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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거지 취급하냐?

고다정은 눈앞의 남자를 빤히 쳐다보다가 갑자기 비꼬듯이 웃었다.

“당신 말이 맞아요. 법적으로 확실히 당신을 부양할 의무가 있지.”

그녀는 말하면서 옆에 있는 소파로 가더니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을 들고 뭔가 검색하는 듯했다.

그녀가 뭐 하는지 모르는 고경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캐물었다.

“너 뭐 하는 거야?”

“현재 국내에서 부모에게 주는 평균 부양비가 얼마인지 알아보고 있어요.”

고다정은 머리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이 대답을 들은 고경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고다정은 휴대폰을 내려놓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국가에서 발표한 수치를 봤는데, 최근 몇 년 노인들이 받은 부양비는 매달 40만 내지 60만이에요. 저는 매달 60만씩 줄게요.”

“60만? 날 거지 취급하는 거야?”

고경영은 고다정의 말을 듣고 화를 내며 펄쩍 뛰었다.

그는 고다정이 이렇게 부자인데 매달 부양비로 수천만은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다정이 싸늘하게 웃더니 비아냥거렸다.

“가능하다면 정말 이 돈을 거지한테 주고 싶네요. 당신처럼 감사는커녕 적다고 나무라지는 않을 테니까.”

이 말을 들은 고경영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했다.

그가 입을 열기 전에 고다정이 말을 이었다.

“60만이 적어서 받기 싫다면 저는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할 거예요.”

“누가 싫대? 이달 부양비를 줘.”

고경영이 이 돈을 남에게 주게 할 사람인가.

무일푼인 그에게 60만이 비록 적은 돈이지만 아껴 쓰면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다정은 고경영을 아니꼽게 힐끗 보더니 바로 입금하지 않고 말했다.

“이 돈을 줄 수는 있는데, 먼저 부양 협의서부터 작성해요. 앞으로 당신을 자주 보고 싶지 않으니까.”

그녀는 고경영을 너무 잘 안다. 60만은 이 남자에게 한 끼 식사비로도 모자란 돈이다. 이 남자가 계속 물고 늘어지지 않게 하려면 협의서를 체결해야 한다.

고경영은 그녀가 자기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 방법도 없기에 분노를 억누르고 협의서를 체결한 후 60만을 받고 떠났다.

산 아래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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