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891 - 챕터 900

1270 챕터

제891화 아가씨는 외국에 잘 다녀왔어요?

이틀 동안, 고다정은 집에서 두 아이와 외할머니를 모셨다. 이 또한 한편으로는 국내 상황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그러던 중, 임은미가 그녀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두 사람은 잠시 담화를 나눈 뒤 고다정은 임은미의 배를 보며 물었다.“아이는...”“없어졌어. 네가 떠난 지 보름 만에 나는 이 아이를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임은미는 덤덤하게 이 일을 꺼냈다. 고다정은 그런 그녀를 보며 마음이 아파졌다.고다정은 임은미의 성격으로 그때 당시 이렇게 평온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녀의 손을 잡으며 안타까워했다.“미안해, 이렇게 큰일을 겪을 때 나는 네 곁에 없었네.”“아니야. 너도 중요한 일이 있었잖아. 뭘 사과까지 해. 그리고 너도 채성휘에게 나를 돌바달라고 부탁했잖아.”임은미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고다정도 머리를 끄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없는 동안 임은미와 채성휘가 어떻게 지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너랑 채 선생님은...”“아무 사이도 아니야.”고다정이 무엇을 묻고 싶은지 눈치챘던 임은미는 급하게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말이다.고다정은 아쉬워하는 척하면서 넘어갔다.“그렇구나. 아쉽네! 나는 두 사람이 잘 됐으면 했는데.”“내가 어떤 남자를 찾던 무조건 성휘 씨는 아니야.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너무 많아. 내 이상형이랑 너무 거리가 멀어. 내가 그에게 시집간다면 그야말로 내 고생길이 열리는 거야.”임은미는 채성휘가 마음에 안 드는지 계속 투덜거렸다. 그때 고다정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그녀가 보기에 임은미는 분명 겉과 속이 다른 말을 하는 것 같았다.만약 정말 관심이 없다면 이렇게 많은 단점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잘 지내는 것 같으니 마음이 놓이네.”고다정은 빙그레 웃으며 임은미를 바라봤다. 그러자 임은미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되물었다.“어딜 봐서 우리가 잘 지내는 것 같아?”“그런 게 아니라면 어떻게 채 선생님의 단점을 그렇게 많이 알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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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준재 씨, 보고싶어요

김창석과 채성휘는 그 말을 듣자 몹시 걱정하였다.“저도 외국에 아는 사람이 좀 있는데 제가 사람을 시켜서 찾아보라고 할까요?”“아니면 제가 스승님에게 사람을 보내 찾아달라고 할까요?”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고다정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이 일은 결국 여준재와 관련된 일이기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김창석과 채성휘도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라고 했다. 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이어 특효약에 관해 이야기했다.“전에 주신 아이디어에 따라 기술적인 난제를 모두 풀었어요. 이제 곧 제작에 들어갈 겁니다. 마침 고 선생님이 돌아오셨으니 우리 함께 손을 잡으면 빨리 특효약을 출시시킬 수 있을 겁니다.”채성휘는 기대 가득 찬 눈빛으로 고다정을 보며 말했다. 그는 특효약 출시를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야만 국내는 물론 다른 나라의 환자들도 싼 가격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 더는 비싼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할 필요가 없다.고다정도 그런 채성휘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다만 지금 그녀는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고다정은 여준재를 대신해 회사를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여진성과도 회사에 가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었다.그래서 결국 고다정은 미안한 표정으로 채성휘를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앞으로 조금 더 신경 써줘야 할 것 같네요. 준재 씨가 돌아오지 않았고 YS그룹쪽도 지금 많이 어수선해요. 준재 씨를 도와 회사를 지키고 싶습니다. 실험실 쪽은 두 분이 계셔서 제가 정말 든든해요. 다만 제가 없어서 진도가 느려질 수는 있지만 회사 일을 잘 처리하고 야근을 해가면서라도 진도를 따라잡을게요.”“괜찮아요. YS그룹쪽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일입니다. 고 선생님, 먼저 가서 처리하세요.채성휘가 넓은 야량으로 이해하자 고다정은 무척 고마웠다. 오히려 김창석에게서 수상한 낌새가 느껴졌다. 고다정이 이 기간에 별장 쪽 실험실에 갈 수 없다면 그는 아마 사람들에게 손을 쓰라고 알릴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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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고다정이 뭔데 화를 내?

넓은 회의실에는 YS그룹 고위층들로 꽉 찼다. 그들은 여진성이 고다정을 데리고 들어오자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언짢아했다.비록 받아들이기 싫었지만 그들은 마지못해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회장님, 작은 사모님. 오셨습니까”여진성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진지하게 말했다.“다들 다정이를 알고 있는 것 같으니 소개하지 않을게요. 다정 씨, 저쪽에 앉으세요.”말을 마치자 여진성은 멀지 않은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진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노트를 들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모든 사람은 여진성이 곧 어떤 계획을 발표할지 모두 눈치를 챘다.그리고 곧이어 그 추측 또한 진실로 입증되었다.여진성은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오늘 회의의 주제를 짚으며 말했다.“오늘 회의는 업무 외에 다른 한 가지 일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늘부로 고다정 씨가 회사 사업부를 인수하고 사업부의 모든 기획을 책임질 거예요. 혹시 반대의견 있는 분?”이 말이 나오자 모두 갸우뚱하며 서로를 쳐다봤다. 그들은 회장님이 이런 결정을 한 원인을 잘 알고 있었다. 전 사업부 책임자에게 치명적인 단점은 없었으나 업무 태도가 성실하지 않았다. 그리고 회사 기물 유출 문제까지 더해져 여진성은 당연히 중요한 부서를 외부인 손에 넣으려고 하지 않았다.고다정은 여씨 가문의 며느리로서 여진성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다.회의는 한 시간 반 정도 열렸다. 고다정이 빼곡히 필기한 노트를 들고 사람들을 따라 회의실을 떠나려고 할 때 여진성이 그녀를 불렀다.“네, 회장님.”고다정은 공과 사를 명확하게 구분하며 호칭을 써갔다. 그러자 여진성은 고다정을 더 흐뭇하게 쳐다보면서 만족해했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 보면 낙하산으로 사업부를 인수하게 되었는데 방금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지만, 불만 있는 사람이 무조건 있을 거예요. 그래서 다정 씨를 귀찮게 할 수도 있죠. 만약 도가 지나치거나 처리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저랑 말하세요.”“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하루빨리 회사에서 자리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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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또 다시 사건이 터진 YS그룹

여명호의 말을 듣던 여준재는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여명호가 나쁜 마음을 품고 말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단지 계획이 흐트러져서 여준재의 처지가 위험해질까 봐 한 말이었다. 필경 여준재가 상대해야 할 사람은 보통 재벌 집이 아니라 수백 년의 역사를 빛낸 진정한 명문이었다.하지만 누군가가 고다정의 뒷담화하면 여준재는 마음이 불편했다.“명호야!”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여명호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여준재는 차갑게 여명호를 노려보며 말했다.“다정 씨는 내 와이프야. 네가 그 사람을 평가할 처지는 아니지 않아? 이런 말을 두 번 다시 듣고 싶지 않아!”자기 보스가 잘난 체하는 권다정을 이렇게 아끼는 걸 보자 여명호는 기분이 언짢았다. 하지만 감히 그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알겠습니다. 다시 안 그럴게요.”구남준은 흐뭇해하면서 이 모습을 바라봤다. 여명호가 여준재의 의형제라는 명분으로 고다정에게 무례한 것도 모자라 험담까지 했다. 인제야 여준재에게 혼 혼난 것을 보자 구남준은 속으로 기뻐했다.여명호가 잘못을 인정하자 여준재도 너그럽게 받아주고 더는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 미간을 펴며 말했다.“부윤솔 어르신 쪽은 어떻게 됐어?”이 일의 배후에는 여준재뿐만 아니라 부윤솔도 함께 있었다. 부윤솔은 이런 은둔 가문 사람들이 나라에서 주는 최고급 대우를 받으면서 나라 이익을 해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부씨 가문에서 따라 하려고 하지 않자 그들은 연합해서 부씨 가문을 괴롭혔다!여준재와 부윤솔이 은둔 가문 세력과 싸우고 있을 때 일주일 동안 잠잠해 있던 고다정에게 갑자기 일이 생겼다.이날, 고다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야근했다. 저녁 무렵 낯선 전화가 걸려 왔다. 그녀는 스팸 전화인 줄 알고 받기 싫었다. 하지만 전화가 끊기려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 한 줄기 빛이 스쳐 갔다. 혹시 여준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다정은 수신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준재 씨?”고다정은 핸드폰을 꼭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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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꼭 배후를 밝혀낼 거야

여진성을 적절히 배치한 후 고다정은 직원을 시켜 자기가 프로젝트팀에 두고 온 핸드백을 가져오게 했다.핸드백에는 그녀가 가지고 다니는 약봉지와 은침이 들어있다.잠시 후 핸드백이 그녀의 손에 도착했다.그녀가 침을 놓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혼수상태이던 여진성이 서서히 깨어났다.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그는 방에 가득 모인 사람들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야단쳤다.“다들 여기를 둘러싸고 뭐 해요? 한가해요? 회사 일은 다 해결했어요?”“여 회장님, 이분들도 회장님이 걱정돼서 그러는 거니까 야단치지 마세요. 잊으셨나요? 방금 쓰러지셨잖아요.”고다정이 급히 다른 사람들 대신 설명했다.그제야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여진성은 미안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여러분 미안해요. 방금은 정신이 흐리멍덩해서.”“괜찮습니다. 회장님이 무사해서 다행입니다.”“회장님이 괜찮으시다면 저희는 일 보러 가겠습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세요. 다시는 과로로 쓰러지시면 안 됩니다. 대표님이 돌아오지 않으셨는데, 회장님이 회사를 지키셔야죠.”“그러게요, 회장님, 휴식에 신경을 쓰세요.”사람들은 여진성이 또 쓰러질까 봐 충고했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저도 모르게 조바심 냈다.회사에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대표님은 왜 한 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지?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면 할수록 그런 것 같았다.고다정은 이들의 생각을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임원들을 보낸 후 마음이 놓이지 않아 휴게실에 남아 여진성을 돌보았다.그녀와 함께 남은 여진성의 비서는 그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몹시 불안해했다.“작은 사모님, 회장님을 병원으로 모시지 않아도 될까요?”“걱정되시면 병원 가서 검사해 보는 것도 좋죠.”고다정은 자기가 검사했을 때 문제가 없었으니 반드시 문제가 없다고 뻐기지 않았다.한의학과 서의학은 어쨌든 서로 다른 두 가지 체계다.그녀의 말을 들은 비서는 잠깐 생각하더니 병원에 가보자고 했지만 여진성이 이를 거절했다.“내 몸은 내가 알아. 별문제 없으니까 병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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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이사회 개최

고다정이 소담에게 유능한 해커를 찾으라고 지시한 후 여진성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여 회장님, 무슨 일이세요?”여진성은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방금 받은 소식인데, 30분 후 이사회를 개최한대요. 준재도 이사회 일원인데 지금 여기 없으니 다정 씨가 준재 대신 회의에 참석해 줬으면 해요.”“그래도 될까요?”고다정은 좀 의아했다.여준재와 약혼은 했지만 아직 결혼은 안 했는데 이사회 같은 회사 핵심 회의에 그녀가 참석한다면 불만을 사지 않을까?물론 여진성도 고다정의 생각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다.그는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왜 안 돼요? 다정 씨가 아직 준재와 결혼하지 않았지만 아버님도 허락한 혼사예요. 두 사람 사이 애정만 문제가 없으면 결혼은 정해진 일이에요.”이토록 긍정적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얼굴에 감동의 빛이 어렸다. 그때 더 감동적인 말이 들려왔다.“그리고 또 한 가지, 준재가 원래 결혼식을 올릴 때 알려주려고 한 건데, 다정 씨가 이 문제에 신경을 쓰니 준재 대신 먼저 말해줄게요. 그때 하준이, 하윤이를 가문에 입적시킬 때 다정 씨 이름도 여씨 가문의 족보에 올렸어요. 즉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을 뿐, 다정 씨는 이미 우리 여씨 가문의 며느리예요.”“그러니까 안심하고 나랑 같이 이사회에 참석해요. 누가 감히 의문을 제기하면 내가 막아줄 거예요.”여진성의 말속에는 구석구석 고다정을 아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이 시각 그녀는 정말 감동했다.여준재가 그렇게 일찍 그녀 이름을 여씨 가문의 족보에 올렸을 줄은 몰랐다.그러나 감동은 감동이고, 그녀는 현실 문제를 무시할 수 없었다.“회장님께서 회사에 돌아오실 건가요? 몸이 견딜 수 있으세요?”고다정은 이사회가 그리 빨리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좀 걱정됐다.그리고 회의에서 일부 이사들이 고약한 말을 할 것이다.준재가 이사회의 일부 늙다리들이 본분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여진성은 고다정의 걱정을 알기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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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여준재는 왜 줄곧 나타나지 않는가?

이 말이 나오자, 모든 사람이 논쟁을 멈추고 잇달아 방금 말한 사람을 바라보았다.여진성과 고다정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를 주시했다.그 사람은 이렇게 많은 사람의 시선, 특히 회장님의 무섭고 날카로운 시선 속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애써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제가 이렇게 말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아? 무슨 이유요?”여진성이 어떤 기분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그 사람은 이를 악물더니 말했다.“이전에 유출된 핵심 자료는 말할 것도 없고, 이번에 유출된 자료 중 몇 가지 수치는 회장님만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자료를 우리 중 누군가가 유출했을 가능성은 없습니다.”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잇달아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기더니 잠시 후 문득 깨달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그들은 정말 그렇다고 느끼고 잇달아 맞장구치기 시작했다.“회장님, 제 생각에는 조 이사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는 범인을 찾지 못했고 어디서 유출됐는지도 몰라 흐지부지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명한 단서가 있습니다. 저는 회장님 주변 사람들을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고 이런 일이 다시 한번 반복되면 정말 회사의 근간이 흔들릴 것입니다.”“그러게요. 두 번 자료 유출로 입은 손실이 지난해 1년 수익에 맞먹습니다.”“회장님께서 회사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점점 말투가 격해지는 사람들을 보며 여진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솔직히 그는 자료가 자기 손에서 유출됐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누굴까? 누가 나를 배신했을까?’아무리 분노가 치밀어올라도 현재 상황에서 딴생각할 겨를이 없다.그는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앉아있는 이사들을 한번 빙 둘러보고 나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은 제가 확실하게 조사해서 여러분께 결론을 내놓겠습니다.”그런데 그가 말하기 바쁘게 반대 의견이 나왔다.“회장님은 이 조사에서 빠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회장님의 측근이 회사 기밀을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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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준재가 너희를 속이고 있어

이사회가 끝난 후 고다정은 여진성을 따라 사무실에 돌아왔다.그녀는 안색이 안 좋은 여진성을 보고 잠시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방금 회의에서 하동훈은 여진성이 조사 권한을 내놓지 않고서는 못 배길 정도로 거세게 몰아붙였다. 내놓지 않으면 준재가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물고 늘어질 태세였다.이런 생각을 하며 고다정은 옆에 앉아 여진성이 기분을 진정시킨 후 무슨 지시를 내릴지 기다리고 있었다.다행히 여진성은 이내 분노를 가라앉히고 조용히 소파에 앉아있는 고다정을 보며 손을 저었다.“여기는 별일 없으니 가서 일 봐요.”“네.”고다정이 대답하고 일어나서 떠나려 할 때, 사무실 문이 밖에서부터 열리더니 여범준이 지팡이를 짚고 걸어 들어왔다.여진성과 고다정이 둘 다 놀랐다.“아버지, 무슨 일로 산에서 내려오셨어요?”“할아버지.”고다정도 걸음을 멈추고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여범준은 이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추더니 옆을 바라보았다.“너도 있었구나. 마침 잘 됐다. 사람 보내서 부를 필요가 없게 됐어.”말을 마치고 그는 언짢은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옆의 소파에 앉더니 여진성을 닦달했다.“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내가 오지 않을 수 있겠니? 넌 대체 회사를 어떻게 관리한 거야? 어쩌다 핵심 기밀이 유출되는 일이 두 번이나 발생했어?”여진성은 잘못을 저지른 학생처럼 여범준 앞에 서 있었다.그 자리에 고다정도 있기에 체면이 말이 아니었지만, 그는 여전히 사실대로 말했다.“방금 이사회 토론을 거쳐 제 곁에 산업 스파이가 있는 것 같다는 결론이 났어요.”“곁에 산업 스파이가 있는데 왜 일찍 눈치채지 못했어?”여범준은 여진성의 말을 듣고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다. 여진성은 씁쓸해하며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범인이 너무 조심스럽게 움직여요. 지난번 유출됐을 때 사람을 시켜서 일일이 조사하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만 누가 유출했는지 찾지 못했어요. 이번에도 유출된 기밀 중 몇 가지 데이터가 저에게만 있는 거라서 제 주변 사람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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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여준재에게 연락이 닿다

고다정은 무의식 간에 여진성을 쳐다보았다.여진성도 아버지의 말에 놀라더니 잠시 멍해 있다가 그 뜻을 깨닫고 안색이 어두워졌다.어쩐지 계속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 거였구나.“이 자식이 이렇게 큰일을 숨기다니. 우리가 걱정한다는 걸 모르나?”“아마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일 거야. 그리고 이건 내 추측일 뿐이야.”여범준은 말하다가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돌려 똑같이 안색이 안 좋은 고다정을 보며 그녀가 오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몇 마디 더 설명했다.“다정아, 너 잡생각 하지 말아라. 내가 방금 말했듯이 이 모든 건 내 추측일 뿐이야. 그리고 준재가 우리한테 숨긴 건 매우 위험한 일이라서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그랬을 거야.”고다정은 이 말을 듣고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지만, 여전히 심기가 불편했다.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여범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정말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그런 상황이라 할지라도 저는 준재 씨한테 이유를 정확히 물어보지 무턱대고 화내지 않을 거예요.”“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다.”여범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서 일 보라고 손짓했다.고다정도 빨리 가서 어르신의 말씀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던 차라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나갔다.다만 프로젝트팀에 돌아온 후 구남준에게 전화해 캐물으려 할 때 부하 직원이 찾아오는 바람에 잠시 지체됐다.그렇게 일하다 보니 반나절이 지나가고 퇴근 시간이 다 됐다.고다정은 기지개를 켠 후 미처 하지 못한 일이 생각나서 급히 책상 위의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구남준에게 전화했다.“작은 사모님, 이렇게 일찍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전화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똑똑하지 아니한 것을 보면 자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다정도 그의 휴식을 방해했음을 의식했지만, 기왕 전화한 걸 낭비하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이유를 말했다.“남준 씨, 사실대로 말해줘요. 준재 씨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죠?”이 말을 뱉은 후 구남준의 호흡이 한순간 흐트러진 것을 발견한 고다정은 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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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자료 유출 범인을 찾았다

그 후 이틀은 그런대로 조용히 지나갔다.YS그룹 기밀 유출에 관한 인터넷 여론도 잠잠해졌다.그러나 이 사건이 YS그룹 내부에서는 끝나지 않았다.하동훈은 기밀 유출에 관한 조사 권한을 가진 후 한시도 가만있지 않았다.회사 내부 CCTV는 물론 여진성 측근들도 전부 조사했다.심지어 고다정도 불려 가서 조사를 받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또 이틀이 지나갔다.이날 고다정은 평소처럼 회사에 나왔는데,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덩치 큰 경호원 두 명이 그녀를 찾아왔다.“고 팀장님, 저희랑 회의실에 가시죠.”“...네.”고다정은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한편으로는, 무슨 일이 생겼길래 경호원까지 보냈는지 의문이 들었다.그리고 그녀가 오해했을 수도 있는데, 두 경호원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 경멸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잡생각을 하는 사이에 회의실에 도착했다.“고 팀장님, 들어가세요.”경호원이 회의실 문을 열면서 말했다.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녀가 회의실에 들어서자, 모든 사람이 각양각색의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분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간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의문 가득한 얼굴도 있었다.이러한 시선에 마주한 고다정은 이상하다고 느끼며 무의식적으로 여진성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여진성과 여범준도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그녀의 뒤에서 문이 닫혔다.크지 않은 이 소리에 고다정은 얼이 빠진 상태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죄송하지만, 왜 다들 그런 눈으로 저를 보시는지 물어도 될까요?”“왜냐고요? 설마 몰라서 물으십니까?”하동훈이 차갑게 코웃음치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고다정을 주시했다.자세히 보면, 그의 눈에는 살짝 흥분한 기색도 있었다.오늘 일이 잘 마무리되면 앞으로 YS그룹은 하늘이 바뀔 것이다.아무것도 모르는 고다정은 하동훈의 질문에 어리둥절해져 의문스레 물었다.“제가 뭘 했는데요?”“고 팀장은 진짜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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