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 자리에 고다빈이 있었더라면, 아마 이 화난 남자가 전에 그녀와 연락했던 의문의 남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이때 방안에는 금발의 남자 말고도 남자 둘과 여자 한 명이 더 앉아 있었다.“자자, 지금은 화낼 때가 아니에요. 중요한 얘기부터 합시다.”이들 중 유일한 한 명의 여자가 입을 열었다.그 말을 들은 다른 사람들은 맞는 말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깟 조그마한 여씨 집안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필요 없어요. 특효약만 손에 넣으면 그딴 집안은 망가뜨리면 그만이에요.”금발의 남자는 그들의 말에 화를 거뒀다. 그리고 몇 사람은 상의하기 시작했다.“지금 YS그룹도 난리가 났고, 여준재도 공해에서 변을 당했으니, 특효약을 손에 넣을 가장 좋은 시기에요. 시리우스한테 움직이라고 합시다.”“시리우스가 움직이는 건 별문제가 안 되는데, 저쪽에 성시원한테도 사람을 보내 잘 감시하고 있어야 해요. 그 영감탱이가 무슨 짓을 벌여 일을 망칠지 몰라요.”“특효약을 손에 넣으면 성시원은 우리한테 더 이상 쓸모도 없는데 그냥 죽여버립시다. 그 사람 재산은 우리가 똑같이 나눠 가져요.”모두가 그 제안에 찬성했다.물론 이런 일을 고다정은 알 리 없었고, 심지어 YS그룹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도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는 마음이 늘 불안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함이 커져만 갔다.그녀가 이 불안함의 출처를 밝혀내기도 전에 여진성한테서 먼저 전화가 왔다.“다정아, 너 혹시 준재랑 연락이 되니?”“무슨 일 있으세요?”굳어있는 여진성의 심상치 않은 어조로 그녀는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나 가슴이 꿈틀거렸다.여진성도 숨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회사에 일이 생겼는데 준재가 연락이 안 되는구나. 너랑 연락이 혹시 닿게 되면 얼른 나한테 전화하라고 해. 내가 아주 중요하게 상의할 일이 있어.”“알겠어요. 제가 한번 연락해 보겠습니다.”고다정은 전화를 끊었다.한편, 여진성이 휴대전화를 내려놓자, 옆에 있던 심해영은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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