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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1화

염구준을 보던 그들의 입가에 조소가 흘렀다.“하하하, 그럼 협상이 이루어졌으니 바로 진행해 주시죠.”키무라는 속으로 승리를 외치며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좋습니다. 그럼 그동안 받은 배당금 전부 돌려주시면 되겠네요.”염구준은 이런 속셈에 넘어가 저급 실수를 할 멍청이가 아니었다.“그게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그건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할 몫이에요.”키무라가 뻔뻔하게 대답했다.“그렇군요. 이득을 보자 실실대며 가져가면서 단 한 푼도 손해보기 싫다는 말씀이군요. 최초 투자한 금액을 내놓으라니, 다들 매일 돈방석에 앉아 하늘에서 돈이 떨어질 생각만 하십니까?”염구준은 뻔뻔한 그들에게 도리를 따졌다.“하지만 당신들이 사단을 내서 저희가 손해를 봤지 않았습니까!”키무라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참 재미있으시네요. 사업을 하면서 트러블이 안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까? 게다가 내가 상대방을 물리치고 회사에 큰 이익을 가져왔을 때는 왜 아무 말도 없다가 지금 이럽니까? 대충 핑계를 대서 최초 투자 금액을 원하다니, 그건 절대 안 되지요.”염구준은 협상할 여지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그의 말에 일리가 있어서 키무라 일행은 전혀 반박할 수 없었다.이러다 아무런 이득도 볼 수 없게 된다는 생각에 염구준을 피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염구준 씨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손씨 그룹의 일은 손 대표님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그에 비하면 손가을은 비교적 상대하기 쉬웠다. “저도 구준 씨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바로 그때, 손가을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문 밖에서 염구준의 말을 들으며 때를 기다린 것이었다.“대표님, 잘 생각해 보세요. 저희는…”키무라는 그녀를 더 설득하려고 했지만 염구준이 그의 속셈을 바로 차단해 버렸다.“주식은 계속 떨어질 것이니 투자를 철회할 분들은 빨리 진행하세요. 만약 회사가 망하면 일 푼도 건지지 못합니다.”마치 모든 사람이 투자를 철회하길 바라는 것처럼 말했다.어떤 이유로 이런 말을 하는지는 오직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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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2화

”구준 씨, 누군지 알아?”손가을이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손가을은 그동안 상업계에서 많은 풍파를 겪었지만 이번 상대는 정말 파악하기 힘들었다. 누군지 파악하지도 못하고 하마터면 당할 뻔했다.은씨 가문, 고씨 가문 외에 또 누가 있는 것이지? “대충 짐작은 가.”염구준은 다는 말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지금 가장 중요한 건 자금을 찾아 회사를 다시 안정시키는 거야.”수 없이 많은 돈이 있었지만 자선사업을 하고 나자 많이 없어졌다. “그래. 우리 같이 노력해 보자.”손가을은 그를 꼭 껴안았다. 염구준이 곁에 있다면 무엇도 두렵지 않았다.그렇게 몇일이 지나자, 손씨 가문의 파트너사도 하나 둘씩 떠나고 주가는 폭락해 정말 파산 위기에 처했다.회사에서는 염구준과 남은 직원 몇 명이 이 사태에 대해 회의하고 있었다. “구준 씨. 찾을 사람은 다 찾았는데 용준영과 은행에서만 돈을 빌려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화도 받지 않아.”“총 합쳐도 2000억 원 뿐이야. 지금 회사 입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해.”손가을은 울적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테이블에 놓았다.공기는 싸늘해지고 모두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몇일전만 해도 손씨 그룹은 승승장구했다. 규모를 확장한 덕에 상장까지 해서 총자산도대폭 증가했으니 이런 일이 일어날줄은 꿈에도 몰랐다. “괜찮아. 나한테 도와줄 친구가 몇 명 있어서 급한 구멍은 메꿀 수 있어.”염구준은 계속해서 아내를 위로했다.“다른 계획이 있는거야?”손가을은 자신과 달리 아무렇지도 않는 남편을 보고 물었다.“생각해둔거는 있어.”손가을이 묻자 염구준은 더는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기로 다짐했다.“당장 말해.”손가을은 그의 대답에 놀라 벌떡 일어나서 노려봤다.“하하하. 일단 앉아. 다 말할게.”염구준은 자신을 걱정하는 아내의 모습이 보기 싫었다.“실은 내 계획이 아주 간단해. 누가 회사를 건드리면 난 설상가상으로 주가를 대폭 떨어트릴 거야. 가격이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우리 다시 사는 거지. 그러면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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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3화

“하하하.”“하하하.”마주 보던 두 사람은 그만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큰소리를 내면서 웃고나자 그동안 걱정했던 고민이 전부 날아간 것 같았다.시간은 벌써 밥 때가 되었다.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사무실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구준 씨. 우리 뭘 먹을까?위로를 받은 손가을은 기분이 좋아져서 그런지 입맛이 되살아났다.“오랜만에 입맛이 돌아온 거 같은데 돌아가서 내가 직접 요리해 줄게.”염구준의 요리 실력 또한 몹시 최고라 집에서 늘 요리 담당이었다.“그래.”손가을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염구준의 팔에 기대어 있으니 세상 행복했다.하지만, 두 사람이 막 회사 입구를 나왔을 때 또 다른 일이 생겨 버렸다.바로 기자들이 온 것이다! “손가을이다. 나왔어!”“손 대표님, 손씨 그룹 주가가 폭락했는데 이유가 뭡니까?”“듣자니 주주들이 모두 투자를 철회했다던데 손씨 그룹은 이제 껍데기만 남은 겁니까?”기자들이 우르르 몰려와 민감한 질문을 퍼풋기 시작했다.찰칵찰칵!카메라 플래시가 계속 반짝여서 눈이 아팠다.기자들이 떼로 모여든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보아하니 뒤에서 누군가 손을 쓰기 시작한 것 같았다.“죄송합니다. 사업에 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손가을은 말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길을 막으며 계속 질문을 던졌다.대답하지 않는 이상 전혀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실례합니다. 비키세요!”그러자 염구준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기자들의 주의를 끌어 버렸다.손가을에게 향한 질문이 모두 염구준에게 날아왔다. “손씨 그룹의 주가가 하락한 이유가 염구준 씨라던데 정말 사실입니까?”“염구준 씨. 가정에서 누구한테 결정권이 있습니까?”“염구준 씨. 두 분 둘째 가질 계획은 있습니까?”상상을 초월하는 선 넘는 질문들이 점점 늘어났다.‘젠장.’염구준은 직업도덕이 없는 기자들에게 탄복했다.하지만 몇 마디 질문 했다고 전부 죽여버릴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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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4화

염구준은 그를 칭찬하며 손가을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여보, 가자.”기자들과 소통이 안 되니 빨리 여기를 벗어나고 싶었다.한마디라도 실수했다가 내일 어떤 말들이 뉴스에 오를지 상상하기도 싫었다.“기자분들. 손씨 그룹의 일은 제가 잘 아니까 저한테 물어보세요.”바로 그때 키무라가 나타났다.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손가을이 마음이 다급해져 빠른 걸음으로 다시 몸을 돌렸다.만일 이 사람이 회사에 불리한 말을 한다면 손씨 그룹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키무라 씨. 지금 우리 보고 불구덩이에 빠지라는 겁니까?”억양이 높은 것을 보니 손가을이 단단히 화났다.투자를 철회할 때 당일 최고 주가로 계산했고 30%나 더 주었으니 이미 성의는 다 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갑자기 키무라가 나타나 뒤통수를 치니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하하하. 대표님께서도 무서운 게 있나 봅니다. 주주총회에서 당당했잖아요.”키무라는 손가을의 약점을 잡은 듯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제기랄. 내 동생한테 이게 무슨 태도야?!”용필은 참지 못하고 키무라 앞에 주먹을 휘둘렀다.“함부로 주먹 휘두르지 마세요.”키무라의 경호원이 두 눈을 감고 한 손으로 그를 막았다.그러자 그 누구도 감히 덤비지 못했지만 용필은 달랐다. 퍽!용필이 경호원에게 몸 박치기를 하자 경호원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놀라며 나가 떨어졌다. 상대방의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어디서 굴러온 개가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군.”용필은 장법을 거두고 키무라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렸다.찰칵찰칵!기자들은 앞으로 다가가 그런 용필을 찍어댔다.손씨 그룹 경호원이 대중들 앞에서 폭행한 것은 큰 기사거리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특종을 잡아야 했다. 어떤 기자들은 이미 제목까지 다 생각해 놓은 것 같았다.“브이!”그러자 용필은 오히려 자신이 유명해진다는 생각에 신이 나 두 손가락을 펴서 V자를 보였다.“제기랄. 세상에 이 정도로 날뛰는 사람도 다 있네.”사진을 찍던 기자가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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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5화

무서운 싸움이였지만 기자들은 신경 쓰지도 않고 최대한 많은 뉴스거리를 남기기 위해 사진 찍기 바빴다. 키무라는 씩씩거리며 일어나며 외쳤다.“좋아. 그럼 지금 손씨 그룹의 재무 상황을 알려드리겠습니다.”그러고는 염구준의 눈치가 보여 더는 말하지 않았다.‘늙은 여우 같은 놈.’염구준은 그의 속셈을 알아차리고 분명하게 말했다.“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얼마를 원하는지 말씀하세요.”“한… 2000억원 정도?”기회를 잡은 키무라는 사악하게 웃으며 아무렇게나 가격을 불렀다.돈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기자들이 앞에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하하하. 말하라니깐 진짜 말하네. 하지만 우린 그 돈 없어요, 한 푼도 주지 않을 테니까 이만 포기하세요.”염구준이 거부했다.“이 일은 다 당신 때문이에요!”키무라는 차갑게 말하며 기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여러분, 손씨 그룹은 사실…”계획이 다 틀어졌는지 논란을 만들려고 하자 염구준이 바로 그의 말을 끊어 버렸다. 그것이 아무리 거짓이라도 조금의 논란이라도 생기면 틀림없이 손씨 그룹에 악영향을 미치칠게 분명했다. “이건 사업 기밀을 유출하는 겁니다. 당신 고소할 거예요.”“마음대로 하세요. 차라리 다 죽읍시다! 그리고 대중은 알 권리가 있어요. 안 그렇습니까?”키무라는 목숨을 거는 것도 아깝지 않다는 듯 말했다. 돈을 위해서 이 정도로 필사적이라는 것은 그것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그렇다면 당신이 저지른 추악한 일을 대중에게 알려도 당연하다는 겁니까?”염구준은 협박하는 것 같았지만 실은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다.키무라의 표정이 싹 굳어지더니 흠칫 놀랐다.‘설마 내 약점을 잡고 있나? 아니야. 이미 다 깔끔하게 처리했잖아.’염구준이 지금 자신을 떠보는거라고 가볍게 생각하고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난 정정당당합니다. 추악한 일이라니요! 참 억울하네요. 그리고 제 말 좀 자르지 마세요. 지금 손씨 그룹 재무 상황에 대해 말하려던 참이였는데.”키무라는 염구준의 경고를 무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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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6화

키무라에게 투자금액을 돌려줄 때 염구준은 이미 정보원을 파견해 뒷조사를 한 뒤였다.전신전의 정보부서에서 한 상인은 투명인간과 별 차이가 없었다.“구준 씨가 그랬어?”손가을이 휴대폰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니, 친구한테 부탁했어. 난 그럴 능력이 없어.”염구준은 아무렇게나 둘러댔다.한 편, 키무라 측은 난리가 났다.그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투자자라 신분이 꽤 높았다.“키무라 씨, 메시지에 뜬 정보가 정말 사실입니까?”“사진 속 인물이 키무라 씨와 무척 닮았던데 하실 말씀 없습니까?”휴대폰 메시지에 추가 증거 자료까지 올렸기에 키무라는 이제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명백한 사실이니 일본으로 돌아가면 무조건 조사를 받게 될 것이 분명했다. “염구준, 나를 모함해서 내 명예를 훼손시키다니. 널 고소할 거야.”키무라는 화가 치밀어 올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루 아침에 그는 모든 걸 잃고 말았다.“도통 무슨 소리하는지 모르겠네. 내가 한 짓 아니야. 난 계속 여기 있었잖아.”염구준은 모른체하며 약을 올렸다.‘좋은 일 했는데 이름을 남기면 안 되지.’기자들은 두 사람이 서로 다투는 것을 보고 더는 질문하지 않았다.그저 또 무슨 기사거리가 나오지 않을까 지켜보기만 했다.“너…”키무라는 결국 패가망신의 위기에 이르자 두려움도 잊고 폭발해버렸다.“손씨 그룹의 재무 적자가 20조를 넘어섰습니다. 주식을 산 분들 모두 당장 팔아버리세요!”말을 마친 그는 손에 든 자료를 기자들에게 보여줬다.죽어도 같이 죽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게 다야?’염구준은 오히려 입꼬리를 올리며 씩 비웃었다. 그렇게 되면 주식이 빨리 하락할수록 그의 계획은 빨리 진행될 것이고 손가을도 걱정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염구준이 웃었어. 설마 화가 나서 실성했나?”한 기자가 수근거렸다.“됐어. 할 말은 다 했으니까 누가 널 보냈는지부터 말해.”염구준은 기자들을 무시하고 키무라의 생각을 읽은 듯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이 자식이 어떻게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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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7화

이제 손씨 그룹이 더 망하는지 아닌지는 모두 염구준이 어떻게 말하는지에 달렸다.손가을은 남편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굳게 믿었다.역시 염구준은 당황하징 않고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앞으로 나섰다.“손씨 그룹은 망하지 않습니다. 다들 안심하고 투자하세요. 3일 뒤에 그룹에서 발표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때 우리 손씨 그룹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염구준은 엄숙하게 말한 뒤 손가을의 손을 잡고 차에 올라탔다.“거짓말이야. 그렇게 많은 적자를 넌 메꿀 수 없어! 네 회사가 무슨 현금 찍어내는 공장이라도 되는 줄 알아?!”키무라는 멀어져가는 차를 향해 포효했다.원래 그의 계획은 손씨 그룹에 개망신을 주는 거였는데 예상과 달리 자신의 악행이 드러나고 말았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죽어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돌아온 건 기자들의 끝없는 질문 공세 뿐이였다.손가을이 차를 운전했고, 염구준은 용준영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정확히 30초 뒤에 상대방이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왔다.염구준은 확인한 후 바로 메시지를 삭제하고 손가을에게 물었다.“여보, 뭐 먹고 싶은거 있어?”“당신이 한 요리라면 다 좋아.”손가을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집에 도착하자마자 염구준은 앞치마를 입고 주방으로 들어갔다.손가을은 옆에서 밥하는 것을 도왔다.“정말 염치가 없어. 전에는 맨날 나한테 아부하더니 지금 회사에 일이 생겨서 돈 좀 빌려달라 했다고 온갖 핑계를 대고 있어.”그때 위층에서 손태석의 분노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방음문도 그의 분노를 막지 못했다.“여보, 그만 화 내요. 돌아가서 우리 같이 방법을 생각해 봐요.”진숙영은 옆에서 계속 그를 설득했다.손씨 그룹 자금난으로 인해 손태석은 아침부터 일찍 나가 친구 집에 돈을 빌리러 갔었다. 전에 그 친구가 사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손태석이 직업 나서서 도와주었는데, 오늘 찾아갔더니 단 한 푼도 빌려주지 않고 빌려간 돈도 갚지 않았다.더 괘씸한 것은 그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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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8화

”네, 말씀하세요.”장인의 모습을 본 그는 그저 술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손태석은 술잔을 들고 다시 한 모금 마시더니 눈가에 눈물을 글썽거렸다.“이제 회사가 망했으니 우리 둘 내일부터 일당이나 뛰면서 평범하게 살자. 어쨌든 망해봤고 성공해 봤으니 이번 생은 미련이 없어.”우여곡절을 겪은 후, 손태석은 더는 사업이나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가족이 평안한 것만 바랐다.“아버님, 회사는 망하지 않습니다. 저를 믿으세요.”염구준이 위로했다.“사업 다시는 안 해. 나 일당 뛸 거다. 그것도 안 되면…”손태석의 얼굴이 빨간 사과처럼 점점 달아오르더니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그렇게 결국 식탁에 머리를 박고 잠에 들었다. “가족들도 압박감이 크나 보다. 빨리 해결해야겠어.”염구준은 손태석의 잔에 절반 남긴 술을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장인어른의 주량이 겨우 반잔이라니, 방금 꺼낸 술 두 박스는 그냥 쇼였던 걸까? 손태석을 침실에 눕힌 후 염구준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바쁘신 몸이 어쩐 일로 전화를 하셨지요?”휴대폰 너머로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국주님. 부탁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염구준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 일은 없었기 때문에 국주는 통찰력과 예리함으로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하. 손씨 그룹 일 때문이죠?”단도직입적으로 말이 나왔으니 염구준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도움을 청했다.“네. 국주님께서 이미 알고 계시니 본론부터 마하지요. 얼마를 빌려주실 수 있습니까?”“맙소사. 너무 직설적이시네요. 전혀 부탁하는 말투가 아닌데요.”휴대폰 너머로 국주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이런 식으로 부탁하는 사람은 염구준이 처음이었다. “지금 상황이 이런데 굳이 빙빙 돌려서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본성에 충실하군요.”국주는 염구준의 이런 면이 마음에 들어 장부를 열어 보았다.“구준 씨. 얼마나 필요합니까?”“몇십 조면 충분합니다.”염구준은 생각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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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9화

”어르신, 지금 절 도와주셔야 합니다.”분명 노인의 계략이었는데 오히려 그가 당하고 말다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고씨 가문은 워낙 세력이 커서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당연하지. 우린 동맹을 맺었잖아. 네가 본 손해는 우리가 다 배상하마.”노인는 돈에 관심이 없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고씨 가문에서 염구준을 제거한다면 아직 애송이인 고황호를 파견할 리가 없으니 당연히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낼 것이다. “알겠습니다. 어르신 말만 믿고 안심하겠습니다.”키무라는 기분이 조금 나아져 와인병을 들고 차분하게 술을 따랐다.그 돈만 손에 넣으면 바로 해외에 나가서 발전할 계획이였다. “나도 잘 부탁하마.”노인도 담담하게 와인잔을 들고 한 모금에 다 마셔버렸다.하지만 이 늙은 두 여우가 이렇게 쉽게 손을 잡을 리가 없었다.이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노인이 벌떡 일어섰다.“먼저 일어나마. 이따가 돈을 계좌로 이체하지.”“배웅해 드릴게요.”“괜찮아.”“어르신, 그럼 살펴 가세요.”카무라는 예의를 차리며 공손하게 인사했다.노인이 떠나자마자 키무라의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흑주로 갈 방법을 알아봐. 돈만 손에 넣으면 바로 뜬다.”쾅쾅!노인이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키무라는 노인이 다시 돌아온 줄 알고 문을 바로 열어줬다.그러자 쿵 소리와 함께 문짝이 나가 떨어져 버렸다.“뭘 꾸물거려?”알고보니 용준영이 사람을 데리고 온 것이었다!“감히 내 구역에 쳐들어오다니 죽고 싶어?”키무라는 화를 참는 차분한 성격이 아니었다.그가 손을 휙 흔들자 부하들이 재빨리 움직였고 이어서 십여 명의 검은 그림자가 용준영을 향해 공격을 준비했다. 절반은 종사 경지에 이르른 무사들이였다.“먼저 공격하지 않아서 다행이군.”스스슥!그때, 한 검은 그림자가 유령처럼 스쳐 지나가더니 일격으로 키무라의 부하들을 날려버리고 용준영의 앞에 나타났다.바로 염구준이였다! “다… 당신 뭐 하는 짓이야?”심장박동이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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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0화

”아니에요. 어르신.. 저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키무라는 피바다에 쓰러져 공포에 떨었다.스으윽!그러자 노인은 칼로 그의 목을 베고 칼을 거두었다.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키무라는 피할 겨를도 없었다. “사람이 신용이 있어야지 말이야.”한 편, 염구준 일행은 부하 두 명의 위치 추적기를 따라 추적하다가 어두운 골목에 도착했는데, 멀리서부터 피비린내가 진동했다.보아하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죽은 것 같았다.염구준은 피냄새를 따라 쓰레기 더미에서 시체 두 구를 발견했다.바로 용준영이 미행하라고 파견한 두 경호원이었다.“어서 구급차 불러!”용준영이 염구준을 막으며 한 발 빠르게 앞서 상황을 살폈다.“관둬! 이미 죽은 지 오래 됐으니까.”생명의 기운을 느끼지 못하니 이미 죽은게 분명했다. 그들은 오랫동안 청해에서 살면서 이렇게 큰 사건을 보지 못했다. 상황이 아주 심각했다. “형님. 키무라가 죽었답니다.”전화를 받던 용준영이 다급하게 다가와 보고했다.‘고씨 가문, 전쟁은 시작됐어.’염구준은 비장한 표정으로 하늘의 별을 보며 앞으로 만나게 된다면 절대 체면을 봐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아빠, 빨리 와요. 학교에 데려다 준다면서요.”염희주가 입구에 서서 재촉했다.“가고 있어.”염구준은 방에서 나오며 옷을 입었다.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염희주는 지각할까 봐 걱정되었다.“아빠, 이제야 나오시면 늦지 않을까요?”“늦지 않았어. 아침 먹을 시간도 있거든? 진짜야!”염구준은 웃으며 안전벨트를 매주고 시동을 걸었다.비록 고씨 가문이 기세 당당하게 다가왔지만 일상 생활은 계속 유지해야 했다.학교 앞에 도착하자 그들은 차에서 내렸다.길가에는 아침을 파는 가게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아빠, 우리 찐빵 먹을까요?”염희주가 찐빵 가게를 가리켰다.“먹고 싶은 거 다 먹어도 돼. 아빠 돈까지 절약해 줄 필요 없어.”염구준은 딸이 무슨 걱정을 하는지 잘 알았다.회사에 문제가 생기자 일찍 철이 든 염희주는 돈을 헤프게 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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