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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새벽의 기다림

이것은 나에게 회피할 수 없는 책임이었다.

나는 반드시 문기태를 만나야 했다. 그와 직접 만나보지 않고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지금의 이 감정은, 문기태에게 다른 이유가 있지 않다면, 그도 미연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남자들처럼 바람을 피운 것일 뿐이다.

하지만 만약 그가 정말 그런 생각을 했다면, 그건 미연을 회생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이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다.

나는 미연이 그의 손에 망가지는 걸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 그건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다.

남미주가 그에게 전혀 관심이 없거나, 그가 밖에 다른 여자가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작았다. 그런 유아독존인 여자가 어떻게 다른 사람과 자신의 남자를 공유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저녁에 마주쳤을 때 동행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돈독한 관계를 보아낼 수 있었다.

이런 냉철한 분석을 거치자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마치 얼음 구덩이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미연의 모습을 보니, 그녀는 마치 이미 죽음을 각오한 것처럼 보였다.

"사랑 앞에서 사람들은 원칙을 고수할 수 없어. 빠져들면 할 수 없지. 우리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야. 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순리대로 가는 거야, 감정을 따라가는 거지."

미연의 표정은 복잡했고, 그녀의 말은 나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 나는 그녀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지만, 사랑해도 얻을 수 없는 그런 쓰라림을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너무 늦어지자 나는 일어나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했고 미연이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여기서 자는 건 어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집에 가는 게 낫겠어. 여기서 우리 둘이 잠들 수나 있을 것 같아? 내일 중요한 일도 있고. 너도 너무 많은 걸 생각하지 마. 하지만 충고하는 데 남미주는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두려워하라는 게 아니라, 조심해야 해."

나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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