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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제명

하동훈은 어르신의 말을 다 듣고 표정이 굳어버렸다.

“우리 하씨 가문이 다른 사람과 손을 잡았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증거, 당연히 있죠. 하지만 준재가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여범준은 하동훈과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하동훈은 갑자기 웃었다.

“어르신, 여준재가 이렇게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은 걸 보면 해외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은데, 여준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라니요. 이건 시간을 끄는 게 아닙니까?”

“내가 시간을 끌 필요가 있습니까? 준재가 가지고 있는 증거가 없다고 해도 당신은 내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요.”

여범준이 경멸의 시선으로 하동훈을 쳐다보다가 사무실 책상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 하동훈의 발밑에 던지며 차갑게 얘기했다.

“내 아버지와 약속했었습니다. 하씨 가문이 선을 넘지 않는다면 이 계약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여씨 가문이 건재한 이상 하씨 가문에도 콩고물이 떨어질 것이니. 하지만 하씨 가문은 이제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이네요. 그러면 준재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릴 필요 없이 우리끼리 깨끗이 처리해 보죠.”

그 말에 하동훈은 저도 모르게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아버지가 돌아가기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확실하지 않으면 절대로 여씨 가문을 건드리지 말라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씨 가문은 YS그룹 이사회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 생각에 하동훈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돋았다.

그때 당시 하동훈은 이유를 캐물었지만 그의 아버지는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돌아간 후, 하동훈은 점차 이 일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발밑의 서류를 보며 하동훈은 그 서류를 주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여범준도 그가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씨 가문의 그 늙은이들이 죽기 전에 하동훈한테 얘기를 잘해주지 않은 모양이었다.

“왜요. 아까는 기세등등하더니, 지금은 왜 굳어있죠? 두려워요?”

“누가 두려워한다고요!”

하동훈은 도발에 넘어가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 말을 뱉자마자 바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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