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은 그를 칭찬하며 손가을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여보, 가자.”기자들과 소통이 안 되니 빨리 여기를 벗어나고 싶었다.한마디라도 실수했다가 내일 어떤 말들이 뉴스에 오를지 상상하기도 싫었다.“기자분들. 손씨 그룹의 일은 제가 잘 아니까 저한테 물어보세요.”바로 그때 키무라가 나타났다.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손가을이 마음이 다급해져 빠른 걸음으로 다시 몸을 돌렸다.만일 이 사람이 회사에 불리한 말을 한다면 손씨 그룹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키무라 씨. 지금 우리 보고 불구덩이에 빠지라는 겁니까?”억양이 높은 것을 보니 손가을이 단단히 화났다.투자를 철회할 때 당일 최고 주가로 계산했고 30%나 더 주었으니 이미 성의는 다 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갑자기 키무라가 나타나 뒤통수를 치니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하하하. 대표님께서도 무서운 게 있나 봅니다. 주주총회에서 당당했잖아요.”키무라는 손가을의 약점을 잡은 듯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제기랄. 내 동생한테 이게 무슨 태도야?!”용필은 참지 못하고 키무라 앞에 주먹을 휘둘렀다.“함부로 주먹 휘두르지 마세요.”키무라의 경호원이 두 눈을 감고 한 손으로 그를 막았다.그러자 그 누구도 감히 덤비지 못했지만 용필은 달랐다. 퍽!용필이 경호원에게 몸 박치기를 하자 경호원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놀라며 나가 떨어졌다. 상대방의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어디서 굴러온 개가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군.”용필은 장법을 거두고 키무라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렸다.찰칵찰칵!기자들은 앞으로 다가가 그런 용필을 찍어댔다.손씨 그룹 경호원이 대중들 앞에서 폭행한 것은 큰 기사거리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특종을 잡아야 했다. 어떤 기자들은 이미 제목까지 다 생각해 놓은 것 같았다.“브이!”그러자 용필은 오히려 자신이 유명해진다는 생각에 신이 나 두 손가락을 펴서 V자를 보였다.“제기랄. 세상에 이 정도로 날뛰는 사람도 다 있네.”사진을 찍던 기자가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무서운 싸움이였지만 기자들은 신경 쓰지도 않고 최대한 많은 뉴스거리를 남기기 위해 사진 찍기 바빴다. 키무라는 씩씩거리며 일어나며 외쳤다.“좋아. 그럼 지금 손씨 그룹의 재무 상황을 알려드리겠습니다.”그러고는 염구준의 눈치가 보여 더는 말하지 않았다.‘늙은 여우 같은 놈.’염구준은 그의 속셈을 알아차리고 분명하게 말했다.“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얼마를 원하는지 말씀하세요.”“한… 2000억원 정도?”기회를 잡은 키무라는 사악하게 웃으며 아무렇게나 가격을 불렀다.돈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기자들이 앞에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하하하. 말하라니깐 진짜 말하네. 하지만 우린 그 돈 없어요, 한 푼도 주지 않을 테니까 이만 포기하세요.”염구준이 거부했다.“이 일은 다 당신 때문이에요!”키무라는 차갑게 말하며 기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여러분, 손씨 그룹은 사실…”계획이 다 틀어졌는지 논란을 만들려고 하자 염구준이 바로 그의 말을 끊어 버렸다. 그것이 아무리 거짓이라도 조금의 논란이라도 생기면 틀림없이 손씨 그룹에 악영향을 미치칠게 분명했다. “이건 사업 기밀을 유출하는 겁니다. 당신 고소할 거예요.”“마음대로 하세요. 차라리 다 죽읍시다! 그리고 대중은 알 권리가 있어요. 안 그렇습니까?”키무라는 목숨을 거는 것도 아깝지 않다는 듯 말했다. 돈을 위해서 이 정도로 필사적이라는 것은 그것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그렇다면 당신이 저지른 추악한 일을 대중에게 알려도 당연하다는 겁니까?”염구준은 협박하는 것 같았지만 실은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다.키무라의 표정이 싹 굳어지더니 흠칫 놀랐다.‘설마 내 약점을 잡고 있나? 아니야. 이미 다 깔끔하게 처리했잖아.’염구준이 지금 자신을 떠보는거라고 가볍게 생각하고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난 정정당당합니다. 추악한 일이라니요! 참 억울하네요. 그리고 제 말 좀 자르지 마세요. 지금 손씨 그룹 재무 상황에 대해 말하려던 참이였는데.”키무라는 염구준의 경고를 무시하
키무라에게 투자금액을 돌려줄 때 염구준은 이미 정보원을 파견해 뒷조사를 한 뒤였다.전신전의 정보부서에서 한 상인은 투명인간과 별 차이가 없었다.“구준 씨가 그랬어?”손가을이 휴대폰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니, 친구한테 부탁했어. 난 그럴 능력이 없어.”염구준은 아무렇게나 둘러댔다.한 편, 키무라 측은 난리가 났다.그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투자자라 신분이 꽤 높았다.“키무라 씨, 메시지에 뜬 정보가 정말 사실입니까?”“사진 속 인물이 키무라 씨와 무척 닮았던데 하실 말씀 없습니까?”휴대폰 메시지에 추가 증거 자료까지 올렸기에 키무라는 이제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명백한 사실이니 일본으로 돌아가면 무조건 조사를 받게 될 것이 분명했다. “염구준, 나를 모함해서 내 명예를 훼손시키다니. 널 고소할 거야.”키무라는 화가 치밀어 올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루 아침에 그는 모든 걸 잃고 말았다.“도통 무슨 소리하는지 모르겠네. 내가 한 짓 아니야. 난 계속 여기 있었잖아.”염구준은 모른체하며 약을 올렸다.‘좋은 일 했는데 이름을 남기면 안 되지.’기자들은 두 사람이 서로 다투는 것을 보고 더는 질문하지 않았다.그저 또 무슨 기사거리가 나오지 않을까 지켜보기만 했다.“너…”키무라는 결국 패가망신의 위기에 이르자 두려움도 잊고 폭발해버렸다.“손씨 그룹의 재무 적자가 20조를 넘어섰습니다. 주식을 산 분들 모두 당장 팔아버리세요!”말을 마친 그는 손에 든 자료를 기자들에게 보여줬다.죽어도 같이 죽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게 다야?’염구준은 오히려 입꼬리를 올리며 씩 비웃었다. 그렇게 되면 주식이 빨리 하락할수록 그의 계획은 빨리 진행될 것이고 손가을도 걱정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염구준이 웃었어. 설마 화가 나서 실성했나?”한 기자가 수근거렸다.“됐어. 할 말은 다 했으니까 누가 널 보냈는지부터 말해.”염구준은 기자들을 무시하고 키무라의 생각을 읽은 듯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이 자식이 어떻게 알았지?
이제 손씨 그룹이 더 망하는지 아닌지는 모두 염구준이 어떻게 말하는지에 달렸다.손가을은 남편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굳게 믿었다.역시 염구준은 당황하징 않고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앞으로 나섰다.“손씨 그룹은 망하지 않습니다. 다들 안심하고 투자하세요. 3일 뒤에 그룹에서 발표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때 우리 손씨 그룹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염구준은 엄숙하게 말한 뒤 손가을의 손을 잡고 차에 올라탔다.“거짓말이야. 그렇게 많은 적자를 넌 메꿀 수 없어! 네 회사가 무슨 현금 찍어내는 공장이라도 되는 줄 알아?!”키무라는 멀어져가는 차를 향해 포효했다.원래 그의 계획은 손씨 그룹에 개망신을 주는 거였는데 예상과 달리 자신의 악행이 드러나고 말았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죽어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돌아온 건 기자들의 끝없는 질문 공세 뿐이였다.손가을이 차를 운전했고, 염구준은 용준영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정확히 30초 뒤에 상대방이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왔다.염구준은 확인한 후 바로 메시지를 삭제하고 손가을에게 물었다.“여보, 뭐 먹고 싶은거 있어?”“당신이 한 요리라면 다 좋아.”손가을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집에 도착하자마자 염구준은 앞치마를 입고 주방으로 들어갔다.손가을은 옆에서 밥하는 것을 도왔다.“정말 염치가 없어. 전에는 맨날 나한테 아부하더니 지금 회사에 일이 생겨서 돈 좀 빌려달라 했다고 온갖 핑계를 대고 있어.”그때 위층에서 손태석의 분노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방음문도 그의 분노를 막지 못했다.“여보, 그만 화 내요. 돌아가서 우리 같이 방법을 생각해 봐요.”진숙영은 옆에서 계속 그를 설득했다.손씨 그룹 자금난으로 인해 손태석은 아침부터 일찍 나가 친구 집에 돈을 빌리러 갔었다. 전에 그 친구가 사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손태석이 직업 나서서 도와주었는데, 오늘 찾아갔더니 단 한 푼도 빌려주지 않고 빌려간 돈도 갚지 않았다.더 괘씸한 것은 그 친구가
”네, 말씀하세요.”장인의 모습을 본 그는 그저 술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손태석은 술잔을 들고 다시 한 모금 마시더니 눈가에 눈물을 글썽거렸다.“이제 회사가 망했으니 우리 둘 내일부터 일당이나 뛰면서 평범하게 살자. 어쨌든 망해봤고 성공해 봤으니 이번 생은 미련이 없어.”우여곡절을 겪은 후, 손태석은 더는 사업이나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가족이 평안한 것만 바랐다.“아버님, 회사는 망하지 않습니다. 저를 믿으세요.”염구준이 위로했다.“사업 다시는 안 해. 나 일당 뛸 거다. 그것도 안 되면…”손태석의 얼굴이 빨간 사과처럼 점점 달아오르더니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그렇게 결국 식탁에 머리를 박고 잠에 들었다. “가족들도 압박감이 크나 보다. 빨리 해결해야겠어.”염구준은 손태석의 잔에 절반 남긴 술을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장인어른의 주량이 겨우 반잔이라니, 방금 꺼낸 술 두 박스는 그냥 쇼였던 걸까? 손태석을 침실에 눕힌 후 염구준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바쁘신 몸이 어쩐 일로 전화를 하셨지요?”휴대폰 너머로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국주님. 부탁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염구준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 일은 없었기 때문에 국주는 통찰력과 예리함으로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하. 손씨 그룹 일 때문이죠?”단도직입적으로 말이 나왔으니 염구준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도움을 청했다.“네. 국주님께서 이미 알고 계시니 본론부터 마하지요. 얼마를 빌려주실 수 있습니까?”“맙소사. 너무 직설적이시네요. 전혀 부탁하는 말투가 아닌데요.”휴대폰 너머로 국주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이런 식으로 부탁하는 사람은 염구준이 처음이었다. “지금 상황이 이런데 굳이 빙빙 돌려서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본성에 충실하군요.”국주는 염구준의 이런 면이 마음에 들어 장부를 열어 보았다.“구준 씨. 얼마나 필요합니까?”“몇십 조면 충분합니다.”염구준은 생각도 하지
”어르신, 지금 절 도와주셔야 합니다.”분명 노인의 계략이었는데 오히려 그가 당하고 말다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고씨 가문은 워낙 세력이 커서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당연하지. 우린 동맹을 맺었잖아. 네가 본 손해는 우리가 다 배상하마.”노인는 돈에 관심이 없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고씨 가문에서 염구준을 제거한다면 아직 애송이인 고황호를 파견할 리가 없으니 당연히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낼 것이다. “알겠습니다. 어르신 말만 믿고 안심하겠습니다.”키무라는 기분이 조금 나아져 와인병을 들고 차분하게 술을 따랐다.그 돈만 손에 넣으면 바로 해외에 나가서 발전할 계획이였다. “나도 잘 부탁하마.”노인도 담담하게 와인잔을 들고 한 모금에 다 마셔버렸다.하지만 이 늙은 두 여우가 이렇게 쉽게 손을 잡을 리가 없었다.이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노인이 벌떡 일어섰다.“먼저 일어나마. 이따가 돈을 계좌로 이체하지.”“배웅해 드릴게요.”“괜찮아.”“어르신, 그럼 살펴 가세요.”카무라는 예의를 차리며 공손하게 인사했다.노인이 떠나자마자 키무라의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흑주로 갈 방법을 알아봐. 돈만 손에 넣으면 바로 뜬다.”쾅쾅!노인이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키무라는 노인이 다시 돌아온 줄 알고 문을 바로 열어줬다.그러자 쿵 소리와 함께 문짝이 나가 떨어져 버렸다.“뭘 꾸물거려?”알고보니 용준영이 사람을 데리고 온 것이었다!“감히 내 구역에 쳐들어오다니 죽고 싶어?”키무라는 화를 참는 차분한 성격이 아니었다.그가 손을 휙 흔들자 부하들이 재빨리 움직였고 이어서 십여 명의 검은 그림자가 용준영을 향해 공격을 준비했다. 절반은 종사 경지에 이르른 무사들이였다.“먼저 공격하지 않아서 다행이군.”스스슥!그때, 한 검은 그림자가 유령처럼 스쳐 지나가더니 일격으로 키무라의 부하들을 날려버리고 용준영의 앞에 나타났다.바로 염구준이였다! “다… 당신 뭐 하는 짓이야?”심장박동이 갑자기
”아니에요. 어르신.. 저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키무라는 피바다에 쓰러져 공포에 떨었다.스으윽!그러자 노인은 칼로 그의 목을 베고 칼을 거두었다.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키무라는 피할 겨를도 없었다. “사람이 신용이 있어야지 말이야.”한 편, 염구준 일행은 부하 두 명의 위치 추적기를 따라 추적하다가 어두운 골목에 도착했는데, 멀리서부터 피비린내가 진동했다.보아하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죽은 것 같았다.염구준은 피냄새를 따라 쓰레기 더미에서 시체 두 구를 발견했다.바로 용준영이 미행하라고 파견한 두 경호원이었다.“어서 구급차 불러!”용준영이 염구준을 막으며 한 발 빠르게 앞서 상황을 살폈다.“관둬! 이미 죽은 지 오래 됐으니까.”생명의 기운을 느끼지 못하니 이미 죽은게 분명했다. 그들은 오랫동안 청해에서 살면서 이렇게 큰 사건을 보지 못했다. 상황이 아주 심각했다. “형님. 키무라가 죽었답니다.”전화를 받던 용준영이 다급하게 다가와 보고했다.‘고씨 가문, 전쟁은 시작됐어.’염구준은 비장한 표정으로 하늘의 별을 보며 앞으로 만나게 된다면 절대 체면을 봐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아빠, 빨리 와요. 학교에 데려다 준다면서요.”염희주가 입구에 서서 재촉했다.“가고 있어.”염구준은 방에서 나오며 옷을 입었다.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염희주는 지각할까 봐 걱정되었다.“아빠, 이제야 나오시면 늦지 않을까요?”“늦지 않았어. 아침 먹을 시간도 있거든? 진짜야!”염구준은 웃으며 안전벨트를 매주고 시동을 걸었다.비록 고씨 가문이 기세 당당하게 다가왔지만 일상 생활은 계속 유지해야 했다.학교 앞에 도착하자 그들은 차에서 내렸다.길가에는 아침을 파는 가게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아빠, 우리 찐빵 먹을까요?”염희주가 찐빵 가게를 가리켰다.“먹고 싶은 거 다 먹어도 돼. 아빠 돈까지 절약해 줄 필요 없어.”염구준은 딸이 무슨 걱정을 하는지 잘 알았다.회사에 문제가 생기자 일찍 철이 든 염희주는 돈을 헤프게 쓰면
"아빠, 괜찮아요. 제가 학교 안 가면 되니까요." 염희주는 눈물을 참으며 염구준의 옷자락을 가볍게 잡아당겼다.'젠장, 감히 내 딸을 슬프게 만들어? 넌 이제 끝났어.'염구준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그렇게 싸우고 싶어 하니 끝까지 놀아줄 수밖에.'그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저 사람이 허튼소리 하는 거 듣지마. 나, 염구준의 딸은 가고 싶은 데 다 갈 수 있어. 제경 로열 아카데미라도 네가 원하면 갈 수 있어, 알겠지?""네!"염희주는 존경심 가득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웃으면서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염구준이 여태껏 자신을 속인 적이 없었기에 염희주는 그를 굳게 믿었다. "딱 기다려. 좀 이따가도 지금처럼 허풍을 떨 수 있는지 두고 볼 테니까." 케리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 한 통을 걸었다.분명히 창피를 당하게 하려고 했던 건데 오히려 상대방이 허풍을 떨 수 있게 만들어 그는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 기다면서 네가 곧 어떻게 죽는지도 두고 볼게."다른 학교는 모르겠지만, 이 학교에서 자신의 딸을 퇴학시키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상대방이 도대체 누구를 불러올지 궁금했다. '할 수 있을 리가.'터벅터벅.얼마 지나지 않아 세 명의 중년 남성이 들어왔는데, 모두 거의 대머리었으며 정수리에서는 몇 가닥의 머리카락만이 바람에 흔들렸다."무슨 일이죠? 난 바쁜 사람이에요." 먼저 입을 연 남자는 바로 이 학교의 교장이었다."하하, 김 교장선생님, 제가 부탁드릴 일이 좀 있어서요." 케리는 웃으며 다가가 조심스럽게 담배를 건넸다."할 말이 있으면 빨리 하세요."김유석은 담배를 받아 불을 붙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만약 케린이 그에게 돈을 주겠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오지도 않았을 태도였다."교장선생님, 저 계집애가 제 아들을 때렸습니다. 바로 퇴학시켜주세요." 케리는 아무렇게나 엉터리 이유를 찾아서 말했다."그래요. 내일부터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하세요." 김유석은 누가 이렇게 운이 나쁜지도 보기
슥슥!염구준이 오른손가락으로 검결을 가볍게 튕기자 수많은 검기가 발사하며 놈들의 등을 꿰뚫었다.융통성이 전혀 없는 놈들은 죽어도 아쉽지 않았다.“저놈들 누군지 알아?”염구준은 제이든을 보며 물었다.“몰라요. 여기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거예요.”제이든은 고개를 도리도리하면서 말했다.이 사람들을 본 기억이 전혀 없었다.솔직히 말해서 제이든도 얼떨떨했다.상황을 돌이켜보면 그들은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납치하러 온 것 같았다.“가자. 일단 나랑 돌아가서 얘기하자. 그렇게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야.”염구준은 제이든을 끌고 돌아가려고 했다.“저 집에 돌아갈래요. 잡지 마세요!”제이든이 발버둥을 치면서 공항으로 가겠다고 억지를 부렸다.한 달 넘게 부모와 연락이 되지 않아 지금 몹시 초조했다.그래서 무조건 돌아가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나랑 같이 가자. 내가 도와줄게. 너 혼자서 집에 갈 수 없어.”염구준은 손을 풀어주며 이해관계를 설명했다.어쨌든 그가 남길 바랬다.제이든은 나이가 어리지만 그래도 선택권은 있으니까.한참을 조용히 있던 제이든이 염구준을 보면서 말했다.“그럼 언제면 도와줄 수 있어요?”너무 오래 걸린다면 기다릴 수 없었다.“지금도 널 도와주고 있거든. 걱정 마. 너한테 거짓말하지 않아.”염구준은 제이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약속했다.“알았어요. 삼촌 믿을게요. 근데 빨리 돌아가야 해요.”제이든은 타협했다.필경 고수가 옆에 있으면 무슨 일을 해도 편리했다.염구준은 부하들을 불러 현장을 수습하고 자리를 떴다.“가자. 가족들이 널 걱정하고 있어. 다음에 말도 없이 떠나지 마. 알겠어?”제이든은 잘못을 알고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이번 사건을 통해 염구준의 추측을 증명해주었다.제이든의 부모도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그는 손씨 그룹에 가지 않고 제이든과 함께 글로리 호텔에 밥 먹으러 갔다.며칠 뒤면 제이든이 귀국해야 하니 그를 위해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아직 가족들이 도착하지 않아 시간이 남았다
“우리가 누군지 알 거 없고, 반항하지 않으면 고통을 덜 받을 거야.”일행에서 앞장선 남자는 정보를 알리지 않았다.그가 손을 뻗어 제이든을 잡으려고 할 때였다.촤아악!제이든은 서늘한 빛이 감도는 비수를 꺼내 기운을 끌어올려 상대방의 손바닥을 향해 찔렀다.최근 신위무관에서 염구준의 관계로 수많은 강자들의 가르침을 받아 적지 않은 무술을 배웠다.예전에 가장 자랑스럽게 여겼던 서양권법은 다시 사용하지 않았다.하지만 남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다른 손으로 제이든의 손목을 잡고 비수를 빼앗아갔다.“꼬맹이 기운도 있어? 곧 종사 경지를 돌파하겠는데.”평범한 사람에게 있어 제이든은 나이가 어리지만 어른 몇 명을 처리하는 것은 문제없었다.하지만 눈앞의 무술인들을 상대하기에 아직 버거웠다.“이거 놔. 여기 청해야. 우리 구준 삼촌이 너희들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제이든은 제압을 당해도 발버둥치며 벗어나려고 했다.“하하하, 우리 청해에 오자마자 너를 잡으러 왔어. 염구준이 아무리 대단해도 갑자기 나타날 리가 없잖아.”남자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비상한 머리를 자랑스럽게 여겼다.그가 본인에게 탄복해할 때 검정색 그림자가 스치며 염구준이 나타났다.“뒤에서 남을 씹지 마. 그거 나쁜 습관이야.”“구준 삼촌!”구세주가 나타나자 제이든은 활짝 웃으면서 불렀다.“염구준!”제이든을 포위하러 온 다섯 명은 당황했다.하지만 우두머리는 여전히 제이든을 놓아주지 않고 비수를 그의 목에 겨누면서 뒤로 물러섰다.반보천인 고수 앞에서 그들은 저항할 용기가 없었다.남자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어디서 튀어나온 거야?’염구준이 어떻게 갑자기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다.“녀석을 풀어주고 배후를 얘기해. 그럼 너희들 보내줄게.”염구준은 그들을 쓱 훑어보면서 조건을 제시했다.“움직이지 마. 우리 먼저 보내줘. 아니면 이 녀석을 죽여버릴 거야.”격분한 남자는 비수를 든 손을 벌벌 떨었다.저러다 제이든의 목을 벨 것 같았다.반보천인이라도 염구준을 만나면 죽
말이 나온 김에 염구준은 깨끗하게 씻은 연갑을 손가을에게 건넸다.“이건 당신 선물이야. 당신한테 맞을 거 같아서 구매했어.”이 연갑의 주요 재료는 은색 금속이라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이 고급지기만 해서 전혀 무기라고 상상이 가지 않았다.“반짝이 옷 너무 예뻐요.”염희주는 부러운지 연갑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하하하, 네가 어른이 되면 엄마가 물려줄게.”손가을은 연갑을 옆에 두고 계속 아침을 먹었다.말은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웃음속에서 가족들이 즐겁게 아침 식사를 마쳤다.“가자. 아빠가 학교에 데려다줄게.”염구준은 딸의 가방을 챙기며 입구로 나갔다.“구준 씨, 집에서 쉬어. 내가 데려다주면 돼.”손가을은 남편의 손에서 가방을 가져왔다.그가 밤을 새면서 달려온 것을 알고 은근 걱정되었다.그녀는 염구준보다 능력이 부족하지만 아내로서 남편을 존중했다.“아니야. 나…”염구준이 말을 하려다가 손가을과 눈을 마주치고는 바로 말을 바꾸었다.“진짜 졸리네. 그럼 자러 갈게.”방에 돌아온 그는 침대에 눕자마자 쿨쿨 잠들어버렸다.돌이켜보면 3일 동안 8시간밖에 자지 못했다.염구준이 워낙 체력이 강해서 그렇게 버틸 수 있었다.오후까지 꿈나라에 있던 그는 전화 한 통에 잠에서 깼다.휴대폰 액정을 보니 주작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혹시나 중요한 일일까 봐 바로 전화를 받았다.“주상, 리아성전에서 브레인을 데려갔어요. 게다가 거록 존주는 자기들이 죽였다면서 주상의 공로를 전부 빼앗아갔어요. 성조국에서 방금 해외에서 연쇄 사이코패스를 죽였다고 밝혔고요.”주작은 씩씩거리면서 함부로 타인의 공로를 빼앗은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임시 작전팀을 조직할 때 모든 작전은 비밀리에 움직인다고 했으면서 성조국에서 이런 짓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가장 뻔뻔한 놈들은 리아성전이었다.브레인이 잡혔는데도 거록 존주를 제거했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게다가 작전에 참여한 다른 세력들은 무슨 이득을 얻었는지 이 일에 닥치고 나서서 해명하지도
방에 들어간 두 사람은 방안의 상황을 보고 엄숙하게 물었다.“당신 누구야?”말하는 순간에도 가장 빠른 속도로 총을 꺼내 염구준을 겨냥했다.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있으니 총을 쥐어야 안심이 되었다.이렇게 된 이상 염구준은 참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필경 두 사람도 좋은 사람은 같지 않았다.“너희들이 경찰에 가서 자수할 거야, 아니면 내가 보내줄까?”“이놈을 죽여!”한 남자는 바로 염구준을 죽이려고 손가락을 움직였다.그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어도 싼 놈들이었다.쿵!염구준은 제자리에 서서 한 줄기 기운을 발사하자 두 사람은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기절했다.워낙 실력 차이가 커서 핵폭탄을 쏜다고 해도 소용없을 것이다.그 뒤로 염구준은 경찰을 불러 사후 처리를 맡기고 문화재를 박물관에 전달했다.노교수의 유언을 염구준이 이루었다.그중에서 언급할 가치가 있는 것은 경찰이 잡아간 놈들의 입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아내어 해외에서 활동하는 밀매 조직을 소탕했다.이것은 모두 나중의 일이며 염구준은 참여하지 않았다.모든 일을 마친 후, 그는 만성시에 머물지 않고 그날 밤 비행기로 청해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했을 때 마침 아침 먹을 시간이었다.염구준은 바로 주방에 들어가 가족들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했다.“와, 냄새 좋다. 틀림없이 아빠가 왔을 거야.”염희주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 한걸음에 주방으로 달려갔다.며칠 보이지 않던 염구준을 보자마자 달려가 허벅지를 껴안았다.“아빠, 보고 싶었어요. 선물은 사 왔어요?”염구준은 국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당연하지. 먼저 가서 씻어. 이따가 아침 먹을 때 줄게.”“알았어요.”염희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화장실로 뛰어갔다.그때 손가을과 두 노인도 주방으로 들어왔다.염구준을 본 그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요리를 끝내고 음식들을 식탁에 올렸는데 왠지 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제이든은 어디 갔어?’손가을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당신이 간 후로 제이든은 신위무관에서
수호는 그 말에 고개를 돌려 침대를 보다가 이내 반응했다.“그럴 리가 없어. 날 속였지?”이미 눈빛이 배신했으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었다.염구준이 손을 침대 위에 올리자 두 사람은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퍽!그가 매트리스를 들어올리자 가방 2개가 나타났다.문화재를 이렇게 쉽게 찾아냈다.수호는 속으로 방금 멍청하게 반응한 것이 한스러웠다.염구준은 두 사람을 무시하고 가방을 열었다.문화재가 확실히 안에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휙!그가 돌아설 때 수호가 갑자기 일어서서 비수로 허리를 찌르려고 했다.두 번이나 찌른 수호는 미친듯이 기뻐했다.“하하하, 감히 내 돈줄을 막아? 어림도 없어.”평범한 사람이 두 칼을 맞았다면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수호의 수법은 정말 악랄했다.“뭐가 그렇게 좋아?”염구준은 두 가방을 들고 돌아서면서 말했다.평범한 사람의 공격으로 그의 방패는 뚫을 수 없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너 사람 맞아?”수호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경악했다.지금까지 살면서 칼을 맞고 죽지 않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그는 또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하하하, 넌 힘에 대해서 아무도 모르는구나.”염구준은 한 줄기 기운을 발사하여 수호의 이마를 관통했다.원래 평범한 죄인들은 경찰서에 보내려고 했는데 이놈이 글쎄 죽음을 자초하고 있었다.“날 죽이지 마. 물건은 다 가져가서 마음대로 해.”채나는 너무 두려워 구석에 움츠리고 앉아 벌벌 떨었다.죽음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널 죽이지 않아. 왜냐면 넌 곧 죽을 테니까.”염구준은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채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확실하게 말하고 가!”“오른쪽 팔을 봐. 흑기운이 계속 위로 퍼지고 있지? 그것이 어깨까지 올라가면 독이 발작할 거야.”염구준은 채나가 왜 죽는지 똑똑히 알려주었다.‘흑기운?’채나는 의아했다.지하에서 염구준이 해독했다고 했는데 팔을 보았을 때
똑똑!두 사람이 재산을 나눌 음모를 꾀할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수호는 경각심을 높여 채나에게 눈짓을 주었다.그러자 손발이 맞게 매트리스를 들어 침대 프레임에 가방 두 개를 집어넣었다.“누구야? 설마 바이어가 왔나?”채나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그럴 수도 있어. 근데 너무 이른 시간이야.”수호는 문을 열어줄지 말지 생각에 잠겼다.그런데 계속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죄를 지었으니 발견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것은 당연했다.만약 경찰이 들이닥친다면 정말 모든 것이 끝장이다.“누구야? 젠장, 그만 두드려!”수호가 짜증을 내며 언성을 높였다.쿵!그 순간 누군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바로 염구준이었다.“목소리를 들으니까 제대로 찾아왔네.”두 사람은 가짜 신분증과 가짜 이름으로 사용했기에 잘못 찾아왔을까 봐 계속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수호와 채나는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몸을 떨었다.그의 막강한 힘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너… 너 어떻게 여기 왔어?”수호는 이까지 떨면서 겨우 물었다.“노교수가 알려줘서 찾아왔지.”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의자에 앉았다.“노교수?”수호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지하에서 노교수의 몸을 몇 번이나 찔렀는데 살아 있을 리가 없었다.“교수는 어디 있어? 나 만나서 오해를 풀 거야.”이런 비열한 작전에 넘어갈 염구준이 아니었다.“교수님은 하늘에 있어. 너희들을 교수님한테 보내려고 내가 왔어.”염구준은 손가락을 펴서 위로 올렸다.그 말 뜻은 모두 알고 있었다.노교수가 죽었으니 수호도 죽을 거라는 말이었다.“아니야. 나와 상관없는 일이야. 채나가 교수를 죽였어. 저년이 나를 꼬셨다고!”수호는 옆에 서 있는 채나를 가리켰다.“웃기지 마. 분명 네가 죽였잖아. 나까지 잡아서 인질로 데리고 온 주제에!”채나가 나서서 반격했다.순식간에 두 사람은 서로 물어뜯으며 케케묵은 옛날 일까지 거들먹거렸다.“닥쳐!”염구준은 그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너희들이 갖고
브레인은 자폭할 기세로 체내의 기운을 끌어올리더니 이내 포기했다.그처럼 목숨을 아끼는 사람이 자살할 리가 없다.심지어 그럴 용기마저도 없을 것이다.“묶어서 리아성전에 연락해!”미카엘은 쌍방의 관계를 눈치채고 지시를 내렸다.“어흑…”브레인은 갑자기 혈압이 오르는 바람에 기절해버렸다.그를 잡아서 몸값을 받아내는 것은 세상 치욕스러운 일이었다.염구준은 다시 광휘에게 다가가 애도를 표시했다.그리고 두 개의 화염을 일으켜 노교수와 여자를 화장했다.이미 하얗게 타버린 유골을 함에 잘 담아서 광휘에게 건넸다.이곳은 날씨가 따뜻해서 시신이 빠르게 부패하니 용하까지 데리고 가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했다.일이 거의 마무리되었다.임시 작전팀은 모두 염구준을 쳐다보며 그의 명령을 기다렸다.비록 팀장은 아니지만 어느새 그를 팀장으로 인정했다.“용하에 돌아갈 건데 당신들도 갈 겁니까?”염구준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당연하죠!”“그럼요. 이곳에 공항도 없는데 용하에 돌아간 후에 귀국하는 수밖에요.”모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문제는 염구준이 떠난 뒤에 고국의 후예들이 따지고 들까 봐 걱정되었다.“용하로 돌아갑시다!”염구준이 차에 앉아 길을 안내하고 뒤에서 일행의 차량들이 따랐다.드디어 차 대열이 용하로 향했다.이번 행차에서 임시 작전팀은 지휘관을 잃고 참담한 손실을 입었다.올 때 200명이었는데 지금은 100명도 남지 않았다.반대로 염구준은 꽤 수확이 많았다.비록 4000억을 상대방에게 주었지만 연갑과 혈자보제를 얻었으니 오히려 이득이었다.차 대열이 이동하는 속도를 보아 저녁이면 만성시에 도착할 것 같았다.이번 연합 작전에서 거록 존주가 죽었으니 임무를 완성한 셈이다.하지만 염구준이 말한 것처럼 그는 작전팀에서 탈퇴했고 거록 존주는 그가 죽였으니 다른 세력과는 관련이 없었다.만성시에 돌아온 작전팀은 축하 파티를 열지 않고 황급히 조국으로 떠났다.오히려 염구준은 급하게 돌아가지 않고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했다.윙윙!호텔에서 식사
“난 아직 볼일이 있어서, 조용한 곳을 찾아 몇 가지 질문만 할게요.”염구준은 빨리 돌아가고 싶어서 거절했다.노교수가 임종 전에 남긴 유언 때문에 할 일이 또 생겼다.“선배님이 편한 대로 하세요.”미카엘은 강요하지 않고 그들의 차를 가리키며 걸어갔다.염구준의 태도로 보아 다른 사람들이 대화 내용을 듣는 걸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차에 올라타자 염구준이 휴대폰을 꺼내 옥패 사진을 보여주었다.“이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고대 옥패인데 모두 8개 있다고 하더군요.”미카엘은 힐끗 봐도 그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아는 것을 알려주세요. 조건은 얼마든지 말해도 좋습니다.”염구준이 성의를 담아 요청했다.고국의 지하에서 옥패 그림을 본 이후로 고국이 옥패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물어볼 상대를 정확히 찾은 것 같았다.그러자 미카엘이 손을 휘저으며 웃었다.“선배님, 이미 큰 돈을 받았는데 더는 받을 수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리죠. 오래 전에 굴운 고국에도 이런 옥패가 있었어요. 전대 국왕은 워낙 보물로 애지중지해서 고국은 이로 인해 강대해 졌어요.”“그런데 어느 날, 나쁜 마음을 품은 자들이 옥패를 노리고 전대 국왕을 독살했습니다. 이어서 수많은 세력들이 고국에 쳐들어와서 저희 선조들을 학살했지요. 나중에 옥패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자, 고국에 남은 선조들은 이곳을 떠났어요.”“가문의 전적에서 봤는데 옥패 8개를 모으면 특수한 방법으로 오묘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했어요.”미카엘이 상세하게 설명했지만 염구준에게 쓸만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결국은 옥패가 사라졌다는 것이다.“그게 끝입니까?”“제가 아는 것은 이게 다예요. 필경… 옥패에 대한 기록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미카엘의 표정을 보아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굴운 고국은 옥패로 인해 멸망했다.고대에는 봉건사상이 강하니 불길한 물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았다.“그럼 이런 문자는 본 적이 있어요?”염구준은 다른 사진을 보여주었다.바로 민씨
쿵!염구준은 바로 돌아서 검으로 막고 상대방을 날려버렸다.7명 중에서 한 명이 빠져 진법이 무너졌다.“철수다!”전투 경험이 많은 미카엘이 즉시 결단을 내려 철수하고 다시 진법을 세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7명이서 염구준 한 명을 어쩌지 못하는데 6명이라면 아예 상대가 되지 않았다.눈앞의 반보천인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그는 아직도 강력한 초식을 위해 검기를 축적하고 있었다.이렇게 해야만 단번에 승부할 수 있으니까.“칠합일체. 전력으로 싸운다!”미카엘이 명령을 내리자 대열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거대하게 변했다.기운은 하나밖에 느껴지지 않았다.7명의 기운을 한 곳에 집중시킨 것이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검기를 축적하고는 번쩍 뛰어 맹렬하게 앞으로 돌진했다.검이능공 초식이 더 강했지만 얼마전에 사용했기에 짧은 시간에 다시 사용하는 거은 무리였다.“석운칠성멸!”미카엘도 검법을 가동하여 폭발적인 기세를 보였다.강력한 두 힘이 부딪치며 격전을 벌였다.주변에서 지켜보던 무술인들은 눈도 깜빡하지 않고 승부가 나길 기다렸다.쿵!염구준은 미카엘을 잠시 뒤로 하고 뒤에 있는 몇몇 사람들을 공격했다.승부가 벌써 갈렸다.싸우는 과정에서 염구준은 몸이 강해진 이후, 점점 강력한 검기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공무적, 거록 존주에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실력이었다.혈자보제는 정말 귀한 보물이었다.“어서 수장들을 지켜라!”상황이 심각해자자 상대방 부하들은 우르르 몰려서 본인의 수장을 지키려고 했다.어찌 되었든 그들은 백 명이 되니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다.“저희는 장식품입니까? 저도 염 선생과 함께 싸우겠습니다.”붉은 장미가 먼저 나서자 다른 무술인들도 잇따라 염구준의 주변에 다가왔다.예전에 그들의 뒷배가 성조국과 개떡 같은 협상을 체결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브레인의 지휘에 따랐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으니 그런 것을 우려할 필요가 없었다.어쩐지 염구준만 따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