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871 - 챕터 880

1270 챕터

제871화 이러다가 언젠가 그냥 자다가 죽어버리 않을까?

여준재는 깜깜한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벌써 이틀째에요.”고다정은 이 숫자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이전에 혼수상태에 빠졌던 시간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점차 증가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그녀는 패닉상태에 빠졌다.'이러다가 언젠가 그냥 자다가 죽어버리진 않을까?'이렇게 생각한 고다정이 온몸을 떨었다. 그녀가 안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한 번에 알아챈 여준재는 그녀를 힘껏 안고 조용히 말했다."허튼 생각 하지 말아요. 절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제가 아무 일도 없게 만들 거예요. 괜찮아요.”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속눈썹을 가늘게 떨며 여준재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단호함이 가득했다. 그녀의 원래 약간 당황했던 마음이 서서히 위로가 되었다."당신을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 저도 열심히 살 거예요.”고다정이 마음을 추스르고 자신감을 회복한 후 여준재를 바라보았다. 여준재도 그녀의 숨결에 변한 것을 눈치채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이때 성시원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내 허락 없이는 염라대왕도 널 데려갈 수 없어.”이 말을 듣고 고다정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당연히 선생님을 믿죠. 선생님은 무조건 저를 무사하게 할거에요!”고다정은 성시원을 향해 달콤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성시원은 고다정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부추기지 마. 깨났으면 손 좀 줘봐. 지금 몸 상태 좀 보게."고다정은 앙증맞게 손을 내밀었다. 여준재는 옆에 서서 긴장한 듯 바라보았다. 그동안 유라는 외부인처럼 세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했다.그녀는 여준재의 보살핌을 받는 고다정을 보고 눈빛이 흐릿해지더니 자진해서 말했다. "다정 씨가 깨어났으니 부엌에 가서 먹을 것을 만들라고 분부할게요. 이틀 동안 잤으니 지금쯤 배가 고프겠네요.”유라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여준재는 유라가 있다는 것이 생각난 듯 괴로워하며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유라를 바라보았다."미안. 너무 걱정돼서 깜빡하고 있었어.”"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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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공해 쪽에 일이 터졌

그다음 날들에 여준 재는 고다정의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증세가 걱정돼서 계속 그녀의 곁을 지켰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주일이 지났지만 고다정이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와 여준재 모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여준재는 매일 고다정의 곁을 지켰다. 덕분에 두 사람의 애정은 그동안 더욱 돈독해졌다.그중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게 바로 유라였다. 하루하루 고다정과 여준재의 사랑이 돈독해지는 걸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었다.그는 자학이라도 하듯 자신이 보기 힘들 줄 알면서도 매일 두 사람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 이틀 지나자 유라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이대로 지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서 고다정과 여준재를 갈라놓으려고 했다.하늘이 그녀의 마음을 들었는지 어떻게 여준재가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할지 고민하던 참에 기회가 찾아왔다. 그날 저녁 유라가 침울한 표정으로 장원으로 돌아갔다. 여준재가 이 시간에 계속 고다정과 함께 있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찾아갔다. 유라는 입구에 서서 방문을 두 번 두드렸다. "준재, 나 왔어."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고다정과 여준재가 잇달아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근 그녀의 안색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먼저 물었다."안색이 안 좋네. 무슨 일 있어?"유라는 말을 들었지만 바로 대답하지 않고 고다정을 힐끔 쳐다보았다. 이 일은 좀 까다로워서 고다정의 앞에서 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얘기였다.여준재는 자연스럽게 그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돌려 고다정에게 말했다."금방 다녀올 테니 심심하면 아래층 정원으로 내려가 있어요. 몸이 불편하면 바로 저한테 말하거나 안젤로를 부르세요.""알겠어요. 빨리 가서 일 봐요."고다정이 빙그레 웃으며 가라고 재촉했다. 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유라를 데리고 방을 나갔다. 서재로 돌아오자 유라가 입을 열었다."공해 쪽에 일이 생겼어. 우리가 이번에 운송한 화물이 모두 압류됐대. 구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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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구 비서님, 몇 년 동안 준재 씨 곁에 있었나요?

의논이 끝나고 여준재와 유라는 각자 서재를 떠나갈 준비를 했다. 여준재가 방으로 돌아와 며칠 동안 자리를 비울 일을 고다 정에게 말했다. 세력적인 일은 언급하지 않았고 이웃나라와 유라 계열사의 합작에 문제가 생겼으니 가서 처리해야 한다고만 했다."그럼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밥 잘 챙겨 먹고 약도 잘 챙겨 먹어요.”고다정이 몸이 좋아진 후 여준재의 몸에 있는 숨은 질병에 대해서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치료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약을 먹어 여준재의 몸에 있는 질병이 자동으로 약력을 흡수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여준재는 그녀가 걱정해주는 것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남준이한테 말해서 당신 옆을 지키도록 할게요."두 사람이 알콩달콩 말을 주고받고 있을 때 유라가 찾아와 준비가 다 되었으니 출발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렇게 일행은 정원의 깊숙한 곳, 드넓은 잔디밭으로 향했다. 풀밭에는 이미 헬리콥터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고다정이 애틋한 마음을 달래며 작별인사를 했다."꼭 자기를 잘 챙기세요.”유라가 옆에서 보고 있는데 거추장스럽기만 했다. 그녀는 여준재가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다정 씨, 안심하세요. 제가 잘 돌볼게요.”유라의 눈에서 도발적인 표정이 보였다. 하지만 고다정은 화를 내지 않고 되려 능글맞게 대답했다."유라 씨 감사합니다. 준재 씨가 약 먹고 밥 먹는 것을 감시해 주세요. 이 사람은 한번 바빠지면 항상 밥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 걱정이에요. 남준 씨가 없으면 혼자 출장 가는 게 걱정돼서요.”고다정은 센스있게 유라의 도발을 받아쳤다. 그녀는 유라를 구남준과 같은 비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라는 이 말 속에 있는 뜻을 알고 이를 갈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여준재 앞에서 이질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그녀는 고다정의 말에 응하고 짐 검사를 핑계로 비행기에 올랐다.고다정은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여준재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그의 표정을 보며 고다정은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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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고다정, 일 해야 해

남자의 무뚝뚝한 얼굴을 보며 고다빈은 그에게 따졌다."도대체 그동안 뭘 하고 있었어요? 그 사람이 도대체 당신에게 무슨 일을 시킨 거죠?”이 말을 들은 진시목은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이런 일은 신경 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네가 그 사람이랑 연락할 때도 나한테 말하지 않았잖아.”말을 마친 그는 고다빈의 안색이 아무리 안 좋아도 신경 쓰지 않고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가 씻었다.고다빈은 욕실의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두 손을 꼭 쥐었다. 몇 분 뒤 진시목은 하반신에 목욕 수건을 두르고 나왔다. 그는 침대 위에 있는 고다빈을 쳐다보지도 않고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돌아서서 떠날 준비를 했다.고다빈은 상황을 보고 더욱 짜증이 났다. 묻지 않아도 그녀는 이 남자가 서재에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출국했다가 돌아온 후 진시목은 줄곧 서재에서 잤다. 그들 사이에 그 사람이 연루되지 않았다면 진시목이 귀국하고 할 첫 번째 일은 그녀와의 이혼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물론 그녀도 이 결혼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기간에 그녀는 진씨 가문의 이름을 빌려 복귀할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진시목과 이혼하고 돈이 없는 그녀를 고경영은 팔아버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고다정은 여기서 일어난 일을 몰랐다.이틀 동안 낮에는 의술을 연구하고 밤에는 여준재와 영상통화를 했고 때로는 아이들을 데려와 온 가족이 인터넷을 통해 웃고 떠들었다. 이렇게 한가한 나날은 나흘째가 되어 끝났다. 여준재 쪽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영상통화를 할 수 없다고 했다.하지만 그가 보낸 메시지를 보면서 고다정은 여전히 즐거웠다.그날 밤 고다정이 휴대전화를 껴안고 달콤한 잠을 자다 한밤중에 휴대전화 벨 소리에 깼다.그녀는 여준재의 전화인 줄 알고 보지도 않은 채 얼떨결에 받았다."준재 씨?”"고다정, 넌 일어나서 일해야 해.”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는 음산한 목소리는 마치 어떤 버튼이 켜지기라도 한 듯 고다정의 머릿속을 맴돌았다.몇 번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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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YS그룹에 사건이 터지

여진성과 심해영도 부하 직원과 지인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당황한 두 사람은 마침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고 날이 밝기 전에 직원들을 회사로 소집했다.지금 그들은 두 가지 가장 중요한 임무를 처리해야 하는데 한가지는 인터넷에 노출된 프로젝트 문서를 철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람들에게 연락하여 YS그룹에 대한 핵심 자료를 가져오는 것이었다.첫 번째 임무는 처리하기 쉬웠지만 두 번째 임무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블랙 시장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여진성은 돈을 써서 자료를 회수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사람들은 300억을 달라고 했다."300억을 가질 거면 차라리 뺏어가."은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두드리며 전화하는 사람과 대치했다. 그러나 전화 속 사람들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농담하시네요. 지금 이미 뺏고 있잖아요."말을 마친 후, 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계속 말했다."하지만 여 회장님이 만약 이 자료들이 300억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다른 누군가가 분명히 더 비싼 가격에 사고 싶어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더 팔면, 아마도 이 300억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그때에 가서 제가 회장님의 체면을 살려주지 않았다고 하지 마세요. 지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연락서 핵심 자료를 사고 싶다고 표시했다는 걸 알고 있을 거라 믿어요.""지금 협박하는 거야?"사무실 한가운데 서서 눈을 부릅뜬 여진성의 눈동자에는 분노가 가득했다.전화 안의 사람은 볼 수 없었지만 그의 말투에서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그렇게 생각하셔도 됩니다. 좋아요. 여 회장님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습니다. 일주일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300억은 적은 돈이 아니니까요.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죠. 일주일 후에 여 회장님께서 돈을 쓰지 않겠다면 전 죄송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말이 끝나자마자 전화가 끊어졌다.여진성은 끊긴 전화를 보다가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부숴 버리려고 했다. 다행히 결정적인 순간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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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한 사람이 한 사람보다 더 괴물같아

"회장님, 이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많은 사람들이 여진성을 주시하며 즉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기를 바랬다. 여진성은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우리는 두 가지 준비를 해야 해요. 한편으로는 돈을 모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블랙 시장 손에 있는 핵심 자료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내야 합니다. 또 유출된 프로젝트 문서는 모두 다시 해야 합니다. 이 기간 동안 모든 초과 근무 연봉은 3배로 계산하겠습니다. 직원들의 마음이 분산되면 안 됩니다. 둘째는 주식시장입니다. 주가가 폭락하지 않도록 반드시 안정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것입니다."여진성이 하나씩 지령을 내렸다.참석자들은 여진성의 지령을 받으면서 당황했던 마음을 달랬다. 회의가 끝난 후 모두가 떠났다. 여진성이 마지막으로 회의실을 나서자 그와 친분이 있는 임원들이 문밖에 서 있었다."왜 가지 않았어요?"여진성이 주동적으로 입을 열어 물었다. 그가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회장님,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여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솔직히 제 마음도 불안해요. 까놓고 보면 이건 YS그룹이 지금까지 직면했던 문제 중 가장 위중한 문제입니다."이 말을 들은 그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그러나 그가 묻고 싶어 하는 말은 이런 말이 아니었다."회장님, 방금 회의에서 대표님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피했는데 대표님에게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여진성은 침묵했다. 잠시 후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속일 수 없을 줄 알았어요. 어찌 된 일인지 연락이 안 돼요.""연락이 안 된다고요?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그는 당황하여 긴장된 얼굴로 바라보았다."아직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조사를 하고 있으니 나중에 소식이 있으면 알려드릴게요."여진성이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그래요. 저도 사람을 보내서 알아보라고 할게요. 유럽으로 가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쪽에 인맥이 좀 있으니 알아보겠습니다."여진성은 거절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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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탄로 날 것 같은 예감

만약 이 자리에 고다빈이 있었더라면, 아마 이 화난 남자가 전에 그녀와 연락했던 의문의 남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이때 방안에는 금발의 남자 말고도 남자 둘과 여자 한 명이 더 앉아 있었다.“자자, 지금은 화낼 때가 아니에요. 중요한 얘기부터 합시다.”이들 중 유일한 한 명의 여자가 입을 열었다.그 말을 들은 다른 사람들은 맞는 말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깟 조그마한 여씨 집안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필요 없어요. 특효약만 손에 넣으면 그딴 집안은 망가뜨리면 그만이에요.”금발의 남자는 그들의 말에 화를 거뒀다. 그리고 몇 사람은 상의하기 시작했다.“지금 YS그룹도 난리가 났고, 여준재도 공해에서 변을 당했으니, 특효약을 손에 넣을 가장 좋은 시기에요. 시리우스한테 움직이라고 합시다.”“시리우스가 움직이는 건 별문제가 안 되는데, 저쪽에 성시원한테도 사람을 보내 잘 감시하고 있어야 해요. 그 영감탱이가 무슨 짓을 벌여 일을 망칠지 몰라요.”“특효약을 손에 넣으면 성시원은 우리한테 더 이상 쓸모도 없는데 그냥 죽여버립시다. 그 사람 재산은 우리가 똑같이 나눠 가져요.”모두가 그 제안에 찬성했다.물론 이런 일을 고다정은 알 리 없었고, 심지어 YS그룹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도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는 마음이 늘 불안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함이 커져만 갔다.그녀가 이 불안함의 출처를 밝혀내기도 전에 여진성한테서 먼저 전화가 왔다.“다정아, 너 혹시 준재랑 연락이 되니?”“무슨 일 있으세요?”굳어있는 여진성의 심상치 않은 어조로 그녀는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나 가슴이 꿈틀거렸다.여진성도 숨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회사에 일이 생겼는데 준재가 연락이 안 되는구나. 너랑 연락이 혹시 닿게 되면 얼른 나한테 전화하라고 해. 내가 아주 중요하게 상의할 일이 있어.”“알겠어요. 제가 한번 연락해 보겠습니다.”고다정은 전화를 끊었다.한편, 여진성이 휴대전화를 내려놓자, 옆에 있던 심해영은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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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찾지 못했지만 꼭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등 뒤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어 고다정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남준 씨.”“아... 작은 사모님. 어쩐 일이세요?”갑자기 들이닥친 고다정때문에 구남준은 잔뜩 긴장했다.그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자 고다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의 손에 쥐어진 휴대전화에 쏠렸다. 평소 그가 한 번도 쓰는 걸 못 봤던 낯선 휴대전화였다. 그녀의 눈매가 가늘게 변했다.“남준 씨한테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요. 혹시 지금 바빠요?”왠지 모르게 고다정의 눈빛이 자신을 꿰뚫고 있다는 착각이 들어 구남준은 당혹감이 더 크게 번져 말까지 더듬거렸다.“아, 아. 아닙니다. 무, 무슨 일 물어보시려는 건지...”궁금한 게 있다더니 오히려 그녀는 말하지 않고 뜸을 들이며 의미심장한 눈으로 빤히 쳐다보기만 하였다. 한참 후, 그녀는 입을 열었다.“남준 씨 손에 쥔 휴대전화 말이에요. 처음 보는 건데, 언제 그 전화로 바꿨어요?”“아... 이, 이거요? 예전부터 쓰던 건데 일할 때만 사용해서 아마 작은 사모님이 못 보셨을 겁니다.”그는 손에 쥔 휴대전화를 무의식적으로 감추려 했다. 그의 등 뒤에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고다정이 뭘 알고 묻는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자 찔리는 마음에 더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의 이리저리 흔들리는 눈빛과 불안한 손동작은 고다정의 눈을 피해 가지 못했다.여준재가 진짜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고다정의 낯빛은 삽시에 어두워졌다.그녀는 급히 확인하고 싶었다. 머릿속의 추측이 맞는지 아닌지.그리하여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여준재의 새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고다정이 전화를 걸자 구남준은 심장이 요동을 쳤다. 불안한 마음에 손끝이 저렸다.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그가 호주머니에 넣은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일부터 특이하게 설정해 놓은 벨소리가 지금은 귀에 거슬리기만 했다.그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얼굴에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고다정은 전화를 끊지 않고 그 벨소리를 들으며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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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꿈에 준재 씨가 죽었어요

구남준의 설득이 전혀 귀에 와닿지 않는 고다정은 낮게 부르짖으며 구남준을 매섭게 쳐다봤다.그녀는 언제부턴가 눈가에 눈물이 맺혔고, 조급했지만 가능한 한 진정하려고 애쓰는 얼굴이었다. 구남준은 그런 그녀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사실대로 말하게 되었다.“대표님이 사고 난 건... 닷새 전입니다.”“닷새 전?”믿을 수 없다는 듯 구남준을 쳐다보다 고다정은 몸이 휘청거리며 쓰러졌다. 엄청난 충격에 몸과 마음이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된 것이다.그걸 본 구남준은 재빨리 손을 내밀어 그녀의 가라앉는 몸을 부축하고는 그녀를 불렀다.“작은 사모님!”그가 부르는 외침에도 고다정은 깨어나지 못하고 눈을 꼭 감고 있었다.구남준은 황급히 그녀를 들어서 안고 문밖으로 향해 뛰쳐나가며 소리쳤다.“거기 누가 없어? 얼른 여기로 와 봐!”잠시 후, 안젤로는 고다정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받고 팀원들을 데리고 부랴부랴 달려왔다.또 영문 모를 혼수상태에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 줄 알았는데, 검사해 보니 그게 아니어서 그는 한시름 놓았다.“고다정 씨는 제가 예상했던 그런 혼수상태는 아니고 그저 일시적인 충격으로 실신한 겁니다. 좀 있으면 곧 깨어날 겁니다.”안젤로는 고다정이 대체 어떤 충격을 받아 쓰러지기까지 했는지 궁금했지만, 자신의 신분을 잊지 않고 물어보지 않았다. 그들한테는 알지 말아야 할 일은 모르는 게 원칙이었다.검사를 마치자 안젤로는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방을 나갔다.그러자 방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구남준은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고다정을 살펴보고는 휴대전화를 들고 소파에 가서 앉아 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작은 사모님이 대표님 실종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쪽 상황은 좀 어떻습니까? 대표님을 찾았나요?’‘들킨 거야?!’간결한 네 글자로 답장이 왔다.그리고 구남준이 다시 답장을 보내기도 전에 조급한 벨소리가 울렸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저편에서는 불쾌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어떻게 된 거예요? 보스가 분명 이 일을 함구하라 했잖아요.”“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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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여준재를 찾아 나서다

구남준이 여준재의 말로 자신을 가로막자 고다정은 바로 호통쳤다.“하지만 남준 씨 또한 잊지 말아요. 준재 씨가 자리에 없으면 뭐든 내 말에 따라야 한다고 했어요!”구남준은 말문이 막혀 진퇴양난의 표정이었다.이어서 고다정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또 귓전에 울렸다.“당장 비켜서요! 이건 명령이에요! 지금 바로 준재 씨가 사고 난 곳에 데려다줘요!”“하지만 작은 사모님, 저 진짜 그럴 수 없어요. 곤란하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구남준은 거의 빌다시피 하며 눈빛은 여전히 완고했다.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그를 보며 고다정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그한테 삿대질했다.“내가 다시 한번 물을게요. 진짜 날 안 데리고 갈 거예요?”입을 꾹 다물고 있는 구남준은 문어귀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태도는 명확했다.그걸 모를 리 없는 고다정은 오히려 짧게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그래요? 알겠어요. 내 앞을 가로막으면 내가 아무 방법이 없을 줄 알았어요?”이윽고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누구한테 전화를 걸었다.“화영 씨, 사람 데리고 여기 안방에 좀 와줘요.”그녀의 의도를 알아챈 구남준은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여기까지가 최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등 뒤에서는 워커 신발이 바닥에 힘 있게 부딪히는 쿵쿵하는 소리가 소란스럽게 들려왔다. 그리고 이어서 화영은 팀원들을 데리고 방 앞을 둘러쌌다.그녀는 문 앞을 가로막고 있는 구남준과 아직 방문을 나서지 못한 채 잔뜩 노여워하는 고다정을 번갈아 보고, 의혹에 찬 눈길로 고다정한테 물었다.“아가씨, 무슨 일이십니까?”“화영 씨, 이 사람 잡아요, 당장.”고다정은 구남준을 가리키며 차갑게 지시를 내렸다.갑작스러운 명령에 화영은 약간 어리둥절하게 구남준을 쳐다봤지만 지체 없이 명령대로 움직였다.“네, 알겠습니다.”자신이 화영한테는 상대가 안 된다는 걸 똑똑히 아는 구남준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낮게 얘기했다.“명령 거둬들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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