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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901 - 챕터 910

1270 챕터

제901화 고다정을 감싸 주는 건가?

고다정은 전화하면서도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정말 아이러니하다. CCTV 데이터가 삭제됐다면 YS그룹 기술팀 사람들이 어떻게 발견하지 못할 수 있는가?어쩌면 이 영상은 하동훈이 사람을 찾아 합성한 것일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며칠 전 여준재가 보낸 메시지 내용이 떠올라 눈빛이 냉혹해졌다.하동훈은 문제 있는 부류의 사람일 것이다.고다정은 내색하지 않고 전화를 끊은 후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저희 회사 엔지니어를 불렀습니다. 잠시 후 여러분께서 보시고 증인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당연히 그래야죠.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영상이 진짜라면 고 팀장은 어떻게 할 건가요?”하동훈이 고다정을 호되게 압박했다.그의 매서운 시선에 마주한 고다정은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이 영상이 진짜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하동훈이 이렇게 확신하는 모습을 보고, 원래 확고하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이 남자가 영상이 진짜라고 확신하지 않는다면 절대 이렇게 나한테 따지고 들 배짱이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이 영상은 진짜인가?’이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고다정은 바로 배제했다.그녀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으므로 이 영상은 틀림없이 가짜이다.“그 문제는 영상 감정이 끝난 후 다시 얘기하도록 하죠.”“고 팀장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군요. 좋아요. 그럼, 영상 감정 결과를 기다리죠.”승리를 확신해서인지 하동훈은 큰 자비를 베풀었다.고다정은 그의 이런 모습에 불안감이 더 커졌다.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여진성과 여범준 곁으로 다가갔다.그녀가 두 분에게 뭐라고 할지 몰라 머뭇거릴 때 여범준이 불쑥 입을 열었다.“다정아, 우리 둘은 네가 여씨 가문에 손해를 입히는 일은 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무섭고 불안하던 마음이 다소 안정됐다.“그래요. 우리는 다정 씨를 믿고 다정 씨와 준재 사이의 감정도 믿어요.”여진성도 태도를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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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고다정이 최면에 걸렸다

하동훈의 말이 끝나자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이사들도 잇달아 반대해 나섰다.“회장님, 저희도 두 분이 고 팀장과 어떤 관계인지 알지만 지금 상황은 감정적으로 대응하시면 안 됩니다.”“이런 일이 생겼는데, 두 분이 이 여인을 감싸면 저희가 마음이 상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하십니까?”“그러게요. 이 일은 쉽게 무마할 수 없습니다.”“저는 심지어 지난번 자료 유출도 고 팀장 짓이 아닌지 의심됩니다.”이러한 의심과 압박에 직면한 고다정은 변명하지 않고 하동훈을 빤히 쳐다보며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이 일이 일단 그녀가 한 것으로 판정이 나면 여씨 가문이 매우 불리해진다.그런데 하필 조급할수록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그녀는 발을 동동 굴렀다.그녀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할 때 귓가에 재차 여범준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러분, 먼저 조용히 하고 내 말 들어봐요.”“회장님,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하동훈이 불만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여범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흘겨본 후 신경 쓰지 않고 옆에 있는 엔지니어에게 말했다.“자네가 방금 영상 화면을 검사할 때 몇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 같던데, 그 부분들을 확대해서 보여줄 수 있겠나?”엔지니어는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그는 여범준의 요구에 따라 영상에서 몇 개 화면을 캡처한 후 확대했다.여진성과 고다정은 여범준의 동작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어르신이 궁지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찾으신 건가?하동훈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활짝 펴져 있던 미간이 저도 모르게 살짝 찌푸려졌다.그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봐 걱정했다.이는 근래 하씨 가문이 처음으로 목표에 가까워진 기회란 걸 알아야 한다.다른 사람들도 의견이 분분했다.“회장님이 저 화면들을 확대해서 뭘 하려는 거지?”“모르지, 지켜보자.”“어쨌든 이 일이 정말 작은 사모님 짓이라면 나는 절대 여씨 가문에서 사건을 무마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회사 이익과 관련된 일이니, 개인감정에 휩쓸리면 안 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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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한 가지 목적도 달성하지 못해

여범준은 고다정의 얼굴이 평온해지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뒤이어 그는 위엄 있게 사람들을 훑어보며 그중 승복하지 않는 표정들도 놓치지 않았다.“모두 보셨다시피 우리 손자며느리는 누군가에게 조종당해 회사에 불리한 일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 손자며느리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이 두 번의 기밀 유출로 인해 입은 손실은 우리 여씨 가문에서 전부 책임지겠습니다. 하지만...”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그의 말투가 날카로워졌다.“하지만 누군가가 배후에서 우리 손자며느리를 모함했다는 것이 밝혀지면 우리 여씨 가문에서는 그 사람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고다정은 자기편을 들어주는 여범준의 말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다.하지만 그녀는 자기가 어떻게 덫에 걸려 최면 당하고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가 더 걱정스럽고 불안했다.그리고 하동훈이 그녀가 한 일을 다 파악하고 있는 듯한데, 이 남자가 뭘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회의가 끝난 후, 고다정은 한가득 의혹을 안고 여범준과 여진성을 따라 나갔다.하동훈은 세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이사회에서 그는 목적을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그는 원래 가지고 있는 증거로 고다정을 처리한 후 다른 이사들을 선동해 여준재 대표이사 해임을 추진할 생각이었다. 아니 가능하다면 이사 자리까지 내놓게 하고 싶었다.그런데 여씨 가문의 그 늙다리가 모든 일을 떠안아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될 줄이야.하동훈의 분노에 대해 고다정은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사무실에 돌아온 후, 여범준은 옆에서 침묵하는 두 사람, 특히 기분이 극도로 가라앉은 고다정을 바라보며 속으로 얼마나 자책하고 있을지 알았다.“진성아, 다정이가 회사에 두 번 손실을 입혔지만 너도 다정이 상황을 봤잖아. 누군가에게 당한 거야. 너...”여범준은 고다정을 달래려 하지 않았다.그는 이런 상황에서 옆 사람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여진성도 그의 뜻을 알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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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내가 발목 잡으면 안 돼

약방에 들어선 후 여범준은 신수 노인이 묻기도 전에 찾아온 이유를 밝혔다.“선생님, 오늘은 다정이 검사를 부탁하려고 찾아왔어요. 다정이가 최면을 당한 것 같아요.”“최면을 당했다고요?”신수 노인이 깜짝 놀라며 고다정을 쳐다보자, 그녀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 검사를 부탁드릴게요.”이 말을 들은 신수 노인은 표정이 굳어졌다.“최면에 걸렸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제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먼저 발견했어요.”이에 대해 여전히 의문인 고다정은 사실대로 대답했다.그녀도 자기가 언제 최면에 걸렸는지 모르겠다.신수 노인은 멍한 그녀의 얼굴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재차 입을 열었다.“사건 경과를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줄 수 있어?”“그건...”고다정은 망설이며 옆에 있는 여범준을 쳐다보았다.“괜찮아, 말해.”여범준의 허락이 떨어지자 고다정은 염려를 내려놓고 사건 경과를 대충 얘기했다.신수 노인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열심히 듣고 있었다.“그러니까 전화 한 통을 받은 후 의식을 잃은 거야?”“그렇게 말할 수 있죠. 하지만 그날 통화기록을 뒤져 보니 기록이 없더라고요. 물론 제가 삭제했을 가능성도 있죠. 그래서 최근 통화기록을 뽑아오라고 제 비서를 통신사에 보냈어요. 곧 가져올 거예요.”고다정이 후속 조치를 말하는 것을 듣고 여범준은 만족하는 기색을 보였다.그는 이런 상황에서 고다정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냉정하게 조사하고 있었다.하지만 신수 노인은 고다정의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그러면 나와 함께 치료실로 들어가 간단한 검사를 해보자꾸나.”“부탁드릴게요.”고다정이 신수 노인을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여범준은 두 사람이 치료실에 들어간 후, 표정이 온화함에서 차가움으로 바뀌었다.그는 수행 비서에게 분부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나는 차에 가서 전화하고 올 테니.”이 말을 남기고 그는 약방을 떠났다.치료실에서 고다정은 신수 노인의 지시에 따라 의자에 앉았다.“다정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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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요즘 무슨 이상한 일이 있었는지 사모님께서 생각해 보시죠

여씨 가문을 옹호하는 고다정의 모습과 한 가지 일에 대한 그녀의 침착과 여유로운 태도에 여범준은 흐뭇하기 그지 없었다.그리고 그제야 고다정을 인생 파트너로 확정 지은 여준재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다정아, 우리 여씨 가문에는 그 돈 없어도 상관없단다. 그러니 그렇게 자책할 필요 없다.”여범준은 고다정을 타일러 주고 난 뒤, 신수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우리 손주며느리가 정신적 유도에 휘말린 건 이로써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으십니까?”“죄송하지만 심리학에 대해서 저도 깊이 연구한 적이 없어 모두가 알고 있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면에 있어서 훌륭한 전문의를 알고 있으니 괜찮다면 추천해 드릴 수는 있습니다.”신수 노인은 미안한 모습이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며 답했다.돌아온 답이 겨우 이뿐임에도 불구하고 여범준과 고다정은 고마울 따름이었다.신수 노인이 직접 나서준 덕분에 고다정은 불과 30분 만에 심리학 전문의 진찰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전문의는 이미 신수 노인으로부터 고다정의 상황을 들은 바가 있어 그녀를 보자마자 각종 검사를 받으라며 일일이 안배해 주었다.전반 과정은 약 30분 정도 남짓했다. 검사를 모두 마치고 나서 두 사람은 선두로 치료실에서 걸어 나왔다.표정이 굳어진 전문의의 진지한 모습을 보게 되는 순간 여범준은 마음속으로 나쁜 예감이 떠올랐다.“선생님, 우리 손주며느리 괜찮습니까? 치료할 수 있겠습니까?”“어르신, 죄송합니다만 사모님 상황은 저로서도 힘들 것 같습니다.”전문의 또한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 얼굴로 여범준을 바라보며 고대를 가로 저었다.이에 여범준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눈살을 찌푸렸다.“말도 안 됩니다. 신수 어르신께 이미 들은 바가 있습니다. 최면과 정신적 유도에 대해서 높은 견문을 지니고 계신다고 제가 분명히 들었습니다.”“그건 신수 어르신께서 저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습니다. 모두 한낱 거품에 불과하지 않는 칭찬들뿐입니다. 저보다 훌륭한 전문의는 많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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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약물 주입

고다정의 말을 다 듣고 나서 전문의는 과연 생각했던 그대로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제 생각이 맞는다면 아마 그때 최면에 걸리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주입된 약물은 최면을 거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정신에 관한 약물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니 알아내시지 못하는 겁니다.”“그럼, 그 뒤로 자꾸 졸리고 자는 건 어찌 된 일인가요?”고다정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전문의를 바라보았는데, 여범준도 덩달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바라보았다.그는 외국에서 두 사람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다정의 질문에 전문의는 잠시 사색하더니 되물었다.“요즘도 자주 졸리십니까?”“아니요.”고개를 저으며 고다정은 대답을 했으나 마음속으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공해로 가서 여준재를 만난 후로부터 졸림에 빠져드는 상황이 없었으니 말이다.이에 전문의는 고개를 살짝 들고 말했다.“만약 요즘에 졸음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전까지 정신적 보조 약물을 사모님도 모르는 사이에 복용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효능을 강화하는 약으로 배후자가 사모님에 대한 정신적 컨트롤을 더욱 강화했을 것으로 보입니다.”“효능 강화요?”고다정은 화들짝 놀란 얼굴로 되물으며 이윽고 안색도 한껏 복잡해졌다.전문의가 아니었다면 고다정은 줄곧 자기가 무슨 이상한 독에 중독되어 내내 졸음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인제 와 보니 고다정의 생각이 그릇된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고다정은 무서움이 밀물처럼 미친 듯이 밀려왔다.이 정도로 강한 세력이 그들을 암살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식은 죽 먹기 일 것이다. 그럼, 여준재 쪽도 자연스레 위험해진다.의사 사무실에서 나오는 고다정의 얼굴을 보고 여범준은 안색이 여러 번 변했지만,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다정아, 준재하고는 내가 연락했다. 준재 쪽은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다정이 너 스스로를 잘 지키는 것이다. 너만 괜찮고 남에게 조종당하지 않는다면 준재 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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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여 대표님, 저 지금 진지해요

강말숙을 타일러 주면서 고다정은 주위의 하인들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다행히도 고다정의 말을 들은 강말숙은 안색이 조금 좋아졌지만, 완전히 마음이 놓인 건 아니었다.“준재를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넌 왜 돌아온 것이냐?”“외국에서 도움이 일도 되지 못해서 회사나 대신 관리해 주려고 돌아온 것인데, 누군가가 제 몸에 손을 댈 줄을 몰랐어요.”뒷말이 나오자 고다정의 안색은 다소 일그러졌는데, 강말숙 또한 비슷했다.이윽고 강말숙은 갑자기 뭔가가 떠올랐는지, 갑자기 황당해하며 고다정의 손을 잡고 말했다.“혹시 너한테 손을 댄 것으로 목적에 달성하지 못했다면, 우리 준이, 윤이한테 손을 대는 건 아니겠지?”그 말에 고다정은 문득 깨어난 듯이 걱정한 기색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다행히도 이때 소담이 뒤에서 걸어 나오면서 소리를 냈다.“그 부분에 대해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지난번 사모님께 사고가 있고 나서 작은 도련님과 아가씨께 제 동생을 보냈습니다. 제 동생이 두 분을 잘 보호 할 것이고 학교 측에도 이미 사람을 보냈습니다. 절대 그 어떠한 기회도 상대에게 노출되지 않게끔 배치했습니다.”소담의 말을 듣고 나서 고다정은 그제야 한시름 놓게 되었다.이제 막 입을 열어 여준재에게 어떤 계획이 있지 묻고 싶었으나 소담이 먼저 입을 열었다.“사모님, 조금 전에 구남준 씨한테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사모님께서 도와주실 수 있는지, 보고 드릴 게 있다고 했습니다.”‘보고 드릴 일이 있다고?’‘혹시 준재 씨에 관한 일인가?’고다정은 잠시 침묵한 채로 생각하더니 지시를 내렸다.“시간 된다고 전해주세요.”말을 마치고 강말숙을 보고 덧붙였다.“외할머니, 일이 좀 생겨서 그러는데, 일 다 보고 올게요.”“그래. 어서 가서 일 보거라. 참, 뉴스에 나온 보도를 준이하고 윤이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아직 어리지만, 일이 멀리 번진 만큼 저녁에 너하고 물을 것이다.”강말숙은 당부하며 말했다.이에 고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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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폭풍우 전의 적막함

전에 여준재는 이미 고다정에게 메시지를 보내 둔세 가문을 대처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대략적인 계획을 말한 적이 있다.그러한 이유로 고다정은 자기에게 숨김이 있는 그에게 화를 내지 않은 것이다.왜냐하면 이 모든 것은 자기를 위한 여준재의 노력이기 때문이다.“이쪽의 배치는 어느 정도 끝을 달리고 있어요. 늦어서 일주일 뒤면 손을 쓸 것인데, 그때가 되면 전세계적으로 경제에 큰 파도가 일 거예요. 하지만 할아버지에게 준비해 놓으시라고 얘기는 했어요.”“참, 최면 당했다는 일은 할아버지한테서 들었어요. 아마 소리를 통해서 최면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데, 당분간 낯선 전화는 받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 일주일 동안 연락할 수 없을 거예요. 자주 연락하면 그 사람들에게 신호가 잡힐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 그러니 그동안 몸 잘 챙기고 어디로 가든 소담 씨 데리고 가요.”여준재는 고다정에게 거듭 신신당부하며 이를 듣고 있는 고다정은 걱정하는 마음에 안절부절못했다.그러나 결코 말릴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다.이미 당긴 화살인 만큼 다시 도로 거둘 수 없다. 아니면 마지노선이 없는 그들에게 평생 잡혀 살지도 모르는 노릇이다.그 후로 두 사람은 서로 당부하고 나서 마지못해 아쉬워하며 전화를 끊었다.이와 동시에 외국의 한 건물에서 옷차림이 범상치 않은 3남 1녀가 거실에 앉아 YS 그룹의 일에 관해 상의를 나누고 있다.“YS 그룹 쪽은 이제 어느 정도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슬슬 그물을 걷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창석 쪽도 마찬가지입니다.”중간 자리에 앉은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는데, 그가 이 사람들의 두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남자는 옛 시절의 염소수염을 하고 있다.다른 세 사람의 이 남자의 말을 듣고 무척이나 호탕한 웃음소리를 냈다.그들은 이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고 드디어 YS 그룹과 성씨 가문을 손에 넣게 될 때가 왔다.… 그날 저녁 온라인에서 고다정에 관한 기사는 어느 정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조리 삭제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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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엄마, 아빠 위해 걱정하지 마세요

고다정의 변화에 대해서 모두가 잘 알고 있다.강말숙은 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려고 몇 번이나 대화를 했으나,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강말숙에 대해 숨김이 있는 고다정이라 마음이 무척이나 무겁고 괴로울 따름이었다.하루가 멀다고 수척해지는 고다정의 모습에 두 아이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러나 아무리 그 중의 이유를 물어보아도 고다정은 두 아이에게 실토하지 않았다.그날 밤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은 고하준은 고하윤이 잠든 틈을 타서 작은 이불과 작은 베개를 안고 고다정의 방문 앞으로 다가와 문을 두드렸다.문을 열자마자 이러한 모습을 보게 된 고다정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준아, 지금 뭐 하는 거야?”“엄마, 저 오늘 엄마하고 같이 자고 싶어요. 같이 자면서 얘기도 나누고 싶고요.”고하준은 말을 마치고 나서 고다정이 허락하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베개와 이불을 꼭 안고 문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방안으로 곧장 달려 들어갔다.넓은 침대로 바로 직행하여 재빠르게 자기가 잘 잠자리도 펼쳐 놓았다.작은 슬리퍼를 벗고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고 난 뒤, 고하준은 고다정이 아직 멍하니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비어있는 옆자리를 두드리며 애교를 부렸다.“엄마, 얼른 이리로 와요.”이에 고다정은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문을 닫고 곧장 침대로 다가갔는데, 침대에 오르자마자 고하준이 옆으로 바짝 다가왔다.“엄마, 저한테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아빠한테 뭔 일 생겼죠? 아니면 외국에서 지금 엄청나게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거죠?”“왜 갑자기 그렇게 묻는 거야?”고다정은 그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도려 물으며 고개를 숙였는데, 마침 고하준의 진진한 눈빛을 마주하게 되었다.그러자 고하준은 진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전에 엄마가 아빠한테 아무런 일도 없다며 외국에서 업무처리를 하고 계신다고 그랬잖아요. 하지만 여러 날이 지나도록 아빠와 엄마는 단 한 번도 통화를 하지 않았어요. 저도 몰래 아빠한테 연락한 적이 있는데,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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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모두 불행을 당했습니다

고다정의 말을 듣고 여진성은 몇 초 동안 침묵하고 나더니 그제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했다.하지만 그는 가볍게 웃으며 고다정에게 위안을 해주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나도 우리 아버지도 이미 생각했던 부분이라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예요. 그러니 안심해도 좋아요.”“그럼, 마음 놓고 있어도 되겠어요.”고다정은 한시름이 놓인 듯이 숨을 길게 내쉬었다.이에 여진성은 웃으며 이윽고 관심을 보였다.“고 선생님은 요즘 좀 어때요? 낯선 전화를 받거나 낯선 사람을 마주친 적이 있어요?”그의 질문에 고다정은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 그런 일은 없었어요.”“없다니 참으로 다행이에요. 그럼, 아직 봐야 할 업무들이 있어 그만 끊을게요. 집에서 아이들 잘 챙기고 있어요. 행여나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우리한테 연락하고요. 준재가 옆에 없으니 우린 자연히 챙겨줄 의무가 있는 거예요. 그러니 너무 사양하지 말고 언제든지 연락해 줘요.”여진성은 마음이 놓지 않고 여러 마디 당부하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그러나 고다정이 전화를 미처 놓기도 전에 벨소리는 다시 급하게 울리기 시작했는데, 김창석이었다.“아가씨, 큰일났습니다. 웬 괴한들이 별장으로 들이닥쳐 특효약에 관한 연구와 자료를 모조리 빼앗아 갔습니다. 그리고 채 원장님은 특효약을 도로 빼앗아 오려다가 총에 7발이나 맞았습니다.”“네?”고다정은 대경실색하며 휴대 전화를 들고 있는 손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미친 듯이 밖으로 달려 나가면서 고다정은 재빠르게 명령을 내렸다.“지금 즉시 채 원장님을 병원으로 모시고 가세요. 저도 가능한 한 빨리 달려갈게요. 자세한 내용은 만나서 다시 나눠요.”말을 마치고 고다정은 즉시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나서 거실에 있는 이상철에게 소리쳤다.“당장 차 좀 준비해 주세요. 지금 나가야겠어요.”다급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강말숙은 걱정한 기색이 역력했다.“다정아, 뭔 일 생긴 것이냐?”고다정은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에 시간이 부족하여 휴대전화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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