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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보스의 품격: Chapter 951 - Chapter 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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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채성휘가 곧 깨어난다

이튿날 운산 금융계에 그리 크지 않지만 꽤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JS그룹이 GS그룹을 인수했다고 발표, 운산 10대 그룹 반열에 오른 것이다.고다정은 이 소식을 들은 후 잠깐 넋을 잃었다가 곧이어 후회가 몰려왔다.그녀는 고다빈이 GS그룹을 진시목에게 팔아버릴 줄은 몰랐다.이건 정말 고다빈답지 않는 행동이다. 일찍 알았더라면...고다정은 여기서 저도 모르게 생각을 멈추었다.고다빈이 이럴 줄 진작 알았더라도 그녀는 GS를 인수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그녀는 1,000억이라는 큰돈이 없고, 여준재에게 빌린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자금을 짧은 시간 안에 마련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강말숙은 전화를 끊은 후 안색이 어두워진 그녀를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왜 그래? 무슨 일이 있어?”고다정은 외할머니와 눈이 마주치자, 숨기지 않고 방금 입수한 소식을 알려주었다.“고다빈이 GS그룹을 진시목에게 팔았대요.”“고다빈이 팔았다고?”외할머니는 의외라는 듯 캐물었다.“고경영은? 그 인간이 허락했대?”그러자 고다정이 사실대로 말했다.“고경영은 아직 병원에 혼수상태로 있는 거로 알고 있어요.”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고경영은 아마 이 일을 모를 거예요. 깨어나면 고씨 집안에 좋은 구경거리가 생길 것 같네요.”서늘한 표정을 짓는 외손녀를 보고 강말숙의 눈에 안쓰러운 기색이 감돌았다.강말숙은 외손녀가 고씨 가문에 원한을 품고 있고, 복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안다.“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하더니 고씨 집안이 이런 최후를 맞게 된 건 그들의 업보야.”강말숙은 고다정의 손을 잡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고씨 집안의 사람들이 싹 다 사라졌으면 하는 네 마음을 알아. 하지만 나는 네가 원한 속에서 사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너는 너의 삶이 있고 지금 잘살고 있는데,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들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들은 이미 벌을 받았어.”고다정은 외할머니의 뜻을 알기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무슨 말인지 알아요.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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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고경영과 심여진이 이혼했다

한편, 고경영이 끝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그는 텅 빈 병실에서 잔기침을 하면서 사람을 불렀다.“저기요...”다행히 몇 번 소리친 후, 마침 문 앞을 지나가던 간호사가 소리를 들었다.검사가 끝난 후, 정신상태가 훨씬 좋아진 그에게 의사가 당부했다.“내장 파열은 많이 회복됐어요. 일주일 정도 더 입원해 있다가 문제가 없으면 퇴원해서 몸조리하면 됩니다. 화를 내거나 중노동을 하면 안 됩니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고경영은 맥없이 대답하더니 뭔가 생각난 듯 약간 미안해하며 말했다.“선생님, 혹시 휴대폰을 빌려주실 수 있나요? 깨어나 보니 제 휴대폰이 보이지 않네요. 가족들에게 전화해야 하는데.”이 말을 들은 의사는 별일 아니라는 듯 그에게 휴대폰을 건네며 한마디 귀띔했다.“가족분들이 벌써 이틀째 병원에 오지 않았어요. 오면 입원비와 치료비를 꼭 납부하라고 전해주세요.”“네, 알겠습니다.”고경영은 몇 초 지나서야 반응했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왠지 모르지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잠시 후, 이런 느낌은 현실이 되었다.고경영은 심여진에게 전화했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어 연락이 되지 않았다.어쩔 수 없이 집으로 전화했지만 여전히 받는 사람이 없었다.이 시각 그는 인내심이 점차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이 사람들이 뭐 하는 거야?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지?”그는 중얼거리면서 몇 번 더 집으로 전화했지만 여전히 연락이 되지 않았다.전화기에서 들려오는 기계적인 연결음을 들으면서 고경영은 얼굴에 먹구름이 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더니 고개를 들고 의사를 향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좀 더 써야 할 것 같습니다.”“괜찮습니다. 쓰세요.”의사는 흔쾌히 허락했다.고경영은 재차 다른 휴대폰 번호로 전화했다.이번에는 고다빈의 번호였는데, 잠시 후 전화가 끝내 연결됐다.“안녕하세요, 고다빈입니다.”“다빈아, 네 엄마가 어디 있니?”고경영은 심여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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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여준재가 귀국하다

고경영 쪽에 일어난 일을 고다정은 모르고 있었다.병원을 떠난 후 그녀는 내일을 기대하기 시작했다.내일은 여준재 일행이 귀국하는 날이기 때문이다.이른 아침부터 고다정은 집사에게 방을 정리하고, 여준재와 스승님이 좋아하는 채소를 사다가 저녁을 준비하라고 분부했다.그러나 처음 예상은 언제나 빗나간다.그날 오후 고다정이 주방에서 육수를 끓이고 있을 때 여준재에게서 전화가 왔다.“다정 씨, 집사한테 방 한 칸을 정리하고 살균 작업을 해놓으라고 해요. 약 10분 후에 진현준이 갈 거예요. 그 친구가 시키는 대로 준비해 줘요.”전화하는 여준재의 말투는 더없이 무거웠다.이 말을 듣고 바싹 긴장한 그녀는 급히 걱정스레 물었다.“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돌아가서 자세히 얘기해 줄게요. 먼저 내가 말한 대로 준비해 줘요.”여준재는 할 말을 다 한 후 전화를 끊었다.고다정은 어쩔 수 없이 불안감을 뒤로 하고 재빨리 주방에서 나와 일을 진행했다.10분도 안 돼서 진현준이 구급상자를 메고 조수와 함께 달려왔다.걱정에 휩싸인 그녀는 그들을 보자 더욱 긴장해졌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물었다.“진 선생님, 누가 다쳤대요? 그래서 준재 씨가 선생님을 부른 거예요?”“준재가 자세히 말하지 않아서 저도 잘 몰라요.”진현준은 고다정의 표정을 보고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그녀를 안심시켰다.“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어요. 목소리가 힘 있는 걸 보면 준재가 다친 건 아닐 거예요.”그러나 이 말은 고다정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준재 씨가 다친 게 아니면 설마 스승님?’고다정은 마음을 졸이며 터무니없는 생각에 빠졌다.이때 그녀의 귓가에 다시 진현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참, 준재가 준비하라고 한 방은 준비됐나요?”“준비됐어요. 가 보실래요?”고다정이 정신을 차리고 즉시 대답했다.그러자 진현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가 봅시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제때에 채워야죠.”이 말을 듣고 고다정이 즉시 그를 데리고 위층에 올라갔다.다행히 방에 모든 것이 잘 준비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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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유라에게 목숨 빚져

방균복을 입은 진현준이 장갑을 끼고 유라의 상태를 검사하고 있었다.이를 본 고다정은 옆에 있는 여벌 방균복을 들고 다가가서 물었다.“저는 뭘 하죠?”“제가 방금 대충 검사했는데, 상처 부위를 씻어내야 하고 복부에 이물질이 있을 수 있어요. 출혈이 심해서 수혈도 필요하고요. 혈액은 제 조수가 병원에 연락해 가져올 거예요.”진현준이 신속히 부상자 상태를 설명한 후 말머리를 돌렸다.“고 선생님은 한의학을 배우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침술은 아세요?”“알아요. 지혈해야 하는 건가요?”“네. 지금 출혈이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소규모 출혈이 진행되고 있어요.”진현준이 상처 부위에 덮인 솜을 살짝 들고 고다정에게 보여주었다.고다정이 가까이 다가가 보니 여전히 출혈이 있었다.그녀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자기가 평소에 쓰는 치료 상자를 가져오라고 했다.한바탕 거침없는 침술을 거쳐 유라의 상처 부위 출혈이 철저히 멈췄다.뒤이어 고다정과 진현준이 호흡을 맞춰 상처 주변을 씻었다.10여 분이 지난 후, 진현준의 조수가 수혈 세트와 변연절제 도구를 들고 들어왔다.세 사람은 이내 치료에 돌입했다.상처 부위의 탄알과 파편을 닦아내면서 고다정의 마음도 무거워졌다.유라가 이 정도로 다쳤으니 그들이 돌아오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할 수 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상처 부위 처치가 끝나고 봉합하려 할 때 갑자기 진현준의 안색이 변했다.“안 돼요. 안에 뭐가 있어요.”“또 있다고요?”고다정이 놀라며 그를 쳐다보았다.진현준은 입을 꽉 다물고 미간을 찌푸린 채 말없이 상처 주변을 만지더니 나지막이 말했다.“이쪽에 파편 조각이 하나 더 있어요. 즉시 수술해야 하니까 수술 도구를 준비해 줘요.”마지막 한마디는 옆에 있는 조수에게 한 말이다.조수는 한치의 소홀함도 없이 즉시 수술 도구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이를 본 고다정도 손을 보탰다.이 수술은 한밤중에야 끝났다.고다정과 진현준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방에서 걸어 나왔다.여준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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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스승과 제자의 대화

두 사람은 깊은 잠에 빠졌다가 유라의 상태가 걱정돼서인지 날이 밝자마자 눈을 떴다.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고다정의 얼굴을 보고 여준재가 안타까워하며 말했다.“좀 더 자요. 진현준이 있으니 문제없을 거예요.”“그래도 가봐야 해요.”고다정이 고개를 저으며 여준재의 호의를 거절했다.여준재는 어쩔 수 없이 고다정과 함께 일어나 씻고 유라가 있는 임시 병실로 향했다.병실에는 진현준과 그의 조수, 그리고 성시원이 있었다.“스승님, 왜 여기 계셔요?”고다정은 성시원이 진현준과 함께 서 있는 것을 보고 다소 의외라는 듯 물었다.성시원이 대답하기 전에 진현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새벽 3~4시쯤에 환자분이 고열 증상을 보였어요. 원래 고 선생님을 부르려 했는데, 마침 성시원 선생님이 듣고 부르지 말라고 하셨어요.”이 말을 듣고 고다정은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스승님은 그녀와 여준재가 너무 오래 헤어져 있었기에 방해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스승님 수고하셨어요. 지금 유라 씨 상태는 어때요?”고다정이 성시원에게 감사를 표시한 후 걱정스레 물었고, 여준재도 많이 신경 쓰이는지 그를 쳐다보았다.성시원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열은 내렸어. 오늘만 잘 버티면 큰 문제는 없을 거야.”“그럼, 나머지는 저에게 맡기고 스승님은 쉬세요. 진 선생님도요.”고다정은 스승님이 유라를 돌보느라 밤을 지새운 것이 가슴 아파 쉬러 가라고 재촉했다.여준재도 동의했다.“가서 쉬세요. 구 비서한테 YS 산하 병원의 간호사를 보내라고 했어요. 그들이 유라를 돌보면 돼요.”이 말을 들은 성시원과 진현준은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진현준이 먼저 자리를 떴다.성시원은 고다정과 여준재를 훑어보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다정아, 나 좀 보자.”“왜요? 스승님.”고다정이 궁금해하며 그를 쳐다보았다.그러자 여준재가 고다정을 가볍게 밀며 미소를 지었다.“스승님이 당신한테 할 얘기가 있겠죠. 가 봐요.”성시원은 두 사람의 잔동작을 보고 코웃음을 치더니 돌아서서 방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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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고다정이 방과 침대를 따로 쓰려 하다

성시원은 갑자기 말머리를 돌려 고다정의 몸에 아직 미해결로 남은 문제를 언급했다.“다른 세 가문이 진술한 바에 따르면, 너에게 최면을 건 사람은 손씨 장남 집안 사람이래. 너에게 쓴 약은 약효가 1년 정도 유지되고 해독약은 손씨 장남 집안에만 있는데, 약효를 제거해야만 너의 최면 암시를 없앨 수 있어.”“고작 1년인데, 괜찮아요. 평소에 조심하면 별일 없을 거예요.”고다정은 시간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성시원은 그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어떤 일은 막으려야 막을 수가 없어. 요행을 바라면 안 돼.”그는 고다정이 다른 말을 하기 전에 말을 이었다.“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나랑 준재가 전 세계에서 손씨 장남 집안 사람들을 잡고 있으니까.”“걱정하지 않아요. 스승님과 준재 씨를 믿어요.”고다정이 성시원을 향해 간드러지게 웃었다.두 사람은 몇 마디 더 얘기를 나눈 후 헤어졌다.고다정이 다시 임시 병실에 돌아왔을 때, 여준재는 혼자 소파에 앉아있었고 앞에는 노트북 한 대가 놓여있었다.그녀는 속상해하며 말했다.“당신은 잠시도 쉬지 않으려 하네요.”“왔어요?”여준재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둘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에 관해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여준재는 회사의 다음 분기 계획서를 보고 있었다. 회사 기밀 유출 사건이 생각난 고다정은 눈에 미안한 기색이 감돌았다.“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고 저한테 비밀로 해요. 스승님 말로는, 최면이 당분간 풀리지 않는대요. 다시는 당신을 해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요.”그녀는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면서 미안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여준재는 그녀를 와락 품에 끌어안더니 사랑 가득한 손길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돌아왔으니 다시는 그런 것에 걸려들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없어요. 내 말 들어요.”고다정은 여전히 공적인 일에서는 자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고집했다.심지어 이 시각 그녀는 다른 한 가지 상황도 머리에 떠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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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고경영이 찾아오다

아침을 먹은 후, 고다정은 강말숙이 자기들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것이 싫어 이상철한테 부탁해 그녀를 이전에 자주 가던 노인회관에 보냈다.거실에는 그녀와 여준재만 남았다.“준재 씨, 오늘은 일정이 어떻게 돼요?”고다정이 옆에 있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묻자, 여준재가 미안해하며 대답했다.“집에서 며칠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회사에 밀린 일이 너무 많아요. 이후에 보상할 수밖에 없겠어요.”“그게 뭐 어때서요? 제가 그런 사소한 것을 따지는 사람도 아니고.”고다정이 활짝 웃자, 생얼마저 예쁜 그녀의 용모에 홀딱 반한 여준재는 그녀의 뽀얀 얼굴에 살짝 뽀뽀했다.“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그리고 유라를 부탁할게요.”“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돌볼게요.”고다정이 빙그레 웃으며 여준재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녀는 여준재를 문밖까지 배웅했고, 그가 탄 차가 멀리 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얼마 안 지나 여준재는 회사에 도착했다.구남준이 그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즉시 마중하며 업무를 보고하기 시작했다.“회장님께서 30분 후 이사회와 지역 자회사를 포함한 원격회의를 개최한다고 발표했어요. 그리고 대표님이 오시면 바로 회장 사무실로 오라고 하셨습니다.”“알았어.”여준재는 대답하고 나서 회장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에서 여진성이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머리를 든 여진성은 여준재가 밖에서 걸어 들어오자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다행이야. 살만 좀 빠지고 사지는 멀쩡하니 네 어머니한테 알릴 수 있겠어.”“저 때문에 걱정 많으셨죠?”여준재가 미안해하며 여진성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러자 여진성이 웃으며 말했다.“나는 괜찮았는데, 네 어머니와 새아가가 처음에 걱정이 많았지. 바쁜 시기가 지나가면 두 사람 곁에 있어 줘.”여준재는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말머리를 돌려 물었다.“요즘 회사 상황은 어때요?”“두 번의 회사 기밀 유출로 핵심 프로젝트가 하마터면 중단될 뻔했는데, 네 할아버지가 나서서 모든 것을 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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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고다정에게 부양비를 요구하다

이상철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안색이 안 좋아졌지만 그래도 안으로 들이라고 했다.물론 그녀는 고경영이 왜 왔는지도 잘 안다.심여진은 고경영이 혼수 상태로 있을 때 고경영에게 지분 양도 계약서는 물론 이혼 협의서까지 사인을 받아냈다.게다가 협의서에는 고경영 명의로 된 모든 자산을 심여진에게 넘긴다고 명확히 적혀 있었다.다시 말하면, 병원에서 깨어난 후 고경영은 주머니에 한푼도 없는 빈털터리가 돼버렸다.사실상 고경영의 상황은 고다정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안 좋았다.그는 고씨 집안의 모든 자산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도 엉망이었다.특히 그는 며칠 전 퇴원한 후 진씨 저택에 가서 소동을 일으켰다가 진시목의 부하에게 맞아 원래 시원찮은 몸에 또 상처가 생겼다.고다정의 이름을 대지 않았다면 병원에서 치료해 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소파에 앉아 성공자 기세를 물씬 풍기는 고다정을 보며 고경영은 여태 느껴보지 못했던 후회의 감정을 느꼈다.‘그때는 무엇에 홀려 심여진 그년이 고다정을 마음대로 괴롭히게 둬서 이 돈줄을 잃었지?’이런 생각을 하며 그는 진심으로 고다정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통곡했다.“다정아, 아버지가 잘못했어. 잘못했어...”고경영이 이렇게 나올 줄 전혀 생각지 못한 고다정은 잠깐 멍해졌다가 즉시 일어나 옆으로 비켜섰다.어쨌든 고경영은 그녀의 아버지인데, 딸로서 이걸 받을 수는 없다.그리고 옆에 경찰도 있기에 사람들에게 가십거리를 제공하고 싶지 않았다.“고경영, 당신이 무슨 목적으로 여기 왔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나오면 우리 사이에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요. 지금 당장 나가주세요.”고다정은 옆에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두 경찰을 향해 겸연쩍게 말했다.“부끄럽네요. 저의 집안일 때문에 공공자원을 점용해서 미안합니다. 앞으로 또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상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두 경찰이 눈을 마주치더니, 그중 나이가 좀 더 많은 경찰이 사무적인 말투로 말했다.“별말씀을요. 다른 문제가 없으면 저희는 이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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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거지 취급하냐?

고다정은 눈앞의 남자를 빤히 쳐다보다가 갑자기 비꼬듯이 웃었다.“당신 말이 맞아요. 법적으로 확실히 당신을 부양할 의무가 있지.”그녀는 말하면서 옆에 있는 소파로 가더니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을 들고 뭔가 검색하는 듯했다.그녀가 뭐 하는지 모르는 고경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캐물었다.“너 뭐 하는 거야?”“현재 국내에서 부모에게 주는 평균 부양비가 얼마인지 알아보고 있어요.”고다정은 머리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이 대답을 들은 고경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잠시 후 고다정은 휴대폰을 내려놓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국가에서 발표한 수치를 봤는데, 최근 몇 년 노인들이 받은 부양비는 매달 40만 내지 60만이에요. 저는 매달 60만씩 줄게요.”“60만? 날 거지 취급하는 거야?”고경영은 고다정의 말을 듣고 화를 내며 펄쩍 뛰었다.그는 고다정이 이렇게 부자인데 매달 부양비로 수천만은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다정이 싸늘하게 웃더니 비아냥거렸다.“가능하다면 정말 이 돈을 거지한테 주고 싶네요. 당신처럼 감사는커녕 적다고 나무라지는 않을 테니까.”이 말을 들은 고경영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했다.그가 입을 열기 전에 고다정이 말을 이었다.“60만이 적어서 받기 싫다면 저는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할 거예요.”“누가 싫대? 이달 부양비를 줘.”고경영이 이 돈을 남에게 주게 할 사람인가.무일푼인 그에게 60만이 비록 적은 돈이지만 아껴 쓰면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을 것이다.고다정은 고경영을 아니꼽게 힐끗 보더니 바로 입금하지 않고 말했다.“이 돈을 줄 수는 있는데, 먼저 부양 협의서부터 작성해요. 앞으로 당신을 자주 보고 싶지 않으니까.”그녀는 고경영을 너무 잘 안다. 60만은 이 남자에게 한 끼 식사비로도 모자란 돈이다. 이 남자가 계속 물고 늘어지지 않게 하려면 협의서를 체결해야 한다.고경영은 그녀가 자기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 방법도 없기에 분노를 억누르고 협의서를 체결한 후 60만을 받고 떠났다.산 아래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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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지워버릴 수 없는 흔적

그날 한밤중에 여준재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그는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잠옷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 끄덕끄덕 졸고 있는 여인을 발견했다.불빛 아래서 고다정의 모습은 약간 초췌해 보였지만, 곳곳에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묻어났다.여준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다가갔다.그가 허리를 굽혀 안으려는데, 손이 몸에 닿는 순간 그녀가 놀라 깨어났다.“왔어요?”남자를 반기는 고다정, 그녀는 눈을 비비더니 허우적거리며 소파에서 일어섰다.그녀는 옆에 놓인 휴대폰을 들고 새벽 2시가 된 것을 확인하고는 가슴 아픈 듯 말했다.“왜 이렇게 늦었어요?”여준재는 약간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어쩌다 보니 우리들의 아버지랑 일 얘기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우리들의 아버지라니요?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고다정은 화난 듯 그를 흘겨보았다. 그녀는 이 남자가 곤란한 상황에서 빠져나가려고 말장난을 한다는 것을 안다.하지만 피곤해 보이는 얼굴을 보고 그녀는 차마 심한 말을 하지 못했다.“한 번만 용서할게요. 다음에는 이러면 안 돼요. 당신 몸이 견뎌낼 수 있는지는 생각해 봤어요?”“알았어요. 다음에는 이러지 않을게요.”여준재는 잘 넘어가서 다행이라는 듯 고다정의 손을 잡고 거듭 맹세했다.고다정은 입을 오므리고 웃으며 손을 빼내고는 그의 등을 떠밀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으니 그만하고 올라가 씻어요. 야식 만들어 줄게요.”“그럼 수고해요, 여보.”정말로 배고팠던 여준재는 고개를 숙여 고다정의 얼굴에 살짝 뽀뽀한 후 서류 가방을 들고 위층에 올라갔다.잠시 후 그가 씻고 나오니 고다정의 야식이 이미 준비됐다. 색과 향, 맛이 모두 완벽한 칼국수였다.“맛있겠다. 해외에 있을 때 저녁이면 늘 당신이 만든 음식이 생각났어요.”여준재는 탁자 옆에 와 앉더니 꿀 발린 멘트를 날렸다.고다정도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지만 얼마 안 가서 표정이 싸늘해졌다.여준재가 방금 한 말에서 그녀는 여준재와 아직 못다 한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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