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보스의 품격: Chapter 941 - Chapter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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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뇌암 판정

환한 병실에 심여진 모녀와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고경영만이 남아 있다.심여진은 오늘따라 상심 가득한 딸을 보며 비통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비통함보다 더한 것은 미안함이었다.“다 내가 진시목이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한 탓이야. 그 정도로 위선자일 줄은 나도 몰랐다.”그녀는 악에 받쳐 욕을 퍼부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천한 고다정 그년을 시집보낼걸!”고다빈이 그 말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같은 생각을 했다.그러나 그녀는 묵묵히 듣기만 할 뿐 입 밖으로 말을 뱉지 않았다. 그녀는 굳은 얼굴로 병실 문을 닫은 뒤, 다소 언짢은 말투로 어머니를 쳐다보며 물었다.“아빠는 이혼하시겠다는데, 어쩌시려고요?”“난 절대 이혼 안 해.”고다빈의 말이 끝나기에 바쁘게 심여진이 딱 잘라 말했다.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녀는 이혼하지 않을 것이다. 이혼하고 빈털터리로 재산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게 된다면 평생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하다.고다빈이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직설적으로 물었다.“엄마가 이혼하지 않겠다 해도 아빠가 밀어붙이면요? 만약 강수지의 일로 협박하면요?”“...”딸의 끈질긴 질문에 심여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동시에 악랄한 생각이 떠올랐다.고경영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얼마나 좋을까.그럼 이혼할 필요도 없고, 회사로 이윤을 얻지 못하더라도 회사를 팔아버리면 그녀가 한평생 풍족하게 먹고살 재산은 될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얼른 도리머리를 쳤다.아니, 그렇게 할 수는 없다.이미 심여진의 손에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고다정 그 천한 것이 두 눈 뜨고 지켜보고 있으니, 하필 이 타이밍에 고경영에게 일이 생긴다면 그녀는 꼼짝없이 꼬리를 잡힐 것이다.심여진은 어쩔 수 없이 잠깐 들었던 악독한 생각을 고이 접어 넣어두었다. 그녀는 딸을 응시하며 물었다.“그럼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고다빈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어머니와 눈을 마주쳤다.몇 초가 지난 후에야 그녀는 얇은 입술을 달싹이더니 담담히 말했다.“이미 생각이 있으신 거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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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얘기해 보자

의사는 자신이 초보적으로 세워놓았던 항암치료에 관한 계획을 하나하나 읊었다.“초기니까 화학요법 없이 우선 약으로 통제가 되는지 볼 거예요. 그리고 만약 여건이 된다면 사모님께서 직접 M 국 특효약을 구입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쪽 약이 국내 약보다 억제 효과가 좋아요.”“특효약이요?”고다정이 눈을 내리깔며 낮게 중얼거렸다.의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약인데 다행히도 우리 병원과 M 국이 협력관계라 구할 수 있을 겁니다. 병원에서 마침 예약 인원을 통계 중이니, 사모님께서 필요하시다면 제가 몇 가지 약을 예약해 드리겠습니다.”“그럼 세 가지 치료 과정의 약을 예약 부탁드릴게요.”고다정이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비록 그녀도 특효약을 만들 수 있지만 지금은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그러나 의사는 그녀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그는 고다정의 확답을 받은 후 서랍에서 신청서 한 장을 꺼내 건네주었다.“예약 신청서예요. 여기 서명하면 됩니다. 매 치료 과정의 약값은 1억이고, 세 개 치료 과정이면 총 3억이에요. 우선 절반 금액을 지불하시면 됩니다.”“알겠어요. 그럼 이따 가서 낼게요.”고다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신청서에 서명했다. 이후 아래층으로 내려가 비용을 지불했다.그녀가 진료실을 떠난 뒤, 뜻밖에도 강말숙이 뒤이어 찾아왔다.복도 모퉁이에서 사라져가는 외손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말숙은 입가에 쓴 미소를 띠었다.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형편없는 연기로는 총명한 손녀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그녀는 문을 열고 진료실로 들어갔다.의사는 그녀를 보고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할머니 어쩌다 오셨어요?”“검사 결과를 물으러 왔죠.”강말숙이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그녀의 말에 의사가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잠시 침묵을 지켰다.조금 전 고다정이 진료실을 떠나면서 할머니껜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그녀는 기회를 보다가 적당한 타이밍을 찾아 이야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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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할머니와 오래오래 함께

할머니께서 뇌암에 관한 얘기를 할 것을 아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갔다.그녀가 옆자리에 앉자 할머니가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이 며칠간 내 거짓말에 장단 맞춰주느라 고생했어.”“할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고다정이 무의식적으로 할머니를 만류했다.할머니는 손사래를 치더니 말을 이었다.“널 탓하려는 것은 아니고. 네가 내 부담을 덜려고 그런 거 알아. 내가 의사를 찾아갔던 것을 알고 있지?”그녀의 단호한 말투에 고다정은 반박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할머니를 타이르듯 말했다.“의사 선생님께서도 뇌암이라고는 하지만 초기라 통제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화학요법도 아니라 약만 쓰면 된다고 했어요.”“알지. 알지.”할머니는 손녀의 손을 잡고 다정히 손등을 토닥이며 속삭였다.“의사가 다 알려줬어. 내가 협조만 잘하면 10년은 더 산다고. 나는 10년은 바라지도 않아. 너랑 준재가 결혼하는 걸 볼 수만 있다면 난 그걸로 만족해. 그래야 나도 죽어서 네 엄마 볼 낯이 있지.”할머니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고다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할머니를 끌어안았다.“안 돼요. 할머니는 오래오래 저랑 살아야죠! 이제 가족이라곤 할머니밖에 없는데!”말끝에 고다정이 점점 울먹였다.할머니는 손녀를 껴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얘가, 참! 이렇게 컸는데 아직도 할머니 앞에서 훌쩍이네?”“얼마나 크든 할머니 앞에서 전 아기라고요!”고다정의 울적한 목소리가 병실에 울려 퍼졌다.손녀의 말에 할머니는 얼굴에 웃음기가 더 깊어졌다.그녀는 아직 품에 안겨있는 손녀를 바라보며 등을 토닥였다. 그녀의 말투에 손녀를 향한 무한한 애정이 담겨있었다.“그래. 그래. 넌 내 앞에서 영원히 아기야. 그러니까 울지 말고.”몇 분이 지나서야 고다정은 울음을 그치고 할머니 품에서 나왔다. 그녀는 굳게 결심한 듯 할머니를 응시했다.“전 꼭 할머니가 오래오래 백 살까지 살게 할 거예요!”“백 살까지 사는 건 늙은 요괴 아니냐. 난 요괴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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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고 씨 집안 회사가 저당 잡히다

처음 들어온 업자가 침을 퉤 뱉더니 고경영을 향해 걸어오며 흉악하게 말했다.“우리 형님이 말씀하시기를, 지난번 6개월의 기간을 늘린 건 네가 오늘 반드시 원금과 이자를 갚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너에겐 세 가지 선택지가 있어. 돈을 갚든지, 회사를 담보로 내놓든지, 그것도 싫다면 목숨을 내놓든지.”마지막 한마디는 고경영의 멱살을 잡고 하는 살기 가득한 말이었다.고경영은 겁에 질려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 업자가 멱살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그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게 되었을 것이다.그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남자의 손을 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말, 말로 합시다. 돈은 꼭 갚을 겁니다.”남자가 고경영을 몇 초간 응시하더니 피식 웃었다.그는 잡고 있던 멱살을 놓아버리더니 그를 위아래로 비웃듯 훑어보며 말했다.“갚으면 돼. 계좌이체? 아니면 현금?”“...”앞으로 내민 그의 손을 보며 고경영은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것을 느꼈다.업자는 결코 참을성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고경영이 한동안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다시 험상궂은 표정이 되었다.“말을 하라고. 설마 잡아떼려는 거 아니지?”“제, 제가 어떻게 그러겠어요.”고경영이 무의식적으로 부정했다.이에 남자가 호통쳤다.“그럼 빨리 돈이나 내. 나 바쁜 몸이야.”“그... 우선 급해하지 마시고. 일단 제가 형님께 전화 드려 볼게요.”고경영이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 동시에 남자의 표정을 관찰하며 눈치를 보았다.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전화해서 뭐 하려고?”“돈이 아직 많이 모자라서요... 형님께서 동의하시면 다른 물건이라도 담보로 내놓으려고요... 아!”아무런 준비도 없이 업자의 발에 배를 걷어차인 고경영이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다.그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배에 느껴지는 고통으로 그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이마에 핏대가 섰다.그리고 이 모습에 소파 뒤에 숨어있던 재무 책임자와 비서도 깜짝 놀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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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무슨 일을 하든 응원할게요

업자와 다른 건달들을 떠나보낸 고경영은 허탈하게 바닥에 주저앉았다.이때 숨어있던 재무팀 책임자와 비서가 나왔다.그들은 바닥에 주저앉은 고경영을 보더니 이구동성으로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경영도 예상했다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가세요. 다 가.”이에 재무 책임자와 비서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떴다. 밀린 월급마저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이미 고경영에게 돈이 없음을 알고 있었기에.곧 넓은 면적의 사무실에 고경영 한 사람만 남았다.그는 허망하게 사무실 내부를 보았다. 눈에는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했다.그는 자신이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작년까지도 회사는 분명 시끌벅적하고 번창했는데.그가 주저앉은 채로 어디에 문제가 생긴 건지 고심하고 있을 때 핸드폰 벨이 울렸다. 심여진이 걸어온 전화였다.그는 화면을 힐끗 보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지금 그는 심여진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여진은 끊임없이 연락했다. 그가 받든 받지 않든 상관없이 계속 전화할 태세였다.결국 짜증이 난 그가 휴대폰을 벽 쪽으로 던져버렸고 휴대폰은 부서져 버렸다.드디어 세상이 고요해졌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고요함은 얼마 가지 못하고 깨져버렸다.20분도 지나지 않아 사무실에 나타난 심여진은 화난 모습으로 사무실 문을 밀치고 들어왔고 곧이어 주저앉아 있는 고경영을 보게 되었다.그러나 너무 화난 탓에 고경영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녀는 고경영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 화를 냈다.“전화했는데 왜 안 받아요? 우리 집에서 쫓겨난 거 알아요? 우리 짐들 다 밖에 버려졌다고요!”고경영은 대답이 없었다.심여진은 고개를 숙인 남자를 보며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더욱 화가 치밀었다.“지금 당신이랑 말하고 있잖아요. 들었어요? 우리 집이 사라졌...”사라졌다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경영이 아무 반응 없이 그대로 옆으로 엎어졌다.바닥에 쓰러진 고경영이 마침내 그의 얼굴을 드러냈다. 꼭 감은 두 눈에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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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고씨 가문의 일

“고씨 가문의 일은 들었어요?”“왜요? 무슨 일이 생겼어요?”아무것도 모르는 고다정이 막연하게 입을 열었다.이 며칠간 외할머니의 병세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연구소와 스승님을 신경 쓰느라 고씨 가문은 거의 들여다보지 않았다.여준재가 가볍게 웃더니 말했다.“모를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불과 한 시간 전에 들은 소식인데, 고경영의 회사와 소유한 부동산, 차가 모두 대부업체에 저당 잡혔대요.”“뭐라고요?”고다정이 예기치 못한 소식에 깜짝 놀라며 미간을 찌푸렸다.“어느 대부업체인데요?”여준재는 숨기지 않고 대부업체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그러고는 고다정의 마음을 읽어내고는 물었다.“GS그룹을 되찾으려고요?”“네. 어머니가 피와 살로 깎아 만든 회사인데, 이렇게 망가지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 없어요.”고다정은 부인하지 않았다.이에 여준재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입을 열었다.“다정 씨의 마음은 백번 이해하지만 지금 되찾으려 하면 그쪽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를 거예요. 그리고 전 고경영이 반드시 회사를 구하기 위해 당신을 찾아올 거로 생각해요. 그때 직접 고경영에게 회사 주식을 양도하도록 하면 회사도 구할 수 있고 고경영이 나중에라도 다른 수작을 부리지 못하게 할 수 있어요.”고다정은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 방법이라면 고경영이 나중에 뒷말할 수 없게 하고, 회사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알겠어요. 그럼 우선 고씨 가문 쪽의 상황을 알아봐야겠어요.”고다정이 휴대폰을 들고 저 멀리 석양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지금 그녀의 눈에는 전에 없던 단호함이 서려 있다.이번에는 반드시 어머니의 것을 모두 되찾을 것이다....병원 VIP 병실에서 심여진이 불안한 기색으로 침대 옆에 앉아있다.그녀의 곁에는 의식을 잃은 고경영이 누워있다.잇따른 외상으로 생긴 장기 파열, 출혈에 트라우마까지 겹쳐 지금 그의 상태는 극도로 좋지 않다.이때, 병실 문이 열리고 고다빈이 들어오며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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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진시목이 아니어도 된다

그녀의 말에 진시목은 부인하지 않았다.“그래. 내 목표는 회사였어.”“그럼 고다정은요?”고다빈이 갑작스레 물었다.그녀는 자신과 고다정이 도대체 무엇이 다른 건지 알고 싶었다.그리고 그녀의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눈빛 앞에서 진시목은 몇초간 침묵해서야 입을 열었다.“나한테 두 사람은 똑같아.”“정말 같아요?”고다빈이 비웃듯이 되물었다.이에 진시목의 안색이 어두워졌으나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쏘아붙였다.“만약 그랬다면 오빠는 방금 망설이지 말았어야 해요! 우리의 다른 점은 오빠가 한때 고다정에게 마음이 있었다는 거겠죠.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마음을 접은 거고!”“그만해!”자신의 감춰왔던 속마음이 발가벗듯이 드러나게 되자 그는 화가 나 고함을 질렀다.그러나 고다빈은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았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냉소했다.“이깟 말에 바로 화내는 거예요? 비열하기도 하지. 목적을 위해 본인 감정까지 이용하다니. 게다가 이것이 끝이 아니네요. 처음에 나랑 함께하기 위해 직접 사랑했던 여자를 다른 남자의 침대로 데려갔었잖아요! 정말 궁금하네요. 그때 대체 어떤 기분이었을지.”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가 고다빈의 뺨을 철썩 내려쳤다.진시목의 안색이 더 흐려졌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고다빈을 응시하며 말했다.“말했지. 그만하라고.”고다빈도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진시목을 바라보며 차갑게 비웃었다.“왜요? 더러운 짓은 다 해놓고 욕먹긴 싫다는 거예요? 오빠는 쓰레기야. 여자한테 의지하기만 하는 쓸모없는 인간. 그러면서 GS그룹까지 삼키려고? 어림도 없지.”“이 쓰레기 같은 놈이, 감히 내 딸을 때려?”심여진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화난 모습으로 진시목에게 달려들었다.그러나 그녀는 진시목이 뿌리치자 바로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진시목 역시 인내심을 잃고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의 모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전 이미 얘기 다 끝냈습니다. 3일 후, 대부업체에서 자산 이전 절차를 밟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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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고다빈, 난 네가 똑똑한 사람인 줄 알았어

고다정이 두 사람의 눈에서 증오를 읽어내고 가만히 옆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말하세요. 주식 양도 계약서를 얼마에 팔 생각이에요?”그녀의 단도직입적인 말에 두 사람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서로가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었으므로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었던 것이다.두 모녀가 눈을 마주치더니 고다빈이 입을 열었다.“2,000억. 고씨 가문 소유의 모든 회사를 넘길게.”“2,000억?”고다정이 자기 귀를 의심하며 경악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고다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2,000억.”그녀의 대답에 고다정이 냉소를 금치 못했다.“왜. 내 이마에 호구 두 글자가 씌어있든?”그녀가 비웃으며 고다빈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입을 열 틈을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그리고 내가 듣기로는 고씨 가문 산하의 모든 회사가 이미 대부업체에 저당 잡혔다던데. 어떻게 내게 주식을 양도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네.”고다정이 고씨 가문의 일에 대해 모두 꿰뚫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았다.그들은 고다정의 비웃는 듯한 표정을 보며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러나 지금 그들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참아야만 했다. 고다정은 그들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니까.“회사가 대부업체에 저당잡힌 건 맞지만, 계약서에 3일 이내에 두 배의 값을 지불하면 되찾을 수 있다고 했어. 그래서 2,000억을 요구하는 거야. 그 중 800억은 갚아야 할 돈이고.”고다빈이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앉으며 말했다. 고다정의 앞에서 움츠러들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회사를 되찾기 위해 고다정을 찾아온 것부터 이미 진 것이란걸.하지만 고다정은 그녀의 시기하는 속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듯 냉랭하게 말했다.“만약 그 말이 맞다면 회사 명의 이전이 끝나고 대부업체를 찾아가 회사를 사면 되겠네요.”“고다정, 순진하게 굴지 마. 대부업체가 그렇게 순순히 돌려줄 것 같아? 회사를 다시 사들이려면 우리가 요구한 값의 서너 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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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진시목을 직접 처리할 거예요

고다정의 말에 두 모녀의 안색이 눈에 띄게 흐려졌다.당연히 그들이 하려던 말도 막혀버렸다.두 사람 모두 자존심이 극히 강했다. 고다정의 비아냥거림에 처음부터 억눌러왔던 화가 점차 끓어올랐다.“고다정, 비즈니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널 만난 거지 모욕 받으려고 널 찾은 게 아니라고!”고다빈이 이를 갈며 고함을 질렀다.소담과 다른 경호원들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심지어 찻잔을 고다정에게 던졌을 것이다.물론 심여진도 딸과 같은 생각이었다. 그녀는 냉소하며 말했다.“너 아니어도 회사 사려는 사람은 넘쳐.”“그래요? 그럼, 행운을 빌게요.”말을 마친 고다정은 모녀와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 곧바로 뒤돌아 떠나려 했다.고다정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고다빈의 눈에 살기와 분노가 어렸다.왜 자신은 이토록 어렵게 사는데 자신보다 못했던 고다정은 갈수록 삶이 나아지고 있는 건가?“고다정!”그녀가 고함을 지르며 고다정을 불러세웠다.그러나 고다정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이를 본 고다빈이 다급하게 자극적인 화제를 꺼냈다.“예전에 네가 어떻게 실신한 건지 알고 싶지 않아?”이 말에 고다정이 우뚝 멈춰서더니 뒤를 돌아보았다.고개를 돌리는 여인을 보며 고다빈은 통쾌함을 감추지 못했다.“그때 네게 약을 먹여 실신하게 한 건 진시목이야. 진시목은 나와의 결혼을 위해 널 희생한 거야. 안타깝기도 해라.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 의해 다른 남자의 침대에 보내지다니. 심지어 그로 인해 어머니까지 잃고.”그녀는 말할수록 격해져 듣기 거북한 말들을 입에 담았다. 오직 고다정을 자극하기 위해서.그리고 그녀는 고다정을 자극하는 데에 성공했다.고다정은 격분하여 성큼성큼 걸어와 고다빈의 멱살을 잡고 앞으로 당겼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고다빈을 노려보며 음험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엄마는 나 때문에 돌아가신 거 아니야. 언젠가 이 일의 진실을 밝혀낼 거야. 아무도 못 빠져나가!”“그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려줄게.”고다빈은 조금의 놀라운 기색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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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마

여준재도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강요하지 않았다.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는 응원할 것이다.그가 잠시 생각하더니 당부했다.“고다빈과 진시목의 협상이 결렬되었다 해도 혹시 진시목에게 팔아버릴 것을 대비해 준비해 둬야 해요.”“설마 그러겠어요.”고다정은 확률이 매우 작을 거로 생각했다. 그녀는 고다빈이라는 여자가 얼마나 돈을밝히는지 알고 있었다.진시목이 그렇게 고다빈을 이용한다면 고다빈의 자존심 강한 성격으로는 절대 진시목이 원하는대로 일이 흘러가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여준재도 고다정의 설명을 듣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다빈이 세 번의 고초를 겪고 누그러졌다는 사실을 그들 아무도 알지 못했다.지금의 그녀는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이기만 하면 자존심을 굽힐 수 있었다.그날 오후, 고다빈이 심여진을 데리고 진씨 저택으로 돌아왔다.비록 진시목과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해도 아직 이혼하지 않은 이상 그녀는 진씨 집안의 사모님이었다.그녀는 고용인을 불러 심여진에게 객실을 마련해주고 저택에서 진시목이 오기를 기다렸다.그러나 이날 밤 진시목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그리고 다음 날까지도 진시목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자각한 고다빈이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진시목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전화 속에서 한 여인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진 사장님, 사모님 전화입니다.”“무슨 일인지 물어봐.”진시목의 냉랭한 목소리가 전화 건너편에서 울렸다.여인이 그의 말을 다시 한번 반복했는데 교태를 부리는 목소리 속에 득의양양함이 담겨 있었다.“사모님, 사장님께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십니다.”진시목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녀가 화를 억누르며 이를 악물었다.“전해줘요. 회사를 가지고 싶으면 즉시 집에 오라고!”이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은 그녀는 화가 나 견딜 수 없었다.지금 그녀는 기분이 최악이었고 무엇을 봐도 눈에 거슬리고 성에 차지 않았다.거실에서 물건들이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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