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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8화

”네, 말씀하세요.”

장인의 모습을 본 그는 그저 술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손태석은 술잔을 들고 다시 한 모금 마시더니 눈가에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제 회사가 망했으니 우리 둘 내일부터 일당이나 뛰면서 평범하게 살자. 어쨌든 망해봤고 성공해 봤으니 이번 생은 미련이 없어.”

우여곡절을 겪은 후, 손태석은 더는 사업이나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가족이 평안한 것만 바랐다.

“아버님, 회사는 망하지 않습니다. 저를 믿으세요.”

염구준이 위로했다.

“사업 다시는 안 해. 나 일당 뛸 거다. 그것도 안 되면…”

손태석의 얼굴이 빨간 사과처럼 점점 달아오르더니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

그렇게 결국 식탁에 머리를 박고 잠에 들었다.

“가족들도 압박감이 크나 보다. 빨리 해결해야겠어.”

염구준은 손태석의 잔에 절반 남긴 술을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장인어른의 주량이 겨우 반잔이라니, 방금 꺼낸 술 두 박스는 그냥 쇼였던 걸까?

손태석을 침실에 눕힌 후 염구준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바쁘신 몸이 어쩐 일로 전화를 하셨지요?”

휴대폰 너머로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국주님. 부탁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염구준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 일은 없었기 때문에 국주는 통찰력과 예리함으로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하. 손씨 그룹 일 때문이죠?”

단도직입적으로 말이 나왔으니 염구준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도움을 청했다.

“네. 국주님께서 이미 알고 계시니 본론부터 마하지요. 얼마를 빌려주실 수 있습니까?”

“맙소사. 너무 직설적이시네요. 전혀 부탁하는 말투가 아닌데요.”

휴대폰 너머로 국주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부탁하는 사람은 염구준이 처음이었다.

“지금 상황이 이런데 굳이 빙빙 돌려서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본성에 충실하군요.”

국주는 염구준의 이런 면이 마음에 들어 장부를 열어 보았다.

“구준 씨. 얼마나 필요합니까?”

“몇십 조면 충분합니다.”

염구준은 생각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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