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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붕대 위의 글자

친구가 속상해하는 모습을 본 고다정은 얼른 그녀를 품에 안고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 채 선생님은 괜찮을 거야.”

“하지만 간호사가 나와서 말, 말할 때는...”

임은미는 울먹이느라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래도 고다정은 그녀가 하려는 말을 알 수 있었다. 계속해서 임은미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를 건넸다.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 채 선생님이 그렇게 많이 다쳐도 결국 병원까지 왔잖아. 그러니 이제는 괜찮을 거야.”

고다정의 말투에서 위로를 느낀 건지, 아니면 울다가 지친 건지, 임은미는 차차 진정했다.

이때 굳게 닫힌 응급실의 문이 갑자기 안에서 열리더니 의사가 간호사와 같이 걸어 나왔다.

마침 응급 수술이 끝나 잠시 안전한 채성휘도 있었다.

“선생님, 어떻게 됐어요?”

고다정과 임은미는 살짝 놀랐다가 얼른 다가가 의사한테 물으며 침대 위의 채성휘를 쳐다보았다.

채성휘의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미약한 호흡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숨을 제대로 쉬기는 하는지, 가슴 쪽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얼굴은 이미 죽은 사람처럼 혈색이 하나도 없었다.

임은미는 그를 보면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 가슴 속에서 치밀었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채성휘는 항상 깔끔하고 신사적인 사람이었다. 결벽증과 강박증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곤 했다.

하지만 이렇게 허약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눈물이 또 임은미의 눈에서 떨어졌다. 그녀는 울먹거리며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채성휘를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채성휘 씨가 만들어주는 스파게티를 먹고 싶어요. 내가 먹고 싶어 하면 만들어 준다고 했잖아요... 얼른 일어나서 만들어줘요. 지금 먹고 싶으니까.”

임은미의 말에도 채성휘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침대에 누워있었다.

고다정은 두 사람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나, 하고 약간 놀랐지만 임은미를 안고 위로를 건넸다.

“은미야, 걱정하지 마. 의사 선생님이 얘기했잖아. 총알은 이미 다 꺼냈다고. 채성휘 씨가 3일만 버틸 수 있으면 곧 안정기에 접어든대.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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