. 루한이에게 모델 자리를 소개해 준다고 거짓말까지 했대""그 임가연도 진짜 골칫덩어리야. 모두에게 해를 끼치고 있잖아. 너희 회사에서는 왜 그런 사람을 계속 쓰는 거야?" 나는 조금 화가 치밀었다."이번 천우 그룹 사건 때문에 이미 해고됐어. 그날 차에서 돌아가는 길에 이세림에게 전화를 걸었더라고. 이세림이 알고 있는 정보는 그녀가 흘린 거야." 미연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이게 바로 네가 원하던 결과 아닌가?""맞아! 나는 이세림를 다시 서울로 데려와야 해. 그런 나쁜 짓을 하고도 멀쩡하게 돌아갈 수는 없지. 그렇게 쉽게 끝낼 순 없어. 농락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야 말겠어."나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미연에게 물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됐어? 어떻게 사랑에 빠진 거야?"나는 은유적으로 물었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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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새벽의 기다림

이것은 나에게 회피할 수 없는 책임이었다.나는 반드시 문기태를 만나야 했다. 그와 직접 만나보지 않고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지금의 이 감정은, 문기태에게 다른 이유가 있지 않다면, 그도 미연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남자들처럼 바람을 피운 것일 뿐이다.하지만 만약 그가 정말 그런 생각을 했다면, 그건 미연을 회생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이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다.나는 미연이 그의 손에 망가지는 걸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 그건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다.남미주가 그에게 전혀 관심이 없거나, 그가 밖에 다른 여자가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작았다. 그런 유아독존인 여자가 어떻게 다른 사람과 자신의 남자를 공유할 수 있겠는가?게다가 저녁에 마주쳤을 때 동행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돈독한 관계를 보아낼 수 있었다.이런 냉철한 분석을 거치자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마치 얼음 구덩이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미연의 모습을 보니, 그녀는 마치 이미 죽음을 각오한 것처럼 보였다."사랑 앞에서 사람들은 원칙을 고수할 수 없어. 빠져들면 할 수 없지. 우리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야. 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순리대로 가는 거야, 감정을 따라가는 거지."미연의 표정은 복잡했고, 그녀의 말은 나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 나는 그녀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지만, 사랑해도 얻을 수 없는 그런 쓰라림을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시간이 너무 늦어지자 나는 일어나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했고 미연이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여기서 자는 건 어때?"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집에 가는 게 낫겠어. 여기서 우리 둘이 잠들 수나 있을 것 같아? 내일 중요한 일도 있고. 너도 너무 많은 걸 생각하지 마. 하지만 충고하는 데 남미주는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두려워하라는 게 아니라, 조심해야 해."나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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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지체할 수 없는 사건

그의 탐욕스러운 입맞춤이 계속 깊어졌다. 마치 굶주린 채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사람처럼 내 입술을 탐했다. 그의 큰 손이 따뜻하게 내 뒤통수를 감싸 쥐며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가 드디어 나의 입술에서 입을 뗐다. 어둠 속에서 그의 진득한 눈빛이 나를 내려다봤다. 마치 나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 같았다."아직도 질투해요?" 그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나도 그를 쳐다봤다.배현우가 미동도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자 나도 멍하니 그에게 시선을 맞췄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조금 전의 진한 키스로 감각이 없어진 내 입술을 부드럽게 스치며 애정을 가득 담아 말했다. "지아 씨 몸이 태도보다 솔직하네요. 날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고, 갈망하고 있는지 보여주잖아요."그의 거만한 말이 날카로운 바늘처럼 내 자존심을 찔렀고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해요!" 나는 화를 내며 대꾸했다."아직도 솔직하지 않네요. 정말 지아 씨가 나를 그리워하지 않았고 지아 씨 표정처럼 날 싫어한다면, 내가 키스할 때 이미 날 밀쳤어야 했어요. 하지만 방금 지아 씨도 즐기고 있었고 상당히 도취한 것 같던데요? 나보다 더 갈망했잖아요. 지아 씨 눈빛도 여전히 나른하고 부드럽잖아요. 그건 지아 씨가 나를 원한다는 증거죠. 내가 틀렸나요?"그의 얼굴엔 장난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다시 해볼래요?"나는 그를 홱 밀치고 화난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뻔뻔하군요!"그리고는 차 문을 열고 내리며 쾅 하고 세게 문을 닫았다.그의 말에 마음이 어지러워졌다. 그는 나를 가지고 놀고 있는 거였다. 젠장, 날 뭐로 보는 거야, 아무에게나 꼬리를 치는 사람처럼 방금 집 앞에 한 사람을 데려다주고 인제 와서 나를 꼬시다니,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화가 나서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그가 다시 나를 잡더니 귀에 속삭였다. "이렇게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정말 이렇게 단호하게 끝내고 싶어요?"그의 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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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진짜 이세림의 등장

도혜선은 내 말을 듣더니 바로 대답했다.“알겠어! 그럼 소식 기다리고 있어, 최대한 빨리할 테니.”회사에 도착하자 동철이 사무실 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의외의 모습에 나도 깜짝 놀랐다.“이렇게나 빨리, 무슨 일이에요?”동철은 몸을 일으켜 손에 들고 있던 종이들을 내 손에 건네줬다.“전에 시키신 문기태와 남미주 관련 자료입니다. 그리고 어젯밤 그들이 루나에 갔던 건 한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서인데 신기하게도 이 어르신이 누군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상당히 신비하더군요!”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는 그들 같은 사람이라면 만나는 사람들도 꿍꿍이가 있을 텐데 신비하단 것도 이상하지는 않았다.나는 서둘러 손에 쥐어진 자료를 훑어봤다.순간 누군가 이랑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건이 떠올라 다급하게 동철에게 물었다.“누가 이랑을 뒷조사하고 있는지는 알아냈어요?”“아직요. 로그아웃이 상당히 빨라서 코드를 잡아내기도 전에 이미 없어졌더라고요. 그리 짧은 시간 안에 철수시킨 걸 보면 상당한 고수임이 틀림없어요. “ 동철이 이 정도로 말했다는 건 우리를 조사하고 있는 이가 쉽지만은 않은 상대임을 뜻했다.“방법을 대서 예의주시하세요. 우리 회사 시스템을 공격한 놈이라면 평범한 사람은 아닐 테니 잡을 수 있으면 제일 좋고요.”나는 불쾌함을 느꼈다. “해커를 잡게 된다면 모든 게 저절로 해결될지도 모르겠죠.”“이미 방화벽을 암호화하고 업그레이드했으니 쉽게 침입할 순 없을 겁니다!”동철이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이랑에 관심을 표할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회사니 낯선 사람은 아닐 테니까요.”나는 동철의 말에 찬성했다. 아무런 접점이 없다면 관심을 받을 일도 없을 테니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를 주시하고 있는 사람이 해커 고수였다는 점이었다."그런데 대표님, 저번에 봤다던 납치에 참여한 그 사람, 진짜로 도망쳤다네요.” 동철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우연 씨한테 물어봤어요?” 이 사건에도 상당히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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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낡은 사진의 기원

내 눈빛이 동철의 휴대전화 화면에 닿은 순간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휘둥그레졌다.상당히 또렷한 사진 속에는 두 아이가 있었는데 한 명은 남자아이고 한 명은 여자아이였으며 열 살 남짓 돼 보이는 모습에 얼굴이 똑똑히 보였다.나는 여자아이의 얼굴에 시선을 빼앗겼다. 어린 아기 티가 나는 얼굴임에도 상당히 예쁘단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검고 큰 눈동자에 살짝 들린 얇은 입술, 특히 입꼬리를 올리자 아래에 드러난 작은 보조개까지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영리하고 귀여운 모습이었다.긴 양 갈래 머리에 이마 양쪽에 딸기 모양 머리핀을 두 개 꽂고, 연한 분홍색 캉캉 치마를 입은 모습이... 상당히 익숙했다. 어쩜 이렇게 우리 딸 콩이를 닮았을까?사진 속 여자 아이 옆에는 어린 미소년이 서 있었는데 흰 셔츠에 체크무늬 반바지를 입고 한 손은 주머니에 꽂은 채 다른 한 손은 의자에 기대고 있었고 여자아이가 손에 잡은 농구공이 그 의자 위에 올려져 있었다.뚜렷한 이목구비의 남자애는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리고 냉랭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여자아이 같은 명랑함은 아니었다. 다만 그가 기뻐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잘생긴 얼굴은 더욱 빛나 보였고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았다.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얘 완전 배현우의 미니 버전이잖아!“이건... 배현우의 어린 시절인가요?” 나는 알 수 없는 떨림이 느껴지며 머릿속이 저도 모르게 쿵쾅댔다.“네, 배현우와 진짜 이세림의 사진입니다!” 동철이 말하며 나를 쳐다봤다. “사진의 뒷장을 보시겠습니까?”나는 손가락을 움직여 다음 장으로 넘겼고 사진 뒷장의 여백에는 날짜와 두 이름이 적혀있었는데 현우와 세림 사랑둥이라고 쓰여 있었다.“이건 어디서 찾은 사진이에요?” 나는 침착함을 잃은 채 동철을 쳐다봤다.“사진 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배씨 집안의 나이 든 도우미에게서 받았어요. 오래전 배 씨 집안일을 그만뒀죠, 배천석과 그의 아내 고석우가 항공 사고를 당하기 전에 말이죠.” 동철이 자세히 설명했다.나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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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풀리지 않는 문제

동철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그럼 그 뜻은...?”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토록 예쁘고 영리한 아가씨가 어떻게 한순간에 꽃이 지듯 사라져 버릴 수 있단 말인가? 상상만 해도 안타까웠다.동철은 사진을 내 휴대전화에 보내줬고 나는 자리로 돌아와 휴대전화 속 사진을 들여다보며 말로는 설명 못할 감정에 혼자 중얼거렸다.“왜 이렇게 복잡하지, 왜 그녀가 나중에 임윤아가 된 걸까요?”나는 혼잣말을 계속했다. “그럼 동철 씨, 지금의 이세림은 도대체 누굴까요? 왜 그들이 산속 보육원에 있었던 걸까요?”이 알 수 없는 문제들은 나로서는 절대 풀어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저도 계속 조사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거에요. 의문점이 상당히 많아서 어딘가 끊어진 듯한 느낌을 주거든요.” 동철이 자신의 의문을 털어놓았다.나는 그를 보며 물었다. “어디가 잘못됐다는 거죠?”“예를 들어, 이윤구가 세상을 뜬 후 신분 확인을 위해 조난당한 사람들은 모두 공식적으로 DNA 확인을 진행했죠. 그렇다면 잘못된 점이 없어야 하는데 이세림은 왜 당당하게 배유정 옆에 나타났고 양녀로 들여졌는지도 모르겠어요.”나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난 배현우가 진짜 이세림을 모를 수 없다고 생각해요.”동철이 핑거 스냅을 딸깍이더니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어렸을 때의 이세림과 어른 이세림은 생김새가 큰 차이가 없어야 하는걸요. 배현우도 일찍부터 알아차렸으면 왜 지금의 이세림을 이윤구의 딸로 묵인하고 있는 걸까요?”동철이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임윤아는 왜 죽은 거죠? 임윤아의 죽음이 결말 같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동철의 말도 생각해 보지 못한 건 아니었다. 임윤아는 결말일 뿐만 아니라 그 뒤로 더 긴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며 그날 배현우가 해줬던 말이 떠올랐다. 배현우는 분명 임윤아는 그가 찾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그럼 배현우는 왜 이렇게 말한 걸까? 그가 찾아다니는 건 대체 무엇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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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모든 일이 정해지다

“맞아요. 이윤구 그 사람은 기개가 있는 사람이에요. 천천히 두고 보세요.”이동철은 내가 힘들까 봐 당부했다. “한지아 씨, 우선 좀 쉬어요. 저는 마침 약속이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올게요.”“아, 맞다. 요 며칠 울산에 한번 가려고 하는데 그쪽에 볼일 있어요?”나는 이동철에게 한마디 언질을 줬다. 그러자 이동철이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럼... 가능하다면 제가 같이 갈게요. 소개해 주고 싶은 고객이 한 명 있어요. 제 생각에 한번 만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좋아요. 그럼 일정 확정되면 알려줄게요. 길에서 다시 그 사람 소개해 줘요.”내가 이동철에게 말하고 있는데 마침 이해월이 약을 갖고 들어와 이동철을 보더니 말했다. “이 대표님, 사인하셔야 할 보고서가 있어요.”“알겠어요.”“한 대표님, 천우 그룹이랑 10시에 약속 잡았어요. 조금 쉬시고 출발해요.”이해월이 나에게 귀띔했다. 나는 얼른 전해준 약을 받아 입에 한 알 넣은 후 물을 한모금 마셨다. 이동철은 이해월에게 보고서를 가져오도록 하고 사인한 후 나에게 전해줬다. “이건 이랑의 대금 납부 상황이에요. 한 대표님, 한번 확인해 보세요.”이해월이 시간을 확인하더니 말했다. “한 대표님, 이제 출발해야 해요.”나는 할 수 없이 모든 자료를 서랍에 넣고 잠근 후 일어나 가방을 갖고 이해월, 이동철과 함께 회사에서 나와 천우 그룹으로 갔다. 가는 길에 내 상태를 보고 이해월이 물었다. “대표님, 괜찮으세요? 안색이 많이 안 좋아요.”“괜찮아요. 아마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아요.”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러면 조금 있다 계약서 체결이 끝나면 어디 가서 좀 쉬어요.”이해월이 제안했다. “너무 긴장하신 것 같아요. 제가 라온하제에 모셔다드릴 테니 스파 하시고 조금 쉬세요. 다친 곳이 금방 나았는데 너무 무리하시면 몸이 버티지 못해요. 자기 자신을 아껴야죠. 지금 장 대표님이 잘하고 계셔서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요. 저희도 있잖아요.” 이해월은 내 마음을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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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숨겨진 기억

아직 놀라움을 거두지 못한 내 이마 위로 큰손이 포개지며 가볍게 이마를 어루만졌다. “어디 아파요? 네?”걱정 가득한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 남자가 진짜 나를 걱정하고 있는 건가? 사랑이 넘치는 걸 보니 정력이 왕성한 것 같다. 내가 몸부림치자 그의 입술이 뜻밖에도 내 이마에 닿았고 뺨에도 한 번 닿았다. “뜨겁진 않은데 왜 안색이 이렇게 안 좋아요?”그의 말투가 여전히 다정해서 나는 황홀하고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나는 그의 따뜻함이 만든 소용돌이에 빠져들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 억제했다. 그는 날 뭐로 생각하는 거지?“그건 배 대표님이 걱정할 일이 아니에요.”나는 그를 단번에 밀어내고 억지로 비꼬며 뒤로 한 발 물러섰는데 문에 ‘쿵’하고 부딪혔다.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의 두 팔이 내 몸 양쪽을 문에 누른 후 깊은 눈동자가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점점 가까워지는 얼굴을 보며 머릿속에 갑자기 하나의 화면이 떠올랐다. 똑같이 얼굴 하나가 천천히 다가오며 조급하고 당황스러우면서도 안쓰러운 표정으로 나를 품에 안은 후 머리를 꼭 감싸고 끊임없이 말했다.‘정신 차려, 아무 일도 없을 거야.’나는 그 장면에 흠칫 놀랐고 머리가 움찔하더니 찢길 것같 은 고통이 찾아왔다. 나는 짧은 신음과 함께 본능적으로 머리를 감싸고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듯 축 늘어졌다. “너무 아파요.”배현우는 얼른 문을 짚은 손을 떼고 늘어지는 내 몸을 부축했다. “왜 그래요? 지아 씨.”“머리가 너무 아파요.”나는 내 머리를 감싸 안고 힘없이 중얼거렸다. 순식간에 내 몸이 들려서 나는 당황함에 그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그는 나를 안고 성큼성큼 소파로 걸어가 나를 소파에 놓은 후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많이 아파요?”나는 그를 밀면서 말했다. “가까이 오지 말아요.”그는 손을 뻗어 내 손목을 잡고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아 씨, 도대체 어디 아픈지 알려줘요.”“머리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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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서로 옷을 바꿔입다

나는 이 뜻밖의 놀라움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이때 한소연이 완전무장 한 채 병실에 들어왔다. “배현우 씨...”병상에 누워있는 날 보자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고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배현우 옆에 다가와 고개를 들어 복잡미묘한 감정으로 배현우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에요?”배현우는 직접적으로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고 의사와 눈빛을 주고받은 후 함께 병실을 나갔다. 배현우가 나가는 것을 본 한소연은 불쾌한 표정으로 앞으로 한발 다가왔다. “한소연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요?”“당신이 여기 어떻게 왔어요?”나도 불쾌한 말투로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한소연에게 되물었다. “하... 내가 어떻게 왔냐고요? 웃기네요, 당연히 현우 씨가 불러서 온 거죠.”그녀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한소연의 말을 들은 나는 피식 웃었다. 배현우는 무슨 생각으로 그녀를 부른 걸까?한소연은 팔짱을 끼고 아랑곳하지 않으며 말했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불쌍한 척하는건가요? 그와 엮이고 싶어서 이런 방법까지 쓰다니 너무 치사하네요.”그녀의 말이 듣기 아주 거북했지만 나는 대꾸할 말이 없었고 그녀와 논쟁하기 귀찮았다. 몸부림치며 일어나 앉아 조금 쉬니 두통은 거의 없었지만 온몸이 쑤셨다. 한소연은 내가 대꾸하지 않자 시큰둥하게 바라보더니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나에게 경고했다. “경고하는데 한지아 씨, 더 이상 염치없이 배현우 씨에게 매달리지 말아요.”“왜 내가 매달리는 거라고 확신해요?”내가 반문했다. “당신이 아니면 누구예요? 설마 그 사람이에요? 소용없어요, 당신이 이렇게 됐는데 내가 오해할까 봐 날 불러왔잖아요. 경고하는데 당신이 계획하고 있는 음모는 접어둬요. 그가 누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한눈에 보이잖아요. 정신 차려요.”마침 이해월이 내 가방을 들고 들어왔고 손에는 CT 결과도 들고는 초조한 낯빛을 하고 있었다. 내가 앉아있는 것을 보고 해월이 얼른 달려왔다. “한 대표님, 왜 일어나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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