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정의 말을 듣고 여진성은 몇 초 동안 침묵하고 나더니 그제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했다.하지만 그는 가볍게 웃으며 고다정에게 위안을 해주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나도 우리 아버지도 이미 생각했던 부분이라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예요. 그러니 안심해도 좋아요.”“그럼, 마음 놓고 있어도 되겠어요.”고다정은 한시름이 놓인 듯이 숨을 길게 내쉬었다.이에 여진성은 웃으며 이윽고 관심을 보였다.“고 선생님은 요즘 좀 어때요? 낯선 전화를 받거나 낯선 사람을 마주친 적이 있어요?”그의 질문에 고다정은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 그런 일은 없었어요.”“없다니 참으로 다행이에요. 그럼, 아직 봐야 할 업무들이 있어 그만 끊을게요. 집에서 아이들 잘 챙기고 있어요. 행여나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우리한테 연락하고요. 준재가 옆에 없으니 우린 자연히 챙겨줄 의무가 있는 거예요. 그러니 너무 사양하지 말고 언제든지 연락해 줘요.”여진성은 마음이 놓지 않고 여러 마디 당부하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그러나 고다정이 전화를 미처 놓기도 전에 벨소리는 다시 급하게 울리기 시작했는데, 김창석이었다.“아가씨, 큰일났습니다. 웬 괴한들이 별장으로 들이닥쳐 특효약에 관한 연구와 자료를 모조리 빼앗아 갔습니다. 그리고 채 원장님은 특효약을 도로 빼앗아 오려다가 총에 7발이나 맞았습니다.”“네?”고다정은 대경실색하며 휴대 전화를 들고 있는 손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미친 듯이 밖으로 달려 나가면서 고다정은 재빠르게 명령을 내렸다.“지금 즉시 채 원장님을 병원으로 모시고 가세요. 저도 가능한 한 빨리 달려갈게요. 자세한 내용은 만나서 다시 나눠요.”말을 마치고 고다정은 즉시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나서 거실에 있는 이상철에게 소리쳤다.“당장 차 좀 준비해 주세요. 지금 나가야겠어요.”다급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강말숙은 걱정한 기색이 역력했다.“다정아, 뭔 일 생긴 것이냐?”고다정은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에 시간이 부족하여 휴대전화를 들고
간호사의 말을 듣고 고다정은 한 시도 지체할 수가 없어 재빠르게 사인을 하고 나서 건네주었다.“그럼, 제 친구 좀 잘 부탁드릴게요.”“최선을 다하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간호사는 책임 면제 통지서를 들고 다시 응급실로 돌아갔다.다시 굳게 닫히는 문을 바라보며 고다정은 애간장이 타들어 갔다.뒤에서 사색이 된 그녀를 지켜보던 소담은 걱정되는 마음에 앞으로 다가가 타일렀다.“채 원장님께서 총알을 7발이나 맞으셨음에도 아직 숨이 붙어있는 걸 보면 오래 살 팔자일 것입니다.”“맞아요! 꼭 무사하실 거예요.”고다정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으나 미친 듯이 떨리는 손은 불안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했다.그러한 모습을 보고 소담은 다른 일로 주의를 끌 수밖에 없었다.“사모님, 실험실 일을 스승님께 알리시는 건 어떻습니까? 그리고 임은미 씨에게도 알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두 분 사이에…”소담은 말을 채 하지 않았지만, 고다정은 그 뜻을 알고 있다.임은미와 채성휘 사이의 관계는 애매모호한 감정으로 뒤엉켰다. 이렇게 큰일이 났으니 임은미에게도 알리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요.”말하고 나서 고다정은 휴대전화를 들고 나가 임은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 연결이 되자 활기가 넘치는 임은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정아, 웬일로 전화를 다 하고? 내가 뭐 좀 도와줘?”“은미야, 채 원장님께서 사고를 좀 당하셨어. 지금 병원에서 응급 치료 중인데, 조금 전에 위험하다고 내가 통지서에 사인까지 했어. 오지 않을래?”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다정은 무엇인가 땅에 뚝 떨어지는 듯한 소리를 듣게 되었고 임은미는 내내 반응이 없었다.하여 걱정되는 마음에 고다정은 소리내어 그녀를 불렀다.“은미야! 은미야! 너 괜찮아?”임은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괜찮아. 너 지금 병원이야?”“그래. 나 지금 병원이야. 채 원장님께서는 아직도 치료 중이신데, 운산에 가족분들이 안계셔서 내가 지금 어딜 가지
고다정도 자연히 경찰 수사에 협조하며 경찰서로 따라갔다.그리고 채성휘는 임은미와 김창석에게 맡겼다.고다정이 경찰서에 들어가는 순간 그녀가 불법으로 인체실험을 했다는 기사가 온라인에 퍼지고 말았다.일시에 터진 기사에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네티즌들은 고다정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대박! 불법 인체 실험? 영화에서나 나오는 장면인 줄 알았는데, 우리 신변에도 이런 일이 실제로 존재하는구나. 근데 너무 악독한 거 아님?][지금 가장 관건이 되는 내용은 경찰에서 고다정을 체포했어? 그리고 그 인체 실험인가 뭔가 하는 거 말이야, 우리한테까지 영향을 끼치는 거 아니야?][사안이 사안인 만큼 공개 수사를 부탁드립니다.]심지어 이 일로 YS 그룹까지 영향을 받아 주식이 바닥을 쳤다.하지만 이 또한 가장 엄중한 것이 아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흥분한 나머지 판단력을 잃고 YS 그룹으로 찾아와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YS 그룹 회장 또한 범인이나 다름없다! 운산에는 YS 그룹과 같은 쓰레기 기업이 필요 없다! 운산에서 꺼져라!”“YS 그룹 망해라!”“운산에서 꺼져라!”호호탕탕한 한 무리의 사람이 YS 그룹 건물 아래서 시위까지 하고 있다.여범준과 여진성은 사무실의 창문을 통해 이러한 광경을 보고 얼굴이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다.“다정이하고는 연락했어?”여범준은 시위하는 사람들로부터 시선을 거두고 여진성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러자 여진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우리 보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온라인에서 떠돌고 있는 기사는 모두 모함이라고 덧붙였어요. 그리고 준재 말에 따르면, 그 배후에 있는 사람들의 작품으로 보인다며, 나중에 나서서 설명하겠다고 했어요.”“그래, 일단은 가만히 기다리자. 그리고 경호원들에게 문 잘 지키라고 지시 내려.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회사 사람들도 나가지 못하게 해.”여범준은 진지한 모습으로 지시를 내렸다.하지만 때론 계획은 변화의 발걸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이다.여범준은 일
하동훈은 어르신의 말을 다 듣고 표정이 굳어버렸다.“우리 하씨 가문이 다른 사람과 손을 잡았다는 증거가 있습니까?”“증거, 당연히 있죠. 하지만 준재가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여범준은 하동훈과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얘기했다.하동훈은 갑자기 웃었다.“어르신, 여준재가 이렇게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은 걸 보면 해외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은데, 여준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라니요. 이건 시간을 끄는 게 아닙니까?”“내가 시간을 끌 필요가 있습니까? 준재가 가지고 있는 증거가 없다고 해도 당신은 내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요.”여범준이 경멸의 시선으로 하동훈을 쳐다보다가 사무실 책상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 하동훈의 발밑에 던지며 차갑게 얘기했다.“내 아버지와 약속했었습니다. 하씨 가문이 선을 넘지 않는다면 이 계약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여씨 가문이 건재한 이상 하씨 가문에도 콩고물이 떨어질 것이니. 하지만 하씨 가문은 이제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이네요. 그러면 준재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릴 필요 없이 우리끼리 깨끗이 처리해 보죠.”그 말에 하동훈은 저도 모르게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그의 머릿속에는 아버지가 돌아가기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확실하지 않으면 절대로 여씨 가문을 건드리지 말라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씨 가문은 YS그룹 이사회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말이다.그 생각에 하동훈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돋았다.그때 당시 하동훈은 이유를 캐물었지만 그의 아버지는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돌아간 후, 하동훈은 점차 이 일을 잊어버리고 말았다.발밑의 서류를 보며 하동훈은 그 서류를 주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여범준도 그가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씨 가문의 그 늙은이들이 죽기 전에 하동훈한테 얘기를 잘해주지 않은 모양이었다.“왜요. 아까는 기세등등하더니, 지금은 왜 굳어있죠? 두려워요?”“누가 두려워한다고요!”하동훈은 도발에 넘어가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그 말을 뱉자마자 바로 후
상부로부터 고다정의 연구가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형사는 고다정에게 사근사근한 태도로 물었다.고다정은 형사의 말을 듣고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아직 떠도는 소문을 정정할 생각은 없어요.”“왜요? 이렇게 두다가는 고다정 씨한테만 불리할 겁니다.”형사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그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누명을 쓰지 않기를 바랐다.이는 그의 직업윤리 의식에 맞지 않았다.고다정은 형사가 그녀를 생각해서 얘기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미안함에 고개를 저었다.“원인은 아직 말할 수 없어요. 형사님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네요.”그러자 형사는 더 얘기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혹시 나중에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요.”“고맙습니다.”고다정은 감사 인사를 마친 후 떠나려고 했다. 그러다가 여진성이 급하게 밖에서 뛰어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고다정은 약간 놀랐지만 이내 무슨 일인지 알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고다정이 한발 다가가 입을 열었다.“여 회장님.”“일은 다 해결됐어요? 내가 도와줄 게 있어요?”여진성이 부드럽게 고다정을 쳐다보았다.고다정은 살짝 웃으며 얘기했다.“일은 다 해결됐어요. 이제 돌아가면 돼요.”두 사람이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몰려왔다.“고다정 씨, 고다정 씨가 인체실험을 한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올라왔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실험실에 문제가 생긴 건 고다정 씨가 불법 실험을 하는 것을 아는 누군가가 망친 거라고 하던데요, 맞습니까?”“여 회장님도 있을 줄은 몰랐네요. YS그룹은 지금 고다정 씨 실험실의 일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폭격을 당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 회장님이 며느리를 데리러 오다니, 사이가 참 각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에 여 대표님은 왜 나타나지 않는 겁니까?”“요즘 여 대표님이 보이지 않는데, 무슨 일이라도 난 겁니까?”기자들은 미친 듯이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며 기삿거리를 찾으려고 했다.만약
친구가 속상해하는 모습을 본 고다정은 얼른 그녀를 품에 안고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채 선생님은 괜찮을 거야.”“하지만 간호사가 나와서 말, 말할 때는...”임은미는 울먹이느라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그래도 고다정은 그녀가 하려는 말을 알 수 있었다. 계속해서 임은미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를 건넸다.“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 채 선생님이 그렇게 많이 다쳐도 결국 병원까지 왔잖아. 그러니 이제는 괜찮을 거야.”고다정의 말투에서 위로를 느낀 건지, 아니면 울다가 지친 건지, 임은미는 차차 진정했다.이때 굳게 닫힌 응급실의 문이 갑자기 안에서 열리더니 의사가 간호사와 같이 걸어 나왔다.마침 응급 수술이 끝나 잠시 안전한 채성휘도 있었다.“선생님, 어떻게 됐어요?”고다정과 임은미는 살짝 놀랐다가 얼른 다가가 의사한테 물으며 침대 위의 채성휘를 쳐다보았다.채성휘의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미약한 호흡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숨을 제대로 쉬기는 하는지, 가슴 쪽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얼굴은 이미 죽은 사람처럼 혈색이 하나도 없었다.임은미는 그를 보면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 가슴 속에서 치밀었다.그녀의 기억 속에서 채성휘는 항상 깔끔하고 신사적인 사람이었다. 결벽증과 강박증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곤 했다.하지만 이렇게 허약한 모습은 처음이었다.눈물이 또 임은미의 눈에서 떨어졌다. 그녀는 울먹거리며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채성휘를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채성휘 씨가 만들어주는 스파게티를 먹고 싶어요. 내가 먹고 싶어 하면 만들어 준다고 했잖아요... 얼른 일어나서 만들어줘요. 지금 먹고 싶으니까.”임은미의 말에도 채성휘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침대에 누워있었다.고다정은 두 사람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나, 하고 약간 놀랐지만 임은미를 안고 위로를 건넸다.“은미야, 걱정하지 마. 의사 선생님이 얘기했잖아. 총알은 이미 다 꺼냈다고. 채성휘 씨가 3일만 버틸 수 있으면 곧 안정기에 접어든대. 그러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김창석은 후회가 되었다.김창석 혼자만 살아남으면 의심을 살까 봐 걱정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채성휘도 진작 죽일걸, 하는 생각이었다.그는 원래 채성휘가 총을 많이 맞아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채성휘의 명줄은 생각보다 길었다.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거추장스러운 문제까지 생겼다.채성휘가 쓰다만 ‘김’자를 보며 김창석은 머리를 굴렸다.결국 그는 글자를 인정하기로 했다.“아가씨, 저를 의심하는 거예요? 제가 스승님을 몇십 년 동안 따르다가 지금은 아가씨를 돕고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솔직하게 얘기하세요.”말을 마친 김창석은 붕대를 다시 고다정에게 건네며 얘기했다.“붕대의 글자가 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김’일 수도 있죠. 그럼 저를 가리키는 거죠. 하지만 저는 아가씨와 스승님을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그의 말에 고다정은 약간 놀랐다.‘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고다정은 자기를 의심하기 시작했다.그녀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김창석이 말을 이었다.“제가 의심되면 전 일단 모든 일에서 손을 떼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채 선생님이 깨어나고, 혹은 경찰 쪽에서 사건을 종결하면 그때 다시 돌아오겠습니다.”“그렇게 얘기하지 마세요. 확실히 채 선생님이 남긴 글자를 보고 아저씨를 의심했어요. 하지만 아저씨 말대로, 아저씨는 스승님 곁에서 몇십 년이나 있었으니 배신하려거든 진작 했겠죠. 그러니 아까의 제 말을 너무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아저씨가 저와 스승님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고다정은 확신하는 표정으로 김창석을 쳐다보았다.생각보다 쉽게 넘어가는 고다정을 보며 김창석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하지만 그가 미소를 드러내기 전에 고다정이 또 말을 이었다.“그래도 아저씨의 말도 맞는 것 같아요. 아직 진실은 아무도 모르잖아요. 마침 아저씨는 돌아온 후 쉬지 못했으니 이기회에 쉬는 게 좋을 것 같아요.”“...아가씨의 말은, 지금의 일에서 손을 떼라는 거죠?”김창석은
그 경찰들도 고다정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 후 일을 계속했다. 고다정도 바로 지하실로 갔다. 지하실 장면은 거실보다 더 엉망이었다. 곳곳에 폭파 흔적과 깨진 유리 조각이 널려 있었다."아가씨, 무엇을 찾으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찾겠습니다.”소담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탁자를 만지작거리는 고다정을 보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앞으로 나가 가로막았다.여기저기에 유리 조각들이 널려 있었고 이 테이블들은 특수 재료로 만들어져서 부러진 부분이 매우 날카로웠다. 만약 고다정이 실수로 베였다면 대표님이 알게 된 후 보너스를 깎을 것이었기 때문이었다.소담의 말을 듣고 고다정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말했다."구체적으로 어디에 두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책상 중 한 서랍 위쪽에 붙어 있다고만 했어요.”그러자 소담은 다른 실험 테이블로 걸어가서 찾기 시작했다. 물론 고다정도 멈추지 않았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소담은 책상 밑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아가씨, 찾은 것 같습니다.”말하는 사이에 그녀는 테이프가 가득 붙은 얇은 서류 봉투를 꺼냈다. 소담은 엉겁결에 들고 흔들더니 물었다."이 안에 뭐가 들었습니까? 왜 이렇게 가벼워요?”"물건이 들어있지 않으면 제가 와서 뭐하겠어요.”고다정은 웃으면서 소담을 쳐다보고는 이내 서류에 시선을 돌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직 있어서 다행이네.'누군가가 특효약을 얻고 싶어 했고 또 곁에 스파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그녀와 채성휘가 사적으로 상의한 결과 그들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들은 기억력이 좋기 때문에 진정한 특효약 자료는 한 번 보면 잊지 않았다. 그래서 진짜 특효약 자료를 숨기기로 하고 반은 진짜고 반은 거짓인 자료를 진짜인 것처럼 숨겨놓았다. 스파이를 잡아내기 위한 수단이었다. 다만 상대방이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문서를 빼앗을 줄은 몰랐을 뿐이었다.고다정은 소담으로부터 서류를 건네받았지만 볼 기색이 없었다. 그리고는 소담과 함께 지하실을 빠져나갔다.그녀는 즉시 간 것이 아니라 별장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