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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고다빈, 난 네가 똑똑한 사람인 줄 알았어

고다정이 두 사람의 눈에서 증오를 읽어내고 가만히 옆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말하세요. 주식 양도 계약서를 얼마에 팔 생각이에요?”

그녀의 단도직입적인 말에 두 사람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서로가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었으므로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었던 것이다.

두 모녀가 눈을 마주치더니 고다빈이 입을 열었다.

“2,000억. 고씨 가문 소유의 모든 회사를 넘길게.”

“2,000억?”

고다정이 자기 귀를 의심하며 경악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고다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2,000억.”

그녀의 대답에 고다정이 냉소를 금치 못했다.

“왜. 내 이마에 호구 두 글자가 씌어있든?”

그녀가 비웃으며 고다빈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입을 열 틈을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듣기로는 고씨 가문 산하의 모든 회사가 이미 대부업체에 저당 잡혔다던데. 어떻게 내게 주식을 양도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네.”

고다정이 고씨 가문의 일에 대해 모두 꿰뚫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들은 고다정의 비웃는 듯한 표정을 보며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참아야만 했다. 고다정은 그들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니까.

“회사가 대부업체에 저당잡힌 건 맞지만, 계약서에 3일 이내에 두 배의 값을 지불하면 되찾을 수 있다고 했어. 그래서 2,000억을 요구하는 거야. 그 중 800억은 갚아야 할 돈이고.”

고다빈이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앉으며 말했다. 고다정의 앞에서 움츠러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회사를 되찾기 위해 고다정을 찾아온 것부터 이미 진 것이란걸.

하지만 고다정은 그녀의 시기하는 속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듯 냉랭하게 말했다.

“만약 그 말이 맞다면 회사 명의 이전이 끝나고 대부업체를 찾아가 회사를 사면 되겠네요.”

“고다정, 순진하게 굴지 마. 대부업체가 그렇게 순순히 돌려줄 것 같아? 회사를 다시 사들이려면 우리가 요구한 값의 서너 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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