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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의 모든 챕터: 챕터 421 - 챕터 430

692 챕터

제421화 콩이의 실종

이날 나는 온종일 바삐 돌아쳤다. 퇴근하기 직전까지 밀린 일 처리를 하며 머리를 싸맸고, 창고 점검이 끝났으니 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채형건의 말에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회의실에 서둘러 들어가면서도 나는 얼른 딸을 보러 가서 서프라이즈를 할 생각에 신나 있었다.아침에 김향옥과 콩이가 끌어안던 모습은 여전히 눈앞에 아른거렸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더니, 외할머니가 그리도 좋을까.그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우리 콩이를 보여주기엔 마음이 무언가에 막힌 것처럼 답답했고 보여주지 않기엔 또 못된 어미 같아 차마 그럴 수 없었다.어찌 되었든 콩이도 신 씨네 집안의 아이니, 내가 중간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할 일도 아닌 것 같았다.회의는 생각보다 오래 진행되었고 회의 도중 엄마의 전화를 받은 나는 그대로 회사를 뛰쳐나갔다.전화에서 엄마는 콩이가 사라졌다며 대성통곡하고 계셨다. 나는 정신이 아득해진 채로 진행 중이던 회의를 제대로 해산시킬 겨를도 없이 일어나서 밖으로 뛰어나갔다.‘멀쩡하던 아이가 왜?’내가 허겁지겁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해월도 따라 나왔다. 해월이가 내 손에 있는 차 열쇠를 빼앗아 차에 올랐고 곧 차는 지하 주차장을 떠났다.우리는 재빨리 골드빌리지로 돌아왔고 멀리서부터 엄마가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채 숨이 막히도록 우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차에서 내려 곧바로 뛰어갔다.“엄마, 일단 울지 말아봐요. 콩이가 왜 사라져요?”아빠가 창백해진 얼굴로 콩이가 사라진 과정을 다시 되짚으며 힘겹게 말씀하셨다.엄마의 말에 의하면 콩이를 데려온 후, 콩이는 마당에서 혼자 놀았고 엄마는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가 마당에 있던 콩이를 부르려고 했으나 대문이 열려있었고 마당에 장난감 삽들만 남겨둔 채 콩이는 사라졌다고 했다.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찾을 수 없었고,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아 나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한다.사실 골드빌리지의 마당은 매우 안전한 곳이다. 아무나 드나들 수 없는 고급 빌리지였으니 말이다.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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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그 사람 차야

그 순간 나는 마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미친 듯이 배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휴대폰을 든 손이 바들바들 떨렸고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다. 나는 너무 떨려 이가 딱딱 부딪치는 소리마저 들리는 것 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맞은 편에서 전화를 받았고 그쪽에서 입을 열기도 전에 나는 고함을 질렀다.“현우 씨, 퇴근하고 골드빌리지 왔어요?”내 머릿속은 온통 콩이가 망연자실하게 차 뒤쪽을 바라보는 뒷모습이었다.“간 적 없어요.”단호하게 부정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요, 무슨 일 있어요?”“분명 현우 씨 차였어요. 현우 씨가 콩이 데려간 거죠? 맞잖아요. 콩이 다시 데려와요!”그의 확실한 부인에 나는 더 미칠 것 같았다.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나는 엉엉 울었다.차 안에 있던 건 틀림없이 콩이가 아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콩이를 그토록 신나게 했다가 실망하게 할 사람은 틀림없이 배현우일 것으로 생각했다.배현우만이 그 겁 많은 아이를 집 밖으로 뛰어나가게 할 수 있다.나는 가슴이 아파 울부짖었다.“...콩이야!”해월이와 장영식이 돌아왔는데 모두 실망한 표정으로 묵묵히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그러나 그들이 빌리지를 찾아본 것과 별개로 나는 여전히 뛰쳐나가 찾고 싶었다. 콩이가 그 차에 탔는지의 여부가 나에게는 가장 두려운 일이었다.“지아 언니, 일단 침착해요. 뒤쪽은 우리가 다 찾아봤어요.”해월이가 나를 잡아당겼다.“언니가 조급해하면 부모님도 덩달아 불안해져요. 일단 진정해요!”그제야 아버지의 몸이 편찮으신 것이 생각나 나는 정신을 조금 차렸다.장영식이 이동철에게 전화를 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는 우리보다 경험 있는 그가 꼭 필요했다.“나도 차에 문제가 있다고 봐. 그 차가 콩이를 데려간 게 분명해.”장영식이 확신하며 말했다.이것이 바로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었다. 장영식이 이렇게 말하고 있음에도 나는 그 차의 주인이 도대체 누구인지, 왜 콩이를 데려갔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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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차가 실종되다

우리는 차에 함께 올랐고 차는 쏜살같이 달렸다.이때에야 나는 비로소 조금의 안전감을 느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돌덩이를 매단 것처럼 무거웠다.콩이는 종래로 가족 곁을 떠난 적이 없는 여린 아이이다. 그런 아이가 지금은 어디로 끌려가고 있는지도 알 수 없으니, 분명 놀란 채 두려움에 떨고 있을 것이다.내 심장은 마치 큰 무언가에 으스러지는 것처럼 아팠고, 몸은 끊임없이 바들바들 떨렸다.내 사랑스러운 아기...지금 울고 있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을까, 아니면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마주 붙이며 끊임없이 기도했다.‘콩아, 엄마가 꼭 찾을 테니 무서워하지 마. 슬퍼하지도 마. 강하게 이겨내야 해. 현우 삼촌도 반드시 널 지켜줄 거니까. 절대...’배현우가 나를 품에 안고 어깨를 토닥여주었고 차는 빠른 속도로 교통실로 향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우리 일행은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일찍이 우리를 기다린 사람들은 예의를 차리는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았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김우연이 사람들을 통솔하여 골드빌리지에서 같은 시간대에 떠난 차들을 확인했다.홀의 대형 스크린에서 각종 차가 끊임없이 지나갔고, 나는 긴장한 채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이 많은 스쳐 지나가는 차 중 어느 차 속에 아이가 두려움에 떨며 앉아있을지 알 수 없었다.이때 갑자기 김우연이 외쳤다.“멈춰.”그의 말에 모두가 일제히 화면을 바라보았고 화면에 검은색 비즈니스 승용차 한 대가 빠르게 골드빌리지를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김우연이 그 차를 가리키며 조금 안도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차입니다. 이 차의 모든 종적을 찾아요.”홀의 사람들이 모두 차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제각각의 소형 스크린에 검은 차의 모습이 담겼다.차는 서쪽 교외로 달리고 있었고 시간 역시 맞아떨어졌다. 나는 두 손을 꼭 맞잡은 채 뚫어질세라 차를 주시했다. 내 아이가 바로 저 차 안에 있다.눈물이 차올라 두 눈이 흐려지면 나는 이를 악물며 닦아냈다. 그리고 또 흐려지기를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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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서쪽으로의 도주

화면 속의 황당한 광경에 홀 안의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차의 트렁크 덮개가 열리고 위아래로 흔들리다가 무언가에 잡혀 끌려들어 갔다. 그리고 차에는 다른 번호판이 드러났다.차가 여전히 달리는 과정에 생긴 변화였으므로 이를 눈치채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배현우는 알아본 것이다.김우연의 곁에 있던 경찰이 바로 부하에게 명령했다.“이 번호판 차주 조사해.”그리고 곧 번호판에 대한 정보가 들려왔다. 이 번호판은 무단으로 타인의 번호판을 도용하여 사용한 불법 번호판이었으며 원래는 화물차의 것이었다.나는 절망적으로 스크린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차가 또다시 사라질까, 걱정되었으므로.틀림없이 차 앞의 번호판도 이런 교묘한 수단으로 바꾼 것일 것이다. 하여 여태 완전범죄를 해 온 것이다.이로부터 콩이가 유괴당했다던 추측은 틀렸음이 증명되었다. 그들은 계획적으로 내 아이를 납치한 것이다.이 경악스러운 장면에 내 머릿속은 온통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인지, 무엇을 위해 이런 것인지, 왜 이렇게까지 교묘한 수단을 써가며 하필 우리 아이를 데려가야만 했는지 하는 생각 들 뿐이었다.만일 그저 재물을 탐내 납치한 것이었다면 우리는 일찍부터 협박 전화를 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줄곧 이러한 연락은 없었기 때문에 이는 그저 간단한 납치 범죄가 아니었다.왜 어린아이에게 이토록 가혹한 짓을 해야 했을까?나는 지금 콩이가 얼마나 떨고 있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배현우를 바라보았다.“누구길래, 도대체 왜 콩이한테 이렇게까지...!”배현우가 주먹에 힘을 주고 나를 바라보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독여주었다.“겁내지 마요. 우리가 금방 가서 콩이 데려올 테니까, 저 믿죠?”자신을 믿냐는 그의 말에 내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현재 내 모든 정신적 기둥은 배현우였다. 그를 믿지 못한다면 이제 내가 더 믿을 사람이나 있을까.그가 손을 꼭 잡고 등을 토닥이며 품에 감쌌다. 한편으로는 악에 받친 눈길로 스크린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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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절대 다리에 오르게 하면 안 돼

배현우가 나의 손을 꼭 쥐여주었다. 우리는 누구도 말하지 않았고, 그는 단지 나의 손을 가져가 품에 꼭 안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여전히 떨고 있는 것을 느낀 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턱을 이마에 붙였다.“콩이 아무 일 없을 거예요. 제가 장담해요.”그의 말에 나는 더 무너질 것 같았다. 나는 두 손을 내밀어 그의 목을 감싸 안으며 온기를 느꼈다.“현우 씨, 꼭 우리 콩이 구해야 해요... 아직 그렇게 어린데, 어릴 때부터 착했어요. 분명 무언갈 봤기에 그 차를 쫓아간 거예요.”“울지 말고, 저도 알아요.”배현우가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분명 차 안의 무언가가 콩이를 유혹했을 거예요. 그래서 배현우 씨를 보고 쫓아간 건 줄 알았는데... 아침에도 삼촌 출장 가면 언제 돌아오냐고 물어봤었는데. 삼촌이랑 이곳저곳 가보고 싶다고도 했는데... 흑흑...”나는 그의 품에 안긴 채 몸을 떨며 울었다. 슬픈 마음이 벅차올라 도무지 통제할 수 없었다.“그 착한 아이가 얼마나 외로웠으면 배현우 씨를 그렇게 그리워했을까요. 오늘 아침에도 할머니가 찾아오니 보고 싶지 않다며 이제 엄마 괴롭히지 말라고... 그 어린것이 엄마 지켜주겠다고 나서는데 저는... 저는 지켜주지 못했어요. 다 제 탓이에요...”나는 그를 끌어안은 채 한없이 흐느끼며 말을 이어갔다. 마음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내가 확실히 들은 건 그가 이를 바득바득 가는 소리였다.이때 갑자기 차 안의 장비에 소리가 울리며 서로 위치를 교환하기 시작했다.배현우가 내 볼에 흘러내린 눈물을 살며시 닦아주고는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말 들어요. 콩이 꼭 찾아서 함께 돌아가요, 우리.”그는 나에게 쉿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무전기 속의 대화를 귀담아들었다. 이후 그는 조수석에 앉아있던 수하의 어깨를 두드리며 눈짓으로 대화했다.그 수하는 곧바로 손에 든 무전기를 배현우에게 건네주었다.“타깃 지금 어느 위치에 있습니까?”배현우가 입을 열자 맞은 편에서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구체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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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절벽에서 떨어진 차량

차는 여전히 맹호처럼 곧장 앞차를 향해 달려갔다.나는 앞에 있는 그 희미하게 보이는 불빛이 바로 그 차의 것이라고 단정했다.나는 날개라도 달려 딸에게 날아가 겁먹지 말라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 내가 납치되었을 때도 이렇게 두렵지는 않았었다.날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졌고 이 길의 가로등 간격은 너무 멀었으며 소리마저 흐릿한 상태였다.이때,차가 마침 비탈이 있는 커브 길을 돌진하고 있었다. 우리의 차는 비탈길의 아래 쪽, 그들의 차는 위쪽에서 달렸다. 차의 오른쪽은 밀림이고, 왼쪽은 가파른 계곡이었다.차의 속도가 전혀 느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코너를 돌 때도 스무스한걸 보아 이 차를 운전해 준 운전기사는 전문적인 훈련을 거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차를 보았다. 어둠 속에서 상황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차의 붗빛이 우리의 시야 범위 안에 들어왔다. 이 모퉁이를 돌기만 하면 우리는 그들을 따라잡을 것이다.나는 눈물을 흘리는 것을 잠시 잊고 비탈길을 오르고 있는 그 차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긴장감 탓에 손발은 점점 차가워졌다.이 길에는 차가 많지 않았다. 특히 이 굽은 길은 비탈이 크지 않지만 매우 길었다.내가 모든 정신을 집중해서 그 차를 주시하고, 거의 그들을 따라잡으려 할 때, 무서운 광경이 눈앞에서 벌어졌다.그 차는 무슨 영문인지 갑자기 왼쪽 골짜기 아래로 굴러떨어진 것이다. 날이 저물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차가 이곳저곳 부딪히며 부서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 소리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골짜기에 메아리쳤다...나는 순식간에 일어난 모든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곧 나는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반응하고 나도 모르게 울부짖었다.“안... 안 돼...”그 순간 나는 나를 보호하고 있는 배현우를 밀치고 벌떡 일어나 달리는 차 밖으로 뛰쳐나갔다.“... 콩이야, 안돼!”배현우는 재빨리 나를 잡아당겼다. 나는 필사적으로 그 방향으로 울부짖었다.“이걸 놔요...콩이, 콩이야...”배현우는 두 팔로 나를 품에 안은 채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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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속수무책

그 울음소리가 텔레파시 같아서 나는 깜짝 놀라 귀를 쫑긋 세운 뒤 배현우에게 말했다.“들어봐요, 콩이의 울음소리예요!”우리 둘은 잠시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헬기 소리가 너무 커서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콩이 맞아요!”배현우가 방심한 틈을 타 나는 차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헬기가 휘몰아친 바람에 꼼짝도 하지 못했고 뒤늦게 나온 배현우가 내 뒤에서 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차로 돌아가요, 제발 말 들어요. 찾는 중이에요!”“이거 놔요... 콩이가 우는 소리를 들었어요…”나는 배현우를 밀치며 몸부림쳤다.그 울음소리는 나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프게 했다. 마치 내 몸의 살갗을 갈가리 찢는 것 같았다. 분명 콩이었다. 콩이는 울고 있고, 근처에 있었다.그때 차에 타고 있던 수행원이 차에서 뛰어내러 달려와 배현우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다리 위에 있습니다!”나와 배현우는 어리둥절했다. 순간 배현우는 긴 팔로 나를 감싸 안고 다시 차로 데려가고 단호하게 말했다.“가요!”차는 곧 시동을 걸고 빠르게 다리 쪽으로 질주했다.다리의 앞쪽에 김우연 등이 부채꼴 모양으로 다리 끝을 막고 있었다. 우리 차는 급정거 소리를 내며 그들의 앞에 멈추었다. 나는 얼른 차에서 내려 앞을 바라보았다.포위된 사람들은 모두 뒤로 방향을 바꿨다. 원래는 차량이 다리를 오르지 못하도록 막은것이었는데, 목표물이 어떻게 올라간건지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가 어리둥절한 채 경계하며 다리로 향했다..다리 위를 바라본 나는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고, 눈앞의 광경에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뻔했다.다리 위 오른쪽의 가드레일 옆에 키가 크고 우람한 남자가 보였다. 그의 왼손은 총을 들고 오른손은 곧게 가드레일 밖으로 내밀고 있었다. 손에 들린 것은 바로 나의 콩이었다. 콩이는 마치 인형처럼 다리 밖에 매달려 미친 듯이 울면서 입으로 끊임없이 ‘엄마'를 부르고 있었다. 콩이의 몸 아래는 바로 심연 같은 골짜기였다. 그가 손을 놓기만 하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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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속수무책인 그 사람

배현우가 겁먹은 기색도 없이 다리 위의 남자 쪽으로 걸어가는 걸 보면서 내 울음소리와 모든 움직임이 뚝 그쳤다. 나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는 것일까?잠시 후, 나는 그가 앞을 가로막는 수행원들에게 호통치는 것을 들었다. 순간 그의 뜻을 이해한 나는 김우연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안, 안돼요... 현우 씨 돌아와요... 김우연 씨 좀 말려봐요...”김우연은 내 울부짖음을 듣고 옆에 있던 경호원 두 명에게 나를 넘겼다.“한지아 씨를 잘 보호해.”말을 마친 그는 성큼성큼 배현우에게 달려갔다.탕탕!그의 발이 방금 다리 위를 밟을 때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 그 두 발은 모두 김우연의 발밑에 떨어졌고 그 남자의 외침이 희미하게 들렸다.“... 물러서! ... 한 걸음 더...”분명히 그 남자는 김우연이 지나갈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었다.그는 배현우만 올라갈 수 있도록 했고, 나는 배현우가 강인하고 꼿꼿한 모습으로 조금도 주저하는 기색이 없이 그 남자에게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 남자는 왼손에 총을 들고 있었고 총구는 배현우를 향해 있었다.김우연이 다시 앞으로 나오자 배현우는 오른팔을 들어 올라오지 말라고 했다.그는 아주 단호하게 걸어갔지만 나는 이미 혼비백산했다. 다리 한쪽에는 내 딸이, 다른 한쪽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둘 중 한 사람에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다면 나는 살 수 없었다.내 딸을 구하고 싶지만 배현우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을 지켜볼 수도 없었다. 하지만 위기일발의 순간에 더 좋은 방법이 없었다.“... 현우 씨, 콩이야...”나는 가슴을 찢어질 듯한 아픔을 느끼며 소리쳤다.김우연이 명령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차량이 전조등을 켜자 헬기는 조금 더 올라가더니 다리 건너편으로 날아가 반대편 상공을 선회했다.내 추측으로는 김우연이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싶었고 판단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다리 위의 남자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마치 죽음을 결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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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아이를 내던지다

다리 위의 일거수일투족이 다리 밑에 있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했고 김우연은 얼굴이 잔뜩 어두워진 채 주먹을 꽉 쥐었다. 내 옆에 있는 차 문을 벙커로 사용하고 있는 경찰들도 모두 놓칠세라 눈을 부릅뜨고 적절한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우리 쪽의 모든 사람의 마음이 아무리 타들어 가도 눈앞의 모든 것은 여전히 속수무책이었다.배현우가 두 발짝 더 나아가는 것을 보자 그 남자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거기 서! 너... 다가오지 마...”그의 목소리가 가끔 들리는 것을 보니 배현우가 열심히 설득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어쩐지 배현우가 눈앞에 있는 그 남자를 알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그의 손에 잡힌 콩이는 아직도 목이 쉬도록 울고 있었는데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고, 그러는 콩이를 보는 내 마음이 너무 아파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아무도 감히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 남자의 신경을 조금만 잘못 긁었다가는 콩이를 영영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무서운 광경이 끝내 벌어졌다. 웬일인지 그 남자가 갑자기 화를 내더니 자꾸 총으로 배현우를 겨누며 뭐라고 노발대발했다.고함을 지르던 그는 갑자기 오른손을 들어 그의 손에 있는 콩이를 마치 낡은 인형처럼 공중으로 내던졌다...콩이의 마른 몸이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며 다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이를 내던지는 순간 그 남자도 몸을 훌쩍 날렸다. 많은 사람의 눈앞에서 번개같이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뛰어내려 제비처럼 일직선으로 떨어졌다.곧 나는 몇 발의 총성을 들었다. 나는 입을 딱 벌린 채 비명을 질렀고,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안돼!”그러던 중 치타처럼 달려가 콩이에게 두 손을 내미는 배현우의 모습이 보였고, 아이가 땅에 떨어질 것 같은 순간 배현우가 껑충 뛰며 멀리 굴러갔고 곧이어 콩이의 울음소리가 뚝 그쳤다.정신을 차렸을 땐 김우연이 배현우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나는 울부짖으며 나를 가로막는 사람의 손을 뿌리치고 필사적으로 다리 위의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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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살았다

차는 바람처럼 병원을 향해 달려갔지만 콩이는 여전히 가슴이 찢어지는 듯 울고 있었다. 배현우의 옷깃을 두 손으로 꽉 움켜쥐고, 손을 떼면 눈앞에서 사라지기나 할 것처럼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배현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숨이 넘어갈 듯 훌쩍거렸다.내 마음은 갈가리 찢어지는 듯 아팠고 콩이가 울어서 숨이 막히는 모습에 속수무책이었다. 콩이는 줄곧 착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아무리 달래도 콩이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저으며 입에서 끊임없이 ‘싫어요!’만 뱉어냈다.배현우가 부드럽게 달래며 콩이를 품에 꼭 안았다.“아저씨 여기 있어,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콩이야, 봐봐, 아저씨야! 아저씨는 콩이를 놓지 않을 거야!”나는 차갑기 그지없고 세상에도 무관심한 배현우가 나의 콩이를 이렇게까지 사랑해주고 아껴줄 줄은 상상도 못 했다.내가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콩이를 놓지 않고 자신의 품에 안고 끊임없이 달랬다. 늘 차갑고 잘생긴 얼굴에 자애로운 아버지의 사랑 같은 것이 깃들어 있어 감격스러움과 동시에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콩이는 이미 부성애가 결여된 지 오래되어 나는 진심으로 죄책감을 느끼지만, 지금 이 순간 배현우는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 같았다.나도 배현우의 어깨에 기댄 채 말없이 겁에 질린 듯 눈물을 흘리는 콩이를 바라보았다.병원에 도착했지만, 콩이의 상태가 좋지 않아 전신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다친 데는 없고 많이 놀랐다고 했다.그동안 내가 아이를 안았는데 콩이는 나를 꼭 안고 손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후 또 돌아서서 배현우에게 안아달라고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의사가 배현우의 상처를 간단히 치료해 주고 나자 그는 다시 콩이를 안았다. 우리가 겨우 콩이를 달래 울지 않게 했지만 콩이는 배현우의 목을 꼭 껴안고 멍하니 그의 어깨에 엎드려 있었다.의사는 가능한 한 아이를 즐겁게 하고,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도록 많이 다독여주라고 조언했다.우리가 함께 골드 빌리지로 돌아왔더니 사람들이 다 모여 있었다. 병원에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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