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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여준재를 찾아 나서다

구남준이 여준재의 말로 자신을 가로막자 고다정은 바로 호통쳤다.

“하지만 남준 씨 또한 잊지 말아요. 준재 씨가 자리에 없으면 뭐든 내 말에 따라야 한다고 했어요!”

구남준은 말문이 막혀 진퇴양난의 표정이었다.

이어서 고다정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또 귓전에 울렸다.

“당장 비켜서요! 이건 명령이에요! 지금 바로 준재 씨가 사고 난 곳에 데려다줘요!”

“하지만 작은 사모님, 저 진짜 그럴 수 없어요. 곤란하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구남준은 거의 빌다시피 하며 눈빛은 여전히 완고했다.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그를 보며 고다정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그한테 삿대질했다.

“내가 다시 한번 물을게요. 진짜 날 안 데리고 갈 거예요?”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구남준은 문어귀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태도는 명확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고다정은 오히려 짧게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래요? 알겠어요. 내 앞을 가로막으면 내가 아무 방법이 없을 줄 알았어요?”

이윽고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누구한테 전화를 걸었다.

“화영 씨, 사람 데리고 여기 안방에 좀 와줘요.”

그녀의 의도를 알아챈 구남준은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여기까지가 최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등 뒤에서는 워커 신발이 바닥에 힘 있게 부딪히는 쿵쿵하는 소리가 소란스럽게 들려왔다. 그리고 이어서 화영은 팀원들을 데리고 방 앞을 둘러쌌다.

그녀는 문 앞을 가로막고 있는 구남준과 아직 방문을 나서지 못한 채 잔뜩 노여워하는 고다정을 번갈아 보고, 의혹에 찬 눈길로 고다정한테 물었다.

“아가씨, 무슨 일이십니까?”

“화영 씨, 이 사람 잡아요, 당장.”

고다정은 구남준을 가리키며 차갑게 지시를 내렸다.

갑작스러운 명령에 화영은 약간 어리둥절하게 구남준을 쳐다봤지만 지체 없이 명령대로 움직였다.

“네, 알겠습니다.”

자신이 화영한테는 상대가 안 된다는 걸 똑똑히 아는 구남준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낮게 얘기했다.

“명령 거둬들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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